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임슬기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했지만 임윤지의 손에 이끌려 그 자리를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한편, 코너를 돌자마자 있는 골목 쪽에서는 천둥소리가 처참한 비명과 함께 들려왔다.곧이어 입꼬리에 옅은 미소를 띠고 있던 이민혁이 코너를 돌아 천천히 걸어 나왔다.두 건달 놈이 어디에서 이민혁의 소문을 주워들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이름을 대고 이렇게 함부로 나대는 꼴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귀신, 귀신이다.”“아니야, 이선우야. 저건 이선우가 분명하다고.”둘의 잔뜩 겁먹은 음성에 피식 웃은 이민혁이 도로변으로 나와 해호섬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아탔다.해호섬으로 돌아온 이민혁은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초공간으로 진입했다.초공간에서는 불 뿜는 용으로 잘 알려진 화교가 용신의 제단 옆에 조용히 자리를 잡고 쉬고 있었다.초공간으로 들어온 이민혁을 발견한 화교는 바로 몸을 일으켜 이민혁에게로 가 머리를 비벼대며 온순한 반려동물처럼 굴었다.어딘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이민혁이 화교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자신에게 받은 공격으로 생긴 상처는 이미 완벽하게 아문 듯했고 정신상태 역시 또렷해 보였다.그 순간, 이민혁은 엄청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용신의 제단 그 자체에 말로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수준의 강력하고도 신비한 힘이 있었다.그 용신의 제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비한 힘을 이 화교가 제대로 누리는 듯했다. 몸에 난 상처가 흉터 하나 없이 말끔하게 아물고 몸속에 내재되어있던 영적 에너지도 완벽하게 회복된 것도 모자라 더 늘어난 게 보였다. 화교가 있기에 그 어떤 곳보다 적합해 보이는 그 공간을 둘러보며 이민혁이 해맑게 웃었다.“여기가 좋아?”화교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의미를 표했다.이민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곧이어 손가락을 쭉 폈다. 펼쳐진 이민혁의 손가락 끝에서 작디작은 붉은 빛이 나타났다.“계속 이곳에서 살고 싶다면, 나랑 영혼 계약이나 하나 맺자. 영혼 계약이 뭔지는 알고 있어?”화교가 고개를 가
한편, 화호산 깊은 곳에 위치한 협곡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서양인의 용모를 지닌 그는 은발에 회색의 긴 도포를 두른 채 협곡 여기저기에 남아있던 전투 흔적들을 둘러보았다.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천천히 눈을 감은 그가 알 수 없는 힘을 뿜어내어 협곡 전체를 덮었다.그의 머릿속에는 이곳에서 일어났던 전투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충 어떤 식으로 전투가 벌어졌는지는 파악할 수 있었다.곧이어 눈을 뜬 그가 새빨간 혓바닥으로 입술을 쓰며 입맛을 다시더니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다들 정말 대단한 실력들을 갖고 있었네. 쉽지 않겠어. 피의 알까지 다 사라진 마당에 이거 어떡하면 좋지?”꽤 오랜 시간 동안 깊은 고민에 잠겨있던 남자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같은 시각, 깊은 산 속 어딘가에서는 성스러운 빛으로 상처를 입을 사슴을 치료해주고 있던 길버트가 다급히 고개를 돌려 협곡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곧이어 길버트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같잖은 게 감히 날 몰래 염탐하시겠다?”치료를 끝마친 사슴이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풀숲으로 뛰어가는 것을 확인한 길버트는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또 한편, 호텔에서 단자에 빠져있던 추소영 역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혼잣말을 했다.혈신교 놈들이 드디어 목숨을 드러낸 건가? 간땡이가 부어도 제대로 부었지. 감히 경성까지 올 생각을 해?”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서 짐 정리를 마친 추소영이 문밖으로 나섰다.해 질 녘이 되어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울던 때였다.서경시내로 나온 회색의 도포를 두른 남자가 덮개가 덮인 우물 앞에 서 있었다.그 남자는 순식간에 선혈의 핏자국으로 변해 우물 덮개 틈으로 스며들었다.그 핏자국들은 하수구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서경시의 모든 수도시설을 이어주고 있는 그 하수도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해 미로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하수도 안에는 오염수만 있는 것
이민혁은 추소영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갑자기 피식 웃으며 말을 꺼냈다.“들어오세요.”이윽고 두 사람은 이민혁의 방에 들어왔고 추소영은 소파에 기대앉아 감탄을 쏟아부었다.“여기 공기가 정말 맑네요.”“과찬이십니다. 혹시 어떤 비밀을 공유하러 오셨는지 여쭤봐도 되나요?”이민혁은 추소영에게 차를 내주며 그녀의 옆에 앉았다.추소영은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여기 환경이 이렇게 좋은데 부모님도 당연히 이곳에 계시겠죠?”“아니요. 부모님은 제가 어렸을 적에 실종되어서 전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면서 자라왔습니다.”이민혁이 담담하게 말하자 뜻밖의 소식에 추소영이 안절부절못했다.“앗, 죄송합니다. 제가 괜한 말을...”그러나 이민혁은 여전히 대수롭지 않다는 듯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런데 이건 비밀이 아닌 것 같은데요.”“그저 한번 물어본 것 뿐입니다. 그런데 아까 누군가가 우리를 몰래 감시하고 있었는데 민혁 씨도 알고 계셨죠?”“혹시 아까 타임슬립을 사용한 녀석 말씀하시는 겁니까?”“네.”그러자 이민혁은 무뚝뚝한 얼굴로 답했다.“그 녀석이 이미 서경시에 온 모양인데 종적을 감춘 것을 보아하니 어딘가에 숨어지내는 듯 합니다.”“혈신교에 속한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 아마 피의 알 사건에 대해 알아보러 온 듯 싶네요.”추소영이 말하자 이민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피의 알은 대체 뭡니까?”“피의 알은 혈신교의 성물로써 들은 바로는 혈신님께서 하사하신 물건인데 강대한 힘을 갖고 있어 피의 알에 들어있는 힘을 전부 흡수할 수 있는 사람은 혈신교의 성자나 성녀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성자나 성녀는 매우 강대한 존재로서 직접 혈신과 교류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일정한 신력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이민혁은 잠시간 침묵을 지키며 사색에 잠겼다. 피의 알은 확실히 강대한 힘을 갖고 있다. 이는 헌제에서 받은 용의 은총으로 충분히 확인된다.이어 추소영이 계속하여 말을 이어갔다.“민혁 씨는 피의 알을 가
곧이어 추소영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네, 안타깝죠. 하지만 저희 동제회는 두 분의 유지를 이어받아 계속해서 싸워나갈 겁니다.”이민혁은 더이상 답하지 않았고 조용히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우리는 지금 함께 힘을 합쳐 싸워야 합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잠시 이곳에서 지내도 될까요? 호텔에서 지내는 것도 드는 비용이 적지 않거든요.”추소영이 싱긋 웃어 보이자 침묵을 지키던 이민혁은 그녀를 힐끗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안될 건 없지만 이곳의 모든 건 전부 비밀입니다.”“당연하죠. 전 무조건 이곳의 모든 규칙을 엄격히 준수할 겁니다.”추소영이 활짝 웃으며 선언하자 이민혁도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했다.“이곳에는 빈방이 많으니 묵고 싶은 방 하나 고르시면 됩니다.”“정말 감사합니다. 전 이제 돌아가서 잠 좀 자야겠어요. 계속 잠을 자지 않으면 피부에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럼 이만.”추소영은 말을 마치고는 곧바로 몸을 일으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이윽고 이민혁은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멀어져가는 추소영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뭐가 이리도 복잡한 것인지. 대체 무엇을 하려는 거지?”한참을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자 이민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손을 뻗어 김성훈의 옥패를 손에 쥐었다.이 옥패는 제물로 쓰이기에는 합격한 옥패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면역 중간 등급 이하의 법술에도 상당히 나쁘지 않은 법기이기도 하다.하지만 이민혁의 진용결의 레벨이 점점 향상하며 체질을 올리는 데에 필요한 단약의 등급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젠 몇십 그램이나 200g 정도의 용의 은총으로 바꿀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그리고 이 옥패도 아마 그렇게 많은 은총을 바꿔낼 수 없을 것 같으니 그냥 잠시 몸에 들고 다니며 몇 가지 제물을 더 모아 함께 바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잠시 고민을 하던 이민혁은 그대로 정신력을 이용하여 옥패 안에 침입한 뒤, 예전의 흔적을 지우고 자신의 정신 흔적을 새겨넣었다. 이렇게 되면 그의 정신 마크로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전화 건너편에서도 김지웅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민혁은 전화를 끊은 뒤 콧방귀를 뀌었다.감히 내 물건에 손을 대? 간이 배 밖으로 튀어 나왔군.이윽고 그는 즉시 문을 박차고 나와 차를 몰고 동양시로 향했다.동양시는 서경시와 가까운 곳에 있는 도시인데 두 도시 사이의 거리는 100km도 되지 않았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할 수 있었다.동양시에 도착한 뒤 이민혁은 곧바로 김지웅에게 전화를 걸어 정확한 위치를 물었고 그가 알려준 주소로 한달음에 달려갔다.동양시의 공장 입구에 도착하자 열몇 명의 검은 경비원 옷을 입을 남자들이 문어 구에 모여 시끌벅적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이민혁이 차에서 내려 다가오자 30살 좌우 돼 보이는 경비원이 다가와 그를 가로막으며 호통쳤다.“거기 서! 뭐 하는 사람이야?”“저 광석의 물주입니다. 화물 좀 가지러 왔는데요.”“허허, 그렇다면 말이 달라지지. 따라와.”경호원이 득의양양하게 웃음을 터뜨렸고 이민혁은 그의 뒤를 따라가며 말을 건넸다.“혹시 성함이 어떻게 됩니까?”“난 화학 공장 경비원 대장 주상호라고 하네.”“주 대장님, 실례했습니다.”그러자 주상호는 콧방귀를 뀌며 답했다.“쓸데없는 소리는 하지 말고 어떻게 돈을 모을지나 생각해봐. 아니면 너도 저 화물차 기사처럼 이곳에서 못 나갈 거야.”“그렇습니까? 당신들이 그렇게 대단해요?”순진하게 묻는 이민혁의 모습에 주상호는 허허 웃으며 자랑스럽게 소개했다.“아직도 우리 공장 형님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 적어도 동양시에서는 우리 형님의 말이 다야. 그래서 내가 경고하는데 쓸데없는 개수작을 부릴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결국 고생을 찾아서 하는 거니까.”“알겠습니다. 일단 먼저 공장 피해 상황 좀 확인해봐도 될까요?”이민혁이 묻자 주상호는 싸늘한 목소리로 응했다.“가자. 괜히 우리가 사기 친다고 몰아갈 수 있으니까 확인은 시켜줘야겠지. 내가 데려
그러자 두 사람도 이민혁을 힐끔 바라보더니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어이, 총각, 자네는 잘 모르나 본데 우리도 비록 전에는 손에 피를 묻히며 살아왔지만 이젠 나이도 먹었는지라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진 않아. 그러니까 경고하는데 얌전하게 있는 게 좋을 거야. 협상이 잘 되면 좋고, 자꾸 손 쓰게 만들지 마.”“그러면 저도 좋죠. 그런데 겨우 몇억 정도 돼 보이는 피해로 단번에 20억을 요구하는 건 좀 너무하는 거 아닙니까?”“너무하다고?”유조포가 피식거리며 이민혁을 비웃었다.“배상만 하라고 했을 뿐 이 화학 공장을 사라고 한 거도 아닌데 이 정도면 충분히 인심 쓴 거야. 전 같았으면 60억을 내놓지 못하면 이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어.”이민혁은 잠깐 침묵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무래도 당신은 이곳에서 상당히 횡포하게 권력을 누리며 살았나 보군.”“횡포한 건 모르겠고 이 세상에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사람은 없어. 알아?”“먼저 제 사람들을 한번 보여주시죠. 만약 상태가 괜찮다면 협상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죠.”“그래. 돈만 내놓을 수 있다면 뭐든 말이 통하지.”이윽고 유조포가 전화를 걸자 주상호가 김지웅과 세 명의 기사를 데리고 사무실로 걸어들어왔다.김지웅의 얼굴은 멍으로 얼룩덜룩해졌고 기타 세 명의 코와 얼굴도 잔뜩 부어오른 것을 보니 적지 않게 맞은 듯하였다.그러자 이민혁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사람을 이렇게 때려놓고 아직도 돈을 요구하고 있어?”“난 그저 경고를 했을 뿐이야. 만약 똑바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넌 저 사람들보다 더 세게 얻어맞을 수가 있어.”유조포가 싸늘한 목소리로 으름장을 놓았지만, 이민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콧방귀를 뀌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지금 당신한테 두 가지 선택을 줄게. 첫째, 20억 의료비용을 배상해주고 난 저 사람들과 광석을 데리고 떠난다. 그러면 우리가 비긴 셈 치지. 아니라면 오늘 이 자리에서 네 다리를 부러뜨린 뒤, 광석을 가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BMW5 시리즈 한 대가 천천히 화학 공장으로 들어서더니 곧 멈춰선 차 안에서 50대 중년 남성 한 명이 내렸다. 그 사람은 직사각형인 얼굴을 갖고 있었는데 무뚝뚝한 표정을 지으니 그래도 꽤나 위엄이 있어 보였다.그가 차에서 내리자 유조포와 그의 부하 두 명이 즉시 남자를 에워쌌다.“어르신, 제발 저희를 위해 복수해주셔야 합니다. 동양시에서 감히 저희에게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이건 결국 어르신의 체면을 구기는 짓 아니겠습니까.”유조포가 울먹이며 호소하였다.곽 어르신이라 불린 남자는 조금 귀찮은듯한 말투로 그들을 나무랐다.“아니, 너희들은 허구한 날 제대로 된 일은 하지 않고 내가 맨날 너희가 싼 똥을 치워줘야겠어?”“어르신은 잘 모르시겠지만, 저 사람이 우리 공장의 건물과 설비를 고장 내고는 배상을 안 하는 것도 모자라 우리에게 주먹까지 휘둘렀다니까요. 어르신께서 관여하지 않으시면 우리는 대체 어떡하란 말입니까.”유조포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남자의 다리에 매달렸다.유조포의 말을 듣자 곽 어르신은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듯 눈살을 찌푸렸다.“이건 좀 말이 안 되는데. 그래, 대체 어떤 놈이 이런 짓을 벌였는지 보기나 하자꾸나.”그러나 유조포 등 무리 사람들은 크게 기뻐하였고 유조포는 냉큼 달려가 선두에 서서 길 안내를 도맡았다.곽 어르신의 본명은 곽진수로 동양시의 무림고수였다. 그는 부근에서 무적이라 칭하는 모든 고수를 때려눕히고 동양시 부근의 강호에서 높은 지위를 자랑하고 있었다.유조포도 비록 조직폭력배 출신이지만 진즉 곽진수에게 참패하고 그의 부하로 들어간 것이지, 아니라면 그에게도 오늘은 없을 것이다.물론 평소에도 항상 곽진수를 모시고 살았기에 곽진수가 계속 그를 대신해 나서준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조포가 사무실에 들어서고 이민혁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넌 이제 죽었어!”“그런가? 고수를 모시고 왔나 보네.”그러자 유조포가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알면 됐어. 오늘 내가 네 뼈를 전부 산
그러자 이민혁은 곽진수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저희가 아는 사이였던가요?”“각하, 얼마 전 저도 민씨 가문에서 마련한 연회에 참석했었습니다. 하여 영광스럽게도 각하의 위대한 업적을 제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곽진수가 전전긍긍하며 말을 이어나갔다.그날의 전투는 정말 곽진수에게 모멸 되지 못할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하늘의 신이 인간 세상에 강림한듯한 이민혁은 마화되어 이미 성역 급의 수준이 된 민경호를 제압하여 죽여버렸으니 이는 간단한 위압이 아니었다.이민혁 정도의 강자는 곽진수가 평생 노력해도 도달할 수 없는 높이었고 평생 우러러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그러자 이민혁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연회장에는 몇백 명의 사람들이 참석했기에 모든 사람을 기억할 수는 없었다.“보아하니 유조포가 모시고 왔나 보네요?”이민혁이 천천히 말하자 곽진수가 다급히 손사래를 치며 변명을 늘어놓았다.“아닙니다. 제가 어찌 감히 그러겠습니까. 그저 유조포가 공장의 설비와 건물을 망가뜨린 사람이 주먹까지 휘둘렀다고 도와달라고 간절히 부탁하니 한번 와본 것 뿐입니다. 그런데 각하께서 이곳에 있을 줄 정말 몰랐습니다.”“그럼 당신은 여전히 유조포의 말을 믿는 겁니까?”이민혁이 담담히 묻자 곽진수는 화들짝 놀라 1초 만에 답했다.“그럴 리가 없죠. 각하와도 같은 대인물이 어찌 유조포와 같은 쓰레기와 엮이겠습니까? 무조건 저 유조포가 잘못했으니까 각하를 불러들였겠죠. 각하께서는 말만 하십시오. 제가 저 유조포에게 엄벌을 내리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유조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고 결국 그는 그대로 그 자리에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유조포는 그제야 이민혁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를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유조포에게는 곽진수가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곽진수와 같은 인물도 무릎을 꿇을 정도의 인물이라면 이 사람의 신분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었다.자신이 이토록 큰 인물을 건드렸다는 생각에 유조포는 하늘과 땅이 빙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