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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유씨 가문의 어느 한 빌딩에서.

유남준과 유남우 두 형제가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권해신의 모든 행위에 대해 넌 이미 알고 있었지?”

유남준이 물었다.

여유로운 모습으로 난간에 기대고 있는 유남우, 그는 우중충한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대답했다.

“이번 일은 끼어들지 않았어.”

이러한 대답은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이기도 하다.

유남준은 자기 동생이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따뜻하고 상냥한 사람이 아님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자기한테 칼을 겨누고 있는 유남우의 모든 행위가 믿어지지 않았다.

“호산 그룹도 네 손에 넣었잖아. 근데 뭐가 아직도 불만이야?”

‘그걸 말이라고 묻는 거야?’

유남우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따지고 보면 많은데, 그중에서 가장 불만인 건 네가 내 여자를 아내로 맞이했다는 거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까지 해놓고서도 나한테 전혀 미안해하지 않고 빚지지 않은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네가 재수 없고 역겨워!”

그 말을 듣게 된 유남준은 더 이상 참지 않았다.

유남우의 멱살을 한 방에 잡고서 힘을 가득 주었다.

두 사람은 체형이, 어릴 적부터 몸이 허약하고 아팠던 유남우는 그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설령 눈이 먼 유남준이라고 하더라도.

멀리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던 홍주영은 그 광경을 보고서 바로 달려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때 옆에 있던 서다희가 그녀를 말렸다.

“홍 비서님, 우리가 가히 간섭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멱살을 단단히 잡힌 유남우는 서서히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은 채 오히려 밀어붙였다.

“죽여! 어디 한 번 죽여봐! 근데 똑바로 기억해! 민정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야! 처음부터 끝까지 민정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라고!”

“만약 내가 죽게 되잖아? 그럼, 민정이는 널 평생 원수로 생각하면서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잘생긴 얼굴이 험상궂어 보일 정도로 일그러지는 순간이었다.

유남준은 무거운 소리로 엄숙하게 말했다.

“앞으로 이상한 놈들이랑 엮이지 마. 아니면 너까지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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