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중앙에 수백 개의 부문이 연결되어 있는 신비한 법진이 나타났다. 이름은 육망성. 이민혁이 법진 가운데에서 영적인 에너지를 주입하자 밝은 빛이 번쩍이더니 중앙을 중심으로 화염이 일었다.이민혁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광석을 하나하나 법진으로 던져넣었다.광석은 불에 닿자 곧바로 재가 되었다. 그러나 그 안의 순금은 그대로 남아 법진 안에 떨어졌다.그렇게 장장 두 시간 동안 이민혁은 모든 광석을 순금과 맞바꿨다.이제부터가 중요하다.이민혁은 법진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끊임없이 영적인 에너지를 주입했다. 그러자 법진의 불길은 점점 더 거세져 순금 중의 잡질을 모두 제거했다.이곳엔 시간을 나타내는 그 무엇도 없어 얼마나 지났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한참 뒤, 드디어 법진에서 금빛으로 반짝거리는 금속 덩어리가 나왔다.이것이 바로 가장 순수한 금.이민혁은 숨을 한 번 내쉬고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장시간 에너지를 쓴 탓에 그도 견디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큰일을 마치고 긴장이 풀린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깊은 잠이 들었다.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땐 이미 회복을 마쳐 몸에 기운이 넘쳤다. 이런 걸 보면 진용결이 신기하긴 하다.용족은 잠을 많이 자는 종족이다. 아마 그들이 살아온 지나치게 무료한 긴 세월 동안 점점 그렇게 변한 듯하다.때문에 진용결이 잠에 들었을 땐 스스로 수련을 하기도 했다. 비록 전문적인 명상 수현보단 빠르지 못하지만 나름 괜찮았다.휴식을 마친 이민혁은 다시 작업을 개시했다.그는 먼저 영능을 이용해 순금을 다섯 개의 육각형의 정육면체로 나누었다.그중 네 개는 높이가 한 자고 두께가 30센티미터였다. 나머지 하나는 그보다 더 두껍게 몸체도 컸는데 형태가 아예 달랐다.작업을 마치고 남은 금을 보며 이민혁은 생각에 잠겼다.한참 후, 그는 뭔가 결심한 듯 계속하여 법진에 에너지를 주입했다. 영능을 머금은 불길이 다시금 거세게 타올랐다.영겁의 시간 끝에 법진 속 순금과 이민혁의 집중력, 그리고 화염의 조화로 마침내 참수뇌인
이 뇌인은 이민혁과 감응해 이미 파괴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좋은 물건이었다. 무기에 속성을 넣는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 전문적인 연금술사만이 할 수 있었다. 속성을 부여받은 무기는 하나의 능력을 더 부여받은 거나 마찬가지라 전투력도 엄청나게 상승했다.파괴 속성은 강한 상대에게도 위협적인 속성이었다. 이것만 있다면 이민혁은 절대적으로 우세하였다. 아무리 좋은 방패여도 이 칼에 맞으면 금세 부서질 것이었다. 성역 이하의 등급은 즉사한다고 봐도 무방했다.“좋네.”이민혁이 찬탄했다. 연금술사가 아님에도 속성이 있는 무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그는 한참 감상한 뒤에야 칼을 내려놓고 정금 기둥 다섯 개를 챙겨 초공간에서 나와 방으로 돌아왔다. 시간을 확인한 그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사나흘 정도 지난 줄 알았더니 이미 28일이 지나갔다. 잠깐 생각한 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했다.초공간의 시간은 현실 세계와는 다르게 흘러갔다. 사건의 흐름이 늦은 곳의 시간은 자연히 더 늦게 흘러갈 것이다.처음 초공간에 들어갔을 때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한참 뒤에야 겨우 초공간에 적응할 수 있었다.생각을 마친 그가 작게 웃었다. 그때 남지유가 들어와 이민혁을 보고는 급히 물었다.“어디 갔던 거예요, 걱정했잖아요.”“수련한다고 했잖아요.”“사나흘 정도 걸린다더니 한 달이나 안 보였잖아요.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일이 복잡해져서 오래 걸렸어요. 걱정 마요.”남지유가 숨을 길게 내쉬고는 이민혁과 잠깐 담소를 나눴다. 그녀가 떠난 뒤 이민혁은 조각칼 하나를 생성해 정금 기둥에 문자를 새겨넣기 시작했다. 한 번 칼질할 때마다 조각칼이 빛나면서 기둥에 문자를 새겨넣었다.그렇게 이민혁을 종일 조각했다. 기둥에는 이미 문자들로 빼곡해 신비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민혁은 자세히 검토한 뒤 기둥을 가지고 밖으로 나왔다.그는 먼저 해호섬의 동서남북, 네 귀퉁이에 기둥을 꽂은 뒤 섬의 중간 부분에 가장 굵은 기둥을 꽂아 넣었다. 기둥이 완전히 흙
양예찬과 백오경이 잇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은 정말 충분히 복에 겨운 곳이라는 명칭에 걸맞은 곳이다.바로 그때, 양예찬이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 들어 확인하더니 입을 열었다.“집사님, 임무가 생긴 것 같은데요?”“뭐라고? 대체 쉬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이민혁이 불만스러운 듯 투덜거렸다.양예찬은 말을 마치자마자 사무실로 달려갔고 이민혁도 어쩔 수 없이 그를 뒤따랐다.백오경과 추소경은 서로 힐끗 쳐다보고는 각자 자리를 떴다.이민혁이 사무실에 도착하자 그 시각, 양예찬은 이미 컴퓨터 앞에 서 있었다.“집사님께 보고드립니다. 본부에서 낸 명령에 따라 강구시에서 초자연적인 일이 발생했으니 본부에서 처리해달라고 명이 내려왔습니다.”“뭐라고? 초자연현상?”“주어진 정보에 의하면 누군가가 흡혈하는 방식으로 세 사람을 연달아 죽이고 도망쳤다고 합니다. 현지 경찰과 특근들 모두 처리할 수 없는 사건이라 저희 초방위국에 이관 신청한 겁니다.”“미친.”이민혁은 욕지거리를 내뱉었지만, 그도 엄연히 월급을 받는 직원인데 무슨 방도가 있겠는가.이민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씁쓸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가보도록 하지. 제발 너무 복잡한 사건은 아니길.”양예찬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캐리어를 챙기고 이민혁과 함께 차를 몰고 해호섬을 떠났다.강구시는 진무도 안에 소속된 도시인데 서경시와 200여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다. 하여 이민혁은 차에 올라타자마자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고 운전을 도맡은 양예찬은 전속력으로 페달을 밟았다.세 시간 뒤, 두 사람은 드디어 강구시에 도착했고 특경대대에서 세 구의 시체를 발견했다.특경대대의 대장은 40 후반으로 매우 야무져 보이는 남성이었는데 이름은 박원호이다.박원호는 이민혁과 양예찬에게 사건의 경과를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사실 특별한 사건 경과도 없었다. 모두 신고를 접한 뒤 시체를 찾은 거라 현재는 범인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오리무중인 셈이다.하지만 세 개의 사건 현장에서 모두 해골 모양의 자국을 발견할 수
이민혁은 천천히 눈을 감더니 이내 그의 손에는 여러 개의 주문이 연달아 생기더니 그는 두 손바닥을 부딪치며 주문을 외쳤다.“타임슬립!”이는 매우 높은 단계의 법술이므로 방대한 영능과 정신력의 조합이 이루어져야 주문을 걸 수 있다. 하여 성역 이상의 사람만이 이 능력을 갖출 수 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민혁의 눈앞에는 여러 폭의 장면이 훤히 나타났다.화면 속에는 30여 살 정도 돼 보이는 흉포한 표정을 한 남자가 마치 거지처럼 낡아빠진 옷을 입고는 방문을 부수고 집에 쳐들어온 장면이 들어있었다.이 집의 주인은 싱글 여성이었는데 그녀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고 남자는 맹수처럼 여성을 덮치더니 그대로 여자를 자신의 몸 아래에 깔아 미친 듯이 몸을 물어뜯기 시작했다.여자는 처참한 울부짖음 속에서 서서히 죽어갔고 그녀의 빨간 혈액은 전부 남자의 배속에 흘러 들어갔다.피를 전부 빨고 나서야 남자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그때, 남자의 몸이 점점 변형하기 시작하더니 몸의 근육이 울퉁불퉁 부풀어 올랐고 그의 몸에 걸쳐있던 원래도 낡아빠진 옷은 부풀어버린 몸에 그대로 찢겨버렸다.이윽고 남자는 잔뜩 흥분하여 여자의 시체 옆에 해골 모양의 도안을 그리고서야 자리를 떴다.여기까지 확인한 이민혁은 타임슬립을 회수하고 밖에 걸어 나왔다.“어떻습니까? 좀 진전이 있나요?”박원호는 비록 이민혁과 양예찬보다 나이가 훨씬 많지만 누가 봐도 그는 두 사람을 무척 두려워하고 있는 모습인지라 그들을 대하는 말투도 매우 조심스러웠다.그러자 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네, 새로 얻게 된 정보가 있으니 몽타주 아티스트 좀 불러와요. 제가 용의자 몽타주 그릴 거든요.”“정말 단서가 생겼다고요?”박원호는 조금 믿기 어려웠다.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박원호도 다시 정신줄을 붙잡고 다급히 경찰 측 몽타주 아티스트 전문가에게 전화를 건 후, 이민혁과 양예찬을 데리고 특경대대로 돌아갔다.초방위국의 지위가 워낙 특수한지라 몽타주 아티스트도 곧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숲에서 나와 산기슭에 이르렀는데, 바닥에 찍힌 발자국을 분석한 결과 김홍수는 산 위로 올라간 것 같다.이민혁과 양예찬은 계속 전진하려고 했지만 바로 그때, 숲속에서 세 남자와 두 여자가 나타나 이민혁과 양예찬과 마주쳤다.“여기에도 사람이 있다고?”이곳은 이미 깊은 산속이었기에 이민혁한테도 현재 상황은 상당히 의외였다.갑자기 나타난 다섯 사람도 의아해하며 그들에게 다가왔다.하나같이 명품 등산복에 각종 장비를 착용한 이들 중 2명은 엽총까지 들고 있었다.그때, 그중 한 명이 먼저 그들에게 다가오며 말을 건넸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저희는 그저 사냥하러 온 것뿐이에요.”“이곳에서는 사냥이 불법인 것 같은데요?”이민혁이 의아해하며 묻자 옆에 있던 네 사람 모두 웃음을 터뜨렸고 그중 한 여자가 남자를 소개하기 시작했다.“이분은 우리 강구시 시장 집안의 조정철, 조 도련님이십니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실 수 있죠.”“그렇군요, 그럼 계속하세요.”이민혁과 양예찬은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자리를 뜨려 했다.그러자 그때, 조정철이 그들을 불러세웠다.“당신들은 뭐하러 온 겁니까?”“저희는 그저 산악인입니다.”이민혁이 답하자 조정철은 이민혁과 양예찬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닐 텐데, 아무것도 안 챙기고 박스 하나만 들고요?”“저희는 그저 취미생활일 뿐이라 그쪽들과 비교할 수 없어서요.”이민혁이 싱긋 웃어 보이자 조정철은 껄껄 웃으며 제안을 건넸다.“그럼 이렇게 합시다. 저희 따라오세요. 저희는 이곳에서 자주 놀러 나오는지라 등산 정도는 우리에겐 아무것도 아니거든요.”“아닙니다. 저희끼리 놀면 돼요.”이민혁이 단호하게 거절하자 그때 한 남자가 나섰다.“조 도련님이 너를 데리고 놀겠다는 건 네 체면을 세워주는 거야, 알겠어?”“죄송하지만 정말 필요 없어요.”결국, 이민혁이 마지못해 다시 정중히 거절했다.그러자 조정철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자, 그냥 따라오세요. 여기는 맹수가 출몰하기
그러자 발걸음을 멈춘 이민혁이 고개를 돌리더니 눈살을 찌푸렸다.“제발 말 좀 들으면 안 될까?”“어디서 훈계질이야! 네가 뭔데 감히 우리 정철 도련님의 일에 참견해?”총을 든 남자가 버럭 화를 내자 그 옆에 있던 여자도 기회를 놓칠세라 말을 덧붙였다.“너나 잘해. 어디서 도련님한테 명령이나 하고 앉아있어. 정말 웃겨.”“난 정말 호의로 한 말이니까 듣기 싫으면 듣지 말고.”이민혁도 더 이상 그들과 실랑이하기 귀찮았기에 대수롭지 않게 말을 내뱉고는 계속 갈 길을 갔다.그때 조정철이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질렀다.“거기 서!”그러자 이민혁이 한숨을 푹 내쉬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이번엔 또 뭐?”“내가 보기엔 너희가 훨씬 의심스러워. 당장 말해, 여기엔 뭐 하러 왔어? 제대로 말 못 하면 감옥에 들어갈 준비나 해.”조정철이 싸늘한 목소리로 으름장을 놓자 결국 보다 못한 양예찬이 먼저 나서 초방위국 사원증을 꺼내 보여주며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초방위국에서 사건 처리 중입니다. 관계자 외 출입 금지입니다.”사원증을 살펴보던 조정철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비아냥거렸다.“뭐? 초방위국? 난 왜 못 들어봤지?”“그건 네 자격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야.”이민혁이 대수롭지 않은 듯 덤덤하게 말하자 그 말에 격노한 조정철이 총구를 이민혁에게 겨눴다.“내 자격이 부족하다고? 난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너를 쏴 죽일 수 있는데?”“난 안 믿어.”심드렁한 반응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조정철은 즉시 총구를 이민혁에게 겨누고 당장이라도 총을 쏠 심산이었다.그러자 옆에 있던 여자 한 명이 다급히 달려와 그를 말렸다.“도련님, 총 쏘지 말아요. 오늘은 우리 놀러 온건에 정말 사람이 죽으면 다들 기분이 찝찝하잖아요.”여자의 설득이 정말 먹혔는지 조정철은 천천히 총기를 내려놓더니 다시 이민혁을 바라보았다.“산에서만 나가면 내가 제대로 본때를 보여줄 거야.”“그러든가.”이민혁은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기에 덤덤히 답하고는 계속하여 양예찬과
하지만 김홍수는 이제 고통마저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계속하여 고함을 지르며 뛰어왔다.500m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져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왔고 초능력 저격총은 이제 더 이상 그를 조준할 수 없게 되었다. 하여 양예찬은 초합금 비수를 꺼내 들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김홍수에게 달려들었다.이민혁은 옆에서 팔짱을 낀 채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대전을 흥미진진하게 감상하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순식간에 부딪혔고 김홍수의 얼굴이 잔뜩 구겨지더니 그의 두 주먹은 아무런 조짐도 없이 양예찬을 향해 힘껏 내리쳤다.비록 그 어떤 규범은 없었지만, 김홍수의 힘이 워낙 무궁무진한지라 내리꽂는 주먹마다 어마무시한 힘이 실려 양예찬도 매번 그의 공격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양예찬도 어쨌든 전문적인 전투 인원이기에 그의 무력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양예찬은 계속하여 김홍수의 공격을 피하는 동시에 그의 초합금 비수는 손에서 위아래로 쉴 새 없이 펄럭이며 김홍수의 몸에 끊임없이 상처를 냈다.충격을 받은 김홍수는 짐승처럼 사납게 고함을 지르며 양예찬에게 주먹을 휘둘렀다.두 사람의 대전은 상당히 흥미진진했다.싸움은 몇 분 동안 계속 지속되었고 양예찬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단칼에 김홍수의 심장을 찔렀다.이는 일반인에게 있어서는 치명타이고 상대가 수행자라 하여도 필연코 중상을 입을 수 있는 일격이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김홍수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고 오히려 양예찬의 가슴을 주먹으로 세게 내리쳤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양예찬은 피를 내뿜으며 십여 미터 날아가서야 멈추었다.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입가에 선혈이 계속 흐르는 걸 보니 상처가 절대 가볍지 않은 게 분명했다.하지만 양예찬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숨을 몇 번 돌린 후 다시 김홍수에게 사납게 달려들어 싸움을 이어나갔다.김홍수의 몸에는 이미 십여 개의 깊은 상처가 있었고 심장 위치에 생긴 상처는 더더욱 심각했다.하지만 그는 마치 아픔도, 후퇴도 모르는 것처럼 오히려 싸우면 싸울수록 더 용맹해져 양예찬의 실력으로는 점점
그러자 이민혁이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이 정도 영능은 남아있었지.”그 말을 들은 양예찬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그는 바위에 기대앉아 얼마 남지 않은 영능을 동원하여 상처를 제어하였다.그 시각, 뇌쇄 때문에 꼼짝없이 묶여버린 김홍수는 마치 속박당한 야수처럼 끊임없이 발버둥 쳤다. 그러나 그의 발악에도 이민혁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오로지 돌아다니며 그의 몸을 찬찬히 관찰했다.“김홍수, 넌 어쩌다가 이 모양이 된 거지?”이민혁이 물음을 건넸지만, 김홍수는 여전히 고함으로 그의 물음에 답했다.그러자 이민혁은 혀를 끌끌 찼다.“보아하니 이젠 남은 이성도 별로 없는 것 같구나.”곧이어 김홍수의 모든 상태를 체크한 이민혁은 다시 양예찬의 옆에 다가와 물었다.“이젠 무슨 절차가 남은 거지?”“당연히 소멸해야죠.”양예찬이 당연하다는 듯 답하자 이민혁도 어깨를 으쓱하며 수긍했다.“그래.”다시 김홍수의 눈앞에 다가온 이민혁은 그의 가슴팍에 박힌 해골 자국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어이, 해골교, 너희들 대장이 내 손에 죽은 건 알아?”“크악!”김홍수가 고함소리를 내자 이민혁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뭘 배워도 다 좋은데 왜 하필 해골교 신도로 들어가서는, 지금 네 꼴을 봐.”이민혁은 이제 대충 김홍수가 해골교의 모종 사술을 배워 점점 마화가 되어가며 이성을 잃어 살해행위를 했다는 것을 추측해 낼 수 있었다.쉬지 않고 피만 빨아먹는다면 그의 힘은 부단히 성장할 것이지만 동시에 그의 지력은 점점 퇴화할 것이다.하지만 이게 정말 가장 무서운 것이다. 만약 그를 계속하여 내버려두면 충분히 강대한 힘을 얻게 된다. 하지만 강대하기만 하고 이성이 없는 사람의 파괴력은 말로 이룰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다.그러나 김홍수는 아직 조금의 이성이 남아있는 상태이기에 도시에서는 오래 머물 수 없다고 판단되어 산으로 도망쳐 왔을 것이다.이곳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짐승이 있기에 충분히 피를 빨아먹어야 하는 그의 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