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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박민정은 더 세게 유남준의 허리를 꼬집었다. 그리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입 좀 다물어요. 말 안 해도 당신 벙어리라 생각 안 하니까.”

하지만 유남준은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계속해서 얘기했다.

“연지석 씨, 미안한데 저녁에 저랑 제 와이프가 부부가 해야 할 일을 하기로 해서, 집에 식사 초대는 못 하겠네요.”

부부가... 해야 할 일?

연지석의 잘생긴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유남준이 일부러 화를 돋구려고 하는 얘기인지는 알겠지만 그도 불끈불끈 솟아나는 분노를 주체하기 힘들었다.

조금 떨어져 서있던 서다희는 처음에 눈도 안 보이는 유남준이 밀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완전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고 속으로 안도하였다.

주변에 줄을 서있던 사람들은 재밌는 구경거리를 보듯이 이쪽을 힐끔거렸다.

초반에는 박민정과 연지석이 커플인 줄 알았는데, 이제야 그게 아니고 유남준이 남편이라는 걸 알게 됐다.

차례가 되어 만두를 살 때까지 주변의 이상하게 쳐다보는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박민정은 약속했던 대로 연지석한테 만두 1인분을 사주고는 말했다.

“난 먼저 돌아갈게.”

“그래, 다음에 봐.”

연지석은 그녀가 떠나는 뒷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봤다.

...

서다희는 자신의 차에 타고 박민정과 유남준은 그녀가 몰고 온 차에 함께 탔다.

갓 사 온 만두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지만. 차내에는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었다.

박민정은 서둘러 운전하지 않고 여전히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있는 유남준의 손부터 거칠게 뿌리쳤다.

“뭐예요, 대체?”

그녀의 목소리가 차가웠다.

손이 내쳐진 채로 유남준은 말없이 앉아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박민정은 더 괘씸하고 화가 났다.

“갑자기 왜 찾아왔어요? 부부가 해야 할 일을 한다는 건 또 뭐예요? 누가 당신이랑 그런 일 한댔어요?”

유남준은 입을 꾹 다물고 말이 없었지만 뭔가 참고 있는 기색이 역력했다.

“말해 봐요, 어서! 아까는 말하지 말래도 잘만 하더니만!”

박민정은 계속해서 쏘아붙였다.

그때 강력한 힘이 그녀를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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