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이민혁은 곽진수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저희가 아는 사이였던가요?”“각하, 얼마 전 저도 민씨 가문에서 마련한 연회에 참석했었습니다. 하여 영광스럽게도 각하의 위대한 업적을 제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곽진수가 전전긍긍하며 말을 이어나갔다.그날의 전투는 정말 곽진수에게 모멸 되지 못할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하늘의 신이 인간 세상에 강림한듯한 이민혁은 마화되어 이미 성역 급의 수준이 된 민경호를 제압하여 죽여버렸으니 이는 간단한 위압이 아니었다.이민혁 정도의 강자는 곽진수가 평생 노력해도 도달할 수 없는 높이었고 평생 우러러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그러자 이민혁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연회장에는 몇백 명의 사람들이 참석했기에 모든 사람을 기억할 수는 없었다.“보아하니 유조포가 모시고 왔나 보네요?”이민혁이 천천히 말하자 곽진수가 다급히 손사래를 치며 변명을 늘어놓았다.“아닙니다. 제가 어찌 감히 그러겠습니까. 그저 유조포가 공장의 설비와 건물을 망가뜨린 사람이 주먹까지 휘둘렀다고 도와달라고 간절히 부탁하니 한번 와본 것 뿐입니다. 그런데 각하께서 이곳에 있을 줄 정말 몰랐습니다.”“그럼 당신은 여전히 유조포의 말을 믿는 겁니까?”이민혁이 담담히 묻자 곽진수는 화들짝 놀라 1초 만에 답했다.“그럴 리가 없죠. 각하와도 같은 대인물이 어찌 유조포와 같은 쓰레기와 엮이겠습니까? 무조건 저 유조포가 잘못했으니까 각하를 불러들였겠죠. 각하께서는 말만 하십시오. 제가 저 유조포에게 엄벌을 내리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유조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고 결국 그는 그대로 그 자리에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유조포는 그제야 이민혁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를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유조포에게는 곽진수가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곽진수와 같은 인물도 무릎을 꿇을 정도의 인물이라면 이 사람의 신분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었다.자신이 이토록 큰 인물을 건드렸다는 생각에 유조포는 하늘과 땅이 빙빙
“당신도 무도회 구성원이죠?”그러자 곽진수가 곧바로 답했다.“네, 맞습니다.”“그래.”이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천천히 말을 덧붙였다.“동양시, 그것도 당신 보호 아래에 이런 조폭이 생겼으니 당신의 책임도 막중하다고 봅니다. 회장으로서 돌아가서 한 달 동안 나오지 말고 잘 반성하기 바랍니다. 혹시 이의 있나요?”“전 의견이 없습니다. 저에게도 당연히 책임이 있으니 달게 벌을 받겠습니다.”곽진수가 다시 무릎을 꿇으며 답했다.그러자 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태도를 받아들였다.“큰일이 나지 않은 점에서 가볍게 벌을 내리지만 만약 앞으로도 동양시에 이런 사람이 나타나면 그때는 정말 엄하게 처벌할 것입니다.”“네, 각하. 꼭 각하의 교훈을 받아들이고 잘 반성하여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장담하겠습니다.”이윽고 이민혁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김지웅에게 말을 건넸다.“빨리 사람을 찾아서 광석을 다시 화물차에 싣고 해호섬으로 가도록 하시죠.”“네, 각하.”김지웅은 전보다도 더 공손하게 답했다.말을 마치고 이민혁이 현장을 쓱 훑어보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고개를 떨구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제야 그는 만족한 듯 현장을 떠났다.곽진수는 이민혁이 떠나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유조포의 부하들을 한 명씩 호되게 내리쳤다.“이 쓰레기 같은 자식들, 각하의 말씀은 모두 들었을 테니 앞으로 누가 감히 또 이런 나쁜 짓을 하면 그때는 제일 먼저 너희들부터 죽여버릴 줄 알아.”유조포와 그의 부하들은 입을 꾹 다물고 하나같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당장 저분들에게 배상금을 물어주고 화물차에 광석을 싣는 걸 도와주고 화물을 실어가. 1분이라도 지연되면 너희들 다리를 뭉개버릴 테니까.”곽진수의 호통에 유조포는 다급히 김지웅에게 18억을 보내주고 또 모든 사람을 동원하여 전복된 차량을 들어 올려 수리하며 화물을 적재하는 것을 도왔다.이제는 몸이 아프다고 느끼는 사람도 없었고 하나같이 전부 열심히 일에 매진했다.그들은 곽진수가 무서
이때 중앙에 수백 개의 부문이 연결되어 있는 신비한 법진이 나타났다. 이름은 육망성. 이민혁이 법진 가운데에서 영적인 에너지를 주입하자 밝은 빛이 번쩍이더니 중앙을 중심으로 화염이 일었다.이민혁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광석을 하나하나 법진으로 던져넣었다.광석은 불에 닿자 곧바로 재가 되었다. 그러나 그 안의 순금은 그대로 남아 법진 안에 떨어졌다.그렇게 장장 두 시간 동안 이민혁은 모든 광석을 순금과 맞바꿨다.이제부터가 중요하다.이민혁은 법진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끊임없이 영적인 에너지를 주입했다. 그러자 법진의 불길은 점점 더 거세져 순금 중의 잡질을 모두 제거했다.이곳엔 시간을 나타내는 그 무엇도 없어 얼마나 지났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한참 뒤, 드디어 법진에서 금빛으로 반짝거리는 금속 덩어리가 나왔다.이것이 바로 가장 순수한 금.이민혁은 숨을 한 번 내쉬고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장시간 에너지를 쓴 탓에 그도 견디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큰일을 마치고 긴장이 풀린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깊은 잠이 들었다.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땐 이미 회복을 마쳐 몸에 기운이 넘쳤다. 이런 걸 보면 진용결이 신기하긴 하다.용족은 잠을 많이 자는 종족이다. 아마 그들이 살아온 지나치게 무료한 긴 세월 동안 점점 그렇게 변한 듯하다.때문에 진용결이 잠에 들었을 땐 스스로 수련을 하기도 했다. 비록 전문적인 명상 수현보단 빠르지 못하지만 나름 괜찮았다.휴식을 마친 이민혁은 다시 작업을 개시했다.그는 먼저 영능을 이용해 순금을 다섯 개의 육각형의 정육면체로 나누었다.그중 네 개는 높이가 한 자고 두께가 30센티미터였다. 나머지 하나는 그보다 더 두껍게 몸체도 컸는데 형태가 아예 달랐다.작업을 마치고 남은 금을 보며 이민혁은 생각에 잠겼다.한참 후, 그는 뭔가 결심한 듯 계속하여 법진에 에너지를 주입했다. 영능을 머금은 불길이 다시금 거세게 타올랐다.영겁의 시간 끝에 법진 속 순금과 이민혁의 집중력, 그리고 화염의 조화로 마침내 참수뇌인
이 뇌인은 이민혁과 감응해 이미 파괴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좋은 물건이었다. 무기에 속성을 넣는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 전문적인 연금술사만이 할 수 있었다. 속성을 부여받은 무기는 하나의 능력을 더 부여받은 거나 마찬가지라 전투력도 엄청나게 상승했다.파괴 속성은 강한 상대에게도 위협적인 속성이었다. 이것만 있다면 이민혁은 절대적으로 우세하였다. 아무리 좋은 방패여도 이 칼에 맞으면 금세 부서질 것이었다. 성역 이하의 등급은 즉사한다고 봐도 무방했다.“좋네.”이민혁이 찬탄했다. 연금술사가 아님에도 속성이 있는 무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그는 한참 감상한 뒤에야 칼을 내려놓고 정금 기둥 다섯 개를 챙겨 초공간에서 나와 방으로 돌아왔다. 시간을 확인한 그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사나흘 정도 지난 줄 알았더니 이미 28일이 지나갔다. 잠깐 생각한 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했다.초공간의 시간은 현실 세계와는 다르게 흘러갔다. 사건의 흐름이 늦은 곳의 시간은 자연히 더 늦게 흘러갈 것이다.처음 초공간에 들어갔을 때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한참 뒤에야 겨우 초공간에 적응할 수 있었다.생각을 마친 그가 작게 웃었다. 그때 남지유가 들어와 이민혁을 보고는 급히 물었다.“어디 갔던 거예요, 걱정했잖아요.”“수련한다고 했잖아요.”“사나흘 정도 걸린다더니 한 달이나 안 보였잖아요.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일이 복잡해져서 오래 걸렸어요. 걱정 마요.”남지유가 숨을 길게 내쉬고는 이민혁과 잠깐 담소를 나눴다. 그녀가 떠난 뒤 이민혁은 조각칼 하나를 생성해 정금 기둥에 문자를 새겨넣기 시작했다. 한 번 칼질할 때마다 조각칼이 빛나면서 기둥에 문자를 새겨넣었다.그렇게 이민혁을 종일 조각했다. 기둥에는 이미 문자들로 빼곡해 신비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민혁은 자세히 검토한 뒤 기둥을 가지고 밖으로 나왔다.그는 먼저 해호섬의 동서남북, 네 귀퉁이에 기둥을 꽂은 뒤 섬의 중간 부분에 가장 굵은 기둥을 꽂아 넣었다. 기둥이 완전히 흙
양예찬과 백오경이 잇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은 정말 충분히 복에 겨운 곳이라는 명칭에 걸맞은 곳이다.바로 그때, 양예찬이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 들어 확인하더니 입을 열었다.“집사님, 임무가 생긴 것 같은데요?”“뭐라고? 대체 쉬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이민혁이 불만스러운 듯 투덜거렸다.양예찬은 말을 마치자마자 사무실로 달려갔고 이민혁도 어쩔 수 없이 그를 뒤따랐다.백오경과 추소경은 서로 힐끗 쳐다보고는 각자 자리를 떴다.이민혁이 사무실에 도착하자 그 시각, 양예찬은 이미 컴퓨터 앞에 서 있었다.“집사님께 보고드립니다. 본부에서 낸 명령에 따라 강구시에서 초자연적인 일이 발생했으니 본부에서 처리해달라고 명이 내려왔습니다.”“뭐라고? 초자연현상?”“주어진 정보에 의하면 누군가가 흡혈하는 방식으로 세 사람을 연달아 죽이고 도망쳤다고 합니다. 현지 경찰과 특근들 모두 처리할 수 없는 사건이라 저희 초방위국에 이관 신청한 겁니다.”“미친.”이민혁은 욕지거리를 내뱉었지만, 그도 엄연히 월급을 받는 직원인데 무슨 방도가 있겠는가.이민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씁쓸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가보도록 하지. 제발 너무 복잡한 사건은 아니길.”양예찬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캐리어를 챙기고 이민혁과 함께 차를 몰고 해호섬을 떠났다.강구시는 진무도 안에 소속된 도시인데 서경시와 200여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다. 하여 이민혁은 차에 올라타자마자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고 운전을 도맡은 양예찬은 전속력으로 페달을 밟았다.세 시간 뒤, 두 사람은 드디어 강구시에 도착했고 특경대대에서 세 구의 시체를 발견했다.특경대대의 대장은 40 후반으로 매우 야무져 보이는 남성이었는데 이름은 박원호이다.박원호는 이민혁과 양예찬에게 사건의 경과를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사실 특별한 사건 경과도 없었다. 모두 신고를 접한 뒤 시체를 찾은 거라 현재는 범인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오리무중인 셈이다.하지만 세 개의 사건 현장에서 모두 해골 모양의 자국을 발견할 수
이민혁은 천천히 눈을 감더니 이내 그의 손에는 여러 개의 주문이 연달아 생기더니 그는 두 손바닥을 부딪치며 주문을 외쳤다.“타임슬립!”이는 매우 높은 단계의 법술이므로 방대한 영능과 정신력의 조합이 이루어져야 주문을 걸 수 있다. 하여 성역 이상의 사람만이 이 능력을 갖출 수 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민혁의 눈앞에는 여러 폭의 장면이 훤히 나타났다.화면 속에는 30여 살 정도 돼 보이는 흉포한 표정을 한 남자가 마치 거지처럼 낡아빠진 옷을 입고는 방문을 부수고 집에 쳐들어온 장면이 들어있었다.이 집의 주인은 싱글 여성이었는데 그녀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고 남자는 맹수처럼 여성을 덮치더니 그대로 여자를 자신의 몸 아래에 깔아 미친 듯이 몸을 물어뜯기 시작했다.여자는 처참한 울부짖음 속에서 서서히 죽어갔고 그녀의 빨간 혈액은 전부 남자의 배속에 흘러 들어갔다.피를 전부 빨고 나서야 남자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그때, 남자의 몸이 점점 변형하기 시작하더니 몸의 근육이 울퉁불퉁 부풀어 올랐고 그의 몸에 걸쳐있던 원래도 낡아빠진 옷은 부풀어버린 몸에 그대로 찢겨버렸다.이윽고 남자는 잔뜩 흥분하여 여자의 시체 옆에 해골 모양의 도안을 그리고서야 자리를 떴다.여기까지 확인한 이민혁은 타임슬립을 회수하고 밖에 걸어 나왔다.“어떻습니까? 좀 진전이 있나요?”박원호는 비록 이민혁과 양예찬보다 나이가 훨씬 많지만 누가 봐도 그는 두 사람을 무척 두려워하고 있는 모습인지라 그들을 대하는 말투도 매우 조심스러웠다.그러자 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네, 새로 얻게 된 정보가 있으니 몽타주 아티스트 좀 불러와요. 제가 용의자 몽타주 그릴 거든요.”“정말 단서가 생겼다고요?”박원호는 조금 믿기 어려웠다.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박원호도 다시 정신줄을 붙잡고 다급히 경찰 측 몽타주 아티스트 전문가에게 전화를 건 후, 이민혁과 양예찬을 데리고 특경대대로 돌아갔다.초방위국의 지위가 워낙 특수한지라 몽타주 아티스트도 곧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숲에서 나와 산기슭에 이르렀는데, 바닥에 찍힌 발자국을 분석한 결과 김홍수는 산 위로 올라간 것 같다.이민혁과 양예찬은 계속 전진하려고 했지만 바로 그때, 숲속에서 세 남자와 두 여자가 나타나 이민혁과 양예찬과 마주쳤다.“여기에도 사람이 있다고?”이곳은 이미 깊은 산속이었기에 이민혁한테도 현재 상황은 상당히 의외였다.갑자기 나타난 다섯 사람도 의아해하며 그들에게 다가왔다.하나같이 명품 등산복에 각종 장비를 착용한 이들 중 2명은 엽총까지 들고 있었다.그때, 그중 한 명이 먼저 그들에게 다가오며 말을 건넸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저희는 그저 사냥하러 온 것뿐이에요.”“이곳에서는 사냥이 불법인 것 같은데요?”이민혁이 의아해하며 묻자 옆에 있던 네 사람 모두 웃음을 터뜨렸고 그중 한 여자가 남자를 소개하기 시작했다.“이분은 우리 강구시 시장 집안의 조정철, 조 도련님이십니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실 수 있죠.”“그렇군요, 그럼 계속하세요.”이민혁과 양예찬은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자리를 뜨려 했다.그러자 그때, 조정철이 그들을 불러세웠다.“당신들은 뭐하러 온 겁니까?”“저희는 그저 산악인입니다.”이민혁이 답하자 조정철은 이민혁과 양예찬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닐 텐데, 아무것도 안 챙기고 박스 하나만 들고요?”“저희는 그저 취미생활일 뿐이라 그쪽들과 비교할 수 없어서요.”이민혁이 싱긋 웃어 보이자 조정철은 껄껄 웃으며 제안을 건넸다.“그럼 이렇게 합시다. 저희 따라오세요. 저희는 이곳에서 자주 놀러 나오는지라 등산 정도는 우리에겐 아무것도 아니거든요.”“아닙니다. 저희끼리 놀면 돼요.”이민혁이 단호하게 거절하자 그때 한 남자가 나섰다.“조 도련님이 너를 데리고 놀겠다는 건 네 체면을 세워주는 거야, 알겠어?”“죄송하지만 정말 필요 없어요.”결국, 이민혁이 마지못해 다시 정중히 거절했다.그러자 조정철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자, 그냥 따라오세요. 여기는 맹수가 출몰하기
그러자 발걸음을 멈춘 이민혁이 고개를 돌리더니 눈살을 찌푸렸다.“제발 말 좀 들으면 안 될까?”“어디서 훈계질이야! 네가 뭔데 감히 우리 정철 도련님의 일에 참견해?”총을 든 남자가 버럭 화를 내자 그 옆에 있던 여자도 기회를 놓칠세라 말을 덧붙였다.“너나 잘해. 어디서 도련님한테 명령이나 하고 앉아있어. 정말 웃겨.”“난 정말 호의로 한 말이니까 듣기 싫으면 듣지 말고.”이민혁도 더 이상 그들과 실랑이하기 귀찮았기에 대수롭지 않게 말을 내뱉고는 계속 갈 길을 갔다.그때 조정철이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질렀다.“거기 서!”그러자 이민혁이 한숨을 푹 내쉬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이번엔 또 뭐?”“내가 보기엔 너희가 훨씬 의심스러워. 당장 말해, 여기엔 뭐 하러 왔어? 제대로 말 못 하면 감옥에 들어갈 준비나 해.”조정철이 싸늘한 목소리로 으름장을 놓자 결국 보다 못한 양예찬이 먼저 나서 초방위국 사원증을 꺼내 보여주며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초방위국에서 사건 처리 중입니다. 관계자 외 출입 금지입니다.”사원증을 살펴보던 조정철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비아냥거렸다.“뭐? 초방위국? 난 왜 못 들어봤지?”“그건 네 자격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야.”이민혁이 대수롭지 않은 듯 덤덤하게 말하자 그 말에 격노한 조정철이 총구를 이민혁에게 겨눴다.“내 자격이 부족하다고? 난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너를 쏴 죽일 수 있는데?”“난 안 믿어.”심드렁한 반응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조정철은 즉시 총구를 이민혁에게 겨누고 당장이라도 총을 쏠 심산이었다.그러자 옆에 있던 여자 한 명이 다급히 달려와 그를 말렸다.“도련님, 총 쏘지 말아요. 오늘은 우리 놀러 온건에 정말 사람이 죽으면 다들 기분이 찝찝하잖아요.”여자의 설득이 정말 먹혔는지 조정철은 천천히 총기를 내려놓더니 다시 이민혁을 바라보았다.“산에서만 나가면 내가 제대로 본때를 보여줄 거야.”“그러든가.”이민혁은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기에 덤덤히 답하고는 계속하여 양예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