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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오늘 이지원은 예전과 달리 메이크업에도 옷에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얼굴도 약간 창백한 것이 수심에 잔뜩 녹아내린 모습이었다.

박민정과 시선이 마주쳤을 때도 예를 갖춘 채 먼저 눈웃음을 건넸다.

며칠 전과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기고만장함이라곤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자리를 찾아 앉은 박민정은 따뜻한 물부터 한 모금 마셨다.

거의 다 모이게 되자, 과 반장이 나서서 바삐 돌기 시작했다.

“자, 다들 얼른 자리 찾아 앉아. 이렇게 다시 모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더욱 즐겁게 지내도록 하자.”

박민정 곁에 앉은 누군가가 그만 참지 못하고 물었다.

“민정아, 얼마 전에 기사에서 그러던데, 네가 바로 그 유명한 작곡가 민 선생이라면서? 그게 사실이야?”

“맞아. 그게 나야.”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소리를 듣고서 다른 사람들도 모두 박민정에게 시선을 쏠리게 되었다.

저마다 다양한 시선과 표정으로 말이다.

“민정아, 너 진짜 성공했구나!”

“너 난청 환자라고 하지 않았어? 우리보다 몇 배는 더 노력해서 배워야 한다고 선생님이 그러셨던 게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 같은데.”

“그러게 말이야! 민정이 네가 작곡가로 성공하다니 너무 놀랍고 대단한 것 같아!”

“...”

다들 한마디씩 주고받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재수 없어.’

계속 듣기에 거북했던 하예솔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그딴 곡 몇 개 쓴 거 가지고 유난은...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그러는 거야 다들? 완전히 들리지 않는 것도 아니잖아.”

하예솔의 말에 조금 전까지 박민정에게 칭찬하고 있던 사람들은 바로 합죽이가 되어 버렸다.

절대로 말려들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말이다.

그러나 오히려 예상치 못한 사람인 이지원이 박민정의 손을 잡고서 연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민정아, 마음에 담아주지 마. 예솔이 여기로 오기 전에 술 좀 마셨거든 아마 취한 김에 하는 소리일 거야.”

“지원아!”

하예솔은 이지원을 부를 때 음을 길게 뺐다.

“그게 무슨 헛소리야! 나 술 마시고 온 거 아니야. 취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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