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병원 입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어 지나가는 몇 몇 행인들은 세 사람의 대화에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절세미인 두 명이 한 남자 때문에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그중 한 여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동시에 여러명의 여자를 사랑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두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말에 행인들은 깜짝 놀랐다.‘뭐야?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아이고, 남자가 다 얼어죽었어?’한편, 임건우도 마치 세상이 무너진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가연을 보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다른 곳에 가서 얘기하자. 당신한테 말할 게 있어. 어쨌든, 무슨 이유에서든… 내가 미안해. 당신이 무슨 보상을 원하든 내가 다 들어줄게.”유가연은 꼭두각시처럼 임건우의 발걸음을 따라 강가로 걸어갔다.강물이 졸졸 흐르는 한적한 강가.멀리에서는 누군가가 낚시를 하고 있다.잠시 후, 유가연이 고개를 들었다.“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야? 맞지?”유가연은 임건우의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런데 어떻게 이혼하자고 말할 수 있어? 그 단어를 입밖으로 내뱉았을 때, 가슴이 아프지 않았어?”유가연은 갑자기 땅바닥에 주저앉아 낮은 소리로 엉엉 울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더러 남은 여생은 당신한테 기대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지금은 이혼이 우리의 가장 좋은 결말이라는 건데?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혹시 내가 뭘 잘못했어?”“…”임건우는 그녀의 이런 질문에 대답할 힘이 없었다. 그는 그저 졸졸 흘러가는 강물만 멍하니 보고 있었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유가연과 함께했던 모든 추억이 영화처럼 흘러갔다. 예전의 많은 기억들은 진작에 잊혀진 줄 알았는데 지금 되새겨보니 기억에 생생했다.“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버텨왔는지 알아? 우리 엄마 그리고 동생까지 매일 나한테 이혼하라고 닥달해. 하지만 난 이혼은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설령 당신이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한평생 의기소침하고, 나한테 빌붙어 산다고 해도 난 절대 이혼하지
유가연은 입을 크게 벌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눈초리로 임건우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마치 꿈을 꾸는 것같은 착각이 들었다.임건우도 말하는 것보다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울적한 표정으로 유가연을 쳐다보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이게 내가 당신이랑 이혼하려는 이유야. 만약 나랑 이혼하지 않는다면, 너는 더 위험해질거야. 마치 오늘 일어난 일처럼… 만약 언젠가 네가 또 인질로 잡히거나 괴롭힘을 당한다고 해도 내가 매번 구하러 갈 수는 없어. 그런 날이 오면… 난 아마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살아갈 수도 있겠지.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야,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너야.”30분 후.유가연은 마침내 임건우가 무인이라는 사실을 납득했다. 하지만 그녀는 무인의 세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도대체 나한테 얼마나 많은 걸 숨긴 거야? 네가 무인이어도 이혼할 필요는 없잖아? 무인은 결혼해도 안되고 가정을 이뤄도 안 되는 거야? 무인이면 자손도 두면 안돼? 그리고 현무천서는 또 뭐야? 동도인이 왜 너한테 현무천서를 달라고 한 거야? 그리고 네가 사람을 죽였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게… 정말이야?”임건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유가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겁에 질린 얼굴로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가연아, 난 이제 예전의 내가 아니야. 내 손에는 더러운 피가 묻었어. 이젠 네가 나랑 있어도 전혀 행복하지 않을 거야. 온갖 협박이나 당할 수도 있어. 그리고 우리 아버지… 사실 교통사고로 사망하신 게 아니야. 유골함에 들어있는 유골도 아버지 유골이 아니라 돼지의 유골이야. 아버지의 생사는… 나도 전혀 몰라. 현무천서는 원래 우리 아버지 거야. 그런데 그만 우리 아버지보다 더 강한 상대한테 빼앗겨버렸어. 근데 어떤 사람들은 그 현무천서가 나한테 있다고 생각해서 계속 나를 공격하고 있어. 임씨 그룹에 빼앗겼다는 것도 전부 음모고. 그리고… 사실 난 강주 임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야. 우리 아버지
유가연이 마침내 이혼하겠다고 하자 심수옥은 순식간에 싱글벙글해졌다. 하지만 얼굴에 상처가 아직 다 낫지 않아 웃는 순간 상처를 잡아당겨 얼굴이 아프기 시작했다. 그녀는 고통에 몸부림치더니 곧 또 다시 임건우를 욕하기 시작했다.“임건우가 우리 집에 온 이후로 집안이 평온한 적이 없어. 하루하루가 정말 재수가 없어서 원 참… 지금도 봐봐, 내 얼굴이 무슨 지경이 되었는지… 의사가 그러는데 칼자국은 영원히 없어 안 진대. 성형말고는 원래 얼굴로 돌아갈 방법이 없다고 했어. 제기랄, 임건우 걔는 왜 아직도 살아있는 거야?”유가연은 이젠 더 이상 그녀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약병 한 통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이건 임건우가 엄마한테 준 연고예요. 상처를 치료하고 흉터를 제거할 수 있대요.”“젠장.”심수옥은 그 연고를 바로 쓰레기통에 버렸다.“걔가 나한테 주면 뭐 얼마나 좋은 약을 주겠어? 아마 여기에 독을 넣었을 거야. 혹시 날 독살하려는 거 아니야? 내가 죽으면 너희 둘은 누가 보호해, 안 그래?”“…”유가연은 말문이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위층으로 올라간 후, 방 문을 꼭 잠갔다.침대 머리맡에는 임건우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몇 년 전 두 사람이 처음 손을 잡고 해양 공원에 놀러 갔을 때 찍은 사진이었다.유가연의 가느다란 손이 사진 위를 스쳤다.잠시 후, 그녀는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한편, 하루 동안 당자현이 다른 사람의 가정을 파괴한 불륜녀란 뉴스는 점점 더 떠들썩해졌다. 이 스캔들로 그녀의 여신 이미지는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이제 거의 모든 미디어 플랫폼의 헤드라인은 당자현에 관한 뉴스로 도배되었다.인터넷에서는 수많은 네티즌들이 당자현을 욕하기 바빴다.화문 엔터테인먼트.당자현 소속사에서는 이사회 이사들이 긴급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때, 40~50대쯤 되어보이는 중년 한 명이 갑자기 욕설을 퍼부었다.“당자현 이 망할 것 같으니라고… 부끄러운 줄 몰라, 부끄러운 줄. 불륜을 저지르
곽봉은 그를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당자현을 보고 한 마디했다. “당자현, 마침 네 말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잘 왔어. 자, 네가 이번에 대형 사고를 친 건 알지? 어디 한 번 직접 계산해 봐. 회사에 얼마를 배상할 건지 말이야. 아마 널 팔아도 모자랄 걸? 그래서 내가 아이디어를 하나 냈는데 네가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이 테이블에 누워있으면 회사가 나서서 널 지켜줄게. 어때?”“어떻긴 뭐가 어때? 그걸 말이라고 해?”그때, 당호천은 살기가 어린 표정으로 곽봉에게 무섭게 다가갔다. 쳐다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렸다.“제기랄, 넌 뭐야? 누가 너보고 여길 들어오라고 했지? 썩 꺼져.”곽봉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당호천은 그의 손목을 꽉 움켜쥐었다. “이거 안 놔? 지금 무슨 짓이야 이게?”곽봉은 버럭 화를 냈다.“콱.”당호천은 손에 힘을 꽉 주면서 그의 손목을 휙 부러뜨렸다.“악, 아아악.”곽봉은 회의실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질렀다.“내 손, 내 손… 부러질 거 같아. 아아악.”“시끄러워.”당호천이 말했다.그런 다음, 그는 곽봉의 목을 꽉 움켜쥐었다.“팍.”곽봉의 손목을 부러뜨렸던 것처럼 이번엔 그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의 목은 기괴한 곡선을 그리며 테이블 위에 쿵하고 떨어졌다.“아아악.”“저러다 사람 죽이겠네.”“꺄아아악.”회의실에 있던 이사회 구성원들은 모두 얼굴빛이 사색이 되어 비명을 질렀다.“시끄럽다니까?”당호천의 한 마디에 장내는 물 뿌린 듯 조용해졌다.조금 전에는 시끄럽다고 곽봉의 손목을 부러뜨렸는데 설마 이사회 이사들의 목을 몽땅 부러뜨리진 않겠지?“당자현의 아버지인 당호천이라고 하지.”당호천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혹시 지금도 감히 내 딸을 이 테이블에 눕히려는 사람이 있는건가?”“…”누구도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범호조차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그도 중해당문이 얼마나 잔인한 가문인지 잘 알고 있었다. 범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당호천은 다시 입을 열었다.“지금부터 10분
기자회견장.수십, 수백 명의 언론 기자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엄소천의 모든 말을 한 마디도 빼놓지 않고 녹음하려고 했다. 1인 미디어 플랫폼에서 온 사람들은 심지어 라이브 생방송까지 진행했다. 이 사람들은 마치 피비린내를 맡은 상어처럼 이슈를 향해 달려들었다.당자현의 인기가 인기인지라 톱스타의 사생활 논란은 기자들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들 당자현이 자기들이 쓴 기사로 인해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하긴, 어차피 기자들은 뉴스만 만들면 되니까…당자현이 정말 세상을 뜨면 기자들은 어쩌면 더 큰 화젯거리에 흥분하고 달려들 수 있었다.엄소천이 다시 말을 이어가려고 할 때, 기자들은 이슈를 놓치지 않으려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곧 온 인터넷이 들끓을 것이다.청순하고 순진한 이미지의 당자현. 알고보면 가정 파탄범? 기자들은 이미 기사 제목까지 생각해 놓았다.다들 엄소천의 말만 기다리고 있는데 엄소천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입을 열지 않았다.“왜 말을 하시다 마는 거죠?”“맞아요. 빨리 서둘러주세요. 당자현은 사석에서 도대체 어떤 여자인지, 그동안 사귄 남자는 몇 명인지 빨리 발표하세요.”“당자현 소속사 이사도 그녀의 숨겨진 애인 아닌가요?”양심 없는 기자들은 미친 듯이 무례한 질문을 퍼부었다.엄소천은 어젯밤에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할 내용을 수없이 썼다 고쳤다를 반복했다. 그녀는 당자현의 실체를 밝히고 그녀를 천한 여자로 모독한 다음, 당자현을 밟고 그녀의 자리에 오르려고 했다. 그런데… 조금 전 직원이 급히 달려와 엄소천에게 지금 그녀의 부모님이 크게 분노해 즉석에서 곽봉 이사를 죽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녀에게 동영상은 그녀가 일부러 흘린 것이고 루머도 그녀가 퍼뜨린 것이라고 시인하면서 언론에 직접 사과하라고 했다.‘왜? 도대체 내가 왜? 당자현이 이 지경까지 사고를 쳤는데 왜 그녀를 지키려고 하는 거야? 당자현 아버지가 대단하면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내가 왜 당자현 때문에 인생을 망쳐야 해? 절대 그럴
“뭐야? 엄소천 아니야?”“웬만한 업소 아가씨보다 더 대단한데?”기자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엄소천을 숨이 꽉 막히게 만들었다. 그녀는 무려 30분 동안이나 멍하니 서있었다. 그러다가 비로소 미친 듯이 달려가 스크린을 끄려고 했다. 하지만 곧 경비원이 달려들어 그녀를 막아버리고 말았다.현재 화문 엔터테인먼트의 고위층 간부들의 목숨은 전부 당호천의 손에 달려있었다. 당호천의 한마디로 회사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중해당문은 일찌감치 만반의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사건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곧, 다른 영상으로 바뀌었다.하지만 그 영상의 여자주인공 역시 엄소천이었다. 단지 남자주인공이 바뀌었을 뿐이었다. 이번에는 어떤 유명 감독이었는데 엄소천의 기술은 여전히 숙련되어 있고, 심지어 각종 입에 발린 소리로 감독의 혼을 쏙 빼어놓았다.한편, 1인 미디어 플랫폼 크리에이터들의 생방송을 시청하던 관중수는 몇 분 만에 수십만 명 심지어 백만 명 넘게 증가하고 있었다.대박 뉴스였다.당자현 만큼은 아니지만 엄소천도 어쨌든 천만 명의 팬을 거느리고 있는 인기 스타였기 때문에 그녀의 동영상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열기가 들끓었다.이후 화면은 네 개의 작은 화면으로 분할되었고 영상은 엄소천과 각기 다른 남자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그 영상을 보고 기자들은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정말 여러모로 대단하네요.”“조금 전까지 당자현 사생활이 어쩌고 저쩌고 했는데 바로 엄소천의 이런 동영상이 재생되는 걸 보면 그녀의 말에 신빙성이 있을까요?”그때, 문이 열리고 화문 엔터테인먼트 이사가 많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빠르게 기자회견장 안으로 들어왔다.범호는 마이크를 잡고 신중하게 말했다.“언론사 여러분, 시청자 여러분, 저는 화문 엔터테인먼트의 이사 범호입니다. 저희는 회사를 대표하여 당자현 씨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표하고 싶습니다. 인터넷상의 모든 언론들은 전부 루머이고 엄소천이 만들어낸 가짜 뉴스입니다. 현재 인터넷에 떠도는 그 동영상도 딥페이크
엄소천은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안되었다.그녀의 스캔들 영상은 거의 전부 공개되었고, 그녀와 잠자리를 가진 회사 임원들은 모두 어떤 이유에서인지 진위를 밝히기 위해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의 연예계 생활은 이미 망친 셈이다. 더 이상 어떤 촬영팀도 그녀와 계약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만약 여기에서 모두 자기가 한 짓이라고 인정하지 않으면 그녀의 가문마저 모두 파멸될 것이다. 톱스타로서 그녀는 여기저기에서 소문을 파다하게 들어와 중해당문이 어떤 가문인지 잘 알고 있었다. 일찌감치 그녀의 친구 한 명은 중해 상권에 있는 재벌 2세였고 가족들은 사업으로 자산을 수천억이나 벌어들인 재벌가였다. 하지만 중해당문의 한 사람에게 미움을 사는 바람에 사업은 전부 망해버리고 돈에 허덕이며 살고 있었다.사업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리고 전부 길바닥으로 내려앉다니… 중해당문은 확실히 무서운 존재였다.“제 잘못입니다. 전 당자현의 인기를 질투하고 그녀가 가진 것을 부러워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그녀를 망가뜨리기 위해 거짓 정보를 꾸며낸 겁니다. 동영상도 전부 가짜입니다. 물론 소문 역시 제가 퍼뜨린 겁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진짜 천한 사람은 당자현이 아니라 바로 접니다. 당자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녀는 불륜녀도 아니고 사생활도 아주 깨끗한 사람입니다.”엄소천은 해명하면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그녀는 후회했다. 만약 양지공이 당자현을 좋아하는 걸 질투하지 않았다면, CCTV 영상을 퍼뜨리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소문을 퍼뜨리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결말은 이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스타였을 것이다. 비록 당자현 만큼은 아닐지라도 그래도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였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늦어버렸다. 기자회견장은 엄소천의 말에 모두 발칵 뒤집혀졌다. 인터넷과 모든 플랫폼도 열기가 쉽게 식지 않았다. 오늘 밤은, 쉽게 잠들지 못할 밤이 될 예정이다.당자현을 욕하던 네티즌들은 사건의 판도가 뒤바뀌자 자
당자현의 말에 서초연도 깜짝 놀라 그녀를 잡아당겼다.“자현아, 절대 그런 생각은 하지 마. 지옥 체험은 사람 목숨이 달린 거야. 너 같은 연약한 여자애가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래?”당호천의 얼굴도 어두워졌다.“그 남자가 너한테 그렇게 중요해?”당자현은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당장 가서 죽여버릴 거야.”“그 사람은 저를 세 번이나 구해줬어요. 그 사람을 죽이시려고요? 그럼 저도 따라서 죽을래요. 그리고, 그 사람은 아버지가 쉽게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 사람을 죽이려다가 오히려 아버지가 호되게 당할 수도 있어요.”당자현이 말했다.“쳇. 헛소리 하지 마.”결국, 서초연의 설득으로 당호천은 점점 화가 풀렸다. 하지만 그는 임건우를 꼭 한 번 만나고 싶었다.“그 사람은 이미 결혼했어요.”당자현이 말했다.그녀의 말에 당호천과 서초연은 모두 깜짝 놀라 멍해졌다.“결혼을 했는데도 너랑 잘되길 바란단 거야? 꿈도 야무지지.”당호천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그런 쓰레기는 아무리 너를 세 번 구해줬어도 단칼에 잘라버려야 해. 반드시 죽여서 후환을 없애야 한다고.”그의 말에 당자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제가 그 사람을 좋다고 쫓아다니는 거예요.”잠시 후, 그녀는 마침내 현실과 타협했다.“됐어요. 저도 알아요. 이게 중해당문 여자들의 운명인 거를요. 제가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면 그 사람도 자연스레 잊혀지겠죠.”당자현은 당호천이 정말로 임건우를 죽일까 봐 걱정이 되었다. 설령 당호천이 죽일 수 없다고 해도 중해당문은? 중해당문의 실력자들은 감히 임건우가 상대할 대상이 아니었다.한편, 당호천은 이런 당자현을 보고 임건우를 꼭 한번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어떤 남자길래 자기 딸을 이렇게 넋을 잃게 만들었는지 궁금했다.......“엣취.”태운 별장.임건우는 시원하게 재채기를 하고 코를 문질렀다.‘뭐지? 지금 체질에도 감기가 걸릴 수 있는 건가? 누가 내 욕을 하는 거 아니야? 쳇, 분명히 심수옥 그 여자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