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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화

그러나 박윤우를 건들지 못한다 하여 박민정도 건들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기고만장하여 말했다.

"제 남편이 요즘 사업하느라 매일같이 해외출장 가지 뭐예요. 하도 바빠서 저랑 같이 연회에 참석도 못했네요."

"제 남편도요. 매일 사업하랴, 고객 만나랴, 여기에 저랑 동반참석하지도 못했잖아요."

"말도 말아요."

듣기엔 자신의 남편이 여기가 나쁘다 저기가 나쁘다 푸념 늘어놓는 것 같지만 실은 자기의 남편이 능력 있다 자랑하는 거다.

윤소현의 아부를 떠는 사람도 있었다.

"제부매부들이 바빠봤자 둘째 오빠보다 바쁘겠나요? 지금 큰오빠가 손을 놓으니 호산그룹은 둘째 오빠가 다 관리하잖아요. 그런 와중에도 둘째 형님과 시간을 보내시려고 노력하잖아요."

윤소현은 득의양양해져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남우 씨가 저를 배려해서 산부인과 검사 같은 거 할 때마다 아무리 바빠도 시간 빼내여 절 동반해주려 하네요."

그들이 한마디 두 마디 서로 주고받을 때 박민정은 못 들은 척하였다.

박윤우도 그저 묵묵히 밥만 먹었다. 박윤우는 눈앞의 아줌마들이 고의로 엄마가 들어라고 하는 소리인 것을 알았다.

박민정의 반응이 너무도 미지근했던 건지 그들 무리 중 한 명이 직접 박민영한테 말을 걸었다.

"그래도 큰 형님이 젤 좋으시겠어요. 지금 큰오빠가 눈이 안 보여서 일할 필요도 없으니 매일매일 형수님과 같이 시간 보낼 수 있잖아요."

박민정은 하던 동작을 멈추고 말했다.

"그래, 우린 돈도 많고 일할 필요도 없으니 아주 즐거워."

이 말을 들은 몇몇이 순간 말문을 잃었다.

이때 식사를 끝마친 박윤우가 곤혹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저의 아빠가 직업이 없다고 누가 그랬어요? 아빠 회사 엄청 커요."

이 말을 들은 사촌언니동생들은 의아했다.

"윤우야, 너의 아빠가 회사가 있다고? 어디 있는데? "

그들은 유민준 같이 눈조차 보이지 않는 사람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박윤우는 똘망똘망한 큰 눈동자로 그들을 지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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