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금발 청년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기억해. 퍼플장미를 찾더라도 모욕하지는 마. 어쨌든 한때는 우리의 일원이었으니까.”“알겠어요. 누님.”금발 남성은 기이하게 웃어 보이며 답했다....아침.이민혁이 거실에서 영패를 손에 들고 놀며, 그 안에 있는 신비한 기운을 느끼고 있었다.이때 남지유가 걸어오며, 이민혁을 향해 웃어 보였다.“좋은 아침이에요, 대표님.”“굳이 그렇게 안 불러도 돼요.”이민혁이 머리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남지유가 입을 열었다.“그래도 규칙은 따라야죠. 아, 맞다. 그리고 대표님 차 수리되었습니다.”그러면서 남지유는 차 키를 이민혁에게 건네주었다.지난번 유진월과 장거성의 싸움으로 차가 고장 났고, 그동안 이민혁은 택시를 타고 다녔었다.이민혁이 끄덕이며 답했다.“고마워요.”“유 대사님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저는 이만 가볼게요. 아침 드시는 거 잊지 마시고요.”말을 마친 뒤 남지유는 하이힐을 신은 긴 다리로 리드미컬하게 또각거리며 그 자리를 떠났다. 떠나가는 남지유의 모습을 보며 이민혁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이민혁은 속으로 남지유가 자기의 반쪽으로 굉장히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녀는 몸매면 몸매, 외모면 외모 어느 하나 부족한 게 없을 뿐만 아니라, 능력도 있고 성격도 좋은 데다 풍기는 아우라마저 완벽했으니 말이다.이민혁은 자기 자신만 조금 더 적극적이면 둘이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하지만 그 둘은 상하 관계라 만약 진짜로 관계가 확정되었다 해도, 그때가 되면 아마 또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특히 해외에 있는 옛 친구들은 이민혁이 자기 부하와 만나고 있다는 걸 알면 배꼽 빠지게 웃어 댈 것이다.사실 이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의 수행에 따라 수명도 증가 될 것인데, 만약 그가 일반인과 결혼한다면 젊은이가 늙은이를 모시고 사는 꼴이 아니겠는가?그가 현재 직면한 문제는 한두 개가 아니다. 하여 일단 감정의 문제는 뒤로 미루기로 했다.이민혁은 고개를 저으며 근
“응, 나 다른 사람보다 특별한 거 맞아. 근데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남성은 끝까지 막무가내로 답했다.이민혁은 순식간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먹튀가 있다고?’이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던 이민혁은 이 남성을 참교육해 주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가게 사장님이 달려오며 다급히 말려 나섰다.“다들 화내지 마시고 진정 좀 해요.”“이 사람들이 계산을 하지 않고 가려 해서요.”이민혁이 사장님에게 상기시켜주며 말했다.사장님은 이민혁에게 눈치를 주며 그 세 사람을 향해 웃어 보이며 답했다.“세 분 조심히 가세요. 다음에 또 오시고요.”이민혁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 셋은 오히려 어깨에 힘이 더 들어가 이민혁을 향해 말했다.“난 계산할 마음 없어. 네까짓 게 뭐 어찌할 거야? 나 때리기라도 하게?”이민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사장님 쪽을 바라봤다.사장님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이민혁의 귀에 대고 살며시 말했다.“저분 식약청 사람이에요. 저희 이쪽을 전담하고 있는지라 저분에게 밉보이면 안 되거든요.”‘어쩐지…’하지만 그렇다 해도 요즘 기관에서 근무하고 하는 사람들은 다 교양있는 사람일 텐데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다는 거에 대해 이민혁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이민혁은 그 남성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신들이 식약청 사람이라 할지라도 계산을 안 하고 먹튀 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아요?”“난 계산할 생각이 없어. 네가 뭘 어찌할 거냐고?”남성은 수치심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을 만큼 오히려 당당했고 이민혁을 도발하며 바라봤다.이민혁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 남성을 보며 말했다.“오늘 계산 안 하면 여기서 못 나갈 거예요.”그 말에 이 남성은 오히려 물러서지 않고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 술 냄새를 풍기며 이민혁에게 말했다.“그러면 여기서 오늘 지켜봐야겠네. 대체 어떻게 나 못 나가게 할 건데?”이민혁은 속에서 분노가 끓어 올랐고, 바로 그 남성을 발로 차버
이민혁이 웃어 보이며 답했다.“여기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어디 할 테면 한번 해보라고요.”김용명은 화가 난 나머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이 자리에서 체면을 살려야만 앞으로 이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민혁의 싸움 실력에 대해 그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이민혁 혼자서 강해봤자 얼마나 강하겠나 싶기도 했다.하여 김용명은 핸드폰을 꺼내 들고 사람을 부르기 시작했다. 통화를 마친 그는 나머지 두 명을 데리고 다른 테이블에 앉아 부른 사람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양측의 팽팽한 상황을 지켜보던 가게 사장님은 안절부절못하며 주위를 맴돌았으나, 그 누구도 설득할 수 없었고 초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10분 뒤, 오프로드 차 한 대가 빠르게 도착했고 5명의 건장한 남성이 차에서 내렸다.그중 우두머리로 되어 보이는 남성 한 명이 다급히 김용명에게 다가와 물었다.“형님, 무슨 일이십니까?”자신이 부른 사람들이 도착하자 김용명은 순식간에 자신감을 되찾았다.그는 평소에 한낱 양아치에 불과하며 주변에는 질이 나쁜 친구들도 많았다. 그러다 삼촌이라는 뒷배경을 이용하여 이 직위를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그 직위로 이 구역에서 권력을 남용하고 있었다.다들 그의 직위보다는 그의 양아치 신분을 더 무서워하고 있었다.김용명은 자랑스럽게 일어서더니 이민혁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웬 간덩이가 부은 놈이 있어서 말이야. 오늘 제대로 참교육 좀 해주라고.”그 말을 들은 건장한 남성은 바로 그 말에 응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형님. 말씀 주신대로 제대로 처리하겠습니다.”말을 마친 뒤 그 건장한 남성은 자신의 부하들을 데리고 이민혁을 향해 무섭게 다가왔다.그걸 본 이민혁이 웃으며 말했다.“고작 이딴 양아치 몇 명 갖고 내 앞에서 큰소리친 건가?”“넌 죽기 직전까지도 정신 못 차리는구나?”우두머리로 돼 보이는 건장한 남성이 두 손가락 마디 관절을 우두둑거리며 꺾어 보였다.이들은 평소 김용명을 따라다니며 꿀도 적잖게
그는 이민혁의 옆에 다가오며, 낮은 소리로 귓가에 속삭였다.“여기서 그만두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분 뒤봐주는 사람도 있어요. 이대로 가다가는 그쪽만 큰코다친다고요.”“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저놈들 제가 확실하게 참교육하고 갈 거예요. 더는 사장님 가게 찾아와서 막무가내로 행동하지 못하게요.”이민혁이 차분하게 답했다.그런 이민혁의 모습에 가게 사장님도 더는 뭐라 할 수 없어 한숨만 내쉬며 조용히 자리를 비켰다.그도 이민혁이 보통 사람은 아니란 걸 조금은 눈치챘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지금 싸우는 게 자기 때문이란 걸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접 나서기는 또 어려운 상황이었다.그리고 그 찰나 예리한 청력을 지닌 이민혁은 김용명의 전화 내용을 이미 다 듣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김용명의 삼촌이 온다고 해도 오늘 반드시 참교육할 것이며, 김용명과 그의 삼촌 등 그와 연관된 사람들이 더는 여기서 판치지 못하게 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여러 생각 끝에 이민혁은 핸드폰을 꺼내 들고 남지유에게 연락하려 했다. 식약청의 최고 책임자를 직접 여기 불러 그의 소속직원들이 어떤 꼴을 하고 다니는지 보여주려고 말이다.이때, 갑자기 뒤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이민혁 씨, 여기서 뵙네요.”이민혁이 고개를 돌려보니 주윤학이였다.“오늘 쉬는 날이신가 봐요?”주윤학은 장관으로서 무척 바쁜 사람일 텐데 이곳에 밥 먹으러 올 시간이 있다는 거에 대해 이민혁은 의아했다.주윤학은 웃어 보이며 이민혁 옆에 앉았다.“이민혁 씨가 여기 국밥집에 자주 다닌다는 소문을 들어서요. 때마침 오늘 휴가라 한번 와봤어요.”“허허, 볼 일 있으시면 전화로 하시지. 굳이 이렇게 찾아다닐 것까지 있나요.”이민혁이 답했다.그러자 주윤학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민혁 씨도 바쁜 사람이잖아요. 지난번 저녁 식사에 초대했는데 거절하셔서 전화로 해도 소용없을 거라 생각하고 직접 이민혁 씨를 이렇게 찾아 나섰죠.”“죄송해요, 지난번에는 진짜로 일이 있어서요.
김용명은 잽싸게 그 앞에 달려가 말했다.“삼촌, 아니 장 국장님. 제가 검사를 나왔는데, 이 국밥집 위생이 기준미달이었습니다. 그래서 영업 정지하라고 했는데 여기 사장님이 제 말을 듣지 않고 저희를 다치게 했습니다. 이봐요, 제 치아도 다 떨어져 나갔어요.”장명수는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김용명을 바라봤다. 그도 자기의 조카가 평소 어떤 짓을 하고 다니는지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조카가 누군가에 의해 맞았다고 하니, 손 놓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간 집에 가서 마누라에게 한 소리 들을 게 뻔하니 말이다.하여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엄숙하게 말했다.“누가 손댔지?”김용명이 재빠르게 이민혁을 가리키며 말했다.“이 사람이요.”장명수는 팔자걸음으로 이민혁 앞에 다가가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그쪽이 사람을 때렸어요?”“네.”이민혁이 담담하게 답했다.이민혁의 담담한 태도에 장명수는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봐요. 집행관을 폭행하는 건 중범죄라는 거 몰라요? 내가 당장 당신을 이 자리에서 데려가도 당신은 할 말 없다고요. 알겠어요?”장명수는 위협적인 말투로 이민혁에게 말했다.그 말에 이민혁이 웃어 보이며 답했다.“데려간다고요? 어디로요?”“당연히 당신 같은 사람들을 위한 곳이 있죠.”장명수가 차갑게 답했다.이민혁은 그를 힐끗 보더니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저를 위한 곳이요? 그럼 당신 같은 사람을 위한 곳은 어디 없나요?”“이봐, 그게 뭔 뜻이야?”이민혁의 도발에 장명수는 더는 자신의 분노를 억제할 수 없었다.이어서 이민혁이 답했다.“뭔 뜻이요? 당신 조카가 밥값을 계산하지 않아서 제가 경고했는데 끝까지 자기가 맞다며 저와 싸우려 했어요. 당신은 삼촌으로서 조카를 질책하기는커녕 바로 조카를 감싸고 돌며 지지하고 있네요? 그런 용기는 대체 누가 당신한테 주던가요?”이민혁의 갑작스러운 질책에 장명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민혁은 단번에 김용명과 자신의 관계를 까밝혔을 뿐만 아니라 그를 질책까지 했으니 말
그것보다도 만약 김 청장이 진지하게 장명수에 대해서도 조사를 한다면 그가 지금까지 저질렀던 일 또한 다 까밝혀 질 것이다.이런저런 생각에 장명수의 두 다리는 후들거리기 시작했다.장명수의 그런 모습을 본 그의 부하들은 어찌할 줄 몰라 멍하니 서 있었다.하지만 김용명만 상황파악이 덜 된 채 장명수를 부추겼다.“장 국장님, 얼른 처리하시죠.”장명수는 눈치 없는 김용명의 뺨을 두 대 내리치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 자신부터 살고 봐야 했다.이윽고 그는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김용명을 향해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김용명,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야?”김용명은 어리둥절해하며 장명수를 향해 말했다.“삼촌, 전화에서 제가 아까 다 말씀드렸잖아요.”“네가 말하긴 뭘 말해. 사장님, 여기 잠시 좀 와주세요.”장명수는 사장님을 그들 앞에 불렀다.가게 사장님은 영문도 모른 채 긴장된 상태로 장명수 앞에 서 있었다.장명수는 상냥한 표정으로 사장님에게 물었다.“사장님, 사실대로 말해주세요. 이 사람이 밥을 먹고 계산을 하지 않은 게 맞나요?”사장님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장명수가 이어서 말했다.“그래요, 이런 일이 있으면 반드시 강력하게 처벌해야죠. 김용명, 넌 오늘부로 해고야. 얼른 사장님께 밥 값과, 사죄의 뜻으로 10배 보상도 지급해드려. 그리고 얼른 돌아가서 해고 절차도 밟아야 할 거야.”“네?”김용명은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장명수가 이어서 말했다.“너처럼 해를 끼치는 사람을 어떻게 계속 남겨둘 수 있겠어. 당장 꺼지지 못해?”“삼촌, 저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김용명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장명수는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누가 네 삼촌이야? 내가 네 삼촌이라 할지라도, 네가 잘못을 저질렀으면 그에 대응되는 처벌은 받아야 하는 거야. 꺼지란 소리 못 들었어?”이민혁과 주윤학은 장명수의 이런 연기에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그들은 장명수가 자신의 모든 걸 잃을까 봐 겁을 먹은
‘아, 그 사람이구나!’개국공신 주동겸의 아들 주윤학, 현임 진무도 국방부 총책임자 주 장관!주윤학은 모두가 인정한 미래 서경시 경성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을 인물 중 하나이다. 실제로 군부의 고위층으로, 앞으로 나라의 기둥이 될 사람이었다.그 순간, 장명수는 그 자리에서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는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대로 바닥에 쓰려졌다.그러나 김용명은 여전히 상황파악이 안 된 상태였다. 그는 삼촌이 바닥에 쓰러진 걸 보고는 얼른 다가가 부축했다.“삼촌, 삼촌 왜 그래요?”그 시각, 주윤학은 미소를 지으며 김형민의 악수를 받아주었다.“오늘 쉬는 날이라서요. 근데 때마침 김형민 씨 부하가 사람을 괴롭히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김형민 씨에게 전화 드린 겁니다. ”김형민의 표정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그들 같은 거물들은 대화할 때도 매우 신중하다.무슨 일이 있다 해도 다들 최대한 돌려서 말하고 뒤에서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그래야만 모두의 체면 또한 세워줄 수 있으니 말이다.하지만 오늘 주윤학처럼 직설적으로 말한 경우라면 아마 오늘 이 일은 굉장히 심각한사안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만약 바로 올바르게 처리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선에서 모든 일을 해결해왔으며 주윤학의 말하는 능력 또한 대단했다.김형민은 그의 말뜻을 대략 이해할 수 있었다.그는 미소를 지으며 바닥에 쓰려져 있는 장명수를 바라보더니 차갑게 입을 열었다.“여기 대체 어찌 된 일이죠?”직속 상관의 말에 까무러진 척 연기하려던 장명수는 더는 연기를 이어나갈 수 없었다. 그는 할 수 없이 비틀대며 일어서더니 김형민 앞에 다가가 답했다.“청장님, 다 제 잘못입니다. 제 부하가 밥 먹고 계산을 하려 하지 않은 엄중한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이미 그 부하는 해고하기로 했고요.”“그게 다예요?”김형민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주윤학이 그에게 전화까지 한 거면 이
“네...”장명수는 더는 부정할 수 없었고, 할 수 없이 이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곧 김형민의 얼굴색도 어두워졌다.“지금 당장 직무를 중단하고 조카를 데리고 가야 할 곳으로 가서 조사를 받으세요. 제가 직접 감독할 테니 함부로 할 생각은 접어두고요.”김형민의 말에 장명수는 하마터면 뒤로 넘어갈 뻔했다.김형민이 직접 이 사건에 대해 파헤치면 자연스레 좋은 결과가 아닐 거니 말이다. 과거 자신의 저질렀던 만행과 곧 들이닥칠 결과에 장명수는 그 자리에서 까무러치고만 싶었다.이때 김용명도 일에 심각성을 인지하고 두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김형민은 비록 한 명의 부하만 데리고 왔지만 그에게서 풍기는 아우라는 일반인이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남달랐다.게다가 지금 삼촌의 모습까지 더하면 모든 게 끝장났다는 걸 인지할 수 있었다.이때 김형민과 함께 온 비서가 장명수와 그가 데리고 온 부하들을 향해 말했다.“얼른 데려가지 않고 뭐해요? 그리고 여기 같이 온 분들도 내부조사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조사 후 별일 없으면 다행인 거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쪽들도 똑같게 엄중한 처벌을 내릴 겁니다.”장명수의 열몇 명 부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얼른 장명수를 일으켜 세운 뒤 김용명까지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김용명의 그 두 일행은 그 틈을 타 얼른 도망쳤다.이윽고 김형민이 말했다.“정말 부끄럽습니다. 제 부하직원이 이렇게 사람들을 괴롭힌 거니 여기에는 제 책임도 있습니다.”그 말에 주윤학은 이민혁을 바라봤다.이민혁은 그의 말에 웃어 보이며 답했다.“부하직원이 많다 보면 이런저런 일도 있기 마련이죠. 김 청장님의 빠른 대처로 이 일을 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별말씀을요.”김형민은 그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는 주윤학의 그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그제야 알았다.그 눈빛은 이민혁이 만약 이대로 넘어가지 않는다면 이 일은 끝나지 않을 것이란 걸 의미했다. 만약 진짜로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면 김형민도 일이 더 번거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