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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그는 이민혁의 옆에 다가오며, 낮은 소리로 귓가에 속삭였다.

“여기서 그만두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분 뒤봐주는 사람도 있어요. 이대로 가다가는 그쪽만 큰코다친다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저놈들 제가 확실하게 참교육하고 갈 거예요. 더는 사장님 가게 찾아와서 막무가내로 행동하지 못하게요.”

이민혁이 차분하게 답했다.

그런 이민혁의 모습에 가게 사장님도 더는 뭐라 할 수 없어 한숨만 내쉬며 조용히 자리를 비켰다.

그도 이민혁이 보통 사람은 아니란 걸 조금은 눈치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지금 싸우는 게 자기 때문이란 걸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접 나서기는 또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찰나 예리한 청력을 지닌 이민혁은 김용명의 전화 내용을 이미 다 듣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김용명의 삼촌이 온다고 해도 오늘 반드시 참교육할 것이며, 김용명과 그의 삼촌 등 그와 연관된 사람들이 더는 여기서 판치지 못하게 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 생각 끝에 이민혁은 핸드폰을 꺼내 들고 남지유에게 연락하려 했다. 식약청의 최고 책임자를 직접 여기 불러 그의 소속직원들이 어떤 꼴을 하고 다니는지 보여주려고 말이다.

이때, 갑자기 뒤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민혁 씨, 여기서 뵙네요.”

이민혁이 고개를 돌려보니 주윤학이였다.

“오늘 쉬는 날이신가 봐요?”

주윤학은 장관으로서 무척 바쁜 사람일 텐데 이곳에 밥 먹으러 올 시간이 있다는 거에 대해 이민혁은 의아했다.

주윤학은 웃어 보이며 이민혁 옆에 앉았다.

“이민혁 씨가 여기 국밥집에 자주 다닌다는 소문을 들어서요. 때마침 오늘 휴가라 한번 와봤어요.”

“허허, 볼 일 있으시면 전화로 하시지. 굳이 이렇게 찾아다닐 것까지 있나요.”

이민혁이 답했다.

그러자 주윤학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민혁 씨도 바쁜 사람이잖아요. 지난번 저녁 식사에 초대했는데 거절하셔서 전화로 해도 소용없을 거라 생각하고 직접 이민혁 씨를 이렇게 찾아 나섰죠.”

“죄송해요, 지난번에는 진짜로 일이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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