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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하긴, 그녀도 예전에는 신씨 일가의 따님이었으니까.

공주처럼 살아온 그녀이기에 지금 좀 색바래지더라도 늘 지닌 아우라는 변함이 없었다.

“가람 씨가 왜 주원 씨 파트너예요?”

구동하가 오지랖 넓게 물었다. 이 장면을 박정후에게 들킨다면 얼마나 다채로워질까.

한편 신가람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대표님이 여자 파트너가 없어서 한번 도와주는 것뿐이에요.”

“선심 쓰다 괜히 이용당할라, 조심하세요.”

구동하는 이주원이 절대 단순한 사람이 아니란 걸 너무 잘 안다.

이씨 일가에서 나온 사람이 단순하면 얼마나 단순할까.

박정후와 안 마주칠 줄 알았는데 불행하게도 그가 한창 가까운 곳에 서서 음침한 표정으로 신가람을 쳐다보고 있었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그녀를 보며 박정후는 싸늘한 한기를 내뿜었고 옆에 있던 소지율까지 심장이 빨리 뛰었다. 그녀는 잔뜩 흥분한 채 박정후에게 물었다.

“가람 씨랑 주원 씨 잘 만나고 있나 봐. 두 사람 너무 잘 어울리네. 안 그래 정후야?”

이에 박정후가 코웃음을 쳤다.

‘너무 잘 어울리지. 한 놈은 시커먼 속내를 숨기고 있고 또 한 명은 멍청할 정도로 어리석으니...’

그는 술잔을 꽉 잡고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을 번갈아 가며 째려봤다.

그의 따가운 시선을 눈치챘는지 신가람도 이리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마치 잘못을 저지른 어린아이처럼 재빨리 도망치려 했다.

이때 이주원이 그녀를 덥석 끌어오며 그들에게 인사했다.

“박 대표님, 지율 씨, 또 뵙네요.”

이주원은 뻔뻔스럽게 인사를 건넸고 구동하는 팔짱을 낀 채 구경에 나섰다.

그 시각 신가람은 제자리에서 증발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역시 남자 말은 믿을 게 못 됐다.

“가람 씨 오늘 너무 예쁘시네요. 이 대표님과도 너무 잘 어울려요.”

소지율이 박정후의 팔짱을 끼고 살며시 그에게 기댔다.

다만 박정후가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에게 되물었다.

“뭐가 잘 어울려?”

“뭐든 다. 이 대표님 가람 씨 좋아하는 게 안 보여? 이참에 가람 씨가 기회 한번 줘요. 서로 만나봐야 맞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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