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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엘리사는 공주라는 신분이 있지만, 그 또한 평범한 여성이었다.

아까 진서준이 여러 번 핑계를 대며 엘리사의 방문을 거절했을 때, 엘리사의 마음속에는 자연스럽게 불만이 쌓였다.

그래서 진서준의 친구가 이름을 잘못 부른 것을 빌미로 진서준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역시나 엘리사의 말을 들은 진서준의 얼굴에는 약간의 당혹스러움이 스쳤다.

“그래요, 내 이름은 김평안이에요. 진서준은 어릴 때 불리던 별명이고요... 당신은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니까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이 어릴 적 별명을 짓는 전통을 모를 수 있죠.”

하지만 진서준은 짧은 순간에 머리를 굴려 재빨리 변명했다.

“그래요? 그런데 당신 성씨가 좀 특이한 것 같은데요.”

엘리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진서준을 조용히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난 대한민국 문화에 대해 깊게 아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성씨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어요. 이 점은 우리 용란 국가와 비슷한 것 같네요.”

엘리사의 쉬지 않고 들이대는 공격적인 태도에 허윤진이 재빨리 진서준을 변호했다.

“당신이 뭔데 참견이죠? 이 사람이 진서준이든 김평안이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물론 상관있죠. 난 진서준 씨 친한 친구거든요.”

엘리사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난 형부한테 외국인 친구가 있다는 거 처음 듣는데요?”

허윤진은 그 말에 즉시 머리를 돌려 진서준을 쳐다보며 따졌다.

허윤진은 절대로 낯선 외국 여자가 진서준을 넘보게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이분은 옆집에 살아. 아까 그 중년 남자가 이분 경호원이야. 나도 이분을 방금 알게 됐어.”

진서준은 옆집 별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무슨 일이야?”

그때, 허사연과 다른 가족들도 별장에서 나왔고 마당에 서 있는 서양 여성을 보자 모두가 순간 멍해졌다.

“이분들이 다 진서준 씨 가족인가요? 대한민국은 일부다처제가 금지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엘리사는 또다시 진서준을 난감한 처지에 놓일 질문을 던졌다.

진서준의 얼굴은 순간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이게 한 나라 공주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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