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다물어! 넌 임찬혁 발톱만도 못하니까.”박영화가 큰소리로 호통 쳤다.그녀는 본래 서양 그룹의 프로젝트팀 부매니저인 장건우의 지위가 이미 매우 높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지금 임찬혁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장건우는 화가 나서 씩씩거렸지만 박영화의 말을 듣고는 화를 가라앉혔다.임찬혁은 서양 그룹의 회장까지 나서게 할 수 있는 사람이니 그가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저 의기소침하게 떠날 수밖에 없었다. “저와 육지영은 가망이 없어요.”임찬혁이 박영화를 밀쳤다.그는 이미 아내가 있기 때문에 육지영과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육소연과도 불가능했다.그러나 육성재의 체면에 걸려있기에 그는 더 말하지 않았다.“삼촌, 저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임찬혁은 육성재에게 인사를 한 뒤 바로 떠났다.그가 오늘 온 것은 육성재를 도와 계약을 따기 위해서였다. 계약을 이미 체결한 이상 그는 더 이상 남아 있을 필요가 없었다.임찬혁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전에 그들은 임찬혁이 육씨 가문의 재산을 노리고 들어온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놀고 먹으라고 기회까지 줬는데 거들떠보지도 않는 걸 보면 임찬혁은 그걸 위해 온 게 아님이 분명했다.이는 그들로 하여금 임찬혁이 어마무시한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렇기에 이렇게 당당한 거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육소연은 생각할수록 이상했다.이치대로라면 임찬혁이 이렇게 큰 인맥을 가질 수는 없었다. 만약 상대방이 정말 서 회장을 안다면 왜 그들의 앞에서 전화하지 않고 화장실에 간 건가?‘설마 뭘 숨기는 거야?’임찬혁은 줄곧 사람들에게 무시당했기 때문에 만약 정말 서 회장처럼 대단한 인물을 안다면 틀림없이 사람들 앞에서 전화를 걸어서 자랑 했을 것이다.그랬기에 상대방의 행동이 그녀는 매우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녀는 갑자기 어젯밤에 옹성우에게 전화를 건 것과 옹성우가 옹성옥에게 부탁해보겠다고 했던 것이 생각났다.‘옹성옥이 서양 그룹한테 미리 말해놓은 거 아
육소연이 다른 사람과 전화하는것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에워쌌다. 무엇인가 깨달은 하미현은 육소연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다.“내가 서양 그룹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임찬혁과 전혀 관계가 없고 그냥 내가 전에 옹성옥에게 부탁했기 때문이었어. 상대방이 서씨 가문에 말을 해둔 적이 있어서...”육소연은 그녀가 생각하는 일의 진상을 모두에게 한 번 말했다.“뭐? 이렇게 말하면 임찬혁은 사기꾼이잖아? 어쩐지 급히 떠나더라니. 티가 날까 봐 그랬구나!”육소연의 말에 모두가 문득 크게 깨달았다. 그들이 사람을 잘못 보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을.“어쩐지 전화도 모두를 피해서 하더라니. 전화를 하러 간 게 아니라 도망간 것이었을 거야.”“돌아와서 일이 이미 해결된 것을 보고 모든 공로를 떠맡다니. 정말 뻔뻔해.”“그 자식 같은 사람이 어떻게 소연에게 어울릴 수가 있겠어? 소연이는 시집가려면 명문가 도련님에게 시집가야지.”...모두들 너나 할 것 없이 임찬혁을 한바탕 폄하하고 욕했다.“이 나쁜 자식이, 나까지 속여?”하미현은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발을 동동 굴렀다.방금 그녀조차도 임찬혁의 비위를 좀 맞췄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아직도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녀는 마치 파리를 먹은 것처럼 괴로웠다.박영화의 표정 역시 굳어졌다. 좋은 사윗감이라고 생각했던 임찬혁이 사기꾼일 줄은 몰랐기 때문에.임찬혁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육지영과 장건우를 갈라놓았던 걸 생각하면 그녀는 자신의 뺨을 갈기고 싶을 정도였다.“말도 안 돼. 이 안에 무슨 오해가 있는 거 아니야?”육성재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임찬혁이 거짓말을 한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임찬혁이 떠난지 얼마 안되어 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는데 뜻밖에도 손이림이 걸어온 전화였다. “임찬혁, 너 어디야? 나 도망쳤어!”손이림의 말투는 매우 흥분되어 있었다.“나 밖에 있지. 도망쳤다고?”임찬혁은 조금 놀랐다. 지난번에 그가 손씨 가문에 갔을 때 손석구가 손이림을 아주
손이림의 대담한 행동은 임찬혁을 다소 놀라게 함과 동시에 다소 감동시켰다.“이림아, 안심해. 용무 시합이 곧 시작될 테니까. 내가 반드시 하찬림을 이기고 너를 대신해서 이 혼약을 취소할게. 그때가 되면 너는 자유로워질 거야.”임찬혁은 이미 와이프와 아이가 있어 상대방에게 무엇을 약속할수 없었기에 다른 말로 위로할 수 밖에 없었다.“응!”손이림은 동경 어린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때가 되면 난 매일 너를 찾아가서 놀자고 할 거야.”행인들의 시선에 손이림은 할 수 없이 임찬혁을 놓아주고 말했다.“함께 술 마시러 갈래?”“좋아, 붉은 장미로 가자.”임찬혁은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며칠 동안 갇혀있었으니 나와서 기분을 좀 풀어야 하지 않겠나.“붉은 장미는 안 가! 예전에 내가 붉은 장미에 자주 갔었기 때문에 지금 가면 반드시 알아보게 될 거야. 차라리 자야에 가자. 거기도 아주 좋아.” 말을 마친 손이림이 손을 뻗어 택시 한 대를 잡고는 임찬혁을 끌고 차에 올랐다.그들은 곧바로 자야의 입구에 도착했다.자야는 겉으로 보기에는 규모가 붉은 장미 못지 않았는데, 장식이 화려해서 옷차림이 대범한 젊은 남녀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다.“여기서 가면도 파네?”그들이 막 들어가려고 할 때, 손이림은 문어귀에서 가면을 파는 노점상에 매료되여 검은색 고양이 가면을 샀다.비록 자야에 자주 오지는 않지만, 수도의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아는 터라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까 봐 산 가면이었다. 이 고양이 가면은 코의 윗부분을 가리는 그런 것이라 술을 마시는데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어때? 이뻐?”손이림은 가면을 쓰고 한 바퀴 돌았다.“응, 이뻐.”임찬혁이 솔직하게 대답했다.이 가면은 손이림의 미모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신비롭게 느껴져 누구인지 더욱 알고 싶게 만들었다.“히히, 들어가자!”손이림은 기분이 좋아서 임찬혁을 끌고 술집에 들어갔다.그녀는 술을 많이 시켜서 임찬혁을 끌고 함께 마셨는데, 한 병 또 한 병을 기분
모두들 술 마시고 춤추는 것을 멈추고 시선을 임찬혁 등 세 사람에게 집중했다.손이림은 전정우를 한 눈 보았다. 평소였다면 틀림없이 거절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먼저 와서 말 거는 사람들은 모두 좋지 않은 의도로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그리고 그녀는 전정우라 망나니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것과 여자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오늘 그녀는 기분이 좋아 재미를 보기 위해 린쉬안을 먼저 거절하지 않고 임찬혁을 한 눈 보았다.“술 사주시려고요?”그녀가 웃으면서 물었다. “네. 마스크를 벗고 저와 함께 한 잔만 마시면, 나중에 오셔도 공짜로 술을 마실 수 있어요.”전정우는 입가에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그는 상대방이 남자친구가 옆에 있더라도 반드시 받아들일 것이라고 믿었다.“저는 상관없는데 제 남자친구가 괜찮다고 할지 모르겠네요.”손이림은 임찬혁을 보고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어때? 괜찮아?”임찬혁은 손이림의 말에 살짝 놀랐다. 순식간에 그녀의 남자친구가 되었기 때문에.‘일부러 날 놀리는 건가?’그러나 이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곧바로 증오심이 어렸다. 눈 앞의 상대가 전씨 가문의 사람이기 때문에.옹씨 가문을 해결한 후, 그의 다음 목표를 하씨 가문과 전씨 가문이었다. 즉, 눈 앞의 전정우는 그의 적이란 얘기다.다만, 지금은 아직 모든 걸 밝힐 때가 아니었다.“그건 안 되겠는데.”임찬혁이 상대방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전정우 도련님, 죄송하지만 제 남자친구가 저를 아주 사랑해서요. 질투도 심하고요. 들으셨다시피 제가 당신과 술을 마시는 걸 반대하네요.”임찬혁의 행동에 손이림은 해맑게 웃었다. 술집은 그녀의 웃음으로 인해 더욱 밝아졌다.그녀의 발언에 임찬혁은 다시 한번 멍해졌다. ‘내가 질투가 심하다고?’“너 내가 누군지 알아?”이에 전정우의 안색이 변했다.“나한테 미움을 사다니. 내 말 한마디면 넌 수도에서 살 수 없어.”그는 싸늘하게 웃으며 위협적
“이 개자식이, 감히 날 때려?”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전정우가 손을 흔들자 술집의 경호원들이 달려들어 임찬혁을 겹겹이 에워쌌다.이 장면을 본 모두가 크게 놀랐다.그들은 임찬혁을 바보를 보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감히 전정우한테 손을 대다니?더 살고 싶지 않은 건가?손이림 역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감지했다. 그녀는 본래 단순히 한 번 장난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일이 이 지경까지 올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거절했을 것이다.“네가 손 쓰는 건 되고 다른 사람이 반격하는 건 안 되는 거야?”이 상황에서도 임찬혁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너가 제대로 못 들은 것 같은데, 내 이름은 전정우야. 전씨 가문의 유일한 상속인이라고. 이 술집은 내 거야!”“수도에서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사람은 없어.”“내가 네 여자친구한테 반한 건 네 복이야.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참아야 한다고. 알아?”전정우가 매섭게 말했다.“전씨 가문이 뭔데. 네가 네 엄마가 마음에 들면 네 아빠도 참아야 하는 거야?”임찬혁이 전정우를 비웃었다.“입 잘 놀리네?”전정우는 화가 나서 두 눈이 빨갛게 된 채로 경호원들을 향해 소리쳤다.“입 찢어버려.”그의 명령에 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임찬혁을 향해 돌진했다.임찬혁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콧방귀를 뀌고는 앉아있던 철걸상을 들고 싸우기 시작했다. “아악!”“아이고!”...연속 울리는 비명소리와 함께 임찬혁한테 머리를 얻어맞은 경호원들은 모두 피가 흐르는 머리를 감싸고 도망쳤다.임찬혁이 아무런 규칙도 없이 마구 때린 것처럼 보였지만, 위력은 오히려 놀라울 정도로 컸다. 경호원들이 전혀 그에게 접근할 수 없을 만큼.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경호원들이 바닥에 쓰러졌다.모두들 눈을 휘둥그레 뜨고 숨을 참았다.전정우의 경호원들은 모두 일대십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싸움을 잘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임찬혁 앞에서는 이렇게도 나약하다니.“그래, 싸움을 잘했던 거였구나. 어쩐지 그렇게 날뛰더라니. 하지만 너는 나를 완전히 화나게
전정우는 웃음기가 어린 눈빛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그거 너무하네.”손이림은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드러냈다.“전씨 가문이 대단하다고 해도 우리 가문은 너를 두려워하지 않아.”그녀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손이림 씨?”전정우 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크게 놀랐다.‘어쩐지 몸매가 이렇게 좋더라니, 손씨 가문의 아가씨 손이림이었구나.’‘하지만 신분이 존귀한 아가씨가 어떻게 임찬혁 같은 이름 없는 사람과 사귈 수가 있는 거지?’“손이림 씨였군요. 어쩐지 몸매가 좋더라니. 그런데 하찬림 도련님과 약혼한 분이 이렇게 다른 남자와 데이트 해도 돼요? 대단하시네.”잠시 놀란 뒤 전정우는 손이림을 조롱하며 그녀가 가볍다는 식으로 말했다. “난 하찬림과 결혼 할 생각 없어. 그리고 이건 하씨 가문과 손씨 가문의 일이니 너와 상관도 없고.”“오늘 이 일의 잘못은 너에게 있잖아. 정말 일을 크게 만들고 싶어?”손이림이 차갑게 말했다.전정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상대방이 손이림인 이상 이 일은 확실히 처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이때, 철탑 같은 남자가 위에서 내려왔다. 그는 키가 2미터 이상이었는데, 상반신을 벗고 있었고 온몸이 근육으로 되어있었다. 그는 그냥 서 있는 것 만으로 작은 산 같았는데, 위압감이 넘쳤다.“저 자식이 제 뺨을 한 대 때린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전정우는 태우를 본 뒤 좋지 않은 의도로 임찬혁에게 말했다.“네 실력이 괜찮은 건 알겠어. 하지만 네가 감히 태우와 권투 시합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이기든 지든, 손이림 씨의 체면을 봐서, 이 일은 이렇게 지나갈게.”“이 격투기장에는 열 명의 권투왕이 있어. 네가 만약 열 명을 모두 이길 수 있다면 이 권투장과 술집은 모두 너에게 줄게. 이 규칙은 오랫동안 세워져 있었지만 아쉽게도 아무도 통과한 사람이 없어.”전정우는 도발적인 표정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 만약 상대방이 감히 링에 오른다면 죽게 될 것이다.“그래.”임찬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쾅!임찬혁과 태우가 팔각형 경기장에 들어간 후 직원들은 바로 손목굵기의 쇠자물쇠로 문을 잠갔다.팔각형 경기장 전체도 모두 팔 굵기의 철로 만들어져 견고하기 그지없었다. 종사의 강자가 갇혀도 벗어날 수 없을 만큼.“하하하, 감히 나와 맞서다니. 너는 이제 죽었어.”“태우와 겨루겠다고 한 순간부터 넌 이미 죽은 사람이야!”임찬혁이 안에 잠긴 것을 보고 전정우는 크게 웃기 시작했다.감히 사람들 앞에서 그의 따귀를 때리다니. 임찬혁이 죽지 않으면 그의 가오가 서겠는가?어차피 임찬혁이 혼자 시합을 하기로 한 것이니, 설령 맞아 죽는다 하더라도 손이림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그러나 임찬혁은 가볍게 웃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여러분, 제가 판을 깔 테니 마음껏 베팅하세요! 베팅 금액의 100배를 돌려드리겠습니다!”전정우가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이건 그냥 우리에게 돈을 거저 주는 거네. 비록 100배지만 이번 판은 틀림없이 임찬혁이 질 것 같으니 나는 백만 원을 임찬혁이 진다에 걸겠어.”“나는 그럼 임찬혁이 진다에 오백만 원을 걸게.”“나는 천만 원을 임찬혁이 진다에 걸 거야!”...사람들은 잇달아 돈을 걸었다. 그들은 임찬혁이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여겼다.“임찬혁이 이긴다에 1억 걸게.”이때 맑은 목소리가 사람들 사이에서 울렸다. 손이림은 은행카드 한 장을 꺼내 카드를 긁으려 했다.이에 모두가 놀라서 입을 크게 벌렸다.비록 임찬혁이 약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것은 일반인과 비교할 때 그런 거고, 태우와 비교하면 종이조각이나 다를 게 없었다. 태우의 한 방도 감당하지 못할 거란 말이다.‘손이림은 돈이 남아나는 건가?’모두가 생각했다. “정말 임찬혁이 이긴다에 거실 거예요?”그녀의 행위에 전정우 역시 멍해졌다.‘손이림이 미치기라도 했나?’자리에 있는 모두가 임찬혁이 지는 거에 베팅했는데 손이림 혼자만 그가 이긴다에 걸었다.“확실하니까 베팅해!”손이림이 확고하게 말했다.“그래요. 모두가 이미 베팅이 끝났으니, 시합을 정식으
어떤 사람은 이제 막 무릎을 굽히고 앉을 준비를 했고, 또 어떤 사람은 방금 전까지 임찬혁을 조롱했던 탓에 웃음이 그대로 걸려있었다.그러나 이 순간, 그들은 모두 돌처럼 그곳에 굳어져 버렸고 얼굴도 굳어져 버렸다.그들은 너무 놀라서 이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상대가 다름 아닌 태우였으니까.유명한 권투왕 중 한 명이 이렇게 빠르게 패배했단 말인가?만약 임찬혁과 전정우 사이에 모순이 있던 것을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이게 임찬혁과 태우가 짜고치는 시합을 하는 거라고 여겼을 것이다.하지만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워 하는 건 역시 전정우였다.임찬혁이 맞아 죽는 것을 보고 싶어 했는데 반면에 태우가 죽어가고 있다니.손이림은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임찬혁을 믿었지만 상대방이 승리를 거두는 것을 직접 보고서야 안심할수 있었다.팔각형 경기장에서 태우는 이미 너무 맞아서 신음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임찬혁은 그제야 때리기를 그만 두었다.“전정우, 네가 기르는 개, 너무 약한 거 아니야?”“개 열 마리를 키운다며? 열 명 다 때릴 테니 함께 덤비라고 해.”임찬혁이 전정우를 향해 소리쳤다.그의 말에 사람들은 다시 한번 얼 빠진 채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전정우의 격투기장에는 열 명의 권투왕이 있는데, 모두 태우와 한 체급이었고 어떤 사람은 심지어 태우보다 더 강했다.열 명과 비기겠다고?날뛰어.정말 너무 날뛴다고.“좋아. 이건 네가 한 말이야.”전정우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임찬혁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할 줄이야.“너희들 함께 올라가. 무기 챙기고.”그가 뒤돌아서서 뒤에 있는 9명을 향해 말했다.야수 같은 몸을 가진 그들은 공포스러운 기세를 내뿜고 있었다. 태우를 더하면 그들이 바로 유명한 전정우의 열 명의 권투왕이었다.전정우는 임찬혁이 아무리 강해도 이렇게 많은 권투왕을 모두 이길 수는 없을 거라고 여겼다.“전정우, 격투기에 무기가 웬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