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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화

뜻밖의 상황에 견청오는 깜짝 놀랐다.

“홍인경 씨, 이게 뭐 하는 거예요?”

홍인경은 무릎을 꿇고 있으면서도 다리에 맥이 탁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내 정민아를 애써 외면한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청오 도련님, 오늘 부탁드릴 일이 있어 찾아왔어요. 그동안의 정을 봐서라도 꼭 들어주길 바랍니다.”

“무슨 일인데요? 최선을 다할게요.”

견청오는 홍인경이 아직 경기도 조직의 보스인 줄 알고 선심 쓸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았다.

한편, 정지용과 정가을도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홍인경을 바라보았다.

조직을 주름잡는 전설 속 거물이 이토록 겁먹은 모습이라니?

홍인경은 목소리마저 덜덜 떨렸다.

“청오 도련님에게 말 좀 전해달라는 사람이 있는데, 당장 정민아를 돌려보내고 자기한테 찾아와서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네요. 그리고 정민아 부모님한테 손찌검한 놈을 찾아내서 손모가지를 부러뜨리라고 했어요.”

“네? 어떤 자식이 감히 이토록 건방지게 굴죠? 우리가 부산 견씨 가문의 사람인 거 모른대요?”

정지용이 펄쩍 뛰었다.

정가을도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봐요, 우리 청오 도련님이 예의를 차려줬더니 아무 소리나 지껄여도 되는 줄 알아요? 고작 조직 폭력배 주제에 이런 말을 내뱉는 자체가 하극상인 거 몰라요?”

견청오는 화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면서 말했다.

“홍인경 씨, 그분은 뭐 하는 사람인데요?”

홍인경은 아연실색하더니 아무 말도 못 하고 연신 고개만 저었다.

이때, 구석에 있던 정민아가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나 자신의 예상대로 김세자가 나선 것이다.

부산 견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경기도 안에서 누가 감히 김세자의 상대가 되겠냐는 말이다.

이때 정민아의 기분은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김세자가 그녀에게 호감이 있는 건 알고 있지만, 문제는 이미 명확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몇 번이고 그녀를 도와줬으니 이 신세를 어찌 갚아야 할지 몰랐다.

물론 이는 정군과 임은숙한테 비밀로 해야 했다.

안 그래도 부귀영화만 따지는 사람들이 그동안 여러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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