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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집으로 돌아온 유남준은 사방을 찾아다녀도 박민정이 없자 약간 화가 났다.

자신은 외출할 때마다 쪽지를 남기는데, 그녀는 어딜 가든지 자신한테 말하는 법이 없었다.

박민정이 고용한 은정숙을 돌봐줄 간병인이 한창 주방에서 음식을 하다가 때때로 밖을 내다보며 답답하고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남준을 힐끔거렸다. 그가 자꾸 박민정의 이름을 부르자 간병인은 참지 못하고 그한테 말했다.

“박민정 씨는 요 며칠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나한테 노인을 돌봐달라고 부탁했거든요.”

낯선 소리가 들리자 유남준이 물었다.

“누구세요?”

“아, 저... 난 박민정 씨가 노인을 돌봐달라고 해서 온 간병인이에요.”

간병인은 주방에서 걸어 나오며 유남준이 맹인인 걸 발견하고 대뜸 한마디 덧붙였다.

“저기, 두 사람 돌보는 건 돈을 더 지불해야 하는 거 알죠? 나랑은 노인만 돌보면 된다고 했는데, 눈먼 소경이 하나 더 있다고 얘길 안 했어요.”

그놈의 눈먼 소경.

유남준은 안색이 확 가라앉았다.

“난 돌봐줄 사람 필요 없어요.”

“소경을 돌보지 않으면 어떡해요? 아, 몰라, 몰라. 돈 추가해야 돼요. 알았죠?”

유남준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당장 나가요, 여기서!”

그가 큰 소리를 내는 바람에 간병인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왜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난 박민정 씨가 불러서 온 거라고요. 박민정 씨가

가라고 해야 갈 거예요. 그리고 날 자르면 노인은 누가 돌봐요?!”

그 후 10분 뒤, 근처에 잠복해 있던 경호원 몇 명이 들어와서 간병인을 메고 밖으로 내보냈다.

소란스러운 기척에 놀란 은정숙이 일어나 방문을 나서니 바깥에서부터 간병인이 욕을 퍼붓고 있는 것이 들렸다.

“돈을 더 안 주면 말라지,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몰아내? 나 경찰에 신고할 거야. 당신들 고소할 거라고! 흑흑흑...”

어려서부터 유남준의 앞에서 감히 행패를 부리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는 이런 막무가내의 시골 아줌마는 처음 상대하는지라 머리가 아팠다.

유남준은 밖으로 나와 경호원한테 명령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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