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미선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귀에 똑똑하게 전해졌다.그녀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모두들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귀를 쫑긋 세웠다.오늘 곽씨 가문이 이곳을 옹성옥에게 세를 주려고 하지 않았었나?어째서 부동산증을 붉은 장미에게 주는 거지?이게 무슨 일이야?모두의 머릿속에 든 의문이었다. 옹성옥도 눈이 커지더니 얼른 다가가 손을 뻗어 부동산증을 가지려고 했지만 임찬혁이 재빨리 부동산증을 치워버렸다.“미선아,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어제 내가 삼촌이랑 임찬혁을 내쫓고 이곳을 임대하기로 약속했었잖아?”옹성옥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비록 옹씨 가문이 벌인 사업이 커서 술집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지만 이건 그의 체면과 연관된 것이었다.모든 사람들이 오늘 그가 이곳을 빼앗을 거라는 걸 알 수 있도록 엄청나게 알렸고 많은 사람들을 불렀다. 아니 심지어는 회원카드까지 미리 팔았다. 그런데 이제와서 곽씨 가문이 이곳을 임찬혁에게 준다니?이건 그의 체면을 깎는 일이 아닌가?“어제 확실히 제 아버지와 약속했었지만 이유가 있어서 생각을 바꿨어요.”“아침에 전화 해서 이 일을 말하려고 했지만 당신이 받지 않았고요.”곽미선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럴 리가 없어! 이건 다 거짓말이야!”옹성옥은 이 일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 큰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옹성옥 씨, 지금 누구한테 소리 지르는 거예요? 사람 존중하시죠.”곽미선의 표정이 서늘해지자 옹성옥은 그제서야 자신이 추태를 부렸음을 깨달았다. 그는 얼른 입을 다물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곽씨 가문은 옹씨 가문에 뒤처지지 않는 가문이었다.홍연과 붉은 장미의 직원들은 이 장면을 보고 철저히 마음을 놓았다. 실업하지 않았을 뿐더러 앞으로 쭉 이곳을 다녀도 되니까.홍연은 임찬혁을 묵묵히 주시했다. ‘이 젊은애가 도대체 무슨 능력이 있는 걸까? 곽씨 가문을 자기 편으로 만들다니.’한편, 다른
‘위층으로?’만약 다른 남자가 이렇게 말한다면 곽미선은 틀림없이 따라가지 않았을 것이다. 낯선 남자와 단둘이 한 방에 있지 않는 게 그녀의 원칙이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임찬혁 같은 상남자가 말하는 방식과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태도는 오히려 그녀를 매우 안심시켰다. 곧이어 그녀는 임찬혁을 따라 위층 룸에 올라갔다.“당신의 병은 제가 치료할 수 있어요. 아주 간단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가씨께서 치료방법을 받아들일 수 있으실지 모르겠네요.”룸에 들어간 후 임찬혁이 문을 닫고 말했다.“무슨 방법인데요? 침을 맞아야 하나요?”곽미선은 샘물같이 맑은 눈동자로 임찬혁을 바라보며 호기심 어린 말투로 물어보았다.“저의 내력으로 당신의 혈을 자극해야 해요. 좀 간단하게 말해서 당신의 엉덩이를 두드려 치료를 해야 합니다.”임찬혁이 사실대로 말했다.“당신...”곽미선은 순식간에 빨개진 얼굴로 믿을수 없다는 듯이 임찬혁을 바라보았다.그녀의 머릿속에서는 두 가지 생각만이 반복되었다. ‘변태야.’‘아니, 의사야.’‘변태야.’‘아니, 의사야.’...“당신이 원하지 않으면 그만두고 그냥 나가죠.”임찬혁은 상대방이 망설이는 것을 보고 그대로 나가려고 했다.“잠깐만요!”임찬혁이 나가려고 하자 곽미선은 입술을 깨물고 상대방을 불러세웠다.“사실 이 병을 저도 큰 병원에 가서 치료한 적이 있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어요. 정말 완벽히 치료해낼 수 있으세요?”곽미선이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생리통은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매달마다 정말 괴로웠었다.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공감할 수가 없을 정도로.완치가 가능하다면 그녀는 어떤 여자라도 거절할 수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네. 이건 무슨 큰 병도 아니니까요.”임찬혁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럼, 하세요...”결국 타협한 곽미선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럼 소파에 가서 엎드린 뒤 엉덩이를 조금 위로 들어주세요.”“네. 좀 더 높이 들어주세요...”임찬혁의 말을 들은 곽미선은 너무 부끄러워서
“지금 즉시 미선이에게 고백할게요. 잘 할 테니까 걱정 마세요, 장인어르신!”곽해준의 지지를 받는다면 곽미선은 틀림없이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곧 오랫동안 좋아하던 곽미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옹성옥은 자기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마음속의 화 또한 완전히 가라앉았다. 그는 전화를 끊고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장미 한 다발을 사오라고 분부한 뒤 그 자리에서 곽미선에게 고백할 준비를 했다.“장미는 왜 사신 거예요?”옹성옥의 친구들은 모두 호기심 어린 눈길로 그를 보았다.심지어 몇몇 부잣집 딸들도 옹성옥이 자신에게 고백해야 하는가 아닌가 하는 환상을 품으며 가슴 설렜다.부잣집 도련님들도 매우 궁금해 했다. 옹성옥이 만약 고백하는 거라면 그건 빅뉴스이기 때문이었다.“이제 내가 가장 행복할 순간을 옆에서 지켜보도록 해. 난 미선이한테 고백할 거야.”“방금 삼... 아니, 해준 아저씨와 통화했었는데, 그 분은 내가 미선이와 연애하는 걸 지지하겠다고 하셨어. 그리고 이미 날 예비사위로 여기시던 걸?”옹성옥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이 좋은 소식을 사람들과 함께 공유했다.“뭐라고? 성옥 도련님이랑 미선 아가씨가 사귄다고?”“곽씨 가문과 옹씨 가문은 모두 명문가잖아. 이거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천생연분이라니까. 집 수준도 맞고 말이야!”“미선 아가씨는 수도의 꽃 중 하난데, 성옥 도련님이 복 받으셨네.”이 소식이 알려지자 술집 전체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모두들 어린 나이라 연애 뉴스를 좋아했기에 옹성옥과 곽미선이 곧 사귈 거라는 소식은 전에 벌어졌던 임대 사건을 뒤덮었다.“미선이는?”옹성옥은 장미꽃을 들고 곽미선을 찾기 시작했다.“방금까지 여기 있었는데, 왜 없어졌지?”모두들 그와 함께 곽미선을 찾았다.“홍연 씨, 미선이 못 봤어요?”끝내 못찾은 옹성옥은 결국 바에 가서 물었다.“아가씨는 임 선생님과 위층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실 겁니다. 방금 전에 함께 올라가는 걸 봤어요.”홍연이 사실대로 말했다.“고마워
다 큰 성인으로서 어떻게 이런 소리가 어느 때 나오는 건지 이해 못할 수 있겠는가?그의 얼굴은 단번에 하얗게 질렸다.방금 전까지 그녀와 사귀는 환상을 했었는데, 지금 상대방은 다른 남자와 룸에서 그런 일을 할 줄이야.그는 곽미선이 왜 그와 같은 명문가 자제를 놔두고 임찬혁 같은 놈과 붙어먹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이게...’그는 배신을 당한 것 같았다.지금이라도 당장 들어가 문을 열고 현장을 잡고 싶었다.하지만.아래층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아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가자. 우리 모두 성옥 도련님이 고백을 성공하는 순간을 목격하러 가자!”“나는 이 장면을 인스타에 올릴 거야. 성옥 도련님이 미선 아가씨에게 고백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니. 진짜 체면이 선다니까.”“모두 핸드폰 카메라를 키고 있어. 명문가의 도련님이 고백하는 걸 보는 기회는 평생 한 번뿐이니까!”...옹성옥은 표정이 바뀌더니 문을 차려던 발을 결국 내려놓았다.문 안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목소리가 마치 바늘처럼 그의 마음에 매섭게 박히는 것 같았다.만약 이 장면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심지어 인터넷에 올려진다면 그의 체면은 이제 바닥에 떨어질 것이다.그리고는 수도 전체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테지.그럼 그의 이름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끊임없이 언급될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급히 아래층으로 내려가 사람들을 계단 입구에 막았다.“성옥 도련님, 고백하러 가시지 않으셨어요? 왜 벌써 내려오세요?”“설마 아직 미선 아가씨를 못 찾은 거야? 우리가 같이 찾아줄게!”“쑥스러워하지 마. 우리가 함께 너의 고백이 성공하는 순간을 구경할 테니까.”사람들은 끊임없이 소란을 피우며 올라가서 옹성옥을 도와 함께 곽미선을 찾으려고 했다.“아니... 아니야!”“미선이와 임찬혁은 위에서 비지니스 얘기를 하고 있어. 그들이 이야기를 다 한 후에 다시 고백할 거야.”옹성옥은 웃음을 짜냈지만, 우는 것보다 더 못생겼다.사랑하는 여자가 눈앞에서 다른
“나는 미선 아가씨가 너를 매우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 반드시 너의 고백에 동의할 거야...”...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모두 살금살금 내려갈 준비를 했다. 옹성옥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었다.그러나 그들의 행위는 오히려 옹성옥을 더욱 수치스럽게 했다.그는 흉악한 얼굴로 가만히 제자리에 서 있었는데, 곧 폭발할 흉악한 야수 같았다. “아아악!”그는 발을 벽에다 걷어차고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모두 붉은 장미 술집으로 모여. 나는 오늘 임찬혁을 죽일 거니까.”말하면서 그는 내려가 자신의 사람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한편, 룸 안.곽미선은 임찬혁의 요구에 따라 소파에 엎드려 엉덩이를 들고 치료를 받았다.원래는 좀 믿지 않았지만, 임찬혁이 몇 번 때리자 그녀는 즉시 아랫배가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을 괴롭게 했던 통증도 대부분이 사라지는 걸 느끼고.그러나 이 몇 번에 그녀는 땀을 흘렸고, 숨소리까지 거칠게 바뀌었다.“임 선생님, 밖에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요...”곽미선은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고 얼굴을 붉히며 일깨워 주었다.그녀가 지금 하고 있는 매혹적인 자세를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틀림없이 다르게 생각할 테니까.“괜찮아요. 첫 번째 치료는 끝났습니다.”임찬혁은 곽미선의 탄력있는 엉덩이를 세게 한번 때리며 오늘의 치료를 끝마쳤다. 갑자기 맞은 탓에 곽미선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실력이 남다르시다니까요.”곽미선은 옷을 정리하며 말했다. 치료를 받은 뒤 그녀는 온몸이 가뿐해짐을 느꼈는데, 무척이나 편했다.“천만에요.”“참, 미선 아가씨, 저와 회장님 사이의 일은 확실히 부득이한 겁니다.”임찬혁이 전의 일을 설명했다.곽미선은 사람이 괜찮으니까.그는 곽해준을 위협해 붉은 장미를 내놓게 했었다. 이 때문에 중간에 낀 곽미선도 난감했을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제가 전에 말했듯이, 그건 선생님과 제 아버지의 일이니 저는 참여하지 않을 거예요.”곽미선은 예쁜 미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모두 씩하고 입꼬리를 올렸다.지금 모두가 보아낼 수 있었다. 옹성옥이 정말로 화가 났다는 걸. 더 이상 봐주지 않고 가문으로 임찬혁을 누르려고 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임찬혁이 이제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임찬혁 씨는 저희 가문과 친분이 있고 여길 주는 것도 저희 아버지의 선택인데, 이럴 필요 없지 않아요?”보다 못한 곽미선이 나서서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옹성옥이 이렇게 화가 난 이유가 다름이 아닌 자기 때문이란 걸.“닥쳐!”옹성옥이 싸늘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네가 저 놈을 지키려고 할 수록 난 더 죽이고 싶어지니까.”“오늘 임찬혁은 이 자리에서 반드시 죽게 될 거야. 그 누가 와도 소용없어.”곽미선의 태도는 옹성옥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당신!”곽미선은 옹성옥이 너무 막무가내라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굴렸다.“그건 네가 그럴 능력이 있나 봐야지.”임찬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싸늘하게 말했다.“나한테 손 댄 걸 넌 후회하게 될 거야.”자신 있어 하는 임찬혁의 모습에 곽미선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는 임찬혁이 도대체 왜 저렇게 강한 태도로 나가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수도의 기타 6대 명문가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누구도 감히 옹성욱과 이런 식으로 말한 적이 없었다.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놀라서 멍해진 채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생각했다. 임찬혁이 미친 게 분명하다고.“사는 게 지겨운 건가? 지금 이 상황에 무릎 꿇고 사과하는 게 아니라 저렇게 덤비다니. 혹시 자기 아래에 있는 열 몇 명의 사람들을 믿고 저러는 건가?” “열 몇 명은 임찬혁이 부를 수 있는 최대 인수일지 몰라도 옹성옥 도련님은 그냥 부르면 몇 백인데.”“제일 앞에 머리 다 밀어버린 남자 맹덕표잖아. 그 무술 고수 말이야. 전에 지하 격투기에서 우승도 했잖아!”임찬혁의 행위가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느낀 사람들은 모두 바보를
붉은 장미의 경호원들도 모두 숭배하는 눈길을 보냈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의 신임 사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옹성옥은 현장에서 떠나려고 했다.‘내가 임찬혁을 과소평가한 것 같네. 빨리 가지 않으면 나도 화를 입겠어.’퍽!그러나 두 걸음도 가지 못하고 거센 바람소리와 함께 날아온 의자 하나가 그의 등을 세게 때렸다.“아악!”옹성옥은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임찬혁은 앞으로 두 발자국 걸어가 그의 옷깃을 잡고 그대로 들어올렸다.“뭐... 뭐하려고?”“이거 놔!”옹성옥은 계속 발버둥 쳤지만 임찬혁의 손이 집게 같이 단단히 잡고 있어서 도무지 벗어날 수가 없었다.“붉은 장미를 뭐라고 여기는 거야? 여기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갈 수 있는 곳 같아?”임찬혁은 말을 하며 그의 뺨을 때렸다.퍽!명랑한 소리와 함께 옹성옥의 얼굴살이 빠르게 떨렸다. 볼은 순식간에 부어올랐고, 뱉은 침에는 두 개의 피 묻은 이빨이 섞여있었다.“네가 감히 날 때려? 우리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너는 이제 끝났어. 널 꼭 죽이고 말 거야!”옹성옥은 아파서 돼지 멱 따는 소리를 냈지만 임찬혁을 협박하는 걸 까먹지 않았다. 지금까지 누구도 그의 뺨을 때려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죽이겠다고?”“자!”“죽여!”...임찬혁은 한마디를 할 때마다 따귀를 한 대씩 때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십여 번의 따귀를 맞은 옹성옥은 얼굴이 돼지처럼 부어올랐다.이 장면을 본 모두가 놀라서 멍해졌다.길에서 대놓고 옹성옥을 때리다니.내일의 톱뉴스가 될 것이 틀림없었다.옹씨 가문은 7대 명문가로, 지금까지 그 어느 누구도 이렇게 옹씨 가문을, 명문가를 건드린 적이 없었다.그러니 이 일은 반드시 큰 파문을 일으킬 것이다. 이제 임찬혁은 수도의 재벌들에게 대적을 받겠지.“살려줘... 잘못했어!”옹성옥은 감당할 수가 없어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꺼져.”임찬혁은 죽은 개를 던지는 것처럼 옹성옥을 바닥에 던졌다. 만약
“두 명의 종사면 충분해. 기껏해야 내력 무사일 테니까.”옹성옥이 씩씩거리며 말했다.맹덕표는 비록 지하 격투기 대회의 챔피언이었지만 외력절정 무사에 지나지 않았다.임찬혁이 맹덕표를 쉽게 이긴 걸 보아 상대방은 기껏해봤자 내력 무사일 게 뻔했다.일반인과 비교할 때 대단한 존재였지만 종사 앞에서는 개미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니 두 명의 종사를 파견한다면 상대방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한편, 붉은 장미.임찬혁이 잠을 자려고 할 때, 누군가가 그의 방문을 두드렸다. “누구야?”임찬혁은 눈살을 찌푸렸다. 평소엔 아무도 그를 방해하지 않았기 때문에. 홍연이 일이 있어서 그를 찾을 때도 미리 연락을 하고 왔었다.그러나 그의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똑똑똑!다급한 문 두드리는 소리만이 끊임없이 울릴 뿐.“잠깐만!”무언가를 알아차린 임찬혁은 싸늘하게 웃고는 문을 열었다.슉!방문을 여는 순간, 쇠발톱 같은 손이 빠르게 들어와 그의 목젖으로 향했다. 비록 매우 빠른 속도였지만 임찬혁의 속도가 더 빨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뒤로 물러나 습격을 피했다.“반응 한 번 빠르네.”“하지만 아쉽게도 오늘 너는 죽음을 면치 못할 거야.”마흔이 넘은 남자 두 명이 문을 닫고는 흉악한 미소를 지으며 임찬혁을 방에 가둬놓았다.“옹씨 가문에서 보낸 사람들이야?”임찬혁은 가소롭다는 듯이 앞의 두 명을 바라보았다. 이 두 사람이 비록 종사이긴 하나 그의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기 때문에.“지금 알아도 쓸모없어. 옹씨 가문에 죄를 지은 후과는 죽음 하나 뿐이니까.”두 사람은 쓸데없는 말을 더 하지 않고 두 마리의 용처럼 각각 왼쪽과 오른쪽으로 임찬혁을 향해 돌진했다.슉슉.임찬혁이 손가락을 연이어 튕기자 두 개의 은침이 그들의 몸에 들어갔고, 두 사람은 곧 행동력을 잃은 채로 바닥에 쓰러졌다.“겨우 이 정도로 날 죽이려고?” 말을 하면서 임찬혁은 두 사람을 툭툭 발로 찼다.“살, 살려주십시오!”“저희는 옹씨 가문에 들어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