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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연지석이 이번에 돌아온 건 박민정 때문만이 아니라 과거 유남준한테 빼앗긴 그의 자산을 되찾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지금 유앤케이의 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어차피 유남준이 아니니 그도 두려워할 것이 없었다.

서다희는 연지석이 이 정도로 겁 없이 날뛸 줄 몰랐다.

기억을 잃은 유남준에게 연지석이 방금 한 말을 전달하지는 않겠지만 속으로 유남준이현실을 빨리 깨닫기를 바랐다.

...

유남준은 시각 장애인 용 컴퓨터를 사용하며 박민정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예전 같았으면 벌써 돌아왔을 시간인데, 저녁 8시가 되어가도록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 곁에 놓인 휴대전화에 메시지가 들어왔다. 유남준은 다급히 메시지를 확인하며 음성을 재생했다.

“유 대표님, 전 연지석인데요. 미리 얘기해줘야 할 것 같아서요. 민정이가 오늘 저랑 줄곧 같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좀 늦게 돌아갈 거예요.”

다 듣고 난 유남준은 이가 바득바득 갈렸다.

더는 일할 정신이 없었다. 그는 바로 일어나 집을 나섰다.

밖에는 눈보라가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었다. 유남준은 미간을 살짝 구긴 채 외로이 눈속에 서 있었다.

그는 맹인용 휴대전화를 꺼내 박민정한테 전화를 걸었다.

전화번호는 그녀가 알지 못한 새에 남몰래 저장해둔 것이다.

다른 한 편.

박민정은 운전하여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다. 윤우랑 늦게까지 놀아주느라 아직도 집에 도착하지 못하였다.

흩날리는 눈보라에 시선이 가려져 앞을 제대로 볼 수도 없었고 또 길이 미끄러워 아주 천천히 운전하는 중이었다.

전화벨이 울렸다.

그녀는 누군지 보지도 않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디야?”

유남준의 차가운 목소리가 전화기 저편으로부터 들려왔다.

박민정은 이상한 낌새를 차리지 못하고 그저 묻는 말에 대답했다.

“돌아가는 길이요.”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차가 갑자기 미끄러졌는데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탓에 차 머리가 엉뚱한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펑!

귀청이 떨어질 듯한 굉음과 함께 차는 길가에 있는 가로수를 들이받고 에어백이 터져나왔다.

박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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