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92화

“그래요.”

이민혁은 세수단을 꺼내지 않았다. 저녁때에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

......

중해공항.

30대의 청년이 상자 하나를 들고 서경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오후 무렵 비행기에서 내린 그는 공항 밖으로 나와 초조하게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청초한 외모의 사내가 그의 상자를 보고 옅게 웃었다. 그는 앞으로 걸어가 있는 힘껏 남자와 부딪쳤다. 남자가 넘어지며 상자가 땅에 뒹굴었다.

남자가 넘어지는 순간 사내는 믿기 힘든 속도로 상자를 꺼내 안의 나무상자를 가져간 뒤 무작위로 벽돌을 주워 상자 안에 넣고는 뚜껑을 덮어버렸다. 그가 이 행동을 모두 끝낸 뒤에도 남자는 땅에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사내는 나무상자를 옆의 화원에 던져버린 뒤 급히 남자를 부축하며 사과했다.

남자는 사방을 둘러보다 상자를 발견하고는 급히 상자를 끌어안으며 사내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죄송합니다. 발을 삐끗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이때 택시가 도착했다. 남자는 짜증스럽게 흥 하는 소리를 내고는 택시를 타고 떠났다.

사내는 떠나는 택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웃다가 작게 혼잣말했다.

“나, 도성이 손에 넣지 못하는 건 없어.”

남자가 탄 택시는 오선영의 호텔 앞에서 멈췄다. 남자는 급히 오선영의 방으로 들어갔다. 오선영은 남자를 보자 마음이 놓이는 듯 말했다.

“오빠, 드디어 오셨군요.”

“선영아, 무슨 일인데 이렇게 급하게 불러? 가보까지 쓰려고 하고?”

“그런 건 나중에 말하고, 일단 물건부터 보여줘요.”

“얘는, 물건이 없어지기라도 했을까 봐?”

남자는 상자를 열며 구시렁댔다. 오선영이 인상을 쓰며 대답했다.

“중요한 일이니 차질 있으면 안 돼요.”

남자가 상자를 열었다. 벽돌이 든 것을 확인한 두 사람이 어리둥절해졌다.

“이게 뭐예요?”

오선영이 새된 소리를 질렀다. 남자는 한참 동안 멍해 있다가 자기 머리를 탁 치며 말했다.

“큰일 났다. 공항에서 본 그 자식이 훔쳐 간 모양이야.”

“끝났어. 다 끝났어요.”

오선영은 울음기 어린 소리로 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