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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유 대표는 원망스러운 눈빛이었지만 잘 감추고 이민혁에게 물었다. "성함이 어떻게 됩니까?”

"이 씨입니다." 이민혁은 담담하게 답했다.

"이 선생님, 반갑습니다. 직업이 어떻게 되시죠?”

"무직입니다.”

"아직 취직도 안 했어 이민혁?” 여동창생이 웃으며 말했다.

이민혁은 빙긋이 웃으며 답했다."응, 어쩔 수 없지.”

몇몇 여학생들은 하하 하며 웃었다. 조롱하는 뜻은 없었지만 분명히 그를 높게 보지 않았다.

손여진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저들이 이민혁의 정체를 알게 된다면 과연 어떤 태도일까.

돌이켜보면 예전의 동창들 간의 우정은 얼마나 순수했던가.

하지만 사회에 나가면서 모든 사람이 변한 것 같고, 특히 어떤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했다.

이때 술잔을 든 석지원이 입을 열었다. "여러분, 유 대표님께 한 잔 올리겠습니다.”

세 여학생이 잇달아 잔을 들자, 여진이는 찻물로 대충 때웠고, 이민혁은 예의를 지키기 위해 마지못해 마셨다.

술은 세 순배 돌고, 요리도 다섯 가지 올라왔다.

석지원은 유 대표가 얼마나 유능한지를 자랑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로부터 회장 자리를 물려받은 후부터 여행사 전체의 업무는 나날이 발전하여 앞날이 창창하게 되었다고 말이다.

석지원의 치켜세우기에 유 대표는 들떴고, 세 여동창생들도 흥분한 표정이었다. 이런 부자들을 쉽게 접할 기회가 절대 많지 않다

석지원의 자랑이 끝나자 유 대표는 이민혁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군, 만약 정말 취직이 안 되면, 내 여행사로 오게나. 필경 석지원과 동창생이 아닌가, 그리고 여기 이 미녀분들도 이 업종을 좋아한다면, 우리 회사에 오게나. 내가 여러분에게 만족스러운 자리를 마련해 줄 것을 약속해요.”

이 말은 민혁에게 모욕적으로 들려왔다. 정말 취직이 안 된다니? 무슨 뜻이지?

하지만 이 말은 몇 명 여동창생들에게는 미끼가 되었다. 만족스러운 자리를 주겠다고?

그들 모두 마음이 흔들렸다. 누가 좋은 직업을 갖고 싶지 않겠는가.

몇 명의 여동창생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고려해보겠다고 말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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