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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두원 별장에 도착하자 유남준이 먼저 차에서 내렸다.

목이 빠지게 유남준을 기다리고 있었던 추경은은 그를 보자마자 바로 달려갔다.

“남준 오빠, 많이 늦었네? 어디서 오는 길이야?”

활짝 웃으면서 말을 거는 그 순간 잇달아 내리는 박민정을 보고서 금세 입꼬리가 내려갔다.

“새언니도 같이 오셨네요. 동창 모임에 간다고 하지 않았어요?”

유남준이 이에 대해 모르고 있을까 봐 추경은은 일부러 ‘동창 모임’에 어세를 높여 말했다.

‘난 말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알게 된 거지?’

박윤우에게만 말해줬던 일을 추경은 역시 알고 있어서 마냥 궁금하기만 했다.

‘윤우가 말했나?’

하지만 박윤우는 대놓고 추경은을 싫어하고 있다.

그 말인즉슨, 절대 추경은에게 알려줄 리가 없다는 뜻이다.

그 당시 동창 모임에 간다고 박윤우에게 말했을 때, 가정부도 옆에 함께 있었다.

요즘 가정부는 추경은과 유난히 각별하게 지내고 있다.

지난번 추경은한테 차 사고가 났을 때도 가정부는 추경은의 편을 들어 준 적이 있다.

가정부와 함께 보내온 세월이 있는 박민정은 상대가 아주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종종 상황에 따라서 본다면 가정부는 지금 추경은의 말에 넘어가고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조만간 기회를 찾아 가정부 앞에서 추경은의 가면을 벗기겠다면서 박민정은 속으로 다짐했다.

“네, 동창 모임 끝나고 오는 길이에요. 남준 씨가 직접 모임 장소까지 데리러 온 거 있죠.”

추경은의 기분을 망치려고 박민정은 일부러 약을 올렸다.

역시나 추경은은 단번에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

“남준 오빠 새언니한테 참 지극정성이네요. 저도 남준 오빠처럼 와이프만 바라보는 남자랑 결혼했으면 좋겠는데...”

박민정은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날카로운 모습으로 말했다.

“그건 좀 힘들 것 같아요. 이 세상에 남준 씨는 딱 한 명이잖아요.”

소리 없이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면서 유남준은 서서히 마음이 풀리기 시작했다.

자기를 마음에 두고 있는 듯한 박민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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