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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양건우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죽여버려.”

그 옆에서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 수백 명이 사무라이칼을 들고 달려와 이민혁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기세로 에워쌌다.

오선영의 얼굴이 창백해지고 다리가 풀렸다. 다른 사람들도 차마 못 보겠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때, 문가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마씨 할아버지께서 오십니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 급히 일어섰다. 양건우마저 급히 부하들을 제지한 뒤 문가를 바라보았다.

마른 체격에 흰옷을 입은 노인이 젊은이 한 명을 데리고 천천히 들어왔다.

양건우는 허리를 숙인 채 웃는 얼굴로 말했다.

“할아버지, 오신다 말씀이라도 하시지 그러셨어요. 말씀하셨으면 데리러 갔을 텐데 말입니다.”

마씨 할아버지가 손을 내저었다.

“아니야, 여기 대단한 게 있다고 해서 보러 온 것뿐이야.”

“마음에 드시는 게 있다면 제가 할아버님께 보내드려도 되잖아요.”

양건우는 할아버지와 함께 예대로 걸어왔다.

모든 사람은 일어나 할아버지에게 허리를 숙이며 예를 표했다. 오직 이민혁만이 미동도 없었다.

할아버지는 예대에 와 이민혁을 흘깃 보고는 청동검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자세히 검을 관찰하고는 두 손으로 검을 받쳐 들고 그것에 영적 에너지를 주입했다. 순간 청동검에서 푸른빛이 번쩍했다. 묘한 위압감이 사람들의 심장을 조여들었다.

“좋아, 바로 이거야. 내가 갖겠어.”

할아버지가 기쁜 얼굴로 말했다.

“좋죠. 얼른 할아버님 댁으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양건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할아버님이 저희 물건을 마음에 들어 하시다니, 저희 형제의 영광입니다.”

양병우도 끼어들었다.

마씨 할아버지가 껄껄 웃으며 말을 이었다.

“너희 둘은 늘 잘해왔어. 앞으로도 열심히 해.”

“네, 네. 할아버님이 계시는 한 모든 일이 순조로울 겁니다.”

양병우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때, 이민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물건은 내가 이미 샀는데, 내 의견은 물어본 건가?”

할아버지가 인상을 찌푸린 채 이민혁을 돌아보았다. 양건우가 급히 해명했다.

“할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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