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경 씨, 저 대신 말 좀 전해주겠어요? 상대방이 아무리 권력이 있는 거물이라고 해도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는 이상 곧 비참한 결말을 맞이할 거예요. 제가 장담하죠.”견청오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말하더니 정민아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뺨을 있는 힘껏 때렸다.“이게 바로 당신이 말한 날 가만두지 않겠다는 그 사람이야? 뭐 하는 놈인지 모르겠지만, 널 어떻게 괴롭히는지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지켜보게 할 거야!”정민아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다만 표정만큼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이를 본 홍인경은 깜짝 놀라 부르르 떨었다.죽고 싶어 환장했나? 저승사자와 다름없는 그분의 여자한테 또 손을 대다니?홍인경은 저도 모르게 외쳤다.“청오 도련님의 말뜻은 이해했으니 그만 때려요! 지금 당장 가서 전하도록 할게요.”말을 마친 홍인경은 허둥지둥 떠났다.그는 두려움이 물밀듯이 몰려왔다. 만약 그분이 자기 와이프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게 되어 자칫 화라도 낸다면...머릿속으로 떠오른 장면 때문에 왕년의 조직 보스조차 등골이 서늘해졌다.이내 홍인경은 김예훈한테 찾아가 무릎을 꿇었다. 차마 거짓말할 용기조차 없는 그는 견청오가 했던 말을 곧이곧대로 털어놓았다.그의 말에 김예훈 일행은 넋을 잃고 말았다.“역시나 듣던 대로 건방지기 짝이 없군요. 제가 어르신의 충고를 듣지 않는 게 아니라 본인이 죽음을 자초하는데 어떡하겠어요?”김예훈은 싸늘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전남산도 한숨을 쉬었다. 그는 오늘 절대로 쉽게 넘어갈 일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어차피 지금 설득해봤자 별 소용이 없기에 먼저 자리를 뜨기로 했다.전남산의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보던 김예훈은 잠깐의 침묵을 끝으로 느긋하게 말했다.“어르신, 그래도 상황 보면서 움직일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전남산은 흠칫 떨더니 이내 뒤돌아서 말했다.“그렇다면 국민을 대신해서 총사령관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김예훈은 양정국을 흘긋 바라보았다.“이제 어떡할 건데요?”양정국은 몰래 한
저택 안과 밖에는 경호원으로 가득했다.이때, 대문을 지키던 경호원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왜냐하면 아까만 해도 오가던 사람이 적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유난히 조용해졌기 때문이다.곧이어 경호원들은 또다시 찾아온 홍인경을 발견했다.이번에는 홍인경의 뒤로 몇몇 사람의 모습도 보였다.“홍인경 씨, 이만 돌아가세요. 청오 도련님께서 명령하길 현재의 어르신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니 도련님을 만날 자격조차 없다고 했어요.”홍인경이 떠난 뒤 견청오는 사람을 시켜서 조사했는데, 요 며칠 경기도 조직의 체계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홍인경은 이제 조직의 보스는커녕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평범한 늙은이에 불과했다.이런 사람이 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를 만난단 말인가?견청오는 홍인경을 두들겨 패라고 시키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늙은이의 체면을 충분히 봐줬다고 생각했다.홍인경을 바라보는 경호원의 표정에는 빈정거림이 가득했다.힘도 없는 노인네가 감히 도련님 앞에서 허세를 부리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나?홍인경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한 듯 흠칫 떨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내가 아니라 이 귀한 분들이 방문하려고 합니다.”그의 말에 경호원은 그제야 김예훈 일행에게 시선을 돌렸다.경호팀장이 싸늘하게 말했다.“귀한 분이요? 오늘 이곳을 찾은 귀인만 해도 수두룩한데, 당신들이 어떤 사람이든 관심 없으니까 좋은 말할 때 가요. 우리 도련님이 개나 소나 상대할 만큼 한가하시지는 않아요.”김예훈이 미소를 지었다.“내가 기어코 들어가겠다면?”경호팀장은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두들겨 맞아 죽어도 내 탓하지 마세요.”오정범이 앞으로 나서더니 허리춤에서 당도를 뽑아 경호팀장의 이마를 겨누고 말했다.“지금은? 들어가도 되나?”경호팀장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오정범이 진짜 손을 쓸 줄이야! 게다가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는 미처 반응할 겨를도 없었다.“어디서 감히!”이때, 주변에 수십 명의 경호원이 몰려들었고, 저마
장갑차에서 제복을 입고 허리춤에 당도를 찬 병사들이 뛰어내렸는데, 하나같이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처럼 눈빛이 날카롭기 그지없었다.고작 시선이 마주친 것만으로도 지레 겁먹고 도망치는 사람이 수두룩할 것이다.천여 명이 되는 당도 부대 병사 중 일부는 잽싸게 어둠 속으로 사라졌고, 일부는 9호 저택의 후퇴로를 지키고 있는가 하면, 나머지는 수백 미터 떨어진 곳으로 물러나 사면팔방에서 상황을 감시하기 시작했다.모든 장병은 마치 본능에 이끌린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그리고 현장에 남은 백 명의 병사들은 오와 열을 맞춰서 앞으로 나갔다.아까만 해도 건방지게 날뛰던 경호팀장은 어안이 벙벙했다.그나마 보고 들은 게 있는지라 그는 한국 최강 군대에 속하는 당도 부대를 한 눈에 알아봤다.경호팀장은 감히 찍소리도 못한 채 힘이 탁 풀리면서 무릎을 꿇었다.“털썩!”다른 경호원들도 재빨리 무릎을 꿇고 손에 든 무기를 내동댕이치더니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장난하나? 전설 속의 당도 부대마저 출동하다니?이때, 오정범이 큰 소리로 말했다.“견청오, 네 놈이 간덩이가 부었군! 세자님이 친히 왕림하셨는데 당장 나오지 못해? 3초 줄 테니까 당장 와서 무릎 꿇어. 아니면 죽여버릴 거야!”“흥! 누가 감히 우리 도련님 앞에서 세자라고 자칭해? 우리 도련님은 경기도 김세자도 안중에 없는 분이야!”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정지용이 펄쩍 뛰면서 고래고래 외쳤다.견청오는 흐뭇한 표정으로 정지용을 바라보았다.때와 장소를 가려 알아서 척척 해결하니 시름이 놓인다는 생각에 아랫사람치곤 나름 흡족했다.견청오의 인정을 받자 정지용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청오 도련님, 제가 함부로 입을 놀린 놈을 찾아가 다리 몽둥이를 분지른 다음 도련님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할게요.”말을 마친 정지용은 손짓하더니 경호원을 대동하여 뛰쳐나갔다.하지만 문을 박차고 정원으로 나오는 순간 정지용 일행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왜냐하면 눈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싸늘한 표정의 장병들이기 때문이다
견청오는 냉소를 지었다.“누가 감히 우리 부산 견씨 가문의 구역에서 함부로 굴겠어? 심지어 경기도 일인자인 하정민이라고 해도 내 앞에서 깍듯하게 예의를 갖추기 마련이야. 이게 바로 우리 부산 견씨 가문의 위상이지! 물론 그동안 제멋대로 구는 사람이 있었지만, 이미 이 세상을 떠난 지 오래되었어. 솔직히 말해서 난 누가 우리 부산 견씨 가문한테 시비 좀 걸었으면 하는 바람이야. 아니면 성남시까지 왔는데 너무 심심하잖아.”정가을은 홀린 듯이 견청오를 바라보았는데, 표정에서 진심이 우러났다.이게 바로 진정한 금수저이자 부잣집 도련님이지 않겠는가!자칭 성남시 금수저라고 하는 사람 중에서 누가 감히 이런 소리를 하겠냐는 말이다.정가을은 자칫 자신의 신분도 잊은 채 견청오와 사랑에 빠질 뻔했다.한편,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정민아는 흠씬 두들겨 맞은 탓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쾅!”이때, 누군가 방문을 발로 걷어차자 저 멀리 날아가 바닥에 떨어졌다.곧이어 수십 명의 병사가 뛰쳐 들어왔고, 순식간에 사방을 점령해 현장을 통제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견청오와 정가을은 깜짝 놀랐다.이게 무슨 일이지? 갑자기 병사들이 쳐들어오다니?그리고 옷차림을 보아하니 전설의 당도 부대인 듯싶은데?“민아야?”김예훈은 들어서자마자 정민아를 발견하더니 흠칫 떨면서 재빨리 다가갔다.정민아는 비록 상처투성이가 되었지만, 김예훈을 보자 무의식적으로 말했다.“여보, 여긴 위험하니까 얼른 가!”“아니야, 하나도 안 위험해!”김예훈은 자칫 눈물을 쏟을 뻔했다. 그는 다른 건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정민아를 부축하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파? 너한테 무슨 짓을 한 건 아니지?”“아니야, 괜찮아.”안 그래도 체력이 바닥 난 정민아는 김예훈의 품에 안기는 순간 안심한 나머지 정신을 잃고 말았다.“의사 있어? 얼른 불러와!”김예훈이 큰소리로 외쳤다.이내 흰색 가운을 입은 병사 두 명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그중 한 사람이 정민아를 꼼꼼히 살피더니 한참이 지나서
견청오는 나름 난다긴다하는 사람이지 않겠는가! 비록 지금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식은땀이 뻘뻘 흘렀지만, 여전히 이를 악문 채 물었다.“너 누구야!”“내가 누구냐고?”김예훈이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난 정민아의 남편이자 네가 그렇게 무시하는 김세자야. 나한테 비참한 결말이 뭔지 보여준다고 하지 않았어?”“뭐?!”이 말을 들은 견청오는 겁에 질려 흠칫 떨었다.정민아의 데릴남편이 전설 속의 김세자라니?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지?한편, 옆에 있던 정가을은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착잡한 얼굴로 쓴웃음을 지었다.그제야 예전에 정 씨 일가에 있을 때 CY그룹이 왜 정민아만 인정하고, 김세자의 프러포즈 상대가 이미 결혼한 유부녀인지 알게 되었다.알고 보니 김예훈이 김세자라니!그는 사실만 말했지만, 정 씨 일가 사람들이 믿지 않았을 뿐이다.만약 정 씨 일가에서 그의 정체를 알고 있거나 김세자와 정민아를 조금이라도 더 잘 챙겨줬다면, 과연 오늘날의 지경까지 되었겠냐는 말이다.또한, 정가을과 정지용도 남의 하인 노릇까지 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정가을은 땅을 치며 후회할 정도로 억울했다.물론 견청오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는 당장 정지용을 찾아가서 뺨을 후려갈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비록 부산 견씨 가문은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하지만, 문제는 여기가 경기도라는 점이다.경기도에서 김세자는 곧 하늘과 같은 존재이다.그런 곳에서 김세자의 여자를 건드린 결과란...이내 견청오도 절망에 빠졌다.그는 크게 심호흡한 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귀한 분을 몰라보고 심기를 건드려서 너무 미안해. 어찌 됐든 내가 부산 견씨 가문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우리 집안의 체면을 봐서라도 용서해 주면 안 될까? 아내 분한테는 공식적으로 사과할게.”김예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기회를 줄게. 내일 우리 와이프 앞에서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해.”견청오는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이를 악물고 말했다.“알았어! 약속
경호원 팀장은 반항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팀장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식칼을 들고 바들바들 떨며 말했다.“도련님, 죄송합니다.”이 말을 한 뒤 팀장은 손에 쥐고 있던 식칼로 있는 힘껏 내리치자 견청오의 오른손이 떨어져 나갔다.“아악!!!!”돼지 멱따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견청오는 밀려오는 고통에 바닥을 뒹굴었다.김예훈은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이거 개나 갔다 줘.”경호원 팀장은 반항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잘린 손을 들고 뒤뜰로 뛰어나갔다.곧바로 뒤뜰에서 견청오가 키우는 셰퍼드의 짖는 소리와 씹는 소리가 들려왔다.온 바닥을 뒹군 견청오는 절망에 빠졌다.‘나쁜 새끼. 김예훈 이 천하의 나쁜 새끼!’견청오는 절망스러웠다. 세상에서 가장 실력 있는 의사를 데리고 온다 해도 개 뱃속에 들어간 잘린 손을 꺼내 붙일 수 있는 의사는 없다.견청오는 원망하는 마음이 한가득이었지만 차마 표정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비위를 맞추며 김예훈을 바라봤다. 정가을은 당장 기절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으로 오줌을 질질 지리고 있었다.정가을은 피도 눈물도 없는 무섭고 매정한 김예훈의 모습을 처음 봐서 예전에 자신이 김예훈을 모욕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숨이 턱턱 막혀 왔다.견청오는 끝내 이를 꽉 물고 김예훈 앞에 무릎을 꿇었다.“김세자, 오늘의 모든 일들은 다 오해야. 전부 정지용, 그 녀석이 시킨 일이야. 내가 사모님과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왜 사모님에게 그런 짓을 했겠어.”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내 아내 얘기는 차차하고 먼저 얘기해야 할 다른 일이 남아있지?”“응?”견청오는 놀라 눈이 동그래졌다. ‘또 다른 일? 또 내 손모가지 자르지는 않겠지..?’김예훈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방금 내 아내 데리고 간 놈들 어디 있어? 다 들어오라 해.”곧바로 견청오의 부하 몇 명이 겁에 질려 벌벌 떨면서 붙들려 들어왔다.김예훈을 보자마자 이들은 무릎을 꿇고 바닥에 머리부터 넙죽 박아 댔다.“김세자님, 오해입니다. 저희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모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겁에 질렸다.이게 바로 김세자의 진짜 모습이다!먼저 김세자를 건드리지 않으면 김세자도 가만히 있지만 만약 김세자를 건드렸다가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넘어서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한다.옆에서 보고 있던 홍인경조차도 소름이 돋아 온몸에 털이 바짝 섰다.홍인경은 지금 자신의 권위만 잃은 것을 다행히 여기고 있다.이 모든 일을 마치고 김예훈은 견청오 앞에 쭈그려 앉아 담담히 말했다.“사과해야 할 것들, 배상해야 할 것들 다 알아서 빠짐없이 해.”“그래그래. 당연히 그래야지. 지금 바로 할게!”견청오는 고개를 끄덕이고 허리를 굽히며 답했다.김예훈은 말을 이어갔다.“부산 견씨 가문이 감히 경기도에 발을 들였으니, 지금부터 너희들은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할게!”견청오는 이길 배짱도 없기에 그저 자신을 살려달라 애원했다....성남대병원.정군과 임은숙 그리고 정민아 모두 성남대병원에 입원해 있다.전남산이 이들을 직접 치료해 회복하는 속도도 빨랐고 대우도 최고급으로 받고 있다.이튿날 아침 댓바람부터 아직 날이 밝지 않은 틈을 이용해 견청오는 부하들을 데리고 병원을 찾아왔다. 머리 숙여 사죄하며 큰 액수의 배상금을 건네고 축 처진 어깨를 하며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성남 일류 클럽에 소식은 빠르게 퍼졌다.이번 일은 견청오가 건드리면 안 될 사람을 건드려 한쪽 손이 부러졌고 성남에서 쫓겨나게 된 것처럼 됐다.도대체 누가 손을 쓴 건지는 베일에 감춰졌다.성남 경찰 관계자인 양정국은 아마 그가 누구인지 알 수도 있지만 누구라고는 절대로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임은숙의 병실에 임은숙과 정군이 나란히 누워있었다. 김예훈이 들어오자, 임은숙은 말을 쏘아댔다.“네가 모지리니까 장모인 내가 다른 사람한테 맞기나 하지! 만약 네가 힘이 있어 봐 우리가 다른 사람한테 무시나 당하면서 지금, 이 꼴이 났겠어?”김예훈은 임은숙이 억울하게 당한 것을 알고 있어 차마 아무 말도 하지
임씨 가문.임씨 가문 큰 어르신인 임옥희는 소파에 단정히 앉아 조용히 입을 열었다.“사실 확인했어. 난 또 김예훈 이 쓸모없는 녀석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았잖아. 알고 보니 거물 운전해 주는 일개 기사였네. 이번에 정민아를 살릴 수 있던 것도 김예훈이 모시는 거물이 손써줘서 된 거야. 무경아, 김예훈이 모시는 거물이 누구인지는 알아봤니?”임무경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찾아봤는데 해외 관련된 단서들만 나왔습니다. 그래서 김예훈이 모시는 거물이 해외에서 돌아와 사업을 하는 화교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이 화교는 아마 근본도 없고 세력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해외 출신 화교여서 양정국 쪽도 육성책으로 그를 돕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날도 성남 경찰서 쪽 사람들이 성남 골드코스트 별장 쪽을 둘러쌓는데 이 또한 양정국이 내린 지시였습니다. 비록 양정국이 말을 하지 않았지만 대부분 사람이 그가 나섰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그렇게 된 일이었군.”임씨 가문 큰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이 쓸모없는 녀석이 운이 좋을 줄은 몰랐네. 이런 거물을 알고 있었다니.”임무경은 웃으며 말했다.“큰 어르신, 기왕 이렇게 된 거 사실 우리가 이 데릴사위를 겁내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거물의 일개 기사일 뿐인데 거물이 한 번 손 써줬다 해서 두 번은 안 도와줄 겁니다. 사람 간의 정이라는 게 한 번 사용할 때마다 하나씩 사라지는 것 아니겠습니까.”“그럼 어떻게 하자는 거니?”임씨 가문 큰 어르신이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임무경은 냉정하게 말했다.“백운 별장이 돈이 됩니다. 또 전남산 어르신도 거기에 살고 계시니 나중에 10배 이상 폭등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이 기회에 정민아의 회사를 손에 넣지 않는다면 더 이상 기회는 없습니다. 정민아의 회사를 차지하면 임씨 가문은 분명 제일의 명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임씨 가문 큰 어르신이 웃으며 말했다.“그런데 그 회사가 CY그룹의 지분을 51%나 가지고 있어...”임무경은 웃으며 말했다.“그건 문제
“화해? 화해할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맹승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추문성을 바라보며 조롱하는 표정으로 지었다. 그러면서 수류탄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이걸 먹어버리면 내가 윤지 씨를 대신해 이른바 화해를 받아줄게!”맹승현의 행동을 지켜보던 김예훈은 그의 허리춤에 걸려있는 또 다른 수류탄들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는 흑아프리카에서 돌아온 사람답게 수시로 이런 물건을 지니고 있었다.‘사고로 자신은 물론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일까 두렵지도 않은가?’다른 사람들도 수류탄을 보고 하나같이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몇몇 아름다운 여성들은 심지어 얼굴이 하얗게 질려 맹승현에게 잘보이려고 애쓰고 있었다.이런 살상 무기를 가지고있는 남자는 무섭기도 하지만 무한한 매력을 느끼게 했다.결국 여자들은 항상 강한 남자에게 복종하기 마련이었다.추문성은 맹승현을 무시한 채 남윤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분명 화해하러 왔다고 말씀드렸어요. 강서연 씨를 납치해 갔다고 들었는데 제 체면을 봐서라도 풀어주시죠.”“강서연 씨요? 강씨 가문 강서연 씨?”남윤지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손발이 다 있는 사람이 왜 저한테 있다고 말씀하세요? 그것도 모자라 납치한 걸 풀어달라고요? 추문성 도련님,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죠.”“남윤지 씨,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실 텐데요.”추문성은 그녀에게 많은 배려를 하지 않았다.“고서희 씨가 저희 손에 있는데 당연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수밖에 없는거 아니겠어요?”남윤지의 눈빛은 차가워지고 말았다.“고서희가 당신들 손에 잡혔던 거예요? 글쎄 오랫동안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았던 거네요.”김예훈은 예리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남윤지의 말로부터 그녀가 바로 이번 사건의 주동자 중의 한 명임을 알수 있었다.그리고 강서연도 옥루 회관에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양측의 대화를 듣고 있던 맹승현은 갑자기 일어나서 테이블을 내리치면서 큰소리쳤다.“추문성, 감히 옥루 회관의 사람을 잡아? 반 시간만 더 줄 테니
“게다가 추문성 도련님 누님이 진주·밀양 용전을 장악하고 있잖아요. 추씨 가문이 지금 진주·밀양에서 지위가 얼마나 높은데요. 추문성 도련님을 건드린 대가가 무엇인지 생각이나 해보셨어요? 만약에 정말 겁도 없이 죽였다가 누님이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을 데려와서 저희 옥루 회관을 더럽히면 어쩌려고요.”남윤지는 애가 타는 표정으로 말했다.“그리고 추문성 도련님이 오늘 화해할 겸 사과하러 왔다는데 왜 총을 꺼내 들고 무릎부터 꿇게 만들어요. 이래서 어떻게 화해한단 말이에요.”남윤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말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분명 어제 일어난 일은 마음속 깊이 새기고 있는 모양이었다.추문성이 김예훈의 사람이라면 그를 밟아 죽이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물론 추문성을 밟아 죽이기 전에 그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싶었다.“그래요. 윤지 씨 체면을 봐서라도 오늘 밤은 죽이지 않을게요.”이때 맹승현의 손짓 하나에 웨이터가 공손하게 샴페인을 한잔 가져왔다.맹승현은 샴페인 잔을 들고 추문성의 머리에 부으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제대로 사과해. 무릎 꿇으라면 꿇고 머리를 박으라면 박아. 아니면 윤지 씨 기분을 망쳤다간 제일 먼저 죽여버릴 거니까.”맹승현이 소파에 다시 앉았지만 그의 보디가드들은 물러서지 않고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 일행을 째려보고 있었다.현장에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조롱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추씨 가문이 김현민의 대립 구도에 서 있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있는 사실이었다.‘이런 상황에서 무슨 염치로 윤지 씨한테 화해하러 온 거지?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그것도 모자라 저 김예훈이라는 사람을 위해 화해를 요청하다니.’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저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조리 기억했다.남윤지는 맹승현을 비난할 생각이 없었고, 그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쳐다보았다.“추문성 도련님, 모욕을 당하게 해서 죄송해요. 제가 맹승현 도련님
맹승현은 인내하는 추문성을 보며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이때 그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추문성, 내 앞에서 더 이상 잘난 척하지 못하겠으면 한 번만 더 물을게. 무릎 꿇을 거야 말 거야.”이 말에 동하임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맹승현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제가 너무한다고요?”맹승현은 동하임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동하임 씨 아버지가 진주·밀양 1인자라고 해서 제가 하임 씨를 건드리지 못할 것 같아요? 저를 방해한다면 똑같이 병신으로 만들어 버릴 거예요.”맹승현은 왼손으로 동하임의 얼굴을 쥐어 잡으며 조롱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더니 추문성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음산하게 말했다.“셋 셀 때까지 무릎 꿇으면 윤지 씨랑 이야기할 기회를 줄게. 그런데 무릎을 꿇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 물론 저항해도 좋지만 그러는 순간 너희들 모조리 죽여버릴 거야.”맹승현은 피식 웃으며 숫자를 카운트하기 시작했다.“셋, 둘, 하나...”이 순간 추문성은 맹승현 몸에서 살기가 느껴지는 듯해 이를 악물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부잣집 도련님인 추문성의 성격을 봤을 때 절대 굴복할 리가 없었지만 오늘 밤 목적을 생각하니 참을 수밖에 없었다.동하임이 놀라며 말했다.“추문성 도련님!”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예훈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큰일을 이루려는 사람은 작은 일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굽신거릴 수 있다는 것은 김예훈의 예상 밖이었다.양쪽이 대판 싸울 기세였는데 말이다.“아이고, 추문성 도련님. 어쩌다 무릎을 꿇었을까? 아까까지만 해도 거들먹거리면서 총으로 쏴보라더니. 왜 갑자기 겁을 먹었어?”맹승현은 총으로 추문성의 턱을 쳐들며 조롱하듯 말했다.“난 네가 진작에 마음에 안 들었어. 누나가 지켜주니까 맨날 잘난 척하더니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나 봐? 내 눈에는 너 같은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야. 더 자랑할 게 뭐가 있다고. 당도 부대에 3년 동안 있다가 장병급 실력자가 되어서 돌아온 거? 칵
“맹승현 씨, 말조심하세요!”동하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이 바닥에서 지내는 사람들끼리 왜 오자마자 총부터 꺼내는 거예요? 한번 해보자는 거예요?”추문성도 냉정한 표정으로 말했다.“맹승현, 미쳤어? 지금 나한테 총을 내민 거야? 그렇게 대단하면 총으로 쏴 죽여 보든가! 날 죽이지 않으면 내가 너를 죽여버릴 거니까.”아무리 그래도 추문성은 당도 부대 출신으로 장병급 실력을 갖춘 사람이었다.비록 맹승현도 흑아프리카에서 어느 정도 이름을 날렸지만 추문성은 다른 사람들처럼 맹승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오늘 화해하는 자리만 아니었다면 바로 손을 댔을 것이다.추문성의 곁에 있던 유일한 부하가 본능적으로 나서려고 했지만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곱, 여덟 명의 검은 피부의 남자들이 허리에서 총을 꺼내 그들을 겨누고 있었다.이 사람들은 분명 맹승현이 흑아프리카에서 데려온 용병들로 하나같이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순식간에 현장에는 피비린내가 나기 시작했다.다른 보안 요원들도 서로 눈치를 보며 총을 꺼내 김예훈 일행을 위협적으로 둘러싸기 시작했다.주인인 남윤지는 이들을 말리지도 않고 우아하게 샴페인을 마실 뿐이다.눈앞에 펼쳐진 장면이 그녀가 원했던 장면인 것 같았다.“추문성, 내가 너를 죽이지 못할 것 같아?”이 순간, 전장을 지배하는 맹승현이 피식 웃었다.“너희 아버지가 밀양 1인자라고 내가 너를 건드리지 못할 것 같아? 내가 원한다면 너희 아버지도, 너희 누나도 얼마든지 죽일 수 있어! 어떻게 내륙인을 위해 우리한테 등을 돌릴 수 있어! 너 같은 사람이 내 앞에 서서 말할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 내가 말해주는데, 내가 이번에 돌아온 목적은 바로 저놈을 죽여버리는 거야. 내가 떠나기 전에 분명 말했잖아. 윤지 씨를 건드리는 사람은 그 가족을 모조리 죽여버리겠다고. 추문성, 한마디만 더 했다간 머리를 쏴버릴 거야.”맹승현은 바로 총알을 장전하고 오른손 검지를 방아쇠에 올렸다.철컥!다른 경호원들도 하나같이 총알을 장전하
남윤지도 오늘 허벅지까지 갈라진 원피스를 입고 하얗고 길쭉한 다리를 드러냈다.그야말로 유혹적인 모습이었다.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곧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될 남윤지는 확실히 남달랐다.최소한 누군가에게 얼굴을 맞고 난 뒤 방에 틀어박혀 자포자기하지 않고 밖에 나와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녀의 성격과 능력을 보여주었다.김예훈이 감탄하고 있을 때, 추문성의 시선은 남윤지 옆에 앉아있는 검은 피부의 청년에게 향하면서 미간을 찌푸렸다.“맹승현 이 자식, 언제 돌아온 거지?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는데?”동하임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흑아프리카에서 용병 게임을 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요? 심지어 최근에 금광을 발굴했다고 들었는데 왜 갑자기 돌아온 거죠? 저 사람은 그럴 성격이 아니잖아요.”두 사람의 대화 소리에 김예훈도 전투복을 입고 검은 피부의 남자에게 시선이 갔다.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마치 전쟁터의 용병처럼 날카로운 살기를 품고 있었고, 전체적으로 고귀한 기품을 풍기는 것이 이곳과 어울리지 않았다.하지만 아무도 그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고, 오히려 공손하게 대했다.남윤지는 매력적인 미소를 보이며 가끔 그와 말을 주고받았고, 또 술잔까지 부딪히는 것이 서로의 관계가 좋아 보였다.김예훈은 이 사람을 쳐다보며 호기심에 물었다.“뭔가 대단한 사람인 것 같은데 뭐 하는 사람이야?”“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맹씨 가문의 도련님, 맹승현이라고 해요. 진주·밀양 4대 도련님 중의 한명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다른 도련님들과는 다르게 정치나 사업을 좋아하지 않고 피비린내 나는 생활을 좋아해요. 그동안 흑아프리카에서 여러 용병 부대를 조직해서 많은 놀라운 일을 해내기도 했어요.”추문성은 표정이 심각해 보였다. 부잣집 도련님이 이정도까지 할수 있다니 정말로 놀라울 따름이다.이때 동하임이 나지막하게 말했다.“맹승현 이 자는 항상 중립을 지켜와서 저희 젊은 세대와는 관계가 그다지 좋지 않았어요. 김현민 체면도 별로 지켜
임수민의 직업적 미소가 얼마나 가식적으로 보이는지 예쁜 얼굴에 뺨 한 대 때리고 싶어질 정도였다.추문성이 곤란해진 상황에 김예훈은 흥미로운 미소를 지었다.추씨 가문은 진주·밀양에서 최상급의 가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런 곳을 마음대로 들락거리기는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하지만 지금 진주·밀양 사람들이 추씨 가문이 김예훈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추씨 가문을 난처하게 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김예훈을 곤란하게 만드는 것이었다.추문성이 나서려고 할 때, 동하임이 담담하게 말했다.“추문성 도련님, 여기서 싸울 필요는 없어요. 저희 둘도 있는데 정말 싸웠다간 저희가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고 말할 거예요. 제가 회원 카드를 가지고 있어요. 그것도 최상급으로요.”동하임은 말하는 사이 가지고 있던 에르메스 핸드백에서 카드 한장을 꺼내 건넸다.이 회원 카드는 예전에 남윤지가 선물한 것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사용한 적 없는데 오늘 뜻밖으로 역할을 하게 될 줄 몰랐다,“이 카드는 남윤지 씨가 직접 저에게 준 거예요. 이것도 인정하지 않으면 옥루 회관에서 일부러 저희를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해도 괜찮겠죠?”동하임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추문성은 피식 웃으며 오늘 이 일을 똑똑히 기억해 두기로 했다. 비록 지금은 많이 겸손해졌지만 본성은 여전히 부잣집 도련님이라 이렇게 쉽게 모욕을 당할 수만은 없었다.임수민은 동하임이 회원 카드를 가지고 있을 줄 몰랐는지 당황하고 말았다.원래 부잣집 자식들은 얼굴을 내세우는 것을 좋아해서 이런 것을 휴대하고 다닐 리가 없었다.그녀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무슨 그런 농담을 하세요. 회원 카드에는 당연히 아무런 문제도 없죠. 그리고 최대한 세 명까지 더 데려올 수 있고요.”임수민은 추문성을 계속 괴롭히고 싶었지만 더 이상 기회가 없었다.아무리 괴롭혀봤자 외부인의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잠시만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추문성은 자기 부하들에게 앞을 지키라 하고 김예훈, 동하임, 그리고 한 명의 부
추문성은 최대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동하임까지 데려갔다.진주에서 자신의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동하임을 데려간 것이다. 이로써 상대방을 압도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말에 힘을 실어 넣을 수 있었다.뒤따르던 김예훈은 눈에 띄지 않으려고 경호원 복장으로 갈아입었다.차량 행렬은 곧 옥루 회관에 도착했다.땅값이 비싼 이곳 건물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시내 중심에서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는 옥루 회관은 시적인 미적 감각을 보여주었다.이곳은 진주·밀양 권력자들이 즐겨 찾는 장소 중 하나로 가난한 자는 절대 들어올 수 없었다.이 사람들 외에도 많은 부잣집 따님들이 오가며 화려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추문성은 익숙하게 정차하고 김예훈, 동하임과 함께 입구로 걸어갔다.막 들어가려던 찰나 기모노를 입고있는 한 여성이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죄송한데 이곳은 개인 회관으로서 회원 카드를 제시하셔야 입장이 가능해요.”일본 여자는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차가운 기운을 풍기기도 했다.“회원 카드요?”추문성은 잠시 당황하긴 했지만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추문성이라고 해요. 제가 이곳을 드나드는데 회원 카드 따위는 필요 없다는 거 알고 계시잖아요.”아무리 그래도 밀양 1인자 가문의 도련님인데 예전에 방탕한 생황을 누리고 있을 때는 이곳을 제집 드나들듯이 자주 찾아왔다.그때는 이른바 회원 카드도 필요하지 않았다. 얼굴도장만 찍으면 자유자재로 드나들었다.그런데 그런 그에게 회원 카드를 제시하라고 한다고?이것은 그의 얼굴에 침을 뱉는 거나 다름없었다.일본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죄송한데 방금 접한 저희 아가씨 명령대로 오늘부로 회원 카드가 있어야 입장이 가능해요. 부잣집 도련님이든 김현민 도련님이 오시든 예외는 없어요. 그리고 개인 출입만 가능하고요.”추문성이 냉랭하게 말했다.“정말 회원 카드가 있어야 하겠어요? 저를 막을 수나 있겠어요?”일본 여자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 임수민은 당연히 추 도련님을 알고 있죠... 그런데 제
김예훈을 추문성에게 전화해서 현장을 처리해달라고 했다.동하임에게도 전화하려고 했지만 여자한테 이런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여주기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얼마 후, 주우섭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어 상처를 치료받았다.추문성은 아까 쓰러진 고서희를 알아본 듯 미간을 찌푸렸다.“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김예훈은 추문성의 표정을 캐치하고 물었다.추문성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고서희는 옥루 회관 사람이거든요. 옥루 회관은 진주 4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남씨 가문의 구역인데 어젯밤 남윤지를 건드린 것도 모자라 옥루 회관까지 건드렸으니 남씨 가문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남씨 가문?”김예훈은 실성하고 말았다.“남씨 가문이 나에게 함정을 파놓은 것이 아니라 내가 남씨 가문을 건드렸다고 어떻게 확신하는 건데?”추문성은 멈칫하더니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었다.“조사해 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 강서연 씨가 정말 잡혀갔어?”김예훈이 화제를 돌리자 추문성이 나지막하게 말했다.“맞아요. 제가 받은 정보에 의하면 남씨 가문이 화해의 의미로 강서연 씨를 데려갔다고 했는데 사실 반강제로 끌려갔다고 했어요.”“그러면 강준 씨는 이 사실을 알고 있고?”김예훈이 물었다.“강준 씨는 집법부대 사람들에게 끌려가 심문을 받고 있어서 아무도 그와 연락할 수 없었어요. 이 중요한 순간에 강서연 씨가 옥루 회관으로 끌려간 걸 보면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 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강준 씨는 늘 조심스러운 사람인데 어떻게 갑자기 남씨 가문을 건드렸을까요?”추문성은 어제 사건의 세부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에 의아하기만 했다.“내 편에 서기로 했거든.”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일어섰다.“겉으로는 남씨 가문이 강씨 가문을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나를 노리고 있어. 나랑 함께 옥루 회관에 가보자고. 강서연 씨를 무사히 데려오지 못하면 아마 진주·밀양에서 아무도 나한테 투자하지 않으려고 할 거야.”추문성은 이제야 이해한 표정이었다
“그래. 지금 놔줄게.”김예훈은 그를 힘껏 바닥에 던져버렸다.“푸!”정장남은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목구멍이 달아오르고 눈앞이 어두워지는 느낌에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동시에 입에서 피가 쏟아져나와 그를 절망에 빠뜨렸다.그는 필사적으로 입을 벌려 숨을 쉬고 싶었지만 마치 누군가에 의해 목이 조여진 것처럼 전혀 공기를 들이마실 수가 없었다.김예훈이 이 정도로 강하게 나올 줄 몰랐던 그는 그래도 기절하고 말았다.퍽!김예훈은 정장남을 발로 차서 그녀 앞으로 날려 보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풀어줬어. 이제는 됐어?”이 장면을 지켜보던 주우섭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이것이 바로 그가 원하던 결말이었다.“죽여버려!”이때 일곱, 여덟 명의 정장남들이 서로 눈치를 보더니 소리를 지르며 김예훈을 향해 달려들었다.두목이 쓰러졌는데 김예훈을 죽여버리지 않으면 어떤 끔찍한 결말을 맞이할지 몰랐다.쨕! 쨕! 쨕!김예훈은 뒤로 물러서지도 않고 오히려 앞으로 나가 그들의 뺨을 가차 없이 때렸다.잠시 후, 이들은 모두 저 멀리 날아가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고 입과 코에서 피를 흘리는 채로 바닥에 널브러지고 말았다. 눈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이들은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가 이 정도로 무서운 존재인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김예훈을 마주했을 때 이 일곱, 여덟 명의 장정들은 반격은커녕 전혀 피할 수조차 없었다.아까 그녀는 눈빛이 반짝이더니 곧바로 소리쳤다.“김예훈, 넌 이제 큰일 났어!”쨕!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뺨 한 대로 그녀를 바닥에 넘어뜨렸다.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겨우 일어나려고 할 때, 김예훈은 그녀의 머리를 밟아버렸다.“말해. 누가 나를 괴롭히라고 보낸 건지.”김예훈은 휴지로 손가락을 닦으며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누가 너를 괴롭힌다고 그래? 분명 네가 먼저 우리의 좋은 일을 망쳤잖아. 죽고 싶어?”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멀리 있는 총을 다시 잡으려 했다.하지만 김예훈은 다른 한 발로 그녀의 손가락을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