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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아까 그 여자는 용란의 공주야.”

허윤진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 여자가 공주라고요?”

“아까 그 여자한테서 풍기는 분위기만 봐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고 느꼈어요.”

허사연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 이국 공주가 왜 당신을 찾아왔죠?”

김연아가 진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설마 그 여자와 하룻밤 보내놓고 책임지기 싫다고 하는 건 아니죠?”

진서준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

“김연아 씨, 그런 농담은 하지 마세요. 오늘 오후에 처음 만난 사이예요.”

김연아는 장난으로 한 말이었지만 진서준의 당황한 모습에 손으로 입을 가리며 키득키득 웃었다.

허윤진은 진서준의 해명을 듣자 질투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처음 만났으면 어때요? 외국 여자들은 대개 자유분방하잖아요. 그 여자가 먼저 형부를 찾은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예요.”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찾아왔다면 분명 뭔가 목적이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서준은 엘리사가 왜 자기를 찾아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엘리사라는 이름조차도 진짜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진서준이 가명을 사용할 수 있듯, 엘리사도 충분히 가명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었다.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야. 하늘에 대고 맹세할 수 있어.”

진서준은 오른손을 머리 위로 들며 말했다.

“알았어요, 우린 농담한 거예요. 진서준 씨가 그 여자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거 다 알아요.”

허사연이 진서준의 높게 쳐든 손을 잡아 내리며 웃었다.

“하지만 공주를 진서준 씨 여자로 만든다면, 진서준 씨 실력을 인정할게요.”

허사연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진서준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이 이국 공주와 얽히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다들 얘기를 좀 더 나눈 후,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조희선이 여기서 지내고 있어 허사연은 진서준과 한 침대를 쓰는 게 부끄러웠다.

조희선에게 자기 행동이 안 좋게 비쳐 자기에 대한 평가가 낙하산을 탈까 봐 신경이 쓰였다.

...

밤은 쌀쌀했다.

운대산 별장 밖, 어둠 속을 가로지르는 박쥐 같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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