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메가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추경은의 말을 듣고 난 뒤 박민정이 말했다.“가서 남준 씨한테 직접 전해줘요.”말하지 못할 것도 없다면서 추경은은 당당한 걸음으로 병실에 들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안색이 한껏 어두워진 추경은이 걸어 나왔다.병실 안으로 돌아간 박민정은 무척이나 심심해 보이는 박윤우를 보게 되었다.“윤우야, 아빠 편하게 쉬시게끔 우리 그만 가자.”“좋아요.”유남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고자 온 박윤이다.지금껏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지루함의 극치를 맛보았기에 차라리 집으로 가서 라이브를 보고 싶었다.두 사람이 집으로 간다는 소리를 듣고서 유남준이 말했다.“나도 같이 갈래.”상처는 이미 어느 정도 완전히 아물었고 격렬한 운동만 하지 않으면 별문제가 없다.“하지만 아직... 괜찮겠어요?”박민정이 걱정하며 물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 인우도 괜찮다고 이미 말했었어.”안심을 주고 나서 유남준은 또다시 덧붙였다.“일단 본가에 들릴 생각이야.”아직 유남우에게 볼 일이 있는 유남준이다.서다희의 조사에 따르면 유남우는 요즘 권해신과 아주 가까이하고 있다고 한다.이번 사건이 유남우과 관련되어 있는지 아닌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그뿐만 아니라 유씨 가문에서 파티를 주최할 때마다 많은 비즈니스 파트너들도 함께 하곤한다.유남준은 가능한 한 박민정과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재력을 구축해야 한다.“그럼, 같이 가요.”홀로 본가로 가겠다는 유남준이 걱정되어 박민정이 말했다.“싫으면 억지로 가지 않아도 돼.”유남준은 박민정이 유씨 가문 본가로 가기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하지만 박민정은 고개를 저었다.“예전에는 싫었는데 지금은 좋아요.”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예전에는 유남준의 안중에 박민정이 없었기 때문이다.본가로 들릴 때마다 돌아오는 건 유남준을 포함한 모든 이들의 차가운 시선이었으니 말이다.그러나 지금은 그와 정반대이다.두 사람의 달콤한 대화를 듣고서 박윤우 역시 입꼬리가
전화를 끊고 나서야 김인우는 해방되는 것만 같았다.“어디로 갈 거예요?”김인우가 조하랑에게 물었다.조하랑은 움직이기 귀찮고 움직이고 싶지도 않았다.“그냥 근처에 있는 백화점으로 가요. 밥도 먹을 수 있고 쉴 수도 있고 할아버님이 물어보시면 영화 본 거로 해도 되잖아요.”조하랑이 대답했다.김인우 역시 못마땅한 모습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가장 좋은 선택인 것 같기도 했다.두 사람은 그렇게 마지못해 백화점으로 향했다.휴일이라 백화점 안에는 인산인해가 따로 없었다.조하랑은 몇 번이나 인파에 몰려 김인우의 품속으로 부딪히고 말았었다.김인우는 하는 수 없이 손을 뻗어 조하랑을 보호하기 시작했다.“뭐가 재밌다고 다들 여기로 몰리는지 모르겠네요.”이대로 계속 걸어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 같아 조하랑은 주위를 스캔하기 시작했다.이윽고 멀지 않은 곳에 줄 서지도 않아도 되는 한식당을 보게 되었다.“우리 저기로 가요.”하도 급하게 걸은 바람에 앞에 사람이 있는 줄 모르고 하마터면 밀칠 뻔했다.“좀 조심해서 걸으세요! 와이프 임신했다고요!”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조하랑은 그대로 굳어버렸고 천천히 고개를 들고 나서야 익숙한 그 얼굴이 보였다.그렇다, 강연우였다.강연우는 지금 배가 살짝 부른 고상한 여인을 부축하고 있다.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임신까지 했다는 사실에 조하랑은 살짝 충격이었다.이곳에서 조하랑을 마주치게 될 줄을 몰랐던 강연우 역시 순간 얼어붙었었다.하지만 그 또한 잠시 바로 평정심을 되찾았다.“너였구나. 어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니. 아직도 이렇게 덜렁거리고 말이야.”조하랑은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은 채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미안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옆에서 듣고 있던 김인우는 세상 무서운 줄 몰라 하던 조하랑이 강연우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살짝 언짢았다.단번에 조하랑을 품속으로 잡아당기면서 말했다.“우리 하랑이도 임신했어요. 그쪽 아내만 산모인 게 아니라 우리 하랑이도 산모라고요
“어디 가는 거예요?”김인우가 물었다.전화를 끊은 김인우를 보고서 조하랑이 되물었다.“경호원들이 손님들 모두 내보내고 있는 거 안 보여요?”그 말에 김인우는 어이가 없었다.“다른 손님들을 내보내고 있는 것이지 우리를 내보내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조하랑은 그 말의 뜻을 알아들을 수 없어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했다.“백화점 책임자한테 전화하고 오는 길이에요. 좀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다들 내보내 달라고 했어요.”본래 사람이 많아도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던 김인우였다.하지만 조금 전 강연우와 그의 아내를 만나고 난 뒤, 모든 이들을 내쫓아 내고 싶다는 마음이 든 것이다.조하랑은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되었고 돈만 있으면 별의별 짓도 할 수 있다며 내심 혀를 내둘렀다.모든 손님을 내보냈다는 건 오늘 이곳의 모든 지출을 자기가 책임지겠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결코 적지 않은 지출일 것인데 말이다.“돈이 그렇게도 많아? 쓸 곳이 없으면 차라리 그 돈을 나한테 주지 그래.”조하랑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뭐라고 말했는지 제대로 듣지 못한 김인우는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예요?”조하랑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별거 아니에요. 그럼, 우리 오늘 여기서 다 공짜로 먹어도 되는 거예요?”“그럼요.”조하랑은 그 말을 듣자마자 무척이나 기뻐하며 모든 음식점의 간판 메뉴를 하나씩 대령하라고 했다.그 말에 김인우는 의혹이 들기만 했다.“다 먹을 수 있어요?”“그냥 종류별로 맛이나 좀 보려고요.”어차피 돈도 이미 냈고 가능한 한 손해를 줄여야 하니 말이다.김인우는 바로 조하랑의 말대로 지시를 내렸다.백화점에 있는 모든 음식점의 음식을 마음껏 먹어도 되고 마음에 드는 옷이라도 있으면 마음대로 사면 된다.김인우가 알아서 그 뒷정리를 해 줄 테니 말이다.조하랑은 어느 한 음식점에 앉아 박민정에게 전화를 걸었다.박윤우를 데리고 백화점으로 와서 공짜로 먹고 놀자면서 말이다.마침 집에 있던 박윤우와 박민정은 할 일이 없어 정민기에게 함께
유남준 일가족은 준비를 마치고 유씨 가문 본가로 향했다.오늘따라 유난히 떠들썩한 유씨 가문이다.부잣집은 늘 이처럼 인기가 없는 날이 없는 것 같다.아직 제대로 회복하지 않은 추경은마저 이곳으로 찾아와 유명훈과 함께 수다를 떨고 있었다.고영란과 윤소현은 손님을 맞이하느라 바빴다.정수미도 예외 없이 발걸음을 해주었고 그녀와 아는 사람들은 윤소현이 임신했다는 소리를 듣고서 하나같이 고영란에게 물었다.“사모님, 소현이 임신했다면서요? 남우랑은 언제쯤 식을 올리나요?”“그러게 말이에요. 날은 잡았어요?”“잡는 대로 저희한테도 좀 알려주세요. 미리 축하 선물이라도 준비하려고 그래요.”“...”유남우와 윤소현의 결혼에 대해서 사람들이 다그치자 고영란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유남우와 얘기를 해 본 적이 있지만, 그는 자기한테 다 생각이 있다면서 고영란에게 신경 쓰지 말라고 했었다.그 뒤로 고영란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었다.“소현이랑 남우한테 달린 일이에요. 두 사람이 언제쯤 식을 올리고 싶으면 그때 올리면 돼요.”고영란이 대답했다.이윽고 사람들의 시선은 모조리 수줍어하는 윤소현에게 쏠렸다.윤소현 역시 숨김없이 말했다.“저희 웨딩드레스까지 맞췄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식을 올리게 될 거예요.”그 말을 듣고서 손님들은 일제히 축하의 뜻을 표했다.본가로 돌아온 유남우는 부하를 통해 윤소현이 내뱉은 말을 알게 되었다.유남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은 어느새 한껏 어두워졌다.결혼을 재촉하고 있는 뜻으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홍주영도 그 뜻을 알아차렸지만 유남우를 타일렀다.“여하튼 도련님 아이를 품고 있는 분이시잖아요. 일찍 결혼하면 아이한테도 좋을 거예요.”유남우는 그 말을 듣고서 홍주영을 바라보았으나 그 어떠한 부드러움도 없었다.“사적인 일에 신경 쓰지 마.”홍주영은 이러한 말투로 야단치는 유남우의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어 고개를 푹 숙인 채 감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그러자 유남우는 엄숙한 모습을 거두고 부드러운
박윤우를 데리고 자리를 찾아 앉은 박민정, 유남준이 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작정이었다.그때 연령대가 비슷한 유씨 가문의 사촌 언니, 사촌 동생들과 함께 ‘불청객’인 윤소현이 찾아왔다.찾아온 것만으로 부족하여 윤소현은 일부러 박민정의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형님, 왜 윤우랑 같이 구석에 앉아 있는 거예요? 오시지 않은 줄 알고 한참 둘러봤잖아요.”윤소현이 먼저 말을 걸었다.다른 이들도 잇따라 옆자리에 앉았고 그 중 한 사람이 말을 이어갔다.“새언니, 이 꼬마가 남준 오빠 아들이에요? 엄청 귀엽게 생겼네요. 근데 제가 듣기로는 어딘가 많이 아프다면서요?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물어봐도 될까요?”일부러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는 질문이 아닐 수가 없었다.박민정은 상대의 질문에 그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이때 또 다른 이가 덧붙였다.“저 외할아버지한테서 들은 적 있는 것 같아요. 백혈병 맞죠?”“네? 백혈병이라고요? 그거 불치병 아니에요?”또 다른 누군가가 계속 부채질을 했다.“백혈병... 그거 맞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 들은 바가 있거든요.”그들은 서로 말을 주고받으면서 일부러 박민정을 자극하고 있었다.박민정은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잡아당겼다.박민정을 자극하려고 온 이들이라면 치명적인 약점을 잘 공략한 셈이다.박윤우의 병은 그녀가 평생 안고 가야 하는 아픔이자 반박 조차할 수 없는 가장 큰 약점이다.결코 선한 의도를 품고 찾아온 이들이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린 박윤우가 박민정 대신 반격에 나섰다.“엄마, 혹시 여기 이 이모들 학교 다닌 적 없어?”박민정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면서 박윤우의 뜻을 알아차리고 연기에 들어갔다.“우리 윤우 왜 그렇게 묻는 거야? 여기 이 이모들 모두 뛰어난 우등생들이야. 그뿐만 아니라 유명한 대학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분들도 많으셔.”유씨 가문에서는 남녀를 막론하고 교육에 가장 큰 중점을 둔다.따라서 문맹이 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박윤우의 말을 듣고서 ‘이모’들은 피식
박윤우의 설명을 듣고 난 뒤 고영란은 그대로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감히 자기 손자한테 단명할 놈이라고 저주까지 하면서 애를 놀렸으니 말이다.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찾아왔던 그들은 억울해도 변명할 길이 없어 참으로 답답했다.조금 전에 백혈병은 치료하기 힘들다고 말한 적은 있어도 단명할 놈이라고 말한 적은 전혀 없으니 말이다.하지만 명품 연기가 주특기인 박윤우는 고영란을 덥석 안으며 이번 장면을 하이라이트로 밀고 갔다.“할머니, 저 단명할 놈이에요? 할머니... 윤우 아직 죽고 싶지 않아요.”말하면서 박윤우는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내막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면 엄마인 박민정도 그 연기에 넘어갔을 것이다.그리고 박윤우가 은근히 똑똑한 구석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우리 강아지 울지 마. 절대 그런 일 없어. 할머니 곁에서 아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거야! 절대 그런 걱정하지 마!”고영란은 허리까지 숙여가면서 눈물을 닦아주었다.이윽고 차갑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면서 언성을 높였다.“누가 감히 내 귀한 손자한테 그런 몹쓸 말을 한 거야! 누구야!”윤소현은 지금 당장 어디로든 숨고 싶은 심정이다.고영란이 무서웠던 그들은 모두 우물쭈물했다.그때 누군가가 용기를 내면서 반박하기 시작했다.“외숙모, 저희 윤우한테 그런 말 한 적 없어요.”“그럼, 뭐라고 했는데?”고영란은 아랑곳하지 않고 언성을 높여가며 물었다.“그런 말을 꺼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이 어린아이가 ‘단명할 놈’이라는 단어를 내뱉을 수 있는가 말이다!”“저희는 그냥 백혈병을 치료하기 어렵다고 말했을 뿐이에요.”또 다른 이가 나서서 나지막이 말했다.그 말을 듣고서 박민정도 마침내 입을 열었다.“그것만 말했어요? 치료하기 어렵다고만 말했냐고요!”그들은 분명히 치료할 수 없다고 말했었다.사실 치료할 수 있든 없든 친척으로서 아이랑 아이 엄마를 앞에 두고 그런 잔인한 말을 해서는 안 된다.박윤우는 더욱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할
유명훈이 추경은을 위해 사실을 감추려 하자 유남준은 살짝 어이가 없었다. "제 아이입니다." 유명훈은 유남준을 향해 자신의 지팡이를 내던졌다. 그 지팡이는 아슬아슬하게 유남준을 빗나갔다. "이 순간까지도 계속 거짓말을 할 셈이냐? 응?" 유남준은 하는 수 없이 그날 발생했던 위급했던 상황과 박민정이 부득이하게 시간을 뒤로 미루었던 사실을 이실직고하였다. 유명훈은 듣고 난 뒤 어안이 벙벙해져 한동안 넋이 나갔다. "그러면 추경은이 했던 얘기가 다 거짓말이었다는 거냐?" "그럼요. 아무렴 제 자신의 자식인데 그 아이가 누구의 것인지 제가 모를 리가 있겠나요?" 유남준이 되물었다. 유명훈은 이제야 둥둥 떠있던 가슴이 가라앉는 듯하였다. "그러하였구나, 경은이 이 녀석이 잘 모르면서 나한테 헛소리를 하였구나." 유남준은 입을 함부로 놀린 사람이 바로 추경은일줄 예상했다. 그의 눈밑에서 한기가 스쳐 지나갔다. 유명훈은 자신이 말실수를 했음을 인식하였다. 그는 인차 추경은의 실드를 쳐주었다. "남준아, 경은이도 네가 박민정한테 속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벌인 일들이야. 추 씨 가문 사람들이 항상 우리 유 씨 가문을 따랐으니 너도 경은이의 마음을 상하게 하진 말거라." 유남준이 아무런 내색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고 있어요." 유명훈이 추재훈의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는데 추재훈은 그 은혜에 보답하려 유 씨 가문에 무슨 일이 생기든 항상 유 씨 가문의 편에 서서 그들을 지지해 왔다. 유남준이 유 씨 가문을 이끌기 시작했을 무렵에도 추재훈의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었다. 그는 은혜를 모르는 파렴치한 인간이 아니다. "할아버지, 그럼 이만 나가보아도 될까요?" "그래, 나가보거라. 오랜만에 한가족이 모였으니 친척형제들과 제대로 인사를 나누거라." 유명훈이 말하였다. 유남준은 방문을 나선 후 서다희의 안배하에 과거 친하게 지냈던 친신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다른 한편. 고영란은 일부 여성친척들한테 자신의 손자를 소개하고 있었는데 웃음이
유지훈은 자기가 박윤우를 연못으로 빠뜨리려 할 때 자기도 덩달아 연못으로 같이 빠질 줄은 상상도 못 하였다. 그는 비록 수영을 배웠지만 이건 수영장이 아닌 연못이다. 게다가 박윤우가 유지훈의 옷을 꼭 잡은 채 놓지 않으니 뿌리칠 수조차 없었다. '제길!' 누군가 이쪽으로 헤엄쳐 오는 것이 보였다. 유지훈은 자신을 구하러 오는 건 줄 알았는데 자신이 아닌 박윤우를 건져 올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 박윤우는 구조당하는 순간에야 유지훈의 옷에서 손을 놓았다. 일분도 안되여 유남우는 성공적으로 박윤우를 연못에서 구해내였다. 다행히 박윤우는얼굴빛이 창백해졌을 뿐 연못물에 사레가 들리지 않았다. 유지훈도 곧 경호원들에게 구조당하였다. 사람들 틈에서 나온 박민정은 유남우가 박윤우를 구한 것을 보았다. 그녀는 황급히 달려와서 박윤우를 끌어안았다. "윤우야!" 기타 사람들은 급급히 구조전화를 걸었다.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던 연회는 두 아이의 모순으로 황급히 마무리되었다. 병원에서 의사가 두 아이의 상태를 검사하였다. 박민정은 유남준의 손을 꼭 잡았다. 유남준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다독였다. "걱정하지 마, 별일 없을 거야." 박윤우를 구하느라 온몸이 다 젖은 차림의 유남우가 그들과 멀지 않은 곳에 서있었다. 윤소현은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유남우 얼굴의 물기를 닦아주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남우 씨, 옷이 다 젖었어요. 우리 먼저 돌아가서 옷부터 갈아입어요." 유남우는 윤소현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난 괜찮아." 유남우의 시선은 이따금 박민정과 유남준의 꼭 잡고 있는 두 손으로 향했다. 윤소현도 이를 눈치채고 질투심이 차올랐지만 딱히 뭔가를 표현할 수도 없었다. 고영란이 다가왔다. "남우야, 이게 다 무슨 일이냐. 멀쩡하던 두 아이가 어쩌다가 물에 빠진 거냐? " 유남우가 고개를 저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소리를 들었을 땐 두 아이 모두 이미 연못에 빠져있었어요." 고영란은 유남우의 대답을 듣곤 더는 묻지 않고 이들과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