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연도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형부가 그런 선택을 한 건 모두 우리가 도망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준 거야. 이대로 다시 돌아가면 형부는… 형부 죽음이 무의미해지잖아. 언니, 형부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가야 도망가야 해.”그렇게 세 사람은 말을 하면서 골목을 빠져 나왔다.그때, 골목 어귀에 람보르기니 한 대가 멈춰 섰다.골목이 너무 작아서 차가 들어갈 수 없었다. 안에서 두 여자가 다급히 내렸는데 바로 유화와 여윤아였다.두 사람은 유씨 가문 세 모녀의 대화를 이미 들어버렸다.순간, 유화는 가슴이 철러덩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방금 뭐라고 했어? 우리 오빠가 왜?”유지연은 놀라서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그때, 유가연이 다급히 지금 상황을 유화에게 알려주었다.“그이가 다쳤어요. 스스로 칼로 자기 배를 찔렀어요… 빨리… 빨리 경찰에 신고해야 해요.”그녀의 말에 유화의 눈시울이 발갛게 달아올랐다.그녀는 유지연을 내팽개치고 유가연의 옷을 움켜쥐었다.“유가연, 네가 우리 오빠를 이렇게 만들었어? 만약 우리 오빠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내 손으로 직접 네 가문을 망가뜨리고 말거야. 오빠가 너를 위해 기껏 칼에 찔려줬으니 너희 둘 사이의 연은 이걸로 완전히 청산된 셈이겠지? 윤아야, 가자.”유화의 눈에는 살기가 어려있었다.두 사람은 유가연을 뒤로 하고 이내 골목 안으로 쏜살같이 뛰어갔다.심수옥은 그런 유화가 못마땅했지만 감히 큰 소리로 욕하지는 못하고 그들이 멀리 떨어진 후에야 유지연과 유가연을 끌어당기며 한 마디했다.“어서 가자. 죽을 거면 저 두 사람더러 죽으라 해. 어쩜 저렇게 하나같이 천박할까?”......임건우는 손을 뻗어 항마추를 끌어당겼다.그러자 그는 천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창백한 얼굴에 피를 너무 많이 토한 탓인지 온 몸에 기운이 없어보여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모든 건 다 임건우가 연기한 것이었다.그는 천의도법의 계승자이자 의술이 뛰어난 의사였다. 때문에 그는 몸이 대한 이해도가 대다수
“어… 어떻게…”천수향은 자신이 임건우에게 반격을 당할 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어떻게 내가 다 죽어가는 사람한테 반격을 당할 수 있는 거지?’천수향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그녀도 어딜가서 절대 뒤처지지 않는 고명한 수련자였다. 아무리 현자급 무도 고수라 해도 그녀에겐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임건우는 손에 든 칼을 살짝 비틀었다.그러자 천수향은 비명을 더욱 세게 질렀다.“그거 알아?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바로 가족을 건드리는 거야. 그런데 너는 무려 내 가족을 세 명이나 건드렸어. 그것도 모자라 우리 장모님 얼굴에 상처도 내고 말이야…”임건우는 천수향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우리 장모님 유일한 장점이 바로 얼굴인데, 그 장점마저 없어지면 앞으로 날 더러 어떻게 참아라는 거야?”천수향은 고통에 온 몸을 덜덜 떨었다.그녀는 반항하려고 몸부림 칠 수록 항마추가 온 몸에 침입해 그녀 몸 구석구석에 흉악한 기운을 퍼뜨려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렸다.한 마디로 저항은 무의미했다.“제기랄, 내가 거만했어…” 천수향은 자신이 처음에 조금 더 마음을 독하게 먹고 아예 임건우의 팔을 잘랐다면 지금과 같은 결말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걱정 마, 넌 죽지 않아.”임건우가 말했다.“나도 야나기타 조직에 대해 관심이 많거든. 네가 나한테 직접 말해줄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너한테 달려있겠지.”“그게 무슨 뜻이야?”천수향의 생존 욕구가 갑자기 샘솟았다.“내 항마추 안에는 흉기가 너무 심해. 왜냐하면 그 안에는 수많은 원령들의 잔혼이 담겨있거든. 만약 네가 나를 도와 그 잔혼들을 없애준다면, 난 네게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기회를 줄게.”임건우가 말을 마치자, 손에 들고 있던 칼은 갑자기 천수향의 심장을 푹 찔렀다.천수향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있던 가면도 바닥에 툭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가면 뒤로 앳되고 아름다운 얼굴이 드러났다.“아쉽네…”임건우는 그녀의 얼굴을 슥 확인했다.천수향의 육신과 영혼은 그렇게
“그럴 리가 없어요. 저희는 조금 전까지 방금 그곳에 납치되어 있었어요. 심지어 제 남편은 중상을 입었다고요. 지금 죽었는지, 살았는지 생사도 모르는데… 바닥에 핏자국이 가득할 거예요.”유가연이 말했다.“그런 거 못 봤습니다. 잘 확인해보시고 말씀하세요. 설마 가짜 신고를 하는 건 아니죠? 만약 맞다면 허위 신고로 경찰서에 오셔야 할 겁니다.”“네?”뚝.유가연이 뭐라고 해명하기도 전에 전화는 뚝 끊기고 말았다.유가연은 조마조마한 마음에 발만 동동 굴렀다.그녀는 경상 골목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가 심수옥에게 제지당했다.“좋은 곳도 아닌데 거길 왜 또 가겠다는 거야? 너 정말 열 명 남짓한 남자들에게 짓눌려 폭행당해야 그만둘 거야? 아유, 짜증나. 얼굴이 아파서 죽을 거 같아. 빨리 가서 접수나 해.”유가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지갑을 유지연에게 던졌다.“지연아, 엄마 좀 잘 챙겨줘. 난 꼭 다시 가봐야겠어.”유가연은 말을 하면서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그런 그녀의 모습에 심수옥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 하지만 갑자기 큰 소리를 치는 바람에 얼굴이 심하게 아파왔다.그때, 병원 안으로 들어오는 임건우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유가연의 앞을 가로막았다.“여보?”유가연은 잠시 자신이 환각을 본 건 아닌지 의심했다.그도 그럴것이 지금 임건우는 멀쩡히 산 채로 그녀 앞에 서 있었고 옷도 새로 갈아입었다. 겉으로 보기에 전혀 중상을 입은 것 같지 않았다.“괜찮아?”“난 정말 괜찮아, 걱정 마!”유가연은 그의 말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녀 두 눈으로 임건우가 피를 철철 흘리는 것을 목격했으니 말이다. 유가연은 서둘러 임건우의 옷을 걷어내고 복부의 흉터를 확인했다.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임건우의 말처럼 흉터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뭐야? 그럴 리가 없어. 이건 불가능해.”유가연은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폈지만 정말 흉터 자국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그만 만졌으면 이제 그만 좀 만지시지?”그때, 한 여자
하필 병원 입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어 지나가는 몇 몇 행인들은 세 사람의 대화에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절세미인 두 명이 한 남자 때문에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그중 한 여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동시에 여러명의 여자를 사랑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두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말에 행인들은 깜짝 놀랐다.‘뭐야?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아이고, 남자가 다 얼어죽었어?’한편, 임건우도 마치 세상이 무너진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가연을 보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다른 곳에 가서 얘기하자. 당신한테 말할 게 있어. 어쨌든, 무슨 이유에서든… 내가 미안해. 당신이 무슨 보상을 원하든 내가 다 들어줄게.”유가연은 꼭두각시처럼 임건우의 발걸음을 따라 강가로 걸어갔다.강물이 졸졸 흐르는 한적한 강가.멀리에서는 누군가가 낚시를 하고 있다.잠시 후, 유가연이 고개를 들었다.“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야? 맞지?”유가연은 임건우의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런데 어떻게 이혼하자고 말할 수 있어? 그 단어를 입밖으로 내뱉았을 때, 가슴이 아프지 않았어?”유가연은 갑자기 땅바닥에 주저앉아 낮은 소리로 엉엉 울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더러 남은 여생은 당신한테 기대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지금은 이혼이 우리의 가장 좋은 결말이라는 건데?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혹시 내가 뭘 잘못했어?”“…”임건우는 그녀의 이런 질문에 대답할 힘이 없었다. 그는 그저 졸졸 흘러가는 강물만 멍하니 보고 있었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유가연과 함께했던 모든 추억이 영화처럼 흘러갔다. 예전의 많은 기억들은 진작에 잊혀진 줄 알았는데 지금 되새겨보니 기억에 생생했다.“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버텨왔는지 알아? 우리 엄마 그리고 동생까지 매일 나한테 이혼하라고 닥달해. 하지만 난 이혼은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설령 당신이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한평생 의기소침하고, 나한테 빌붙어 산다고 해도 난 절대 이혼하지
유가연은 입을 크게 벌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눈초리로 임건우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마치 꿈을 꾸는 것같은 착각이 들었다.임건우도 말하는 것보다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울적한 표정으로 유가연을 쳐다보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이게 내가 당신이랑 이혼하려는 이유야. 만약 나랑 이혼하지 않는다면, 너는 더 위험해질거야. 마치 오늘 일어난 일처럼… 만약 언젠가 네가 또 인질로 잡히거나 괴롭힘을 당한다고 해도 내가 매번 구하러 갈 수는 없어. 그런 날이 오면… 난 아마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살아갈 수도 있겠지.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야,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너야.”30분 후.유가연은 마침내 임건우가 무인이라는 사실을 납득했다. 하지만 그녀는 무인의 세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도대체 나한테 얼마나 많은 걸 숨긴 거야? 네가 무인이어도 이혼할 필요는 없잖아? 무인은 결혼해도 안되고 가정을 이뤄도 안 되는 거야? 무인이면 자손도 두면 안돼? 그리고 현무천서는 또 뭐야? 동도인이 왜 너한테 현무천서를 달라고 한 거야? 그리고 네가 사람을 죽였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게… 정말이야?”임건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유가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겁에 질린 얼굴로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가연아, 난 이제 예전의 내가 아니야. 내 손에는 더러운 피가 묻었어. 이젠 네가 나랑 있어도 전혀 행복하지 않을 거야. 온갖 협박이나 당할 수도 있어. 그리고 우리 아버지… 사실 교통사고로 사망하신 게 아니야. 유골함에 들어있는 유골도 아버지 유골이 아니라 돼지의 유골이야. 아버지의 생사는… 나도 전혀 몰라. 현무천서는 원래 우리 아버지 거야. 그런데 그만 우리 아버지보다 더 강한 상대한테 빼앗겨버렸어. 근데 어떤 사람들은 그 현무천서가 나한테 있다고 생각해서 계속 나를 공격하고 있어. 임씨 그룹에 빼앗겼다는 것도 전부 음모고. 그리고… 사실 난 강주 임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야. 우리 아버지
유가연이 마침내 이혼하겠다고 하자 심수옥은 순식간에 싱글벙글해졌다. 하지만 얼굴에 상처가 아직 다 낫지 않아 웃는 순간 상처를 잡아당겨 얼굴이 아프기 시작했다. 그녀는 고통에 몸부림치더니 곧 또 다시 임건우를 욕하기 시작했다.“임건우가 우리 집에 온 이후로 집안이 평온한 적이 없어. 하루하루가 정말 재수가 없어서 원 참… 지금도 봐봐, 내 얼굴이 무슨 지경이 되었는지… 의사가 그러는데 칼자국은 영원히 없어 안 진대. 성형말고는 원래 얼굴로 돌아갈 방법이 없다고 했어. 제기랄, 임건우 걔는 왜 아직도 살아있는 거야?”유가연은 이젠 더 이상 그녀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약병 한 통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이건 임건우가 엄마한테 준 연고예요. 상처를 치료하고 흉터를 제거할 수 있대요.”“젠장.”심수옥은 그 연고를 바로 쓰레기통에 버렸다.“걔가 나한테 주면 뭐 얼마나 좋은 약을 주겠어? 아마 여기에 독을 넣었을 거야. 혹시 날 독살하려는 거 아니야? 내가 죽으면 너희 둘은 누가 보호해, 안 그래?”“…”유가연은 말문이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위층으로 올라간 후, 방 문을 꼭 잠갔다.침대 머리맡에는 임건우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몇 년 전 두 사람이 처음 손을 잡고 해양 공원에 놀러 갔을 때 찍은 사진이었다.유가연의 가느다란 손이 사진 위를 스쳤다.잠시 후, 그녀는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한편, 하루 동안 당자현이 다른 사람의 가정을 파괴한 불륜녀란 뉴스는 점점 더 떠들썩해졌다. 이 스캔들로 그녀의 여신 이미지는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이제 거의 모든 미디어 플랫폼의 헤드라인은 당자현에 관한 뉴스로 도배되었다.인터넷에서는 수많은 네티즌들이 당자현을 욕하기 바빴다.화문 엔터테인먼트.당자현 소속사에서는 이사회 이사들이 긴급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때, 40~50대쯤 되어보이는 중년 한 명이 갑자기 욕설을 퍼부었다.“당자현 이 망할 것 같으니라고… 부끄러운 줄 몰라, 부끄러운 줄. 불륜을 저지르
곽봉은 그를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당자현을 보고 한 마디했다. “당자현, 마침 네 말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잘 왔어. 자, 네가 이번에 대형 사고를 친 건 알지? 어디 한 번 직접 계산해 봐. 회사에 얼마를 배상할 건지 말이야. 아마 널 팔아도 모자랄 걸? 그래서 내가 아이디어를 하나 냈는데 네가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이 테이블에 누워있으면 회사가 나서서 널 지켜줄게. 어때?”“어떻긴 뭐가 어때? 그걸 말이라고 해?”그때, 당호천은 살기가 어린 표정으로 곽봉에게 무섭게 다가갔다. 쳐다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렸다.“제기랄, 넌 뭐야? 누가 너보고 여길 들어오라고 했지? 썩 꺼져.”곽봉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당호천은 그의 손목을 꽉 움켜쥐었다. “이거 안 놔? 지금 무슨 짓이야 이게?”곽봉은 버럭 화를 냈다.“콱.”당호천은 손에 힘을 꽉 주면서 그의 손목을 휙 부러뜨렸다.“악, 아아악.”곽봉은 회의실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질렀다.“내 손, 내 손… 부러질 거 같아. 아아악.”“시끄러워.”당호천이 말했다.그런 다음, 그는 곽봉의 목을 꽉 움켜쥐었다.“팍.”곽봉의 손목을 부러뜨렸던 것처럼 이번엔 그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의 목은 기괴한 곡선을 그리며 테이블 위에 쿵하고 떨어졌다.“아아악.”“저러다 사람 죽이겠네.”“꺄아아악.”회의실에 있던 이사회 구성원들은 모두 얼굴빛이 사색이 되어 비명을 질렀다.“시끄럽다니까?”당호천의 한 마디에 장내는 물 뿌린 듯 조용해졌다.조금 전에는 시끄럽다고 곽봉의 손목을 부러뜨렸는데 설마 이사회 이사들의 목을 몽땅 부러뜨리진 않겠지?“당자현의 아버지인 당호천이라고 하지.”당호천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혹시 지금도 감히 내 딸을 이 테이블에 눕히려는 사람이 있는건가?”“…”누구도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범호조차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그도 중해당문이 얼마나 잔인한 가문인지 잘 알고 있었다. 범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당호천은 다시 입을 열었다.“지금부터 10분
기자회견장.수십, 수백 명의 언론 기자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엄소천의 모든 말을 한 마디도 빼놓지 않고 녹음하려고 했다. 1인 미디어 플랫폼에서 온 사람들은 심지어 라이브 생방송까지 진행했다. 이 사람들은 마치 피비린내를 맡은 상어처럼 이슈를 향해 달려들었다.당자현의 인기가 인기인지라 톱스타의 사생활 논란은 기자들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들 당자현이 자기들이 쓴 기사로 인해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하긴, 어차피 기자들은 뉴스만 만들면 되니까…당자현이 정말 세상을 뜨면 기자들은 어쩌면 더 큰 화젯거리에 흥분하고 달려들 수 있었다.엄소천이 다시 말을 이어가려고 할 때, 기자들은 이슈를 놓치지 않으려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곧 온 인터넷이 들끓을 것이다.청순하고 순진한 이미지의 당자현. 알고보면 가정 파탄범? 기자들은 이미 기사 제목까지 생각해 놓았다.다들 엄소천의 말만 기다리고 있는데 엄소천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입을 열지 않았다.“왜 말을 하시다 마는 거죠?”“맞아요. 빨리 서둘러주세요. 당자현은 사석에서 도대체 어떤 여자인지, 그동안 사귄 남자는 몇 명인지 빨리 발표하세요.”“당자현 소속사 이사도 그녀의 숨겨진 애인 아닌가요?”양심 없는 기자들은 미친 듯이 무례한 질문을 퍼부었다.엄소천은 어젯밤에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할 내용을 수없이 썼다 고쳤다를 반복했다. 그녀는 당자현의 실체를 밝히고 그녀를 천한 여자로 모독한 다음, 당자현을 밟고 그녀의 자리에 오르려고 했다. 그런데… 조금 전 직원이 급히 달려와 엄소천에게 지금 그녀의 부모님이 크게 분노해 즉석에서 곽봉 이사를 죽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녀에게 동영상은 그녀가 일부러 흘린 것이고 루머도 그녀가 퍼뜨린 것이라고 시인하면서 언론에 직접 사과하라고 했다.‘왜? 도대체 내가 왜? 당자현이 이 지경까지 사고를 쳤는데 왜 그녀를 지키려고 하는 거야? 당자현 아버지가 대단하면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내가 왜 당자현 때문에 인생을 망쳐야 해? 절대 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