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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정지용이 히죽 웃었다.

“도련님, 물론 정민아의 신분이 예전 같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도련님과 비교하면 새 발의 피일 뿐, 거론할 가치조차 없죠.”

견청오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그런데?”

“그래서 제가 알아서 사람을 보내 정민아를 납치했죠.”

정지용이 웃으며 말했다.

옆에 있던 정가을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청오 도련님, 정민아보다 오만한 여자는 없을 거예요. 게다가 허세는 어찌 부리는지, 얼굴만 믿고 엄청 새침하게 군다니까요? 알고 보면 그냥 걸레 같은 년인데!”

견청오는 정가을의 뺨을 때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가 어디라고 끼어들어? 놀 거 다 놀고 할 거 다 한 화냥년이 어디서 남을 무시하고 난리야?”

곧이어 견청오는 일어나서 주변을 서성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만약 이전에 이런 짓을 벌였다면 그냥 넘어갔겠지. 하지만 오늘부터 그녀의 위상은 많이 달려졌어. 우린 어디까지나 외지에서 온 사람에 불과한데, 성남시에서 괜히 소란을 피워봤자 악영향만 끼칠 거야.”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툭 까놓고 말하면 정 씨 일가는 고작 부산 견씨 가문의 하인에 불과하죠. 도련님이 무엇을 하시든 어디까지나 하인을 혼낸다고만 생각하지, 감히 도련님 앞에서 왈가불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걸요? 게다가 도련님의 시중을 든다는 자체가 정민아에게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축복이지 않겠어요? 우리 가을이는 그런 기회조차 얻기 힘들잖아요.”

정지용은 히죽 웃으면서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말을 듣는 순간 견청오도 미소를 지었다. 이내 앞으로 다가가 정지용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네가 언급한 덕분에 생각났네. 정 씨 일가라 해봤자 그냥 우리 가문 하인에 불과한데, 누가 감히 우리 집안일에 참견할 수 있는지 두고 볼 거야.”

곧이어 정민아는 건장한 사내들의 손에 이끌려 들어왔다.

“정지용, 정가을! 너희였어?”

두 사람을 발견하는 순간 정민아는 정지용과 정가을이 옆에서 부추긴 탓에 일이 이 지경까지 되었다는 걸 단번에 눈치챘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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