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님, 바로 이 자식입니다. 원칙이라고는 없어요.”누군가 이민혁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호는 이민혁을 보며 픽 웃고 말했다.“원칙도 지키지 않는 주제에 내 힘이 필요하다고?”“하하, 대사님께서는 어떤 일을 하시고 계시는지요?”이민혁이 물었다. 이호가 입을 열기도 전에 다른 사람이 대신 대답했다.“대사님께서 우리 수명을 늘려주려고 기도하시는데 감히 방해하다니. 대사님이 넘어가셔도 난 너와 한 판 해야겠어.”“그래요? 어떻게 기도하시는데요?”“대사님께서는 인간의 길흉화복을 판단하실 수 있을 만큼 그 수단이 아주 고명하셔. 그러니 어서 대사님께 사과드려.”“이런 악독한 일로 돈을 벌고도 그런 힘이 있다고 믿는다니, 바보 아닌가요?”이민혁의 말은 사람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몇 사람이 이민혁을 에워싸고 말했다.“대사님을 모욕하다니, 널 여기서 1층에 던져버릴 거야.”“하하. 당신들이 돈과 권력이 있다는 걸 압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 사람도 당신들을 속이지 않았을 테지요. 하지만 곧 실망할 것 같습니다. 저 사람은 당신들이 말한 만큼 대단하지 않으니까요.”저주를 수련하는 수행자가 수명을 늘리는 기도를 할 수 있다니, 어처구니없는 소리였다. 다른 것을 말했다면 믿을 수 있었겠지만, 수명 늘리기는 이민혁 자신도 할 수 없었다.“자식, 계속 이렇게 굴면 널 족쳐버릴 거야.”누군가 크게 외쳤다. 이민혁은 굳은 표정으로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 소리친 사람은 순간 몸이 얼어드는 듯한 느낌과 함께 말문이 턱 막혔다.이민혁은 오선영의 목걸이를 꺼내 이호의 앞에서 흔들거리며 물었다.“이거 알지?”이호는 목걸이를 흘깃 보고는 이민혁에게 천천히 말했다.“알면 어떻고, 모르면 어때?”“모르면 알 때까지 널 때릴 거고, 안다면 순순히 저주를 풀어. 그럼 널 벌하지 않을게.”몇사람은 매우 화내며 이민혁에게 욕을 퍼부었다. 누군가 말했다.“대사님, 노여워 마세요. 바로 경호원을 불러 저 사람에게 본때를 보여주겠습니다.”“그래. 본때를 보여줘요. 너무 주
이런 수단은 수련을 조금이라도 한 수행자들은 모두 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를 이용해 돈을 갈취하는 것은 이민혁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수행에 돈이 많이 든다고는 하지만 수행자로서 체면을 지켜야 할 터였다. 다른 사람이 알게 되면 어떡할 것인가? 이 사람 정말 간이 크군.이때 이호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다른 사람을 도와주려면 먼저 네가 그럴만한 힘이 있는지를 봐야 해. 섣불리 나서다가는 죽을 수도 있어.”“내가 불사신은 아니지만 넌 절대 날 못 죽여.”이민혁은 진작에 이호의 뒷조사를 했었다, 영경 초기에 불과한 그가 무슨 힘이 있겠는가.이호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주제넘은 자식.”이호는 자기 가방에서 작은 단지를 꺼내 자신의 영적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순간 단지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라 온 방을 뒤덮었다. 귀신의 모습이 언뜻언뜻 보이고 그 목소리가 들렸다. 음습한 기운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줄을 섰던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후퇴했다. 오선영과 오동훈도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이민혁의 뒤에 숨어 꼼짝하지 않았다.이호가 말했다.“내 신귀영력이 네 목숨을 앗아갈 거야.”이민혁이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귀신을 키우는 걸 그렇게 포장하는 건가?”“죽어!”급해진 이호가 외쳤다. 순간 안개 속에서 수백 마리의 악귀가 이민혁을 향해 날카로운 발톱을 뻗어왔다.오선영은 비명을 지르며 이민혁의 옷깃을 꼭 잡고는 눈을 감았다. 오동훈도 놀랐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한 채 이민혁의 곁에 서 있었다.줄을 섰던 몇 사람은 구석에 쪼그린 채 벌벌 떨고 있었다.이때 이민혁이 외쳤다.“번개의 힘.”이민혁의 손에서 번갯불이 번쩍하더니 순식간에 악귀들을 모두 없애버렸다. 그 뒤에도 번갯불은 계속해서 커지더니 검은 안개로 들어가 터졌다. 어둠 속에서 터지는 폭죽처럼 번갯불이 터지자 검은 연기도 사라졌다. 숨 막히는 음습함도 사라져 사람들은 모두 숨통이 트였다.이민혁은 차가운 눈길로 이호를 바라보았다. 이호는 통곡하며 외쳤다.“네가 내 보물을 모
이민혁이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뭐라고요?”“선배님, 제가 풀기 싫다는 게 아니라. 제 사부님은 저주를 푸는 방법을 가르쳐주시지 않았습니다.”어떻게 이럴 수가?이민혁도 놀랐다. 이제 사부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줄을 섰던 사람들은 두려운 눈길로 이민혁을 쳐다보았다. 갑자기 번갯불이 나타나 그들의 몸을 내리찍을까 봐 두려웠다. 어떻게 세상에 번개를 통제하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그건 사람이 아니라 신이었다.이민혁이 이호에게 말했다.“저들에게 알려주세요. 정말 수명을 늘리는 기도를 할 줄 아는지.”이호가 한숨을 푹 내쉬고는 그들에게 말했다.“저는 할 줄 모릅니다. 당신들을 속인 거예요.”몇 사람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그렇게 많은 돈을 받았는데 사기였다니. 그러고도 대사 행세를 해?하지만 이호는 그들이 넘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억울해도 어쩔 수 없었다.그들은 다시 이민혁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이 앞으로 두어 걸음 걸어가 이민혁에게 정중하게 말했다.“대사님, 대사님의 능력을 제게 전수해 주실 수 있습니까? 값은 부르는 대로 드리겠습니다.”“어서 돌아가세요. 그런 생각 접어두고.”이민혁이 소리쳤다. 남자는 급히 이민혁에게 인사하고는 물러갔다. 다른 사람들도 남자의 뒤를 따랐다. 늦게 갔다가는 이민혁이 지신들에게 복수할까 봐 두려운 모양이었다.이민혁이 인상을 쓰고 이호에게 말했다.“날 당신의 사부에게 데려다줘요.”“선배님, 그럼, 제 사부님께선 절 죽일 겁니다.”“안 데려다주면 지금 내가 당신을 죽일 거예요.”“아닙니다. 모셔다드리겠습니다.”“갑시다. 시간 끌지 말고요.”네 사람은 밖으로 걸어갔다. 차에 오르자 이호가 주소를 불렀다. 오동훈이 운전하는 차가 목적지를 향해 달려갔다. 도착하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기에 이민혁은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조수석에 앉은 이호는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 이민혁 앞에서 그는 찍소리도 못하고 고분고분 말을 들어야 했다. 운전석의 오동훈도 이호를 경계했다.오선영만이 이민혁의 옆에 앉
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친형제 사이니 별일 없을 것이다.네 사람은 방에 들어섰다. 오동훈과 오선영은 힘들었던 모양인지 바로 잠들었다. 이민혁도 침대에 누워 명상을 시작했다.이호만이 불안하게 방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도망가고 싶었지만 이민혁의 힘을 생각하면 차마 도망갈 수 없었다. 도망쳤다 잡히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생각을 거듭하던 이호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오히려 잘된 일일지도 몰라.”이호는 침대에 올라 잠을 청했다.......다음 날 아침.이민혁은 일어나 씻었다. 오동훈, 오선영과 이호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민혁이 이호에게 물었다.“웬일로 고분고분하네요?”“선배님 앞에서 어찌 감히...”이호가 조심스레 말했다. 이민혁이 웃으며 대답했다.“그래요. 날 사부님께 데려다주고 이 저주를 푼다면 더 이상 엮이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꼼수를 쓴다면 알아서 책임지셔야 할 겁니다.”“네, 네.”이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람은 호텔 식당에서 배불리 먹은 뒤 떠나기로 했다. 식사 도중 이민혁이 이호에게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수행자인데 이런 수단으로 돈을 받는 건 너무 창피하지 않습니까?”“어쩔 수 없습니다. 달마다 사부님께 공양을 드려야 하는데, 돈이 없으면 안 됩니다.”“사부님이 그렇게 가난합니까?”“돈이 없는 게 아니라, 제물이 없는 겁니다.”“뭐라고요?”“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좋은 말 할 때 똑바로 말해요.”이호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이민혁의 독촉 하에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저희는 매달 사부님께 시체 열 구를 바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에게 걸린 저주가 발동해 죽게 됩니다.”“시체요?”이민혁과 오동훈, 오선영은 모두 놀란 눈치였다.이호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민혁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그럼, 당신도 많은 사람들을 해쳤습니까?”“아뇨, 전 그저 지하 시장에서 산 겁니다. 아시잖습니까, 이런 거래는 돈이 많이 필요하단 걸. 그래서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당신
오동훈은 그 말을 듣자 즉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오씨 가문은 중해에서도 꽤 명망이 있는 호상인데 언제 이런 모욕을 당해 본 적이 있겠는가.하지만 오동훈 역시 토계 우두머리는 건드리기 쉽지 않았다. 특히나 이런 곳은 그들의 자치권이 매우 크고 일반적인 다른 곳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오동훈은 다시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화를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도련님 성함은 어떻게 되시지요?”“허허, 내 이름은 강세훈이라고 하지. 인정하지 못하겠으면 직접 나가서 수소문 해봐.”강세훈이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그러자 오동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강 도련님, 저희 오씨 가문도 중해에서는 꽤 이름 있는 가문입니다. 오늘 이 귀한 곳에 오게 된 것도 급한 일이 있어서 온 겁니다. 일 처리가 끝나면 후한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어떻습니까?”“네 선물이 나한테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내 앞에서 중해 소리도 하지 마. 여기는 중해가 아닌 천남시야.”강세훈이 피식 웃고는 계속하여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다시 한번 말하는데 오선영만 남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 꺼지라고. 아직도 못 알아들었다면 알아 들을 때까지 때려주겠어.”강세훈은 오동훈을 조금도 안중에 두지 않았고 포악한 표정을 지으며 그들에게 명령했다.오동훈은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떻게 이토록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바로 그때 이민혁이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강세훈의 머리를 부여잡고 책상에 있는 힘껏 내리찍었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아직 상황파악을 하지 못한 강세훈은 그대로 멍해지고 말았다. 이윽고 이민혁은 강세훈의 양쪽 뺨을 연달아 때린 후 그의 코를 가격했다.갑작스러운 폭행에 강세훈은 혼미해져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이민혁이 손을 놓자 강세훈의 몸이 축 늘어지더니 비틀대며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그때 그의 부하 몇 명이 깜짝 놀라더니 부르짖으며 황급히 달려왔다. 그리고 이민혁이 몇 번 제대로 손을 쓰지도 않았는데 그 몇 명은 저마다 바닥에 쓰러져 고
이민혁은 그대로 생각에 잠겨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그러자 겁에 질린 오선영이 이민혁을 바라보았다.“대사님, 저 무서워요. 대사님은…”“걱정하지 마세요. 전 그저 그 사람을 처리해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을 뿐이에요. 설마 제가 질 거라고 생각하신 건 아니죠?”이민혁은 오선영이 현재 걱정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먼저 답을 주어 그녀를 안심시켰다.그러자 머쓱해진 오선영이 입술을 깨물며 해명했다.“그런 뜻은 아니에요.”“하하. 안심하세요. 저에게도 이 정도 실력쯤은 있어요.”이민혁이 담담히 말하자 그제야 이호는 결심한 듯 이민혁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대사님, 정말 제 스승님을 물리칠 수 있다면 부디 사부님더러 제게 건 저주를 풀어달라고 해주세요. 정말 너무 괴로워서 미쳐버릴 것 같아요.”그러자 이민혁은 이호를 바라보며 덤덤히 말했다.“잘못을 고치고 바른길로 돌아올 준비가 되었다면 안될 것도 없습니다.”“대사님, 만약 대사님께서 정말 사부님더러 제 저주를 풀게 해주신다면 앞으로 대사님의 소가 되고 말이 되겠습니다.”“허허, 제가 당신과도 같은 사기꾼과 편을 먹으면 동료들한테 웃음거리가 되지 않겠습니까.”이호는 괜히 난처해져 입을 다물었다. 그가 전에 했던 일은 확실히 불명예스러웠다.이민혁도 더이상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고 그렇게 그들은 오전 시간을 거쳐 산 앞에 다다랐는데 이곳부터 이젠 도로가 없기에 이민혁 등 몇 명은 차에서 내려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오동훈은 오선영을 업고 있었지만 누가 봐도 체력이 고갈된 모습이었다. 결국, 보다 못한 이민혁이 오선영을 건네 업고 속도를 유지하며 계속하여 앞으로 걸었다.오선영의 얼굴이 붉어졌고 그녀의 얼굴에는 수줍은 미소가 그려졌다.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오동훈은 이상한 낌새를 감지했.한 시간여 후, 마침내 그들은 마을 입구에 도착하게 되었다.이곳은 전형적인 묘촌으로 대략 200여 개의 대나무 건물이 산비탈 앞에 엇갈려 있었고 산과 물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 무
“이호야, 이번엔 왜 산 사람까지 데려온 거니?”노파가 고개를 들고 바람에 메말라 버린듯한 얼굴로 이민혁 등 사람들을 향해 씩 웃어 보이자 겁에 질린 오선영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질 뻔하였다.이호는 몸을 흠칫 떨고는 노파를 향해 절을 올렸다.“사부님, 저는 이 사람들한테 협박을 받아서 어쩔 수 없이 데려왔습니다.”이민혁은 오선영을 내려놓아 오동훈에게 넘겨주고는 이호를 향해 피식 웃어 보였다.“어떻게든 양쪽 다 밉보이지 않기 위해 애쓰시네요. 대단합니다.”이호는 난처한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자 이민혁은 노파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는 느릿느릿 말을 하였다.“그쪽이 전석두입니까?”“그래. 그나저나 이호가 이토록 자네를 무서워하는 걸 보니 젊은이가 상당히 대단한 능력을 갖췄나 보네.”전석두가 이를 훤히 드러내며 웃어 보였다.오동훈과 오선영은 겁에 질린 와중에 그들은 그렇게 흉악한 사람인 이호의 사부가 노부인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리고 눈앞의 노부인은 농촌에서 곧 생을 마감하게 될 할머니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그녀 역시 수련자라니. 게다가 무수히 많은 시체를 요구하는 사악한 수련자가 바로 눈앞에 서 있는 이 노파라니. 그들은 도무지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직접 두 눈으로 똑똑히 본 것이 아니었다면 그들은 끝까지 믿지 않았을 것이다.한편 이민혁은 그저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글쎄요. 제가 이곳을 찾은 건 단지 한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이윽고 이민혁이 목걸이를 꺼내어 흔들어 보였다.“이 안에 들어있는 저주를 풀고 내공을 자폐하면 살려는 드리겠습니다.”“하하하하!”전석두가 갑자기 박장대소를 하기 시작했고 그녀의 가냘픈 몸뚱이가 바들바들 떨려왔다. 그녀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숨이 멎어 저세상으로 가버릴 듯 위태로워 보였다.“젊은이, 자네 내공이 상당히 괜찮아 보이는데 마침 자네 같은 시체가 필요했거든. 이곳의 두령이 되는 것도 자네의 영광이겠지. 이호가 이번에 큰 공을 세웠
그 광경을 바라보던 전석두가 허허 웃으며 입을 열었다.“그렇다고 한들 네가 얼마나 죽일 수 있는 것 같으냐?”이윽고 그녀가 계속하여 지팡이를 휘두르자 수백 명의 활시가 앞다퉈 이민혁에게 덮쳐왔다. 그들의 정세는 이민혁을 완전히 파묻기 충분했다.겁에 질린 오선영이 비명을 질렀고 오동훈 역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으며 이호도 별다른 수가 없었다.그때 이민혁이 한 손으로 연속 몇 개의 주문 몇 개를 찍은 뒤 손을 뻗어 오선영 등 몇 명의 사람들을 향해 누르자 즉시 사방으로부터 결계 하나가 솟아올라 그들을 외부와 완전히 격리했다.그리고 이민혁이 참수뇌인을 휘두르며 덮쳐오는 활시들을 죽이기 시작했다.조금 전 그가 죽인 활시들을 바라보며 이민혁은 전석두가 그렇게 많은 시체가 필요한 건, 이 활시들을 정련하기 위함을 깨달았다.이 마을의 모든 주민이 활시였다.이 활시들은 산 사람과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이미 목숨과 의식을 잃은 존재이기에 본능적으로 전석두의 명령을 받아들이고 있다.정련을 거친 활시들은 신체 강도가 일반인보다 강할 뿐만 아니라 체내에는 맹독을 담고 있다.게다가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고통을 모르기에 완전한 전투 무기인 셈이다. 하여 일반인은 그들을 대상으로 하여 속수무책이다.군대가 오더라도 대규모적인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죽이기 매우 어렵다.이런 전투 무기는 하나만 내놓더라도 엄청난 사회적 위해를 끼칠 수 있는데 이렇게 많은 양의 활시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하지만 보아하니 정련의 성공률도 그렇게 높아 보이지는 않았다.아니라면 이호 등이 매달 그렇게 많은 시체를 가지고 올 텐데 이 정도 활시밖에 없을 리는 없다.하지만 이민혁의 무력도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그의 무기 격투술 역시 기이하고 날카롭기 그지없다.사오백 명이 되는 활시가 동시에 덮쳐 그를 시체 무덤에 묻어버린다고 할지라도 이민혁이 손에 쥔 참수뇌인을 양쪽으로 휘두르며 그들을 죽이고 또 재빠르게 좌우로 몸을 피해 주면 그 어느 활시도 그의 몸을 만질 수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