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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두 사람은 마주 앉은 채 분위기가 다소 굳어져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유남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왜 안 들린다고 말을 안 했어?”

박민정은 고개를 숙이고 약간 어찌할 바를 모르는 표정이었다.

“집에 돌아오면 나을 줄 알았어요.”

유남준은 손을 들어 그녀를 만지려고 했지만 박민정은 그의 손길을 피했다.

갈 길을 잃은 손이 허공에 뻗어있었다.

“민정아, 너 오늘 누구랑 같이 있었어?”

박민정은 잠깐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또 날 미행했어요?”

그가 기억을 잃기 전에 가장 자주 했던 일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

유남준은 목이 메었다.

또라니?

그가 언제 또 미행을 했었다고?

무어라 해명을 하기도 전에 은정숙의 방문이 열리며 의사가 걸어 나왔다.

의사는 환자가 과도하게 흥분하여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니 앞으로 마음을 편히 가라앉히고 병 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서다희도 방 안에서 나오며 박민정을 쳐다봤다. 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로 인해 그의 눈빛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유남준이 있는 자리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표님, 그럼 저흰 먼저 돌아가겠습니다.”

“어.”

서다희는 의사를 데리고 떠나갔다.

이제 진짜로 유남준과 박민정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오늘 데려와 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아줌마한테 의사를 찾아 준 것도.”

박민정이 운을 뗐다. 어쨌든 미행과 이번 건은 서로 다른 일이니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린 부부야. 고마워할 거 없어.”

유남준이 말하며 다시 한번 손을 뻗어 그녀의 팔꿈치를 잡았다.

“그리고 나, 사람 붙여서 너 미행한 적 없어.”

박민정은 믿지 않았다.

“다음 달이면 설날인데, 내가 내일 데려다줄 테니 남준 씨는 두원 별장으로 가 있어요.”

의사를 물어보는 게 아니라 그저 그리 하라는 거였다.

유남준은 그녀를 더 꽉 붙잡았다.

“그럼 넌?”

“난 집에서 아줌마를 돌봐야 돼요.”

유남준은 순간 가슴이 칼로 도려내는 듯이 아팠다.

“민정아, 네가 나랑 결혼한 이유가 날 사랑해서였어?”

그의 기억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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