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14화

병실 안에서.

유남준은 박민정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아주 자연스럽게 그의 손 위에 자기 손을 올려놓고서 박민정이 물었다.

“머리는 아프지 않아요?”

“안 아파.”

“근데 좀 안기고 싶어.”

유남준의 말에 박민정은 바로 침대에 앉아서 그를 안아주었다.

“상처에 닿기라도 한다면 바로 알려줘야 해요.”

“알아. 나 그 정도로 바보 아니야.”

입이 거의 찢어질 지경으로 웃고 있는 유남준이다.

이처럼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게 참 오랜만인 것 같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대로 한참이나 안고 있었다.

밖에서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할 만큼 서로의 온도만 느꼈다.

“아빠는 왜 다 큰 성인인데도 엄마한테 안겨 있는 거예요?”

앳된 목소리가 들려오자 박민정은 문 쪽으로 바라보았다.

그때 정민기의 손을 잡고 온 박윤우가 시야로 들어왔다.

“엄마, 아빠랑 같이 너무 한 거 아니야? 몰래 병원에서 이럴려고 나한테 학교 가라고 한 거야?”

박민정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면서 유남준을 밀어냈다.

“그...”

갑자기 박윤우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몰라 박민정은 엄두 바를 몰랐다.

하지만 박윤우는 이미 모든 걸 꿰뚫어 보았다는 눈빛으로 혀를 내두를 정도로 기막힌 말을 한다.

“돌다리 밑에서 나 주워 온 것 맞지? 흑흑흑.”

박민정은 바로 박윤우에게로 달려가 그를 안았다.

“우리 윤우 엄마가 미안해. 돌다리 밑에서 주워 오다니 말도 안 돼. 윤우는 엄마 아빠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야.”

갑자기 박민정을 빼앗겼다는 허전함에 유남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한참 좋았는데... 분위기 다 깨졌어.’

박민정의 말과 행동에 박윤우는 흡족했다.

역시나 엄마 마음속에서 자기와 형이 일등이라면서.

“엄마, 앞으로 윤우한테 거짓말하면 안 돼.”

“알았어.”

박민정은 바로 대답했다.

박윤우는 그제야 더 이상 애교를 부리지 않고 유남준에게 다가갔다.

“아빠, 좀 괜찮으세요?”

“그래. 많이 좋아졌어.”

유남준이 대답했다.

“아빠, 제가 호호 불어드릴까요? 전에 칼에 베였을 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