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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그 말을 듣고서 유남준은 오기가 발동했다.

“네가 배우고 싶은 거 나 역시 가르쳐줄 수 있어.”

유남우보다 못난 점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유남준이다.

안타깝게도 박민정은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한 채 이불을 꼭 덮으면서 중얼거렸다.

“알았어요. 앞으로 남준 씨한테 물어보도록 할 게요.”

눈까지 감고서 성의 없이 대답하는 박민정의 태도에 유남준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하지만 또다시 ‘짜증 난다고요’라고 했었던 박민정의 말을 듣게 될까 봐 입을 다물었다.

‘그래... 민정이 하고 싶은 대로 해.’

생각은 그렇게 하고 있어도 유남우가 내내 신경 쓰였다.

출근 시간에 맞추어 박민정은 일부러 알람까지 맞추어 놓고 나서야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알람 소리가 울렸고 박민정은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

아래층으로 내려와 보니 자기보다 훨씬 더 일찍 준비를 마친 유남준이 보였다.

“남준 씨, 출근 안 해요?”

박민정은 의문이 가득한 두 눈으로 물었다.

“앞으로 너랑 출퇴근 같이할 생각이야.”

유남준은 덤덤하게 대답했다.

아내를 직장까지 바래다주고 퇴근 시간에 맞추어 데리러 가는 건 남편으로서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물며 유남우에게 두 사람의 사이가 얼마나 돈독하고 깊은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유남준의 마음도 모르고 박민정은 바로 거절해 버렸다.

운전기사도 따로 있고 시간 낭비에 너무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유남준은 박민정과 같은 생각이 아니었다.

“일단 아침부터 먹어. 다 먹고 바래다줄게.”

상대가 거절을 하든 말든 유남준은 자기 뜻대로 밀어붙였다.

그 모습을 보고서 박민정은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

‘납치 사건으로 트라우마라도 생겼나? 내가 걱정되나?’

“알았어요. 아침 먹고 올게요.”

추경은은 오늘 유남준이 자기와 박민정을 회사까지 바래다준다는 것을 알고 아침부터 흥얼거렸다.

박민정이 아침을 다 먹고 나오자마자 바로 달려 나와 가식을 떨었다.

“새언니, 가방 저 주세요.”

오늘따라 유난히 예쁘고 과하게 꾸민 추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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