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혁은 상대하기 싫어서 웃기만 했다.유 대표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가 언제 누구한테 이렇게 호통을 맞아 본 적이 있겠는가, "네가 무슨 재주로 이렇게 까부는지 좀 봐야겠네.”그러자 매니저는 얼른 유 대표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유 대표님, 이분은 장건 장 사장님이세요. 탄광업을 하셔서, 몇십억의 몸값을 갖고 있죠, 건드리기 쉽지 않습니다.”“외지 놈이 서경에 와서 돈만 있으면 날뛰겠느냐?”상대의 몸값이 자신보다 몇 배나 비싼데도 그는 승복하지 않았다. 여긴 서경이지 신림시가 아니기 때문이다.하지만 매니저는 귓속말로 또 말을 이었다."유 대표님, 큰일입니다, 이분의 경호원은 실력이 대단합니다. 우리가 통째로 빌리는 걸 동의하지 않으니 저희 경비원을 두들겨 팼어요.”“나도 여기 VIP인데 나더러 나가라고?" 유 대표가 화를 냈다.매니저는 탄식했다."대표님을 나가게 할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를 반대편에 배치했는데 이렇게 큰 경기장에서 두 분이 하필 우연히 만나실 줄이야.”"흥, 난 못 믿겠다. 외지 놈이 얼마나 대단하겠느냐, 내가 혼내 주마.”그리고 유대표는 전화를 걸어 자신의 경호원들과 회사의 수많은 경비원을 불렀고, 어떤 상사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전화를 마친 유대표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건 신경 쓰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서경인 자기 구역에서 그가 어찌 외지인에게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단 말인가.게다가 손여진도 옆에 있는데, 아니면 너무 체면이 깎이지 않겠는가?매니저도 급해 났다. 하지만 그 두 사람 모두 건드릴 수 없었다.그리고 그는 이 장 사장님이 이번에 서경의 어떤 거물과 합작해서 부동산 개발을 준비했다고 들었다. 장건이 서경에 배경이 없는 것은 아니란 뜻이다.두 사람이 이렇게 나오자 그는 중간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일이 이미 이렇게 된 것을 보고 매니저도 어쩔 수 없이 몰래 빠져나가서 그의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자 장건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전화 다 했어? 서경에
이민혁의 원래 의도는 양측이 이제는 이 상태를 계속하지 않는 것이다. 모두 동창인데 양측이 반드시 우열을 가려야 하는 상황이 왔으니, 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다. 그의 반 친구들은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었고, 이민혁은 그들이 부자들의 이런 지루한 게임에 참여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평범한 사람이 부자들의 삶에 익숙해지면 필연적으로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의 미래 삶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거다.그러나 그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유 대표가 이민혁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무서우면 꺼지든가. 서경에서 내가 못 할 일이 없거든.”석지원이 이민혁에게 어찌할 방도가 없다는 듯 손짓을 해 보였다.이민혁은 한숨을 쉬며 카트로 돌아와 장건의 두 경호원을 바라보았다.이 두 경호원은 몸이 강하고, 게다가 모두 진기경의 고수이고, 다른 한 명은 몸이 약한 것이 장건의 비서, 혹은 조수 같은 인물일 것이다.그러나 이 두 경호원은 모두 보통 사람은 상대가 되지 못했다. 유 대표의 부하에 만약 진기경의 인물이 없다면, 오더라도 아마 손해를 볼 것이다.하지만 유 대표의 실력으로는 진기경의 인물을 모실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그도 손해를 볼 것이 분명하다.이민혁이 가지 않은 것은, 한편으로 동창이 이번 사건에 연루될까 봐 두려워서였다, 또 하나는, 그는 지금, 이 유 대표라는 사람이 어떻게 일을 수습할지 보고 싶어서였다.외지인 장건이 감히 서경에서 이렇게 횡포를 부리는 것은 이 두 경호원에게만 의존한 것이 아닐 것이었다.얼마 후, 유 대표의 경호원 두 명이 먼저 도착했고, 이어서 경비원 이십여 명이 도착했다. 이들은 하나둘씩 무기를 들고 유 대표의 뒤에 섰다.그러자 유 대표의 패기도 올라왔고, 아직도 전화를 걸고 있는 장건에게 말했다."어이, 거기, 오늘 도대체 누가 여기서 기어나가는지 잘 봐.”장건은 말을 듣고는 잠시 뒤를 돌아 몇 마디 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제야 전화를 끊고 천천히 유 대표의 앞으로 다가와 그의 뒤에 있는 경호원과 경비원을 보
손여진이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며 이민혁에게 말했다.“저 사람들 좀 말려주면 안 돼? 제발 좀 그만하라고 말이야. 내 친구들 다 놀란 거 안 보이나?”“하.”이민혁이 한숨을 내쉬며 이마를 짚었다.“지금 상황을 봐봐. 누가 저걸 말릴 수 있겠냐. 내가 보기엔 승부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면 절대 그만두지 않을 거야.”“그럼 어떡해?”손여진은 조금 걱정되기 시작했다.그러자 이민혁은 그저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우리 동창들이 모두 다치지 않는다고 내가 보장할게. 그리고 유현승은 멋대로 하라지 뭐.”손여진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들에게 별다른 사고만 생기지 않는다면 그녀도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그녀도 유현승과 장우진에 대해서는 별다른 호감이 없었다.바로 그때, 장우진은 또 누군가와 통화를 하였고 이번에도 간단하게 몇 마디만 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그의 옆에 있던 비서가 물었다.“장 대표님, 정 대표님도 부르는 건 일을 너무 크게 키우는 건 아닐까요?”“네가 뭘 알아.”장우진이 피식 냉소를 터뜨리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이것 또한 그에 대한 시험이야. 만약 이까짓 일에도 불평을 가지면 우리도 더이상 협력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 부동산 사업에 숨겨진 리스크가 얼마나 많은데 절대적인 실력이 없다면 서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그렇군요. 어쩐지 계속하여 이 녀석과 겨루시더니 다 이유가 있었군요.”그의 비서가 큰 깨달음을 얻은 듯 말했다.장우진은 그저 싱긋 웃어넘기고는 다시 유현승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유현승도 이가 간지러워 날 정도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가 데리고 온 사람들이 모두 쓰러져 버린 것이다. 장우진 측의 두 경호원의 실력이 너무 놀라울 정도로 강했고 그의 체면은 구겨질 대로 구겨지고 말았다.몇 명의 여자아이들은 멀리서 서서 가까이 다가올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유현승 역시 그녀들을 뭐라고 할 면목이 없었다.다만 성동구의 총책임자인 강영훈이 곧 오게 된다.강
“네.”비서는 그의 말에 응하고는 재빨리 달려가 예의 바른 말투로 입을 열었다.“장 대표님, 저희 강 대표님께서 대표님과 말씀 좀 나누고 싶어 하십니다.”“아, 그 강 대표?”장우진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입을 열었다.“성동구 책임자이십니다.”“할 얘기가 있으면 직접 오라 그래. 한 구역의 책임자 주제에 무슨.”장우진이 쌀쌀맞게 말하자 비서는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감히 강영훈의 체면을 이렇게 구긴다고?강영훈은 정부 쪽의 사람일 뿐만 아니라 이곳은 그의 영역인데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정부 측의 사람한테 이런 태도로 말한다고?“잘 생각하셔야 할 겁니다. 저희 강 대표님은 성동구의 총책임자이십니다.”비서가 강영훈의 신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그러나 장우진은 그의 경고에도 여전히 피식 웃어넘기고는 비아냥거렸다.“할 얘기가 있으면 직접 오라고 하라니까. 나도 꽤 똑똑하게 잘 말한 것 같은데?”결국, 비서는 눈살을 찌푸리며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에 뒤따른 결과는 직접 책임지세요.”말을 마치고 비서는 다시 강영훈에게 돌아와 장우진의 말을 그대로 전달했다.순간 강영훈이 버럭 화를 냈다. 장우진이 대체 뭐라고 감히 강영훈의 체면을 이렇게 구긴단 말인가?“신림에서 온 촌놈일 뿐인데 이렇게 주제도 모르고 날뛰면서 강 대표님도 안중에 두지 않는다니, 오늘 제대로 혼쭐을 내주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승천할 기세입니다.”상황을 지켜보던 유현승이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하였다.강영훈이 콧방귀를 뀌었다. 성동구에 상인이 얼마나 많은데 당연히 몸값이 몇백억인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사람 하나 없이 모두 그를 공손하게 대했다. 그런데 외지에서 온 촌놈 주제에 감히 강영훈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니. 이 소문이 밖에 전해지기라도 한다면 무슨 면목으로 책임자를 한단 말인가?“대체 어떤 신선이 인간계로 내려온 것인지 직접 보러 가봐야겠네.”강영훈이 분노가 가득한 기색으로 장우진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그리고 강영
곰곰이 생각해보던 이민혁이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번 일은 겉으로 보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닌 것 같았다.손여진이 이민혁의 표정을 보고 살며시 물어왔다.“왜?”“별거 아니야.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이민혁이 싱긋 웃으며 답하자 손여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지루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이야.”“다 체면을 위한 일이지. 재벌들은 어디에 가도 체면이 구겨지면 안 되니까.”이민혁이 비아냥거리자 손여진이 싱긋 웃었다.“그럼 너는?”“나?”이민혁이 담담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추구하는 게 다르니까 비교할 수 없지.”그렇다. 이민혁은 이미 돈에 대한 욕망과 추구에서 벗어났다.현재 이민혁은 그저 강해지고 싶었고 수련의 끝을 찾으며 어떤 곳에 가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만 알고 싶었다.그리고 당시 KP 컨소시엄을 설립한 건 단지 해산된 그의 부하들을 안정시키고 그들이 먹고 살기 위해 총칼을 들며 목숨을 거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현재 그는 매우 성공했고 KP 컨소시엄도 돈을 많이 벌었으며 손안에 있는 대장들 몇 명은 매일 월가에서 유유자적하고 해산된 용병들도 매달 적지 않은 수입을 벌어들여 그들의 생활을 보장한다. 그리고 목숨을 잃은 부하들의 가족들도 거액의 위로금을 받았다.만약 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이민혁이 가진 재산은 그가 풍요롭게 열 번의 인생을 살고도 남을 정도이다. 돈은 이제 이민혁에게 중요한 존재가 아니었다.손여진도 이민혁의 말을 굳게 믿고 있다. KP 컨소시엄이 가진 재산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였다.그러나 이민혁은 이렇게 큰 그룹을 두고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여기에서 보이다시피 이민혁은 이제 돈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민혁의 목표가 무엇인지 손여진은 잘 몰랐지만 적어도 돈은 절대 아닐 것이다.바로 그때, 장우진의 태도는 강영훈의 인내심을 제대로 건드렸고 비서는 이미 관련 부문에 연락을 넣은 상태이니 강영훈도 장우진이 그대로 감옥에 보내질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가서도
이윽고 이민혁은 석지원의 팔을 잡아당겨 카트 옆으로 자리를 피했다.“반장, 더는 이 일에 간섭하지 마. 반장한테 좋을 것 없어.”“겁날 게 뭐가 있어. 저놈이 나한테 뭘 할 수 있겠어?”석지원은 여전히 당당한 모습이었다.그러자 석지원도 이민혁과 함께 그를 말렸다.“반장, 우린 그저 동창회를 하기 위해 모인 거잖아. 그런데 이렇게 일을 키우면 보기 좋아? 그러니까 우린 이만 가자.”“안돼. 우리가 가버리면 유 대표님이 안 좋아하신단 말이야.”석지원이 계속하여 고집을 부리자 이민혁이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고는 계속하여 입을 열었다.“하. 유 대표님 아마 손해 좀 볼 것 같아.”“그럴 리 없어.”석지원이 단호하게 그의 말을 부정했다.“성동구 책임자이신 강 대표님도 오셨는데 상인 한 명이 뭘 할 수 있겠어?”그러자 이민혁이 눈살을 찌푸렸다.“믿기지 않는다면 여기에서 지켜보기만 해. 더 개입하진 말고.”석지원도 결국 이민혁의 말에 동요하기 시작했고 한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같은 시각, 장우진은 자신의 경호원이 왜 그곳에 얼어붙어 버렸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한창 욕지거리를 내뱉고 있었다.경호원도 그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의식 속에서 그들은 이미 염라대왕을 만나고 온 기분이었다.조금 전 그 공포감과 두려움을 생각해보면 아직도 심장이 떨려났다.이는 이민혁이 조금 전 정신력을 이용하여 그의 영혼을 그대로 충격했기 때문이다. 무형의 거대한 힘이 경호원에게 두려움이 무엇인지 제대로 체험하게 해주었다.그리고 그때, 또 한 대의 카트가 천천히 골프장으로 들어와 장우진의 눈앞에 멈춰 섰다.50대로 보이는 한 중년 남성이 카트에서 내려 천천히 장우진의 눈앞으로 다가갔다.“정 대표님, 드디어 오셨군요. 조금 더 늦으셨더라면 전 이미 잡혀갔을걸요.”장우진이 기분 좋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정 대표는 장우진을 힐끔 바라보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별일도 아닌 것 같은데 뭐하러 굳이 일을 이렇게 키웁니까?”“누가 협박을
강영훈도 오늘은 반드시 패배를 인정해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일은 더는 그가 끼어들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이윽고 강영훈의 무표정은 곧바로 찬란한 미소로 바뀌었고 열정적으로 앞으로 나서 정원과 악수했다.“정 대표님이셨군요. 진즉 말씀하셨으면 이런 오해도 없었죠. 그럼 대표님이 보기에 이 일은...”“강 대표님께서 제 체면만 살려주시면 됩니다. 별로 큰일도 아니던데 우리끼리 조용히 해결하죠.”정원이 담담하게 말했다.전에는 상관의 압박하에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했지만, 그도 엄연히 밖에 나오면 권력이 상당하고 횡포한 인물이다. 정원은 일반인이 절대 건드리지 못하는 인물이기에 구역의 책임자 정도는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강영훈도 정원의 말 속에 담긴 뜻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거렸다.“예예예, 저도 마침 할 일이 있는지라, 그럼 알아서들 해결하시죠. 전 이만 가봐야겠습니다.”강영훈은 말을 마치자마자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비서를 데리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이제 유현승은 제대로 넋을 잃고 말았다. 결국, 그는 그 자리에 얼어붙어 어찌할 바를 몰라 안절부절못했다.최고의 뒷배경이 이렇게 자리를 떠버리면 남겨진 그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유현승은 강영훈이 떠나면 정원은 물론이고 장우진도 건드리지 못한다.특히나 정원은 상인일 뿐만 아니라 집안에 벼슬이 있는 사람도 있는 데다 마피아 대장이기도 하니 잘못하면 제대로 오물을 뒤집어쓸 수도 있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유현승도 이제 체면을 신경 쓸 처지가 아니었기에 다급하게 정원에게 사과하였다.“정 대표님, 장 대표님이 정 대표님의 친구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장 대표님께도 사과를 드리겠습니다.”“사과라, 사과만 하면 다인가?”그때 장우진이 피식 냉소를 터뜨렸다.유현승은 난처한 표정으로 계속하여 입을 열었다.“그럼 장 대표님은 무엇을 원하십니까? 장 대표님의 말만 따르겠습니다.”형식이 사람보다 강하니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무릎
이민혁도 장우진의 뒷배경이 정원일 줄 생각지 못했기에 이 상황이 더욱 재밌었다.같은 시각, 경호원을 따라가던 정원의 시선이 이민혁한테 머물며 그는 순식간에 얼어붙고 말았다.저분은 이민혁 각하 아니신가? 저분이 왜 여기에?조금 전 장우진이 뭐라 했었지? 각하도 함께 처리하겠다고 했었나?정원이 아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이 경호원은 어느새 이미 석지원과 이민혁의 눈앞에 다가왔다.같은 시각, 석지원은 이미 잔뜩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있었다.강영훈도 겁에 질려 도망쳤고 유현승은 철저히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무릎을 꿇고 구두를 핥으라는 모욕적인 지시에도 그는 참을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다.그렇다면 유현승의 따까리인 석지원은 무조건 유현승보다 더 참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이제 정말 모든 게 끝이다. 자신이 조직한 이 활동은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유현승이 이토록 심한 추태를 보이게 했으니 돌아가기도 전에 잘릴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더욱 무서운 건 장우진이 대체 어떻게 그를 처리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우진의 두 경호원은 누가 봐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고 조금 전 20여 명이 되는 사람들을 단번에 해치워버린 사람이다.석지원이 한참 벌벌 떨고 있을 때 이민혁은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경호원에게 다가가 담담히 말했다.“저희 절로 갈게요. 굳이 귀찮게 오실 필요 없습니다.”말을 이어가며 이민혁은 카트에서 내려 장우진을 향해 걸어갔고 석지원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발을 움직일 힘조차 없었다.그러자 경호원이 호통을 쳤다.“빨리 움직이지 못해?”“바로 갈게요. 갑니다.”석지원이 울상을 지으며 이민혁의 뒤를 따라갔고 그의 심장은 당장이라도 멈출 지경으로 세차게 뛰었다.바로 그때, 다시 정신을 차린 정원이 한걸음 달려와 이민혁의 눈앞에 다가와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각하도 여기에 계실 줄 몰랐습니다. 제가 실례했습니다.”이 광경은 순식간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유현승은 믿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