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형님.”서원은 조금 힘없이 말한 뒤 명상을 시작했다.이민혁은 옆에서 묵묵히 그를 바라보았다.그가 방금 서원에게 가르친 호흡법은 진용결이었다. 하지만 서원은 아직 용의 영혼이 없었기에 이민혁의 레벨까진 할 수 없었다.서원은 아직 금방 수행의 문턱을 넘은 초보였다. 이후에 더 하이 레벨은 완전히 본인의 결정에 달렸다.특수 부대 안 안수연의 사무실.안수연은 책상 앞에 미간을 찌푸리고 앉아 있었다.오후에 격렬한 심문 끝에 주유인은 모두 자백했다.라이브 방송을 한 남자와 여자들은 모두 주유인의 각종 폭력적인 수단에 의해 강제로 끌려온 것이었다. 그러고는 그들에게 새로운 범죄 약물을 투약했다.그들은 주유인의 컴퓨터 안에 남아 있는 문자를 단서로 주유인이 문자를 보낸 것이 서경시의 부시장이라는 것을 알아냈다.안수연은 처음으로 부시장 정도 되는 인물을 잡으려고 영장을 발부받았다. 하지만 그놈은 이미 도망갔다.하지만 급한 것은 없었다. 그가 아무리 도망가도 증거들이 완벽했기에 이미 체포영장이 떨어졌다. 그를 잡는 것은 시간문제였다.안수연이 가장 큰 고민은 이런 새로운 범죄 약물에 관한 사건이었다이런 약물은 사람의 신경을 마비시켜 피곤함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시종일관 최상의 흥분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대신에 약물을 복용한 사람의 수명이 짧아졌다. 일반적으로 2, 3년 장기간 약을 복용한 사람들은 각 장기가 쇠약해져 사망에 이른다. 이건 예전의 약물보다 더 위험했다.주유인은 안수연의 심문에 넘어가 약물의 공급책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녀는 사람을 보내 수사를 했고 언제든지 잡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하지만 주유인은 약물을 공급하는 사람이 대단한 수단을 가졌다고 했다. 심지어 초자연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안수연은 바로 이해했다. 아마도 수행자일 것이다. 수행자라면 그들이 상대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더 이상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그녀는 오랫동안 고민했다. 윗선에 상황을 보고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특수 지원을
양예찬의 딱딱한 태도에 안수연은 조금 불만을 느꼈다.그러나 이것은 도청에서 상경에 요청해 보낸 특수 부대이기에 그녀는 더 말할 수 없었다.“그러죠. 여긴 이민혁 씨입니다. 제 친구예요. 이번 체포 작전을 도우려고 왔습니다. 우리 함께 잘 해봐요.”양예찬은 이민혁을 한 번 보더니 말했다.“저희와 같은 시스템에서 일하는 분인가요?”“아니요. 그냥 제 친구예요.”안수연의 대답에 양예찬은 무표정으로 말했다.“죄송하지만 제 직업상 관련없는 사람이 참석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습니다. 그만 돌아가 보라고 해주시죠.”안수연은 조금 당황하며 다급하게 말했다.“이분은 같은 수행자입니다. 서로 도와야 체포를 순조롭게 끝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필요 없습니다.”하지만 고지식한 양예찬은 단호했다. 안수연은 할 말을 잃었다. ‘무슨 이런 사람이 다 있어? 이렇게 융통성이 없어서야.’이민혁은 상황을 보더니 안수연에게 말했다.“그러죠. 저도 마침 바빠서요. 두 분이 가시면 될 거예요. 전 여기 계신 양예찬님을 믿습니다. 아무 문제 없을 거예요.”이민혁은 말을 마치고 뒤돌아 떠났다. 그도 이런 푸대접을 받고 싶진 않았다.안수연은 이민혁을 배웅한 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 양예찬은 로봇 같았다. 여전히 무표정을 하고서는 아까와 똑같은 자세로 앉아 있었다.안수연은 고개를 저으며 무언갈 말하려고 하는데 전화가 울렸다.화면을 확인하고 그녀는 다급하게 전화를 받았다.“무슨 상황이죠?”“대장님께 보고드립니다. 놈들의 거점을 발견했습니다. 포위한 채 감시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명령을 내려주십쇼.”“잘했어요. 주소 보내줘요. 지금 바로 갈 테니.”“예.”안수연은 전화를 끊은 뒤 그에게 말했다.“출발하시죠.”양예찬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일으켰다. 서류철 가방을 손에 들고 밖으로 향했다.안수연은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문을 나서 그녀가 차를 몰고 양예찬과 현장으로 떠났다.30분 뒤 안수연은 서쪽 교외에 있는 한 산기슭에 도착했고 누군가
얼마 지나지 않아 특수요원들은 7명의 용의자에게 수갑을 채워 모두 마당으로 데려갔다.안수연은 다가가 한번 살펴보더니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더 없어? 약품은 수색해 봤어?”“약품 제조 도구들을 모두 찾아냈습니다. 여기가 바로 약품 제조 현장일 겁니다.”“X발”안수연이 욕설을 내뱉었다. 아무래도 약품 공급상은 이미 도망간 모양인데, 그는 어떻게 소식을 알았을까?이때 양예찬이 걸어와 시선이 7명의 용의자의 신변을 훑고 있었다.갑자기 그의 시선이 3번째 용의자에게 멈췄다. 그는 초능력 저격총을 들고 매우 여위고 병골처럼 보이는 한 남자를 향해 꼿꼿이 겨냥했다.“뭐 하는 거예요. 당신의 한방에 저놈 시체도 남아 나지 않을 거예요.”안수연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이 작은 체구로 초능력 저격총의 위력을 감당할 수 있을까?그러나 양예찬은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저놈은 수행자입니다. 몸에서 영력이 요동치고 있어요.”안수연은 깜짝 놀라 총을 겨누고 부하들에게 후퇴하라고 명령했다. 보통 사람은 수행자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녀도 알고 있다.이때 병골 같은 놈이 히쭉 웃으며 몸에서 힘이 마구 솟구치더니 손에 채워진 수갑은 순식간에 부서졌다.그는 원숭이 같은 몸놀림으로 양예찬을 향해 몸을 던졌다.양예찬은 안색이 전혀 바뀌지 않고 총구를 들어 병골을 향해 한 방 쏘았다.나선형 철갑탄은 강력한 운동 에너지의 추진력에 의해 회전하며 공기를 뚫고 병골을 향해 날아갔다. 탄환이 발사된 후에야 사람들의 귀에 굉음이 들려왔다.그러나 병골은 공중에서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은 방식으로 몸을 비틀어 탄알을 피해버리고 동시에 두 손에서는 붉은 영력이 일며 양예찬을 향해 내리쳤다.양예찬은 발바닥으로 땅을 튕겨 오르며 번개처럼 뒤로 미끄러지며 펑 하는 굉음과 함께 또 한 방 쏘았다.하지만 병골은 땅으로 뛰어내려 탄환을 피해버리고 땅바닥에 지그재그 모양을 그리며 양예찬을 향해 계속 달려들었다.양예찬은 후퇴하는 한편 사격을 멈추지 않았고 연속으로 서너 방 발사했다
벽을 너머 몇 미터 떨어진 땅바닥에 병골이 쓰러져 있었고 그의 몸 아래는 피바다가 되었다.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안수연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급히 물었다.“괜찮아요?” “전 괜찮습니다.”양예찬은 냉혹한 표정으로 일어서서 총을 집어넣었다.안수연은 조심스럽게 병골을 향해 다가갔다. 병골의 허리에 주먹만 한 피 구멍이 생겼고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안수연은 내심 놀랐다. 이 초능력 저격총의 한 방은 족히 일반인의 몸을 산산조각 내버릴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병골의 몸에는 구멍만 뚫린 것을 보아 수행자의 생명력이 얼마나 끈질긴지 알 수 있었다.하지만 이 정도의 부상은 죽지 않더라도 치명상이었기에 그녀는 너무 걱정하지 않았다.그녀가 가까이 다가가자, 병골의 입에서 갑자기 쉭쉭 소리가 났다.안수연은 깜짝 놀라 서둘러 발걸음을 멈추고 부하들에게 물러나라고 손짓했다.수행자를 대할 때는 언제나 조심해서 나쁠 게 없다.양예찬도 약간 의외여서 총을 다시 들어 올렸지만, 탄알이 한 발밖에 남지 않았다.잠시 후 병골의 몸이 갑자기 심하게 떨리더니 곧이어 그의 몸은 빠르게 팽창하여 피와 살이 뒤집히며 눈 깜짝할 사이에 병골은 피부가 벗겨지고 핏줄과 근육만 남은 괴물이 되었다.이때 병골이 벌떡 일어서더니 온몸의 근육이 부풀어 오르고 몸집도 커져 2미터의 키에 피와 고기만 섞인 괴물이 되었다.모두가 보자마자 경악을 금치 못했고 몇몇 특수요원은 다리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런 끔찍한 광경을 처음 마주했다.그러더니 괴물의 눈동자가 빙빙 돌더니 짐승 같은 소리로 부르짖었다.“피의 신께 피를! 해골 옥좌에 해골을!”포효와 함께 괴물은 다시 양예찬에게 달려들었다.그의 행동은 지난번보다 더 빨라졌고 힘도 폭등했다. 그리고 몸으로 강력한 영압을 뿜어내 사람들을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양예찬의 얼굴에는 결연한 빛이 감돌았다.그가 고함을 치자 몸에 있는 영력이 초능력 저격총에 미친 듯이 흘러 들어가 촘촘한 룬으로 형성된 선이 밝혀지며 강력한 영력과 함
이민혁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양예찬이 있는데 무슨 일이 있겠어요. 그도 영경 수행자예요.”“제가 보기에 양예찬도 상대가 안 돼요. 슈퍼무기를 가지고도 그 괴물을 죽이지 못했는데 맨손으로 쫓아갔단 말이에요. 너무 걱정돼요.”“도대체 무슨 상황인데요?”이민혁이 물었다.안수연은 서둘러 방금 발생한 일들을 설명했고 이민혁은 듣고 나서 미간을 찌푸렸다.“빨리 말 좀 해봐요.”안수연이 급해서 말했고 이민혁은 천천히 대답했다.“그놈이 무슨 공법을 수련했는지 모르겠지만 절대 건전한 방법은 아닐 겁니다. 양예찬은 상대가 안 돼요.”“저도 눈치챘어요. 그래서 찾아온 거예요.”안수연이 말하자 이민혁은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느긋하게 말했다.“하지만 전 그쪽 계통 사람이 아니에요.”“치사하게 아직도 이러기에요?”“아니, 그냥 양예찬 그놈 표정이 마음에 안들어요.””제 얼굴을 봐서라도 일단 그 괴물을 잡고 나서 말해요. 제가 양예찬더러 사과하라고 할게요.”“그럴 필요는 없고 사람을 보내 서원이 방해받지 않게 지켜주라고 해요. 그럼 같이 갈게요.”“자, 갑시다. 제가 사람을 부를게요.”안수연은 이민혁을 끌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특수요원을 지휘해 해호도를 봉쇄했다.아치교에 이르자 이민혁은 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제 사람도 때렸어요?”“급해 죽겠는데 누가 말리래요. 조금만 누워있으면 괜찮을 거예요.”“이건 말이 안 되죠. 당장 배상해요.”“네네. 배상할게요. 일단 급한 일부터 처리해요.”두 사람이 말하는 사이에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또다시 광폭 질주하여 조금 전의 현장으로 돌아갔다.그들이 도착하고 헬기 한 대가 금방 착륙했다. 안수연은 이민혁을 끌고 헬기에 올라 양예찬과 괴물 쪽으로 쫓아갔다.프로펠러의 굉음이 귀청을 찢는 듯했다. 안수연은 자신과 이민혁에게 귀마개를 착용하고 스크린의 적외선 시스템을 관찰하기 시작했다.도중에 열화상 카메라에 때때로 표시가 나타났지만 모두 짐승일 뿐이었다.계속 앞으로 나갈수록 안수
쾅 소리와 함께 이민혁이 땅에 떨어지며 다리를 구부렸고 땅에는 지름 5, 6미터의 깊은 구덩이 파였다.그는 앞쪽을 살피며 담배에 불을 붙이고 그대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몇 분 뒤 안수연이 로프를 타고 내려와 이민혁의 옆에 섰고 헬기는 착륙할 곳이 마땅치 않아 되돌아갔다.안수연은 담배를 피우는 이민혁을 바라보고 다시 땅바닥의 큰 구덩이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민혁 씨, 참 대단하시네요.”“별거 아닌데요.”이민혁이 담담하게 말했다.안수연은 어깨를 으쓱하며 이민혁의 우쭐대는 꼴을 보고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만한 실력이 있으니 확실히 뭐라 할 말이 없었다.“그 괴물, 혹시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지 않을까요?”안수연이 걱정돼서 물었다.“벌써 왔어요.”바로 그때 괴물이 폭주하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이민혁은 한번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안수연은 더없이 놀랐다. 이 괴물의 부상은 이미 회복되었다.허리의 피 구멍은 사라지고 가슴의 커다란 구멍도 아물었다. 괴물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영압은 더 매서워졌다.“X발.”안수연이 찰진 욕설을 내뱉었다.이민혁의 눈길은 이 괴물에게 고정되었고 여전히 담담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이때 괴물도 이민혁과 안수연을 발견하고 으르렁거리며 달려들었다.이와 동시에 괴물의 손에는 난데없이 붉은 색의 칼날이 솟아올라 핏빛 영력이 피어오르며 이민혁을 향해 내리꽂았다.이민혁이 가볍게 외치자, 입에 있던 담배가 괴물을 향해 포탄처럼 날아갔다.괴물은 단칼에 베어버렸고, 이민혁이 영력으로 감싼 담배는 가루처럼 잘려 사라졌다. 그리고 괴물은 시야로 쫓을 수 없는 속도로 덤벼들었다.이민혁이 냉랭한 코웃음을 치더니 갑자기 강한 영압이 그의 몸에서 솟아올랐고 그는 잽싸게 몸을 앞으로 날려 주먹을 뻗었다.괴물도 동시에 칼을 휘둘렀고 주먹과 칼은 순식간에 부딪히며 굉음과 함께 격렬한 영력의 흐름이 사방으로 마구 흩어지며 숲에 낙엽이 흩날렸다.괴물과 이민혁이 맞부딪히며 각자 십여 미터씩 밀려나 서로를 주시하고 있었
괴물은 힘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영력도 엄청났으며 거의 모든 공격이 치명타를 날렸다.핏빛 칼날이 가르고 지나간 자리의 공기가 날에 부딪히며 하늘에는 끊임없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양예찬은 건장하고 힘이 셀 뿐만 아니라 솜씨가 아주 날렵했다. 그는 핏빛 칼날을 민첩하게 피하며 손에 들고 있는 영력 불꽃이 피어오르는 초합금 비수로 괴물의 몸 이곳저곳을 마구 찔렀다. 둘은 막상막하여서 일시적으로 승부를 가르기 힘들었다.안수연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전투 상황을 지켜보며 물었다.“민혁 씨, 안 도와줄 거예요?”“수연씨도 들었잖아요. 끼어들지 말라고 하는걸.”이민혁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안수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이 상황에서 아직도 저들의 규칙을 따라야 해요?” “그럼, 당신이 나서서 도와주던가요. 전 굳이 필요 없다고 하는 사람을 도와줄 마음이 없거든요.”이민혁은 담배를 피우며 끼어들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다.안수연은 이민혁을 째려보며 말했다.“지금 저더러 죽으러 가라는 거예요? 제가 저 괴물의 상대가 된다고 생각해요?”“그럼, 뭐 어쩔 수 없죠.”이민혁은 일절 참견하려 하지 않았다.안수연은 하는 수 없이 그저 전투를 지켜보며 양예찬이 이기기를 바랐고, 동시에 양예찬이 꽉 막힌 사람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더불어 초 방위국의 쓸모없는 규칙도 말이다.어쩔 수 없는 건 양예찬은 안수연의 관할 구역이 아니었고 심지어 양예찬의 계급도 그녀보다 높았다. 계급대로라면 안수연은 양예찬의 말을 따라야 했다.정부 측의 일 처리 방식은 항상 이랬다. 여러 가지 규칙으로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고 규칙을 어기면 처벌이 따랐다. 안수연은 정말 그들 부모님의 안부를 묻고 싶은 심정이었다.이때 양예찬과 괴물의 전투는 백열화 단계에 이르렀다.괴물이 끊임없이 울부짖자, 핏빛 영력으로 형성된 칼날은 점점 커졌고 한 번 휘두를 때마다 핏빛 칼날 주변의 공간마저 일렁거리며 커다란 굉음이 울려 퍼졌다.양예찬도 전력을 다해 맞붙고 있었다. 몸에서 영력이 빛을 뿌리며
양예찬은 이 상황에서 이 괴물이 여전히 그렇게 무서운 공격을 가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때 그의 영력은 이미 거의 고갈되어 전혀 저항할 수 없었다.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맹렬히 포효하고 마지막 영적 에너지를 터뜨렸고, 초합금 단검은 타오르는 영적 에너지 불꽃을 다시 일으키고 괴물을 향해 돌진했다.마지막 순간에 양예찬은 포기하거나 도망칠 생각조차 하지 않고 마지막 힘을 다해 죽을 각오로 싸웠다. 그는 무조건 죽을 것임을 알면서도 전혀 움찔하지 않았다.이때 안수연은 이미 충격으로 소리를 지를 뻔했다. 심지어 그녀조차도 양예찬이 희망 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 그의 실력으로는 괴물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괴물이 공격하자 이민혁은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손에 여러 개의 인장을 쥐고 몸에서 강력한 영압을 분출하면서 외쳤다.“후토지상!”그 후에도 그는 멈추지 않고 또다시 여러 개의 인장을 손에 들고 다시 외쳤다.“사상뢰옥.”이민혁은 거의 1초 만에 이 일련의 기술을 완성했고, 동시에 양예찬과 괴물 사이의 땅바닥에서 5m 높이의 흙으로 만들어진 거인이 솟아올랐다.이 흙으로 만들어진 거인의 몸에서 황토색의 영적 에너지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나 괴물의 공격도 마침 거인의 몸을 베었다.큰 폭발음과 함께 거인은 산산조각이 나 땅에 흩어졌지만, 괴물의 공격도 완전히 저항했다.그리고 거인 뒤에 있던 양예찬은 거인에 의해 온전히 보호 받았기 때문에 무사했다.양예찬이 얼어붙어 있을 때 괴물 위에서 농구공 크기의 천둥구 네 개가 나타났고, 네 개의 천둥구가 나타나 서로 얽힌 천둥 사슬을 내보내 괴물을 묶어 죽게 만들었다.천둥 사슬에 묶인 괴물은 고통스러운 포효를 내뱉으며 계속 몸부림쳤다. 하지만 사상뢰옥의 힘은 괴물의 힘을 넘어섰고, 괴물은 끝내 풀려나지 못했다.이 장면을 본 양예찬은 큰 충격을 받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민혁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안수연은 더욱 놀라 사상뢰옥의 무시무시한 힘을 보고 자기 눈을 믿
남지유가 반쯤 잠든 채로 계속 뒤척이며 자세를 바꿀 때마다 이민혁의 몸이 반응했다.순간, 이민혁은 남지유를 안고 방에 가서 그녀를 덮치고 싶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멈칫했다.애초에 그의 수련 공법에 큰 문제가 있었기에 만약 체질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다.거기에 지금 혈신교 일까지 더해졌다.혈신교의 사도조차도 이렇게 강한데 그들의 보스는 더 강할 것이다.지금 혈신교와는 철천지원수가 되었으니, 그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민혁 본인도 편히 있지 못할 것이다.이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 그는 남지유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혹시라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지유는 하루아침에 과부가 되지 않겠는가.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얕은 한숨을 내쉬고는 정신력으로 남지유의 영혼을 쓰다듬어 그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뒤, 그녀를 번쩍 안아서 안방의 침대에 눕히고는 이불까지 잘 덮어줬다.그러고는 거실로 나와서 잡념을 떨치고 명상을 시작했다....해골의 땅,두개골 왕좌에는 거대한 남자가 여전히 조각상처럼 비스듬히 앉아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두개골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구부정한 자세로 또다시 왕좌 앞에 서서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말했다.“존경하는 피의 지존님, 제7 사도의 영혼의 불이 꺼졌습니다. 체내에 있던 피의 알도 신호가 끊겼습니다.”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거대한 그림자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충분히 거대한 강자가 나타났나 보군.”“그런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지존님.”또 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그림자가 말했다.“제9 사도더러 가라고 하게. 피의 알도 하나 가지고 가라고 해.”“피의 알을 가지고 간다고 하더라도 제9 사도 혼자서는 힘들지 않을까요?”노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싸우러 가라는 게 아니라 그 강자를 찾아서 피의 알을 전해주라는 뜻이야.”“네? 그 이유가 뭐죠? 그건 우리의 성물입니다. 얼마 남지도 않았어요.”노인이 이해되지 않는
마설현도 급히 이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괜찮아요?”전화를 받자마자 마설현이 다급히 물었다.“괜찮아. 거기 사장이 나랑 친해서 얘기 좀 하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마설현이 한시름 놓으며 대답했다.“다행이네요. 난 오빠한테 무슨 일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워요. 진짜 무슨 일 생기면 난 우리 오빠한테 뭐라고 해요.”“걱정하지 마. 내가 서경시에서는 좀 힘이 있으니,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 내가 꼭 해결해 줄 테니까.”“알았어요. 고마워요. 오빠가 괜찮다니 이제 됐어요.”“그래. 안녕.”“안녕.”전화를 끊은 마설현의 마음속에는 작은 의혹이 생겼다.(듣고 보니 오빠 말처럼 민혁 오빠의 실력이 대단한가 보네. 근데 민혁 오빠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오빠도 말해주지 않고, 참 이상하네.)그때, 백수민이 상심한 얼굴로 들어왔다.김하늘이 물었다.“왜 그래?”“연락이 안 돼. 전화가 아예 꺼져있어.”백수민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자 우하영이 물었다.“혹시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고 대표님같이 높으신 분이 무슨 일이 있겠어. 내가 걱정하는 건, 민혁 오빠가 이렇게 난리를 쳐서 만약 고 대표님이 화가 나시면 앞으로 다들 가깝게 지내지 못할 게 뻔하잖아.”백수민이 마설현을 보며 말했다.마설현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기 침대로 가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마설현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화장을 지우러 갔다. 누가 봐도 그녀는 마설현에게 불만이 있어 보였다. 필경 고기명은 그녀 마음속의 황금알 낳는 거위니까.이민혁은 막 해호도에 도착하자마자 안수연의 연락을 받았다.안수연이 웃으며 말했다.“덕분에 또 한 건 했네요.”“말로만 고맙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좀 보여줘 봐.”이민혁이 대답했다.“걱정 하지 마세요. 이제 밥 살게요.”“그 약속 언제 지키는지 기다릴게.”말을 마친 이민혁이 전화를 끊고 자기 방으로 향했다.(앞으로 고기명 패거리는 설현이를 건드릴 생각을 못 하겠지.)이민혁이 허허 웃고는 방
유천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세 사람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대단하신 선배님도 못 알아보고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선배님이 너희들의 한쪽 다리만 부러뜨리라고 하지 않았으면 오늘 내 손에서 살아서 나갈 수 없었을 거야!”고기명은 유천이 계속 다가오자, 무서움에 말까지 더듬었다.“유 사장, 당신 나한테 손대기만 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유천은 망설이지 않고 고기명의 복부를 가격했고, 그 충격으로 고기명은 고통을 호소하면서 몸을 움츠렸다.유천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고 곧이어 이민혁의 명령대로 고기명의 한 쪽 다리를 사정없이 부러뜨렸고, 고기명은 한 번의 반항도 하지 못하고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노호와 석한 또한 놀란 표정으로 한순간 제압당한 고기명을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유천은 두 명의 부하에게 눈짓을 하자, 부하들은 노호와 석한을 단번에 제압해 버렸다.유천은 주저 없이 그들한테 다가가서 한 쪽 다리를 밟아 부러뜨렸다.고기명과 친구들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모두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에 울부짖으며 식은땀을 흘렸다.유천은 이민혁의 지시에 따라 일을 처리한 후, 또다시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께서 시키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 제가 더 할 일이 있습니까?”그러자 이민혁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괴로운 얼굴로 고통을 호소하는 고기명과 친구들에게 다가갔다.“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의견이 없지만 설현이를 괴롭히거나 귀찮게 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오늘은 그냥 경고의 의미로 다리 하나만 부러뜨렸지만, 다시 내 귀에 이런 일이 들리면 각오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에 겁나서 고개만 끄덕였다.이민혁은 고기명의 주위에 떨어진 파란 알약에 시선이 갔고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물었다.“그녀들한테 감히 이런 걸 먹이려고?”고기명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설명했다.“그냥 저희끼리 먹으려고 가지고 다녔을 뿐, 그녀들에게 먹일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내 생각
유천은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고기며과 친구들이 VVIP였기 때문에 이민혁의 진정한 신분을 알기 전까지는 움찔해서는 안 되고 최대한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민혁은 담담하게 유천에게 자기 신분을 말했다.“잘 들어! 장호를 주먹으로, 민경호를 칼로 베어 죽인 사람이 바로 나야! 이제 내 정체를 알았으니 너희 같은 쓰레기들의 일에 내가 나선 걸 영광으로 알아야 하지 않겠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말한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가 더욱 오만한 태도로 나오는 것이 더욱 맘에 들지 않아 유천에게 따졌다.“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정신이 어떻게 된 거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네!”“유 사장,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으니 빨리 처리해!”그들은 이민혁의 싸움 실력을 본인들이 상대하기에는 버겁다는 걸 알기에 유천이 빨리 나서서 처리하기를 바랐다.하지만 유천은 전에 장호와 민경호가 모두 이씨 성을 가진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고, 이민혁의 말이 사실임을 알기에 얼굴이 창백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이민혁이 소문으로 들었던 그 젊은이라면 네 사람이 결코 무사하게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민혁은 얼굴이 창백해진 유천을 보고는 웃으면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물었다.“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한테 연락해서 확인까지 시켜줘야 하나?”이때 유천은 겁에 질린 얼굴로 갑자기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 잘못했습니다. 아까는 제가 눈이 멀어서 높으신 분한테 무례하게 행동했습니다, 제발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십시오.”유천은 이민혁이 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까지 안다는 걸 보면 그 전설 속의 인물이 틀림없는 것 같아 목숨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고기명과 친구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던 유천이 갑자기 몇 마디에 무릎까지 꿇자,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다.고기명이 먼저 멀뚱멀뚱 유천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유
이민혁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넌 또 누구야?”유천은 어이없는 듯 웃었다.“서경에서 나 유천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유천? 처음 들어보는데?”유천은 그 말에 안색이 완전히 굳어졌다.“좋게 해결하려고 했더니 이렇게 건방지게 나오면 나도 더 이상 못 참지!”고기명도 이민혁의 도발에 더욱 화가 났다.“유 사장, 당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유천은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장사꾼인지라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면서 차갑게 말했다.“고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하는 거야? 당장 이분들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여기서 두 발로 걸어 나갈 수 없도록 만들 테니까 조심해!”이민혁도 인상을 팍 쓰면서 말했다.“사과? 먼저 건방지게 행동하면서 다른 사람 심기를 건드린 건 저놈들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지? 당신이 저놈들 정신 차리게 한다면 나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게. 그렇지 않다면 네 사람 모두 다시는 서경에서 발을 붙이고 살지 못하게 될 거야!”고기명과 친구들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유천에게 한마디씩 했다.“유 사장, 건방지게 떠드는 걸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아?”“유 사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저놈이 다시는 건방진 말을 못 하도록 당장 처리해!”하지만 유천은 오랫동안의 사업 경력으로 보아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반응하는 이민혁이 믿는 구석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이민혁을 떠보기로 마음먹었다.“젊은이, 쓸데없는 유혈 사태는 피해야 하지 않겠어? 당신이 강호 쪽 사람이라면 얼른 이름을 말해.”이민혁은 그 말에 유천을 더 비웃었다.“당신 보아하니 강호 쪽 사람인 것 같은데 어디 함부로 겁도 없이 내 이름을 묻는 거지?”유천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당신 설마 민씨 가문에 대해서 아는 거야? 장호에 대해서 아는 거야?”“그럼, 네가 민씨 가문의 사람인 건가?”하지만 유천은 쉽게 답할 수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몇 년 전, 민씨 가문이 정씨 가문,
고기명은 마설현이 계속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더 이상 볼 것 없으니 그냥 때려!”그 말에 노호와 석한은 술병을 집어 들고 이민혁을 에워쌌다.마설현은 놀라서 소리쳤다.“뭐 하는 거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백수민은 마설현을 끌고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너 미쳤어? 그냥 겁주는 거잖아!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학교에 알려지면 복잡해지니까 빨리 돌아가자!”그녀들이 나가자, 이민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친구 여동생 앞이라 너희들 체면을 세워줬더니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고 까부는 거야?”그 말에 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제기랄, 아무것도 아닌 놈이 죽지 못해서 안달 났네!”이민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발로 고기명을 구석으로 걷어차 버렸고, 소파에 천천히 걸터앉으면서 말했다.“이놈들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제멋대로 날뛰네!”노호와 석한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서 멍해 있었고, 고기명은 괴로운 듯 얼굴을 감싸 쥐면서 발악했다.“감히 날 때려? 넌 오늘 끝났어!”“그래, 네가 뭘 하든 기꺼이 상대해 줄게.”이민혁은 남자들이 돈만 믿고 싹수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이때, 고기명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누군가에게 급히 연락했다.“유 사장, 내가 황족 노래방에서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모르는 놈한테 맞았는데 당신은 지금 어디서 뭐 하는 거지?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처리할 줄 알아!”잠시 후, 고기명은 전화를 끊고 이민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넌 끝났어! 오늘 널 내 앞에 무릎 꿇게 못 하면 내가 네 성을 따르지.”“하하하! 난 너같이 재수 없는 아들을 둘 생각이 없는데?”고기명은 계속되는 비꼬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딱 기다려! 유 사장이 오고 나서도 당당할 수 있는지 보자고!”“유 사장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너 같은 놈이 알 수가 없지! 유천이라고 황족 노래방의 대표이자 서
고기명은 썩은 웃음을 한번 짓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서경에서 누가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내가 만든 자리를 망치려고!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그러자 백수민이 마설현에게 말했다.“설현아, 네 맘은 알겠지만 더 이상 고 대표님 심기 건드리지 말고 빨리 보내.”백수민은 고기명과 친구가 된 반년 동안 그의 주변 부자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그에게서 값비싼 선물과 돈도 받았었다.그녀는 젊고도 돈 많은 부자를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해서든 고기명의 마음을 사로잡아 남은 인생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려고 마음먹었다.그래서 백수민은 갑자기 나타난 이민혁 때문에 고기명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그녀는 부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별 볼 일 없는 이민혁을 감싸고 도는 마설현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설현은 끝까지 방을 나가려고 했다.“됐어, 민혁 오빠랑 먼저 갈 테니 재밌게 놀아!”마설현과 이민혁이 방을 나가려고 일어서자, 석한이 벌떡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이민혁 씨, 오늘 당신이 두 발로 방을 빠져나간다면 내가 당신 성을 따르지.”마설현은 그의 선포에 놀랐다.“뭐 하려는 거야?”노호도 덩달아 일어나면서 소리쳤다.“네가 막무가내로 나오는데 우리도 네 체면을 세워줄 필요 없는 거 아니야?”그러자 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설현아,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너 먼저 가.”백수민은 당당한 이민혁의 말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웃겨! 당신이 뭐라고 여기를 맡기고 가라는 거죠?”마설현은 무례한 백수민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민혁 오빠, 안 돼요! 같이 가야죠!”고기명은 계속되는 고집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설현, 그만해! 수민이만 아니었으면 진작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이때 김하늘과 우하영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일어나서 말렸다.“설현아, 그만해! 고 대표님도 진정하시고 오늘은 시간도 늦었으니 헤어지고 다음에 기분 좋게 또 마셔요.”백수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미
마설현의 말에 세 남자는 서로를 한 번 쳐다보았다.노래를 부르던 남자가 마이크를 내려놓고 소파에 앉으면서 이민혁에게 물었다.“설현이 친구면 뭐라고 불러야죠?”“이민혁입니다.”그러자 백수민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마설현에게 말했다.“마설현, 사람이 왔으면 네가 소개를 해줘야지.”“아는 사이에 그냥 놀면 되지 무슨 소개가 필요해.”백수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민혁에게 말했다.“그러면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수민은 노래를 부르던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이분은 JS그룹의 고기명 대표님이신데 자신이 600억 원 정도 되고 저와는 오래된 친구 사이입니다.”“고 대표님, 안녕하세요.”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고, 고기명은 그저 웃기만 했다.“그리고 이분은 HT그룹 노호 사장님이시고 연봉이 6억 원 정도 되십니다.”“노 사장님, 안녕하세요.”“마지막으로 이분은 음료를 만드는 에너지 회사의 석한 대표님이시고 연간 매출이 100억 원이 넘습니다.”“석 대표님, 안녕하세요.”백수민은 소개를 하면서 자기가 이러한 고위계층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어깨가 으쓱했다.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고기명이 물었다.“이민혁 씨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지금은 별일 없이 한 기업의 잔심부름을 하고 있습니다.”이민혁은 KP그룹에서 아직 제대로 된 직함이 없어 잔심부름을 해준다고 말했다.고기명은 그를 비웃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테이블 위의 양주 몇 병을 가리켰다.“이민혁 씨, 테이블 위에 있는 이 술들이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나요?”이민혁은 어깨를 한번 들썩이더니 말했다.“글쎄요, 제가 양주는 잘 안 마셔서 모르겠네요.”고기명은 계속 비꼬면서 말했다.“양주 몇 병에 600만 원 이상이 나오니까, 오늘 전체 소비가 적어도 1000만 원은 나오겠네요.”이민혁은 고기명의 돈 자랑에도 끄떡없이 웃으면서 말했다.“역시 사장님들이라 그런지 규모가 남다르시네요, 대단하세요!”이민혁이 살짝 비꼬면서 말하자, 고기명의 얼굴이 급
남지유는 이민혁에게 퉁명스럽게 물었다.“민혁 씨, 또 무슨 일이에요?”이민혁은 미안한 표정으로 답했다.“마장현의 여동생이 급한 일이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녀는 얼굴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면서 이민혁의 팔을 붙잡았다.“그래요, 선영이랑 좋은 시간 보냈으니, 이제는 대학생을 만나러 가는 건가요?”이민혁은 그녀의 말이 황당하기만 했다. “무슨 소리예요? 친구 동생일 뿐이에요.”남지유는 이민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계속 물었다.“그럼, 중해에서 선영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거죠?”이민혁은 황급히 답했다.“맹세하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요.”“선영이도 민혁 씨랑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그래도 명색에 연예인이잖아요.”이민혁은 몹시 당황했지만, 더 이상의 해명을 하지 않고 급하다는 핑계로 빠져나왔다.“설현이가 지금 급하다고 연락이 와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남지유는 이민혁이 떠난 후에도 한참 동안 소파에 기대어 한숨만 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오선영이 이민혁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민혁이 중해에 가 있던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속 시원하게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서 엄청 괴로웠다.이민혁의 공식 여자 친구로서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들을 대하고 싶어도 엄청난 능력과 매력을 겸비한 이민혁을 여자들이 결코 가만히 놔두지 않아 신경 쓰이고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그럼에도 남지유는 자기의 선택을 원망도 후회도 할 수 없었고 이민혁을 믿고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녀는 생각을 정리한 후, 소파에 누운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이민혁은 떠나기 전, 그는 마설현에게 문자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마설현의 말로는 백수민이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자기를 포함한 세 명의 룸메이트를 데리고 나갔고 백수민의 친구들이 2차로 기어코 노래방을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했다.하지만 과음으로 인해 수위와 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