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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문적 박대를 당한 추경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문에 귀를 기울였다.

뭐라도 듣고 싶어서 이내 안달 난 모습으로 말이다.

다행히도 방음 효과가 꽤 뛰어났고 베란다에서 얘기하고 있었으므로 추경은은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뻔뻔할 수 있어? 꽉 막힌 공간에 남녀 단둘이 들어가다니!”

일그러진 얼굴로 추경은이 내내 중얼거렸다.

옆에 박윤우가 와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말이다.

한참 박민정을 욕하고 있을 때, 갑자기 다리 쪽이 젖어 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긴가민가하면서 고개를 숙인 추경은은 액체 같은 것을 들고 있는 박윤우를 보게 되었다.

박윤우는 추경은의 다리에 그 액체를 붓고 있었고 그 냄새는 유난히 지독했다.

“아! 박윤우! 뭐 하는 짓이야!”

세상 순수한 눈빛으로 박윤우가 대답했다.

“경은 이모, 이건 제가 아줌마한테서 가지고 온 거예요. 꽃에 주는 비료라고 하던데, 이거 이렇게 많이 뿌리면 꽃이 빠르게 자란다고 했었어요.”

“경은 이모 다리가 하도 낫지를 않아서 이렇게라도 하면 좀 빨리 낫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비료 주고 있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서 추경은은 바로 사색이 되어버렸다.

이윽고 비명과 함께 미친 듯이 욕실로 뛰어갔다.

허겁지겁 달려가는 그 모습을 보고서 박윤우는 자기도 모르게 손뼉까지 쳤다.

“흥! 감히 우리 엄마를 욕하다니!”

같은 시각, 방안에서.

베란다에서 한창 얘기를 하고 있던 박민정과 정민기는 밖의 상황을 알 리가 없었다.

“민정 씨, 제가 알아본 것에 따르면 그때 이지원은 진주시를 떠나지 않고 권진하를 찾아가서 그와 사적으로 만남을 유지했다고 했어요. 나중에는 권진하가 이지원에게 특별히 집까지 마련해줬다고 해요.”

정민기의 말을 듣고 난 박민정은 조금 믿어지지 않았다.

“네? 제 기억으로는 권진하에게 따로 약혼녀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이지원의 친한 친구인 하예솔이 권진하의 약혼녀였던 것 같은데요?”

정민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하예솔도 지금까지 속고 있는 것 같아요. 만약 알게 된다면 권진하와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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