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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늘 했던 대로 처리하면 권해신을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대로 말하면 박민정이 놀라게 될까 봐 거짓말을 했다.

“다시는 진주시에 오지 말라고.”

“그런 거였어요.”

박민정은 그제야 알았다.

이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경호원이 병실로 들어왔다.

“대표님, 추경은 씨께서 대표님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

유남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추경은에 대해서 그 어떠한 좋은 감정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답을 하기도 전에 추경은이 비틀거리면서 다짜고짜 들어왔다.

“남준 오빠, 남준 오빠, 괜찮아?”

추경은은 병원으로 실려 오기 전에 유남준이 박민정을 구하기 위해 크게 다친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자기를 배신한 박민정을 대체 무슨 이유로 그렇게 보호하고 대신 칼을 막아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박민정한테 그렇게 매력이 있냐면서 말이다.

경호원은 추경은을 가로막고서 더 이상 앞으로 다가가지 못하게 하였다.

유남준의 사촌 동생이고 부상도 입은 상황이라 폭력적인 수단을 행사하기에 좀 불편했다.

“비켜! 남준 오빠 만날 거야!”

밖에서 추경은이 떠드는 소리를 듣고서 박민정은 귀가 아파 났다.

“그냥 들여보내세요.”

경호원은 그제야 추경은을 막아서지 않았다.

추경은 역시 밖에서 박민정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

지팡이를 짚고서 비틀거리며 들어온 추경은은 박민정을 보자마자 큰소리로 책문했다.

“박민정,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뻔뻔하게 죽치고 있는 거야?”

박민정은 그녀가 했었던 음험한 일을 떠올리면서 일부러 염장을 질렀다.

“왜 여기에 있으면 안 된다는 거야? 나랑 남준 씨는 법으로도 인정받은 부부사이야. 근데 아무런 관계도 없는 네가 왜 여기에 있는지 난 참 궁금하네.”

박민정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유남준은 끼어들지 않고 두 눈을 감았다.

“참 뻔뻔도 하지! 다른 사람 아이까지 품고 우리 남준 오빠랑 부부 사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거야? 세상에 그런 부부 사이도 있어?”

말을 마치고 추경은은 곧바로 유남준에게 말했다.

“남준 오빠, 얼른 이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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