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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화

박윤우를 데리고 자리를 찾아 앉은 박민정, 유남준이 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작정이었다.

그때 연령대가 비슷한 유씨 가문의 사촌 언니, 사촌 동생들과 함께 ‘불청객’인 윤소현이 찾아왔다.

찾아온 것만으로 부족하여 윤소현은 일부러 박민정의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형님, 왜 윤우랑 같이 구석에 앉아 있는 거예요? 오시지 않은 줄 알고 한참 둘러봤잖아요.”

윤소현이 먼저 말을 걸었다.

다른 이들도 잇따라 옆자리에 앉았고 그 중 한 사람이 말을 이어갔다.

“새언니, 이 꼬마가 남준 오빠 아들이에요? 엄청 귀엽게 생겼네요. 근데 제가 듣기로는 어딘가 많이 아프다면서요?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물어봐도 될까요?”

일부러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는 질문이 아닐 수가 없었다.

박민정은 상대의 질문에 그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때 또 다른 이가 덧붙였다.

“저 외할아버지한테서 들은 적 있는 것 같아요. 백혈병 맞죠?”

“네? 백혈병이라고요? 그거 불치병 아니에요?”

또 다른 누군가가 계속 부채질을 했다.

“백혈병... 그거 맞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 들은 바가 있거든요.”

그들은 서로 말을 주고받으면서 일부러 박민정을 자극하고 있었다.

박민정은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잡아당겼다.

박민정을 자극하려고 온 이들이라면 치명적인 약점을 잘 공략한 셈이다.

박윤우의 병은 그녀가 평생 안고 가야 하는 아픔이자 반박 조차할 수 없는 가장 큰 약점이다.

결코 선한 의도를 품고 찾아온 이들이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린 박윤우가 박민정 대신 반격에 나섰다.

“엄마, 혹시 여기 이 이모들 학교 다닌 적 없어?”

박민정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면서 박윤우의 뜻을 알아차리고 연기에 들어갔다.

“우리 윤우 왜 그렇게 묻는 거야? 여기 이 이모들 모두 뛰어난 우등생들이야. 그뿐만 아니라 유명한 대학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분들도 많으셔.”

유씨 가문에서는 남녀를 막론하고 교육에 가장 큰 중점을 둔다.

따라서 문맹이 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박윤우의 말을 듣고서 ‘이모’들은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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