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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작가: 한유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2-29 19:00:00
초면에 무례하게 구는 사람을 만난 이민혁은 순간적으로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욱하는 마음에 주먹부터 나갈 뻔했지만, 열차 안의 모든 이목이 자신에게 집중된 것이 느껴졌다.

굳이 귀찮은 일을 만들기 싫었던 이민혁은 간신히 화를 삭이며 미간을 좁힌 채 얘기했다.

“그쪽이 제 자리에 앉으셔서요, 그쪽 자리로 비켜주시죠.

”“내가 여기 앉고 싶어서 앉겠다는데, 뭐 문제 될 거 있나?

”금발의 남자가 건방지게 얘기했다.

그 금발의 젊은 남자 옆에는 팔 한쪽을 문신으로 도배한 험상궂은 남자도 같이 앉아있었다. 이십대로 보이는 두 젊은 남자가 이민혁의 짜증 난다는 듯한 표정을 응시하고 있었다.

성격이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화가 나는 게 당연한 상황이었다. 하물며 이민혁은 그다지 성격이 좋은 사람도 아니었으니 화가 머리끝까지 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화를 주체 못 한 이민혁이 금발 남성의 멱살을 잡아 강제로 좌석에서 일으켰다. 냉기 어린 눈으로 금발의 남성을 노려보며 읊조렸다.

“좋은 말로 할 때 꺼져.”

“이 미친놈이 겁도 없이 감히 날 건드려?”

순식간에 멱살이 잡혀버린 금발의 남자는 예상치 못한 상항에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남자가 이민혁에게 잡혀있는 자신의 멱살을 바라보며 욕을 내뱉었다. 옆에서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던 험상궂은 문신남 역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민혁에게 손을 쓸 준비를 하는 듯했다.

일촉즉발의 순간, 그 상황을 목격한 역무원이 큰 소리로 물었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약간의 오해가 있어서요.”

험상궂게 일그러져 있던 금발청년의 표정이 순식간에 누그러지더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그런 금발청년을 본 문신남도 입을 꾹 다물었다.

이민혁과 금발청년을 번갈아 보던 역무원이 입을 열었다.

“잠시 표 검문이 있겠습니다. 신분증 좀 보여주시죠.”

역무원의 말에 세 사람은 곧바로 신분증을 꺼내 보였다. 신분증을 단말기에 인식하며 하나하나 검문하던 역무원이 금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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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가워요, 저는 임슬기라고 해요. 이쪽은 저희 언니 임윤지고요.”소녀가 말했다.이민혁이 그 둘을 쓱 훑어보았다.‘어딘가 모르게 닮았다 싶더라니, 자매였구나.’“윤과 슬, 윤슬이라니. 좋은 이름이네요.”이민혁이 은은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이민혁이 대충 대꾸해주자 임슬기는 말문이 트였는지 본격적으로 이민혁과 대화를 시도했다.“뭐 하는 분이세요?”“아직은 직업이 없네요.”이민혁이 슬쩍 웃으며 대답했다.이민혁의 대답에 임슬기가 재밌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저흰 지금 면접 보러 KP 컨소시엄까지 가는 중이에요. 진짜 합격만 하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아요.”“KP라고요?”임슬기의 말에 이민혁이 멈칫했다.이민혁의 질문에 임슬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KP 컨소시엄이요. 지금 비즈니스 확장한다고 사원들 새로 뽑고 있잖아요. 저희 둘 다 금방 졸업했거든요. 1차 온라인 심사는 이미 통과했고 면접만 붙으면 돼요. KP 컨소시엄 진짜 대기업인 거 아시죠? 사내 복지도 엄청 좋다던데….”“네, 그럼 행운을 빌게요.”이민혁이 웃으며 답했다.임슬기가 무어라 더 말을 하려던 순간, 옆자리에 앉아있던 임윤지가 미간을 좁히며 임슬기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언니의 시선을 느낀 임슬기가 눈치를 보며 더이상 입을 열 엄두를 내지 못했다.신중할 줄 아는 언니와 그와 반대로 수다쟁이인 여동생의 모습을 바라보던 이민혁의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가 어려있었다.하지만 만약 방금 그 금발청년과 문신남이 두 소녀에게 찝쩍대지만 않았다면 목적지까지 가는 내내 세 사람은 꽤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도 몰랐다.이민혁 역시 두 소녀와 더이상 대화를 이어나갈 생각은 없었기에 좌석 등받이에 기대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기 시작했다.고속 열차에서의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흘렀다. 기차는 빠른 속도로 서경 역에 진입했고 열차가 목적지에 멈춰 선 것을 확인한 이민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릴 준비를 했다.열차에서 내려 서경 역 밖으로 나온 이민혁의 앞을 조금 전 그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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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임슬기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했지만 임윤지의 손에 이끌려 그 자리를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한편, 코너를 돌자마자 있는 골목 쪽에서는 천둥소리가 처참한 비명과 함께 들려왔다.곧이어 입꼬리에 옅은 미소를 띠고 있던 이민혁이 코너를 돌아 천천히 걸어 나왔다.두 건달 놈이 어디에서 이민혁의 소문을 주워들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이름을 대고 이렇게 함부로 나대는 꼴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귀신, 귀신이다.”“아니야, 이선우야. 저건 이선우가 분명하다고.”둘의 잔뜩 겁먹은 음성에 피식 웃은 이민혁이 도로변으로 나와 해호섬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아탔다.해호섬으로 돌아온 이민혁은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초공간으로 진입했다.초공간에서는 불 뿜는 용으로 잘 알려진 화교가 용신의 제단 옆에 조용히 자리를 잡고 쉬고 있었다.초공간으로 들어온 이민혁을 발견한 화교는 바로 몸을 일으켜 이민혁에게로 가 머리를 비벼대며 온순한 반려동물처럼 굴었다.어딘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이민혁이 화교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자신에게 받은 공격으로 생긴 상처는 이미 완벽하게 아문 듯했고 정신상태 역시 또렷해 보였다.그 순간, 이민혁은 엄청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용신의 제단 그 자체에 말로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수준의 강력하고도 신비한 힘이 있었다.그 용신의 제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비한 힘을 이 화교가 제대로 누리는 듯했다. 몸에 난 상처가 흉터 하나 없이 말끔하게 아물고 몸속에 내재되어있던 영적 에너지도 완벽하게 회복된 것도 모자라 더 늘어난 게 보였다. 화교가 있기에 그 어떤 곳보다 적합해 보이는 그 공간을 둘러보며 이민혁이 해맑게 웃었다.“여기가 좋아?”화교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의미를 표했다.이민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곧이어 손가락을 쭉 폈다. 펼쳐진 이민혁의 손가락 끝에서 작디작은 붉은 빛이 나타났다.“계속 이곳에서 살고 싶다면, 나랑 영혼 계약이나 하나 맺자. 영혼 계약이 뭔지는 알고 있어?”화교가 고개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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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화호산 깊은 곳에 위치한 협곡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서양인의 용모를 지닌 그는 은발에 회색의 긴 도포를 두른 채 협곡 여기저기에 남아있던 전투 흔적들을 둘러보았다.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천천히 눈을 감은 그가 알 수 없는 힘을 뿜어내어 협곡 전체를 덮었다.그의 머릿속에는 이곳에서 일어났던 전투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충 어떤 식으로 전투가 벌어졌는지는 파악할 수 있었다.곧이어 눈을 뜬 그가 새빨간 혓바닥으로 입술을 쓰며 입맛을 다시더니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다들 정말 대단한 실력들을 갖고 있었네. 쉽지 않겠어. 피의 알까지 다 사라진 마당에 이거 어떡하면 좋지?”꽤 오랜 시간 동안 깊은 고민에 잠겨있던 남자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같은 시각, 깊은 산 속 어딘가에서는 성스러운 빛으로 상처를 입을 사슴을 치료해주고 있던 길버트가 다급히 고개를 돌려 협곡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곧이어 길버트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같잖은 게 감히 날 몰래 염탐하시겠다?”치료를 끝마친 사슴이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풀숲으로 뛰어가는 것을 확인한 길버트는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또 한편, 호텔에서 단자에 빠져있던 추소영 역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혼잣말을 했다.혈신교 놈들이 드디어 목숨을 드러낸 건가? 간땡이가 부어도 제대로 부었지. 감히 경성까지 올 생각을 해?”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서 짐 정리를 마친 추소영이 문밖으로 나섰다.해 질 녘이 되어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울던 때였다.서경시내로 나온 회색의 도포를 두른 남자가 덮개가 덮인 우물 앞에 서 있었다.그 남자는 순식간에 선혈의 핏자국으로 변해 우물 덮개 틈으로 스며들었다.그 핏자국들은 하수구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서경시의 모든 수도시설을 이어주고 있는 그 하수도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해 미로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하수도 안에는 오염수만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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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제391화

    이민혁은 추소영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갑자기 피식 웃으며 말을 꺼냈다.“들어오세요.”이윽고 두 사람은 이민혁의 방에 들어왔고 추소영은 소파에 기대앉아 감탄을 쏟아부었다.“여기 공기가 정말 맑네요.”“과찬이십니다. 혹시 어떤 비밀을 공유하러 오셨는지 여쭤봐도 되나요?”이민혁은 추소영에게 차를 내주며 그녀의 옆에 앉았다.추소영은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여기 환경이 이렇게 좋은데 부모님도 당연히 이곳에 계시겠죠?”“아니요. 부모님은 제가 어렸을 적에 실종되어서 전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면서 자라왔습니다.”이민혁이 담담하게 말하자 뜻밖의 소식에 추소영이 안절부절못했다.“앗, 죄송합니다. 제가 괜한 말을...”그러나 이민혁은 여전히 대수롭지 않다는 듯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런데 이건 비밀이 아닌 것 같은데요.”“그저 한번 물어본 것 뿐입니다. 그런데 아까 누군가가 우리를 몰래 감시하고 있었는데 민혁 씨도 알고 계셨죠?”“혹시 아까 타임슬립을 사용한 녀석 말씀하시는 겁니까?”“네.”그러자 이민혁은 무뚝뚝한 얼굴로 답했다.“그 녀석이 이미 서경시에 온 모양인데 종적을 감춘 것을 보아하니 어딘가에 숨어지내는 듯 합니다.”“혈신교에 속한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 아마 피의 알 사건에 대해 알아보러 온 듯 싶네요.”추소영이 말하자 이민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피의 알은 대체 뭡니까?”“피의 알은 혈신교의 성물로써 들은 바로는 혈신님께서 하사하신 물건인데 강대한 힘을 갖고 있어 피의 알에 들어있는 힘을 전부 흡수할 수 있는 사람은 혈신교의 성자나 성녀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성자나 성녀는 매우 강대한 존재로서 직접 혈신과 교류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일정한 신력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이민혁은 잠시간 침묵을 지키며 사색에 잠겼다. 피의 알은 확실히 강대한 힘을 갖고 있다. 이는 헌제에서 받은 용의 은총으로 충분히 확인된다.이어 추소영이 계속하여 말을 이어갔다.“민혁 씨는 피의 알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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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제392화

    곧이어 추소영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네, 안타깝죠. 하지만 저희 동제회는 두 분의 유지를 이어받아 계속해서 싸워나갈 겁니다.”이민혁은 더이상 답하지 않았고 조용히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우리는 지금 함께 힘을 합쳐 싸워야 합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잠시 이곳에서 지내도 될까요? 호텔에서 지내는 것도 드는 비용이 적지 않거든요.”추소영이 싱긋 웃어 보이자 침묵을 지키던 이민혁은 그녀를 힐끗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안될 건 없지만 이곳의 모든 건 전부 비밀입니다.”“당연하죠. 전 무조건 이곳의 모든 규칙을 엄격히 준수할 겁니다.”추소영이 활짝 웃으며 선언하자 이민혁도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했다.“이곳에는 빈방이 많으니 묵고 싶은 방 하나 고르시면 됩니다.”“정말 감사합니다. 전 이제 돌아가서 잠 좀 자야겠어요. 계속 잠을 자지 않으면 피부에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럼 이만.”추소영은 말을 마치고는 곧바로 몸을 일으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이윽고 이민혁은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멀어져가는 추소영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뭐가 이리도 복잡한 것인지. 대체 무엇을 하려는 거지?”한참을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자 이민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손을 뻗어 김성훈의 옥패를 손에 쥐었다.이 옥패는 제물로 쓰이기에는 합격한 옥패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면역 중간 등급 이하의 법술에도 상당히 나쁘지 않은 법기이기도 하다.하지만 이민혁의 진용결의 레벨이 점점 향상하며 체질을 올리는 데에 필요한 단약의 등급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젠 몇십 그램이나 200g 정도의 용의 은총으로 바꿀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그리고 이 옥패도 아마 그렇게 많은 은총을 바꿔낼 수 없을 것 같으니 그냥 잠시 몸에 들고 다니며 몇 가지 제물을 더 모아 함께 바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잠시 고민을 하던 이민혁은 그대로 정신력을 이용하여 옥패 안에 침입한 뒤, 예전의 흔적을 지우고 자신의 정신 흔적을 새겨넣었다. 이렇게 되면 그의 정신 마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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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전화 건너편에서도 김지웅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민혁은 전화를 끊은 뒤 콧방귀를 뀌었다.감히 내 물건에 손을 대? 간이 배 밖으로 튀어 나왔군.이윽고 그는 즉시 문을 박차고 나와 차를 몰고 동양시로 향했다.동양시는 서경시와 가까운 곳에 있는 도시인데 두 도시 사이의 거리는 100km도 되지 않았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할 수 있었다.동양시에 도착한 뒤 이민혁은 곧바로 김지웅에게 전화를 걸어 정확한 위치를 물었고 그가 알려준 주소로 한달음에 달려갔다.동양시의 공장 입구에 도착하자 열몇 명의 검은 경비원 옷을 입을 남자들이 문어 구에 모여 시끌벅적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이민혁이 차에서 내려 다가오자 30살 좌우 돼 보이는 경비원이 다가와 그를 가로막으며 호통쳤다.“거기 서! 뭐 하는 사람이야?”“저 광석의 물주입니다. 화물 좀 가지러 왔는데요.”“허허, 그렇다면 말이 달라지지. 따라와.”경호원이 득의양양하게 웃음을 터뜨렸고 이민혁은 그의 뒤를 따라가며 말을 건넸다.“혹시 성함이 어떻게 됩니까?”“난 화학 공장 경비원 대장 주상호라고 하네.”“주 대장님, 실례했습니다.”그러자 주상호는 콧방귀를 뀌며 답했다.“쓸데없는 소리는 하지 말고 어떻게 돈을 모을지나 생각해봐. 아니면 너도 저 화물차 기사처럼 이곳에서 못 나갈 거야.”“그렇습니까? 당신들이 그렇게 대단해요?”순진하게 묻는 이민혁의 모습에 주상호는 허허 웃으며 자랑스럽게 소개했다.“아직도 우리 공장 형님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 적어도 동양시에서는 우리 형님의 말이 다야. 그래서 내가 경고하는데 쓸데없는 개수작을 부릴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결국 고생을 찾아서 하는 거니까.”“알겠습니다. 일단 먼저 공장 피해 상황 좀 확인해봐도 될까요?”이민혁이 묻자 주상호는 싸늘한 목소리로 응했다.“가자. 괜히 우리가 사기 친다고 몰아갈 수 있으니까 확인은 시켜줘야겠지. 내가 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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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두 사람도 이민혁을 힐끔 바라보더니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어이, 총각, 자네는 잘 모르나 본데 우리도 비록 전에는 손에 피를 묻히며 살아왔지만 이젠 나이도 먹었는지라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진 않아. 그러니까 경고하는데 얌전하게 있는 게 좋을 거야. 협상이 잘 되면 좋고, 자꾸 손 쓰게 만들지 마.”“그러면 저도 좋죠. 그런데 겨우 몇억 정도 돼 보이는 피해로 단번에 20억을 요구하는 건 좀 너무하는 거 아닙니까?”“너무하다고?”유조포가 피식거리며 이민혁을 비웃었다.“배상만 하라고 했을 뿐 이 화학 공장을 사라고 한 거도 아닌데 이 정도면 충분히 인심 쓴 거야. 전 같았으면 60억을 내놓지 못하면 이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어.”이민혁은 잠깐 침묵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무래도 당신은 이곳에서 상당히 횡포하게 권력을 누리며 살았나 보군.”“횡포한 건 모르겠고 이 세상에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사람은 없어. 알아?”“먼저 제 사람들을 한번 보여주시죠. 만약 상태가 괜찮다면 협상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죠.”“그래. 돈만 내놓을 수 있다면 뭐든 말이 통하지.”이윽고 유조포가 전화를 걸자 주상호가 김지웅과 세 명의 기사를 데리고 사무실로 걸어들어왔다.김지웅의 얼굴은 멍으로 얼룩덜룩해졌고 기타 세 명의 코와 얼굴도 잔뜩 부어오른 것을 보니 적지 않게 맞은 듯하였다.그러자 이민혁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사람을 이렇게 때려놓고 아직도 돈을 요구하고 있어?”“난 그저 경고를 했을 뿐이야. 만약 똑바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넌 저 사람들보다 더 세게 얻어맞을 수가 있어.”유조포가 싸늘한 목소리로 으름장을 놓았지만, 이민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콧방귀를 뀌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지금 당신한테 두 가지 선택을 줄게. 첫째, 20억 의료비용을 배상해주고 난 저 사람들과 광석을 데리고 떠난다. 그러면 우리가 비긴 셈 치지. 아니라면 오늘 이 자리에서 네 다리를 부러뜨린 뒤, 광석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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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지나지 않아 BMW5 시리즈 한 대가 천천히 화학 공장으로 들어서더니 곧 멈춰선 차 안에서 50대 중년 남성 한 명이 내렸다. 그 사람은 직사각형인 얼굴을 갖고 있었는데 무뚝뚝한 표정을 지으니 그래도 꽤나 위엄이 있어 보였다.그가 차에서 내리자 유조포와 그의 부하 두 명이 즉시 남자를 에워쌌다.“어르신, 제발 저희를 위해 복수해주셔야 합니다. 동양시에서 감히 저희에게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이건 결국 어르신의 체면을 구기는 짓 아니겠습니까.”유조포가 울먹이며 호소하였다.곽 어르신이라 불린 남자는 조금 귀찮은듯한 말투로 그들을 나무랐다.“아니, 너희들은 허구한 날 제대로 된 일은 하지 않고 내가 맨날 너희가 싼 똥을 치워줘야겠어?”“어르신은 잘 모르시겠지만, 저 사람이 우리 공장의 건물과 설비를 고장 내고는 배상을 안 하는 것도 모자라 우리에게 주먹까지 휘둘렀다니까요. 어르신께서 관여하지 않으시면 우리는 대체 어떡하란 말입니까.”유조포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남자의 다리에 매달렸다.유조포의 말을 듣자 곽 어르신은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듯 눈살을 찌푸렸다.“이건 좀 말이 안 되는데. 그래, 대체 어떤 놈이 이런 짓을 벌였는지 보기나 하자꾸나.”그러나 유조포 등 무리 사람들은 크게 기뻐하였고 유조포는 냉큼 달려가 선두에 서서 길 안내를 도맡았다.곽 어르신의 본명은 곽진수로 동양시의 무림고수였다. 그는 부근에서 무적이라 칭하는 모든 고수를 때려눕히고 동양시 부근의 강호에서 높은 지위를 자랑하고 있었다.유조포도 비록 조직폭력배 출신이지만 진즉 곽진수에게 참패하고 그의 부하로 들어간 것이지, 아니라면 그에게도 오늘은 없을 것이다.물론 평소에도 항상 곽진수를 모시고 살았기에 곽진수가 계속 그를 대신해 나서준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조포가 사무실에 들어서고 이민혁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넌 이제 죽었어!”“그런가? 고수를 모시고 왔나 보네.”그러자 유조포가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알면 됐어. 오늘 내가 네 뼈를 전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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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제513화

    남지유가 반쯤 잠든 채로 계속 뒤척이며 자세를 바꿀 때마다 이민혁의 몸이 반응했다.순간, 이민혁은 남지유를 안고 방에 가서 그녀를 덮치고 싶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멈칫했다.애초에 그의 수련 공법에 큰 문제가 있었기에 만약 체질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다.거기에 지금 혈신교 일까지 더해졌다.혈신교의 사도조차도 이렇게 강한데 그들의 보스는 더 강할 것이다.지금 혈신교와는 철천지원수가 되었으니, 그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민혁 본인도 편히 있지 못할 것이다.이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 그는 남지유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혹시라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지유는 하루아침에 과부가 되지 않겠는가.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얕은 한숨을 내쉬고는 정신력으로 남지유의 영혼을 쓰다듬어 그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뒤, 그녀를 번쩍 안아서 안방의 침대에 눕히고는 이불까지 잘 덮어줬다.그러고는 거실로 나와서 잡념을 떨치고 명상을 시작했다....해골의 땅,두개골 왕좌에는 거대한 남자가 여전히 조각상처럼 비스듬히 앉아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두개골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구부정한 자세로 또다시 왕좌 앞에 서서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말했다.“존경하는 피의 지존님, 제7 사도의 영혼의 불이 꺼졌습니다. 체내에 있던 피의 알도 신호가 끊겼습니다.”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거대한 그림자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충분히 거대한 강자가 나타났나 보군.”“그런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지존님.”또 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그림자가 말했다.“제9 사도더러 가라고 하게. 피의 알도 하나 가지고 가라고 해.”“피의 알을 가지고 간다고 하더라도 제9 사도 혼자서는 힘들지 않을까요?”노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싸우러 가라는 게 아니라 그 강자를 찾아서 피의 알을 전해주라는 뜻이야.”“네? 그 이유가 뭐죠? 그건 우리의 성물입니다. 얼마 남지도 않았어요.”노인이 이해되지 않는

  •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제512화

    마설현도 급히 이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괜찮아요?”전화를 받자마자 마설현이 다급히 물었다.“괜찮아. 거기 사장이 나랑 친해서 얘기 좀 하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마설현이 한시름 놓으며 대답했다.“다행이네요. 난 오빠한테 무슨 일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워요. 진짜 무슨 일 생기면 난 우리 오빠한테 뭐라고 해요.”“걱정하지 마. 내가 서경시에서는 좀 힘이 있으니,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 내가 꼭 해결해 줄 테니까.”“알았어요. 고마워요. 오빠가 괜찮다니 이제 됐어요.”“그래. 안녕.”“안녕.”전화를 끊은 마설현의 마음속에는 작은 의혹이 생겼다.(듣고 보니 오빠 말처럼 민혁 오빠의 실력이 대단한가 보네. 근데 민혁 오빠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오빠도 말해주지 않고, 참 이상하네.)그때, 백수민이 상심한 얼굴로 들어왔다.김하늘이 물었다.“왜 그래?”“연락이 안 돼. 전화가 아예 꺼져있어.”백수민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자 우하영이 물었다.“혹시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고 대표님같이 높으신 분이 무슨 일이 있겠어. 내가 걱정하는 건, 민혁 오빠가 이렇게 난리를 쳐서 만약 고 대표님이 화가 나시면 앞으로 다들 가깝게 지내지 못할 게 뻔하잖아.”백수민이 마설현을 보며 말했다.마설현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기 침대로 가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마설현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화장을 지우러 갔다. 누가 봐도 그녀는 마설현에게 불만이 있어 보였다. 필경 고기명은 그녀 마음속의 황금알 낳는 거위니까.이민혁은 막 해호도에 도착하자마자 안수연의 연락을 받았다.안수연이 웃으며 말했다.“덕분에 또 한 건 했네요.”“말로만 고맙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좀 보여줘 봐.”이민혁이 대답했다.“걱정 하지 마세요. 이제 밥 살게요.”“그 약속 언제 지키는지 기다릴게.”말을 마친 이민혁이 전화를 끊고 자기 방으로 향했다.(앞으로 고기명 패거리는 설현이를 건드릴 생각을 못 하겠지.)이민혁이 허허 웃고는 방

  •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제511화

    유천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세 사람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대단하신 선배님도 못 알아보고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선배님이 너희들의 한쪽 다리만 부러뜨리라고 하지 않았으면 오늘 내 손에서 살아서 나갈 수 없었을 거야!”고기명은 유천이 계속 다가오자, 무서움에 말까지 더듬었다.“유 사장, 당신 나한테 손대기만 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유천은 망설이지 않고 고기명의 복부를 가격했고, 그 충격으로 고기명은 고통을 호소하면서 몸을 움츠렸다.유천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고 곧이어 이민혁의 명령대로 고기명의 한 쪽 다리를 사정없이 부러뜨렸고, 고기명은 한 번의 반항도 하지 못하고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노호와 석한 또한 놀란 표정으로 한순간 제압당한 고기명을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유천은 두 명의 부하에게 눈짓을 하자, 부하들은 노호와 석한을 단번에 제압해 버렸다.유천은 주저 없이 그들한테 다가가서 한 쪽 다리를 밟아 부러뜨렸다.고기명과 친구들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모두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에 울부짖으며 식은땀을 흘렸다.유천은 이민혁의 지시에 따라 일을 처리한 후, 또다시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께서 시키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 제가 더 할 일이 있습니까?”그러자 이민혁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괴로운 얼굴로 고통을 호소하는 고기명과 친구들에게 다가갔다.“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의견이 없지만 설현이를 괴롭히거나 귀찮게 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오늘은 그냥 경고의 의미로 다리 하나만 부러뜨렸지만, 다시 내 귀에 이런 일이 들리면 각오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에 겁나서 고개만 끄덕였다.이민혁은 고기명의 주위에 떨어진 파란 알약에 시선이 갔고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물었다.“그녀들한테 감히 이런 걸 먹이려고?”고기명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설명했다.“그냥 저희끼리 먹으려고 가지고 다녔을 뿐, 그녀들에게 먹일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내 생각

  •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제510화

    유천은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고기며과 친구들이 VVIP였기 때문에 이민혁의 진정한 신분을 알기 전까지는 움찔해서는 안 되고 최대한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민혁은 담담하게 유천에게 자기 신분을 말했다.“잘 들어! 장호를 주먹으로, 민경호를 칼로 베어 죽인 사람이 바로 나야! 이제 내 정체를 알았으니 너희 같은 쓰레기들의 일에 내가 나선 걸 영광으로 알아야 하지 않겠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말한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가 더욱 오만한 태도로 나오는 것이 더욱 맘에 들지 않아 유천에게 따졌다.“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정신이 어떻게 된 거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네!”“유 사장,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으니 빨리 처리해!”그들은 이민혁의 싸움 실력을 본인들이 상대하기에는 버겁다는 걸 알기에 유천이 빨리 나서서 처리하기를 바랐다.하지만 유천은 전에 장호와 민경호가 모두 이씨 성을 가진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고, 이민혁의 말이 사실임을 알기에 얼굴이 창백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이민혁이 소문으로 들었던 그 젊은이라면 네 사람이 결코 무사하게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민혁은 얼굴이 창백해진 유천을 보고는 웃으면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물었다.“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한테 연락해서 확인까지 시켜줘야 하나?”이때 유천은 겁에 질린 얼굴로 갑자기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 잘못했습니다. 아까는 제가 눈이 멀어서 높으신 분한테 무례하게 행동했습니다, 제발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십시오.”유천은 이민혁이 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까지 안다는 걸 보면 그 전설 속의 인물이 틀림없는 것 같아 목숨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고기명과 친구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던 유천이 갑자기 몇 마디에 무릎까지 꿇자,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다.고기명이 먼저 멀뚱멀뚱 유천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유

  •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제509화

    이민혁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넌 또 누구야?”유천은 어이없는 듯 웃었다.“서경에서 나 유천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유천? 처음 들어보는데?”유천은 그 말에 안색이 완전히 굳어졌다.“좋게 해결하려고 했더니 이렇게 건방지게 나오면 나도 더 이상 못 참지!”고기명도 이민혁의 도발에 더욱 화가 났다.“유 사장, 당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유천은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장사꾼인지라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면서 차갑게 말했다.“고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하는 거야? 당장 이분들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여기서 두 발로 걸어 나갈 수 없도록 만들 테니까 조심해!”이민혁도 인상을 팍 쓰면서 말했다.“사과? 먼저 건방지게 행동하면서 다른 사람 심기를 건드린 건 저놈들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지? 당신이 저놈들 정신 차리게 한다면 나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게. 그렇지 않다면 네 사람 모두 다시는 서경에서 발을 붙이고 살지 못하게 될 거야!”고기명과 친구들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유천에게 한마디씩 했다.“유 사장, 건방지게 떠드는 걸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아?”“유 사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저놈이 다시는 건방진 말을 못 하도록 당장 처리해!”하지만 유천은 오랫동안의 사업 경력으로 보아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반응하는 이민혁이 믿는 구석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이민혁을 떠보기로 마음먹었다.“젊은이, 쓸데없는 유혈 사태는 피해야 하지 않겠어? 당신이 강호 쪽 사람이라면 얼른 이름을 말해.”이민혁은 그 말에 유천을 더 비웃었다.“당신 보아하니 강호 쪽 사람인 것 같은데 어디 함부로 겁도 없이 내 이름을 묻는 거지?”유천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당신 설마 민씨 가문에 대해서 아는 거야? 장호에 대해서 아는 거야?”“그럼, 네가 민씨 가문의 사람인 건가?”하지만 유천은 쉽게 답할 수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몇 년 전, 민씨 가문이 정씨 가문,

  •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제508화

    고기명은 마설현이 계속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더 이상 볼 것 없으니 그냥 때려!”그 말에 노호와 석한은 술병을 집어 들고 이민혁을 에워쌌다.마설현은 놀라서 소리쳤다.“뭐 하는 거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백수민은 마설현을 끌고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너 미쳤어? 그냥 겁주는 거잖아!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학교에 알려지면 복잡해지니까 빨리 돌아가자!”그녀들이 나가자, 이민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친구 여동생 앞이라 너희들 체면을 세워줬더니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고 까부는 거야?”그 말에 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제기랄, 아무것도 아닌 놈이 죽지 못해서 안달 났네!”이민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발로 고기명을 구석으로 걷어차 버렸고, 소파에 천천히 걸터앉으면서 말했다.“이놈들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제멋대로 날뛰네!”노호와 석한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서 멍해 있었고, 고기명은 괴로운 듯 얼굴을 감싸 쥐면서 발악했다.“감히 날 때려? 넌 오늘 끝났어!”“그래, 네가 뭘 하든 기꺼이 상대해 줄게.”이민혁은 남자들이 돈만 믿고 싹수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이때, 고기명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누군가에게 급히 연락했다.“유 사장, 내가 황족 노래방에서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모르는 놈한테 맞았는데 당신은 지금 어디서 뭐 하는 거지?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처리할 줄 알아!”잠시 후, 고기명은 전화를 끊고 이민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넌 끝났어! 오늘 널 내 앞에 무릎 꿇게 못 하면 내가 네 성을 따르지.”“하하하! 난 너같이 재수 없는 아들을 둘 생각이 없는데?”고기명은 계속되는 비꼬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딱 기다려! 유 사장이 오고 나서도 당당할 수 있는지 보자고!”“유 사장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너 같은 놈이 알 수가 없지! 유천이라고 황족 노래방의 대표이자 서

  •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제507화

    고기명은 썩은 웃음을 한번 짓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서경에서 누가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내가 만든 자리를 망치려고!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그러자 백수민이 마설현에게 말했다.“설현아, 네 맘은 알겠지만 더 이상 고 대표님 심기 건드리지 말고 빨리 보내.”백수민은 고기명과 친구가 된 반년 동안 그의 주변 부자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그에게서 값비싼 선물과 돈도 받았었다.그녀는 젊고도 돈 많은 부자를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해서든 고기명의 마음을 사로잡아 남은 인생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려고 마음먹었다.그래서 백수민은 갑자기 나타난 이민혁 때문에 고기명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그녀는 부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별 볼 일 없는 이민혁을 감싸고 도는 마설현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설현은 끝까지 방을 나가려고 했다.“됐어, 민혁 오빠랑 먼저 갈 테니 재밌게 놀아!”마설현과 이민혁이 방을 나가려고 일어서자, 석한이 벌떡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이민혁 씨, 오늘 당신이 두 발로 방을 빠져나간다면 내가 당신 성을 따르지.”마설현은 그의 선포에 놀랐다.“뭐 하려는 거야?”노호도 덩달아 일어나면서 소리쳤다.“네가 막무가내로 나오는데 우리도 네 체면을 세워줄 필요 없는 거 아니야?”그러자 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설현아,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너 먼저 가.”백수민은 당당한 이민혁의 말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웃겨! 당신이 뭐라고 여기를 맡기고 가라는 거죠?”마설현은 무례한 백수민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민혁 오빠, 안 돼요! 같이 가야죠!”고기명은 계속되는 고집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설현, 그만해! 수민이만 아니었으면 진작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이때 김하늘과 우하영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일어나서 말렸다.“설현아, 그만해! 고 대표님도 진정하시고 오늘은 시간도 늦었으니 헤어지고 다음에 기분 좋게 또 마셔요.”백수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미

  •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제506화

    마설현의 말에 세 남자는 서로를 한 번 쳐다보았다.노래를 부르던 남자가 마이크를 내려놓고 소파에 앉으면서 이민혁에게 물었다.“설현이 친구면 뭐라고 불러야죠?”“이민혁입니다.”그러자 백수민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마설현에게 말했다.“마설현, 사람이 왔으면 네가 소개를 해줘야지.”“아는 사이에 그냥 놀면 되지 무슨 소개가 필요해.”백수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민혁에게 말했다.“그러면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수민은 노래를 부르던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이분은 JS그룹의 고기명 대표님이신데 자신이 600억 원 정도 되고 저와는 오래된 친구 사이입니다.”“고 대표님, 안녕하세요.”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고, 고기명은 그저 웃기만 했다.“그리고 이분은 HT그룹 노호 사장님이시고 연봉이 6억 원 정도 되십니다.”“노 사장님, 안녕하세요.”“마지막으로 이분은 음료를 만드는 에너지 회사의 석한 대표님이시고 연간 매출이 100억 원이 넘습니다.”“석 대표님, 안녕하세요.”백수민은 소개를 하면서 자기가 이러한 고위계층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어깨가 으쓱했다.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고기명이 물었다.“이민혁 씨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지금은 별일 없이 한 기업의 잔심부름을 하고 있습니다.”이민혁은 KP그룹에서 아직 제대로 된 직함이 없어 잔심부름을 해준다고 말했다.고기명은 그를 비웃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테이블 위의 양주 몇 병을 가리켰다.“이민혁 씨, 테이블 위에 있는 이 술들이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나요?”이민혁은 어깨를 한번 들썩이더니 말했다.“글쎄요, 제가 양주는 잘 안 마셔서 모르겠네요.”고기명은 계속 비꼬면서 말했다.“양주 몇 병에 600만 원 이상이 나오니까, 오늘 전체 소비가 적어도 1000만 원은 나오겠네요.”이민혁은 고기명의 돈 자랑에도 끄떡없이 웃으면서 말했다.“역시 사장님들이라 그런지 규모가 남다르시네요, 대단하세요!”이민혁이 살짝 비꼬면서 말하자, 고기명의 얼굴이 급

  •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제505화

    남지유는 이민혁에게 퉁명스럽게 물었다.“민혁 씨, 또 무슨 일이에요?”이민혁은 미안한 표정으로 답했다.“마장현의 여동생이 급한 일이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녀는 얼굴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면서 이민혁의 팔을 붙잡았다.“그래요, 선영이랑 좋은 시간 보냈으니, 이제는 대학생을 만나러 가는 건가요?”이민혁은 그녀의 말이 황당하기만 했다. “무슨 소리예요? 친구 동생일 뿐이에요.”남지유는 이민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계속 물었다.“그럼, 중해에서 선영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거죠?”이민혁은 황급히 답했다.“맹세하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요.”“선영이도 민혁 씨랑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그래도 명색에 연예인이잖아요.”이민혁은 몹시 당황했지만, 더 이상의 해명을 하지 않고 급하다는 핑계로 빠져나왔다.“설현이가 지금 급하다고 연락이 와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남지유는 이민혁이 떠난 후에도 한참 동안 소파에 기대어 한숨만 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오선영이 이민혁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민혁이 중해에 가 있던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속 시원하게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서 엄청 괴로웠다.이민혁의 공식 여자 친구로서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들을 대하고 싶어도 엄청난 능력과 매력을 겸비한 이민혁을 여자들이 결코 가만히 놔두지 않아 신경 쓰이고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그럼에도 남지유는 자기의 선택을 원망도 후회도 할 수 없었고 이민혁을 믿고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녀는 생각을 정리한 후, 소파에 누운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이민혁은 떠나기 전, 그는 마설현에게 문자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마설현의 말로는 백수민이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자기를 포함한 세 명의 룸메이트를 데리고 나갔고 백수민의 친구들이 2차로 기어코 노래방을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했다.하지만 과음으로 인해 수위와 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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