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영은 놀라 사색이 되었다. 그녀는 이 모든 상황을 어서 끝내고 이곳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이민혁은 인상을 쓰고 두 형제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두 가지 선택지를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제 400억 원과 청동검을 제게 주고 오선영 씨를 풀어주면 이 일을 없던 일로 하는 겁니다. 두 번째, 청동검과 오선영 씨를 제가 데려가고 당신들이 1,000억 원을 배상하면 목숨은 살려드리겠습니다. 고르시죠.”두 형제는 멍해졌다. 다른 사람들도 귀를 의심했다. 이 사람 아직도 농담이나 하고 있네, 죽고 싶은 건가?오선영도 소리쳤다.“미쳤어요? 절 죽이고 싶은 거예요?”마씨 할아버지는 눈을 번쩍 뜨고 이민혁을 흘깃 보고는 다시 눈을 감고 명상을 계속했다.양 씨 형제는 멍해 있다가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정말 미친놈이었네.”양건우의 표정이 돌변했다.“저놈을 찢어 죽여.”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 수백 명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사무라이칼이 바람을 가르며 사방에서 이민혁을 향해 내리꽂혔다. 연회장은 순식간에 싸움장으로 변했다.이민혁은 차갑게 웃은 후 몸을 날려 남자들 틈으로 들어갔다가 순식간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남자들은 모두 만신창이가 된 채 비명 속에서 땅에 쓰러졌다.장내가 술렁거렸다.오선영, 양 씨 형제, 손님들은 모두 멍해졌다. 동구원의 얼굴은 더더욱 하얗게 질렸다.순간 온 연회장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만큼 숨 막히는 정적이 흘렀다.마씨 할아버지만이 눈을 스르륵 떴다가 천천히 감을 뿐이었다.얼마 후 양건우가 떨리는 소리로 말했다.“못 알아봤군, 당신도 무사였어.”이민혁이 손을 펼쳐 보이며 말했다.“그렇고말고.”“하지만, 고작 이 정도로는 내 적수가 되지 못해. 이제 죽어줄 시간이야.”양건우의 기합과 함께 그의 두 주먹에서 진기의 불빛이 번쩍거렸다. 사람들은 이유 모를 압박감과 함께 호흡이 가빠지는 것을 느꼈다.“진기방류, 진기의 고수구먼.”이민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이에 양건우가 차갑게 대답했다.“
양건우가 피를 토하며 뒤로 날려갔다. 그가 뒤편의 벽에 부딪히자 벽면이 움푹 파였고 그는 서서히 바닥으로 떨어졌다.이민혁은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 양건우를 차가운 눈길로 바라보았다.장내의 사람들은 모두 탄성을 내질렀다. 그들은 믿기지 않는 눈길로 귀신을 본 듯 이민혁을 바라보았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사람도 있었다.동구원은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 쓰러졌다.양건호는 믿을 수 없었다. 이민혁은 단 한주먹으로 제 동생에게 중상을 입혔다. 놀라움과 함께 공포감이 들이닥쳤다. 오선영을 잡은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풀렸다.오선영도 깜짝 놀라 입을 틀어막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이민혁을 바라보았다. 이게 과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이때 마씨 할아버지가 눈을 번쩍 뜨고 자리에서 튕겨 일어나 역시나 믿을 수 없다는 듯 이민혁을 쳐다보았다.얼마 후, 정신을 차린 양건우가 간신히 일어나 마씨 할아버지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저 좀…. 살려주세요.”그는 그제야 이민혁이 왜 그들을 무서워하지 않았는지 알게 되었다.이민혁의 경지는 굉장히 높았고 번개 속성의 힘도 가지고 있었다.양건우가 방어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그가 미처 몰랐던 사실은, 이민혁은 그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수도 있었다.이때 마씨 할아버지가 천천히 이민혁에게 다가왔다.이른 본 사람들이 술렁거렸다.마씨 할아버지의 실력은 양건우보다 훨씬 월등했다. 양 씨 형제가 통주를 휘어잡을 수 있었던 건 마씨 할아버지가 은퇴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들은 매년 적지 않은 예물을 마씨 할아버지에게 바치고 있었다. 지금 할아버지가 나선다면 결과는 모르는 일이었다.마씨 할아버지가 다가오는 것을 본 양건우가 간신히 이민혁에게 다가와 말했다.“자식아, 나는 널 해치우지 못하지만, 우리 마씨 할아버지는 할 수 있어. 멋대로 굴지 마. 통주는 너희 외부인이 멋대로 활개 칠 수 있는 곳이 아니야.”사람들은 모두 마씨 할아버지의 공격
마영호는 잠깐 생각한 뒤 양건호와 양건우를 향해 외쳤다.“너희 둘, 어서 튀어오지 못해?”두 사람은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마영호의 말은 그들에게 어명과 같아서 감히 거스를 수 없었다. 그들은 두근대는 가슴을 안고 마영호의 곁에 와 떨리는 눈빛으로 이민혁을 쳐다보았다.사람들은 모두 놀랐다. 마영호가 본때를 보여줄 줄 알았는데 단 몇 마디 말로 그 앞의 사람에게 굴복했다. 심지어는 자신이 후배인 양 공손하게 예를 차렸다. 정말이지 믿을 수 없었다.이때 마영호가 갑자기 양건우의 복부에 주먹을 날렸다. 그와 동시에 양건호의 가슴도 가격했다.양건우는 비명을 질렀다. 그는 공중에 붕 떴다가 바닥에 떨어지며 의식을 잃었다.양건호는 피를 토하며 십 미터 이상 뒤로 날아가 책상들을 넘어뜨린 뒤 바닥에 떨어졌다. 그의 입가에선 아직도 새빨간 피가 흐르고 있었다.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숨을 들이켜며 놀란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마영호가 사람들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양 씨 형제가 이리도 행패를 부리니, 오늘 제가 이들을 없애버리겠습니다. 대사님께 할 말이 있게끔 말이죠.”사람들은 깜짝 놀란 것으로 보였지만 은근히 기뻤다. 양씨 형제는 통주에서 패악질하며 사람들을 심하게 압박해 왔다. 그들이 죽는다면 사람들은 더는 두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발전할 수 있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두 사람은 만에 하나 죽지 않더라도 장애를 가질 게 뻔했다. 통주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걷히는 듯했다.마영호는 말을 마친 뒤 이민혁을 향해 깊이 허리를 숙였다.“대사님, 저 형제의 일은 제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저를 벌하시면 달게 받겠습니다.”“당연히 책임이 있죠. 저들의 예물을 받고 그들이 행패 부리는 것을 모른 척해줬으니까요. 제가 모를 줄 알았나요?”“네, 네. 잘못했습니다. 꼭 시정하겠습니다.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마영호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이민혁은 양 씨 형제를 흘깃 쳐다봤다.양건우의 숨은 이미 끊어진 것 같았다. 그럴 만도 할 것이, 이미 제 공격
이민혁은 기분이 좋은 듯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오선영은 차에 앉아 운전기사에게 말했다.“빨리 쫓아가, 절대 놓치면 안 돼.”오선영이 탄 차는 이민혁의 차를 쫓아 서경까지 달려갔다.새벽 두 시가 넘어서야 그들은 서경에 도착했다. 이민혁은 방에 돌아와 반위면에 진입한 뒤 용신 제단에 청동검을 제물로 바쳤다. 한줄기 오래된 힘과 함께 청동검이 용은 120그램으로 전화되었다. 동시에 빛 스크린이 나타났다.첫 줄에서 빛나고 있는 건 “뇌영단”이라는 단약이었다. 이는 번개 속성이 없는 수련자에게 번개 속성을 부여하고 속성이 있는 수련자에게는 그 속성을 강화할 수 있는 단약이었다. 이민혁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이다.용의 영혼이 깨어날 때 그의 힘에는 이미 번개 속성이 있었다. 그가 번개의 힘과 천둥계 술법을 잘 쓰는 것도 이것 때문이었다.용은 120그램으로 뇌영단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봤을 때 이민혁은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었다. 이 늙은 용은 뱃속의 기생충처럼 무엇을 원하는지 뻔히 알면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곳에 필요 없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을 전시해 놓는다.그가 뇌영단을 바꿨다면 다시 제물을 찾아 세수단을 바꿔야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또다시 계속해서 제물을 찾아 바쳐야 했다.이민혁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참지 못하고 세수단의 버튼을 눌렀다. 세수단이 밀려 나와 그의 앞에 놓였다.금색의 모래시계가 뒤집히더니 용은이 쏟아져 나왔다. 이제 용은은 30그램밖에 남지 않았다. 이걸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씨발.”다시 한번 욕을 내뱉은 이민혁은 묵묵히 반위면에서 빠져나왔다. 이 늙은 용은 그의 신앙, 존경 따위 필요로 하지 않았다. 필요한 것은 오직 제물 뿐이었다. 따라서 아무리 욕하고 저주해도 아무 상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민혁이 이렇게나 대담한 것이었다.하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조금 걸리는 것은 있었다. 이 용은 너무도 신비하고 강했다. 어느 날 갑자기 폭주할 수도 있었다.......자신의 방에 돌아온 이민혁은 다음 날까지 명상했다
오선영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대사님, 제발 용서해 주세요. 제 잘못입니다. 몇 년간 너무 힘들게 살았어요. 제발 한 번만 도와주세요. 어떤 대가도 치르겠습니다.”일이 잘 안 풀리고, 운이 나빴다고 치부된 일들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신선과도 같은 사람을 만났기에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이민혁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었다.이민혁은 그녀를 바라보다 천천히 말했다.“죄송합니다만,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 법이라서요. 알아서 하시죠.”이민혁이 자신을 쫓아낼 기미가 보이자 오선영은 급해졌다. 그녀는 이민혁의 앞에 풀썩 꿇어앉아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대사님, 제발 한 번만 도와주세요. 최근엔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요. 계속 이러다가는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아요.”오선영은 사업이 안 풀리는 것은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각종 자잘한 일들에 그녀의 정신은 점점 망가지고 우울증도 심해지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참지 못하고 스스로 인생을 끝내버릴까 봐 두려웠다.이민혁은 눈썹을 찌푸리고 말했다.“무릎 꿇어도 소용없어요. 제게도 원칙이 있습니다.”이 말을 들은 오선영은 절망을 느꼈다. 눈물이 줄줄 흘렀다. 이대로 인생이 끝날 것만 같았다.이때 이민혁의 방문이 열리고 남지유가 걸어들어왔다. 그녀는 방 안의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꿇어앉은 사람이 오선영인 것을 확인한 남지유는 급히 그녀의 옆으로 가 그녀를 부축해 세웠다.“선영아, 말로 해. 이런 모습 보기 안 좋아.”“언니, 대사님과 아는 사이세요? 제발 부탁드려요. 대사님을 설득해 주세요.”가련한 모습의 오선영을 보자 남지유는 순간 동정심이 들었다.“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줘요, 얼마나 불쌍해요.”“도와주려 했지만, 이 사람이 도움을 받고싶어 하지 않았어요.”이민혁이 담담하게 말했다.남지유가 오선영을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일이야?”오선영은 소파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자신이 이민혁을 얕잡아본 걸
“그래요.”이민혁은 세수단을 꺼내지 않았다. 저녁때에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중해공항.30대의 청년이 상자 하나를 들고 서경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오후 무렵 비행기에서 내린 그는 공항 밖으로 나와 초조하게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이때, 청초한 외모의 사내가 그의 상자를 보고 옅게 웃었다. 그는 앞으로 걸어가 있는 힘껏 남자와 부딪쳤다. 남자가 넘어지며 상자가 땅에 뒹굴었다.남자가 넘어지는 순간 사내는 믿기 힘든 속도로 상자를 꺼내 안의 나무상자를 가져간 뒤 무작위로 벽돌을 주워 상자 안에 넣고는 뚜껑을 덮어버렸다. 그가 이 행동을 모두 끝낸 뒤에도 남자는 땅에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사내는 나무상자를 옆의 화원에 던져버린 뒤 급히 남자를 부축하며 사과했다.남자는 사방을 둘러보다 상자를 발견하고는 급히 상자를 끌어안으며 사내에게 물었다.“어떻게 된 겁니까?”“죄송합니다. 발을 삐끗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이때 택시가 도착했다. 남자는 짜증스럽게 흥 하는 소리를 내고는 택시를 타고 떠났다.사내는 떠나는 택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웃다가 작게 혼잣말했다.“나, 도성이 손에 넣지 못하는 건 없어.”남자가 탄 택시는 오선영의 호텔 앞에서 멈췄다. 남자는 급히 오선영의 방으로 들어갔다. 오선영은 남자를 보자 마음이 놓이는 듯 말했다.“오빠, 드디어 오셨군요.”“선영아, 무슨 일인데 이렇게 급하게 불러? 가보까지 쓰려고 하고?”“그런 건 나중에 말하고, 일단 물건부터 보여줘요.”“얘는, 물건이 없어지기라도 했을까 봐?”남자는 상자를 열며 구시렁댔다. 오선영이 인상을 쓰며 대답했다.“중요한 일이니 차질 있으면 안 돼요.”남자가 상자를 열었다. 벽돌이 든 것을 확인한 두 사람이 어리둥절해졌다.“이게 뭐예요?”오선영이 새된 소리를 질렀다. 남자는 한참 동안 멍해 있다가 자기 머리를 탁 치며 말했다.“큰일 났다. 공항에서 본 그 자식이 훔쳐 간 모양이야.”“끝났어. 다 끝났어요.”오선영은 울음기 어린 소리로 말
정원은 옥 불상이 이민혁의 마음에 들지 않는 줄 알고 급히 말했다.“대사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물건은 찾아드리겠습니다.”이민혁이 웃으며 말했다.“그런 건 아닙니다. 아주 마음에 들어요. 그런 이 물건은 어디서 얻은 겁니까?”“이건 저희 부하가 가져온 겁니다.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는 저희도 모릅니다.”서규호가 대답했다. 이민혁이 머리를 끄덕이며 다시 말했다.“물건은 잘 받겠습니다. 다만 이 물건이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고 그 주인을 찾아주십시오.”“네, 알겠습니다. 바로 알아보겠습니다.”두 사람도 영문을 몰랐지만, 이민혁이 물어본 이상 꼭 확실하게 찾아내야만 할 터였다.“다른 일 있습니까?”이민혁이 물었다. 두 사람이 눈빛을 교환한 뒤 서규호가 말했다.“사실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저희와 서경 쪽 사람들이 무사연합회를 만들었습니다. 대사님의 뜻에 따라 연합회는 서로의 분쟁을 해결하고 서로 보고 배우는 곳이 될 것입니다.”“좋네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원이 급히 말을 이었다.“대사님, 연합회의 회장직은 대사님이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편하신 때에 즉위식을 거행하도록 하겠습니다.”이민혁은 난처해졌다.“즉위식이라니, 아예 대관식이라고 하지 그래요.”정원과 서규호가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실 그들의 뜻도 대관식과 비슷했다.이민혁은 이미 서경 강호의 신선이었는데, 그가 연합회의 회장이 된다면 말 그대로 그곳의 왕이 될 터였다.이민혁이 두 사람을 보며 천천히 말했다.“무도회를 세우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회장은 하지 않을 겁니다. 다른 사람을 찾아보세요.”두 사람은 어리둥절해졌다. 서경에서 이민혁 말고는 누가 그 자리에 앉을 수 있을까, 이건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게 아닌가?“대사님, 다른 사람들은 그럴 실력이...”서규호가 말렸다. 정원도 말을 얹었다.“대사님, 이 자리는 대사님만이 앉을 자격이 있습니다.”“안 됩니다. 전 나서고 싶지 않아요.”이민혁의 신분은 특별했다. 지금은 초방위국의 사람이기도 했으니
하지만 오선영은 확신하며 말했다.“절대 거짓말이 아니에요. 제가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저도 믿지 않았을 거예요.”이때 오선영의 핸드폰이 울렸다. 모르는 전화번호인 것을 본 오선영이 핸드폰을 한쪽에 던져버렸다.오빠가 이를 보고 급히 말했다.“옥패를 찾았다는 전화면 어떡하려고 그래, 얼른 받아.”이 말에 오선영이 급히 전화를 받았다.“오선영 씨?”“대사님?”“해호섬에 한 번 오십시오. 도와드리겠습니다.”“네,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바로 갈게요.”전화를 끊은 오선영이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말했다.“대사님이 절 도와주시겠대요.”그녀의 오빠도 급히 말했다.“그래, 얼른 가자, 대사님 기다리게 하지 말고.”최근 몇 년 오선영의 상황을 본 오빠는 동생의 처지에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그도 별수가 없었다. 지금 기뻐하는 동생을 보니 그도 기뻤다. 동생이 말한 대사가 그만큼 신비한 힘을 갖고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이 옥패는 그 값을 매길 수 없는 가보였다.두 사람이 호텔 로비로 달려가던 중, 오선영의 발목이 삐끗하더니 그녀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왜 그래?”오빠가 오선영을 부축하며 걱정스레 물었다. 오선영이 울며 대답했다.“발목을 접질렸어요. 운도 없지.”발목을 접질리거나 머리를 부딪치고 손에 화상을 입는 일들은 한두 달에 한 번씩 꼭 일어나는 일이었다.“내가 널 업고 갈게.”오빠는 한숨을 쉬고는 동생을 업고 주차장까지와 그녀를 차에 태웠다. 이어 자신이 차를운전해 해호섬으로 달려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해호섬에 도착했다. 오빠는 동생을 부축해 낭교까지 걸어왔다. 진유성은 미리 얘기를 들은 듯 그들을 통과시켜 주고는 그들을 이민혁의 앞에 데려왔다.두 사람은 문을 두드리고는 이민혁을 향해 인사했다. 이민혁이 오선영의 오빠를 보고 물었다.“이분은…?”“대사님, 이분은 제 오빠 오동훈입니다. 이분이 옥패를 가져왔어요. 다만…. 누군가 그걸 훔쳐 갔습니다.”말하는 오선영의 눈에서 눈물이 반짝거렸다.“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