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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밤새 큰 눈이 내려 두원 별장 안팎에는 눈을 쓸고 있는 사용인들로 가득했다.

유남준이 앉은 차는 별장밖에 세워져 있었다. 한참 뒤, 서다희는 낯익은 얼굴의 남자가 별장으로 들어가는 걸 보았다.

그는 유남우였다.

서다희는 즉시 그 사실을 유남준한테 알리며 물었다.

“지금 들어갈까요?”

별장밖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유남준이 이때 들어가면 유남우의 신분은 단번에 들통날 것이다.

며칠 전부터 유남우는 신분을 감추기 위해 잠시 유씨 가문 옛 저택에 머물렀었는데 이렇게 금방 두원 별장으로 들어와 살게 될 줄은 몰랐다. 유남준의 신분을 대체하고 회사를 차지하더니 이젠 별장까지. 다음엔 가족과 와이프까지 뺏을 셈인가.

“급할 거 없어.”

유남준의 차분한 목소리가 서다희를 상념에서 깨어나게 했다.

그는 차를 우선 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했다.

유남준의 곁에 오래 있었지만 그도 동생이 있단 얘기를 듣기만 했지, 직접 두 눈으로 실물을 보게 되는 건 처음이었다.

유남우는 정말로 유남준과 똑같이 생겼다. 옷차림마저 똑같다면 아마 누가 누군지 아무도 못 알아볼 것이다.

하지만 유남우는 필경 유남준의 친동생이고, 그가 회사를 맡는 것이 그 무능한 사촌 형 유성혁이 맡는 것보다 열 배는 나았다.

기다리고 있는 동안, 승합차 한 대가 앞을 지나갔다.

그 안에 앉은 사람이 이지원이라는 걸 서다희는 보지 못했다.

...

두원 별장 안에서 유남우는 곳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는 박민정이 쓰던 방에 들어와서 침대맡에 덮어 놓은 사진 액자를 발견했다.

가늘고 긴 손으로 그 액자를 돌려 사진을 확인하는 순간, 그의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이건 박민정과 유남준이 같이 찍은 사진인데 하얀 드레스를 입은 박민정이 정장 차림의 유남준의 곁에서 조심스러운 듯 팔짱을 끼고 있었다.

이 사진은 두 사람이 약혼식을 올릴 때 기자가 찍은 사진이다. 둘은 웨딩사진을 찍은 적이 없어 박민정은 줄곧 이 사진을 웨딩사진처럼 고이 간직해왔다.

그러다 이혼을 결정하고 나서 이 사진을 여기에 남겨둔 것이다.

유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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