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네가 방금 말한 것이 진지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지 뭐.“당신의 엄마가 연구 제작한 레드 홀릭 제품이 너무 대단해요. 내가 운영하는 홍성클럽과 당신의 청성 클럽까지, 제품에 대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예약 명단이 1000번을 넘겼는데 어떻게 하죠?”그녀는 걱정되었다. 하지만 이건 기분 좋은 걱정이었다.짧디짧은 며칠 사이에 레드 홀릭은 강주의 상류층에서 유행되었다. 이는 주로 강주의 어느 대가족의 아가씨 덕분이었다.진예원이라고 하는 그녀는 강주 4대 가문인 진씨네 집안의 큰아가씨로서 이목구비든 몸매든 모두 최고를 자랑했지만 아쉽게도 천성적으로 곰보 얼굴이였다.온 얼굴에 주근깨가 촘촘하여 밀집 공포증이 있는 사람이 보면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수많은 의사를 만나봤고 임씨 그룹의 엘리자베스 화이트닝 크림도 썼지만 소용없었다.뜻밖에도 이번에 레드 홀릭의 기미 제거 크림을 써서 효과를 보았다.사나흘 만에 그녀의 얼굴에 있던 주근깨는 모두 사라지고 옅은 자국만 남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이렇게 강대한 제품효과에 대해 양홍미는 당연히 홍성클럽에서 홍보했다. 진예원 역시 레드 홀릭의 기미 제거 크림에 감사하며 홍보에 뛰어들었다... 물론 가장 주요한 원인은 진예원도 양홍미의 홍보를 통해 강주의 모든 사람에게 자기 얼굴의 곰보가 없어졌다는 걸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진씨네 큰 아가씨인 그녀는 지금 명실상부한 아가씨로서 미인으로 당당히 나서며 일등 곰보라는 별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잠깐, 잠깐만요!”임건우가 양홍미의 말을 끊었다.“내 청성 클럽이라니요?”청성 클럽은 하씨 가문이 양홍미에게 준 것이다.양홍미가 말했다.“이봐요, 동생, 청성클럽이 어떻게 된 일인지, 당신이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잖아요?하씨 가문이 왜 나에게 주겠어요? 당신에게 주려는 건데 체면 때문에 말하기 어려울 뿐이겠죠. 내가 만약 마음 편히 자기 것으로 한다면, 내가 뭐가 돼요? 당신이 내 남자도 아니고 말이에요.”“아—”
임건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나보고 꺼지라는거야?” 그러자 경비원은 언성을 높였다. "너가 뭘 할 수 있는데? 너 같은 놈은 내가 수없이도 많이 봤어. 너 맞은편 주차장에서 일하던 그 경비원 아니야? 뭔 생각으로 여기에 들어온거야? 너 까짓게 감히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해? 너 같은 거지가 들어와서 여기를 더럽히기라도 한다면 그걸 배상할 능력은 되냐고?”"그게 뭔 소리야? 아니거든. ""그럼 혹시 너도 여기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싶은 거야? 그런데 어떡하지, 여기는 경비원에 대한 요구가 꽤 높아. 너 같은건 자격조차도 안된다고.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도 않으니까 얼른 꺼져.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마.”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이도 맞장구를 쳤다. "멍청한 놈 같으니라고, 우리가 꽤나 부러웠나보다? 감히 여기서 일할 생각을 하다니... 하긴, 경성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면 대우가 꽤나 좋긴 하지. 월급도 높고, 복지도 좋고, 또 매일 이쁜 여자들도 볼 수 있고. 우리 클럽에 드나드는 여자들은 대부분 부자거나 재벌 2세들이야. 너 같은 놈은 절대 쳐다보지도 않을걸? 내 말 알아들었으면 얼른 꺼져, 쫓겨서 나가기 전에."그들의 무자비한 욕설에 임건우의 얼굴은 어두워졌다."여기서 경비원으로 일한더니 허세들이 장난 아니네? 여기 총 책임자가 누구야? 당장 나오라 그래. 내가 제대로 물어봐야겠어, 도대체 책임자가 누구길래 이딴 쓰레기같은 놈들을 경비원으로 쓰는건지. 설마 가족이거나 친척이라도 되는거야?”"이거 완전 미친 놈이네!"경비원들은 잔뜩 화가 난 채 눈을 부라렸다."얘 좀 봐라, 되게 뻔뻔하네? 책임자는 네가 보고 싶으면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인 줄 알아? 누가 보면 친구인 줄 알겠다?""지금이라도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면 너그럽게 용서해줄게. 아니면 여기서 죽을 각오를 해.” 임건우는 어이가 없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경성 클럽에서 이런 녀석들이 계속 문 앞을 지키는 이상, 조만간은 큰 사고가 날 것 같았다.전에는 자
소문에 따르면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남학생 중 절반이 그녀에게 연애 편지를 보냈었다고 한다.그런데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후,다시 이렇게 만날 줄이야.한때 초롱초롱했던 그 눈동자는 더이상 볼 수가 없었고,이젠 세상 물정 모르는 멍청한 모습만 보였다.그 시절, 순수하고 맑던 그 눈빛은 어디로 간걸가."아직도 날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네." 나혜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마치꽃처럼 아름다웠다. 얼굴에는 옅은 화장을 하였지만 성숙된 모습은 감추지 못했다. 두 경비원은 나혜의 말을 듣고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눈앞의 이 거지가 뜻밖에도 나 사장의 동창이라니,젠장!이거 어떡하지?설마 이 자식 때문에 나 사장이 우리를 해고하진 않겠지?임건우는 웃으며 말했다. "여기서 너를 만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어. 너 여기서 일하는거야?"나혜의 얼굴에는 순간 오만함이 드러났다. "맞아, 나 지금은 경성 클럽의 로비 매니저로 일하고 있어. 근데 임건우, 너는...... 혹시 우리 회사의 경비원으로 일하려고 지원한거? 그런데 어떡하지, 우리 클럽의 경비원 요구는 꽤 높아. 이미 전역한 군인이거나 보안 방면에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근데 너는...... 요구에 부합되진 않는 것 같아.""어..."임건우가 말을 꺼내려던 참,나혜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도 우리 서로 오랜 동창인데 네 체면을 봐서라도 굳이하고 싶다면 널 도와줄게, 걱정 마. 자, 들어와서 앉아."임건우를 등지고 문을 들어서는 그녀의 얼굴에는 경멸하는 듯한 미소가 나타났다.임건우에 대해서는 그녀 또한 잘 알고 있었다.사실 고등학교 때 그녀는 그를 좋아했었다.당시의 임건우는 명문 집안의 아들로서, 빽도 든든하여 많은 소녀들이 그를 차지하려고 작업을 걸었었다.그녀 또한 고백을 했었지만 거절을 당했었다.그런데 지금,그 수많은 세월이 흘러 어느새 세상도 많이 바뀌었다.한때 날 거들떠보지도 않던 넌,더이상 날 올려다 보기도 힘든 상황이 됐네."훗,
양홍미는 하이힐을 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건우에게로 달려가려 했다.그런데 나혜가 길을 막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사실 그녀는 경성 클럽을 인수한지 얼마 안 되어 로비 매니저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있어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사실 나혜는 양홍미를 기다리고 있었다.왜냐하면, 경성 클럽의 주인이 바뀐 후, 원래 클럽을 책임지던 양성우는 떠나버렸다. 그러나 홍성 클럽의 사장까지 맡고 있던 양홍미는 양쪽을 다 돌볼 시간이 없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찾아 경성 클럽의 총 지배인으로 임명하고 클럽을 관리하게 하려고 했다.나혜는 이것이 바로 귀한 기회라고 생각했다.그리하여 그녀는 주동적으로 요청을 하였다.그녀는 양홍미가 주동적으로 자신에게 물은것을 듣고는 즉시 입을 열었다. "제가 듣기로는 저희 경성 클럽에서 총 경리를 한 명 임명하여 회사의 일상적인 운영을 관리시키게 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는 제가 능력도 있고 신심도 있어서 총 경리가 된 후 경성 클럽을 충분히 잘 이끌고 발전시켜서 강주 최고의 미용 회소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양홍미는 멍해졌다.그녀의 안색은 별로 좋지 않았다.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자신만만한거지?경성을 1위로 만들면 우리 홍성은 어쩌라고?"누구시길래?" 양홍미는 물었다."........." 순간 나혜의 표정은 굳어졌다. 마치 치명타를 맞은 듯 했고 감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저는 경성 클럽의 로비 매니저, 나혜라고 해요. 한때 양성우 사장님의 유능한 조수였어요. 그래서 전 제가 절대적으로 능력이 있고 그만큼의 사장의 직위를 감당할 수 있다고 굳게 믿어요.""알겠어, 일단 가봐!""양 사장님, 그럼 허락한건가요?"양홍미는 불편하여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언제 허락한다고 했어? 나 경리라고 했지. 클럽의 총 경리는 이사회의 상의를 거쳐 결정하는거지, 나의 한 마디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알겠어?"나혜는 양홍미의 말투가 좋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그녀의 일생은 순풍에 돛
"네가 그렇게 무서워하는 사장님이 바로 이 분이야!"양홍미는 임건우를 가리키고 있었다."저... 저 자식이......"나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지었다.양홍미는 말했다. "이 분, 임건우야말로 너가 모셔야 할 사장님이고 바로 이 경성 클럽의 총재야. 그리고 넌, 오늘부터 해고야.""아..."그렇게 양홍미가 다시 한번 쐐기를 박자, 나혜는 순간 동공이 크게 흔들리더니 얼굴이 창백해졌다."아니, 그럴 리가 없어. 어떻게 저 자식이 우리 사장일 수 있어?"양홍미는 하찮게 대답했다. "너도 당장 짐 싸고 나가. 꺼져!” 나혜는 두 다리가 나른해져서 하마터면 땅에 주저앉을 뻔했다.경성 클럽의 앞으로의 전망은 꽤 밝았다. 특히 지금 시점은, 레드 홀릭 시리즈가 가입하게 되면서 벌어들인 돈은 아주 많았다 더욱. 가까스로 겨우 클럽 로비 경리의 직위에 오른 그녀는 오직 그 자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남자친구 몰래 양성우와 여러 차례 잠자리를 가진적도 있었다.그런데, 뜻밖에도 이렇게 해고되다니.그녀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임건우, 우리 어쨌든 서로 동창이잖아. 아까 너한테 경비도 시켜주겠다고, 내가 도와주겠다고 했잖아. 방금은 네가 누군지를 잘 몰랐어. 그러니까 나 자르지 말아줘.” "난 지금 내가 하는 일 엄청 좋아해. 제발, 날 해고시키지 마. 너가 시키는건 뭐든지다 할게.""나 봐봐, 예전보다 더 예뻐지지 않았어? 네가 맘에 든다면 나 언제든지... 네 여자가 돼줄게."그리고 이 순간, 멀지 않은 곳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두 경비원은,완전히 놀라 멍해졌다."미친, 저 자식, 정말 클럽 사장이었어.”"뭐야, 사장님이 여태 경비복을 입고 있었다고? 이게 말이 돼?” 임건우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곧이어 일어나서 말했다. "누님, 다른 곳에 가서 얘기하죠!""그래, 총재실로 가자!""아, 맞다. 그 두 경비원도 같이 자르시죠. 괜히 클럽 이미지만 안 좋아져요.”"그래, 너가 사장인데
"어...""죄송해요. 일부러 그런건 아니에요.”임건우는 얼른 손을 놓고 양홍미를 바로잡았다.양홍미는 순간 얼굴이 붉어졌고, 이를 악물고는 그를 노려보며 가볍게 말을 뱉었다. "네가 일부러 그런건지 아닌지 누가 알겠어!""정말 고의가 아니라니깐요."이때 양홍미는 갑자기 또 비명을 지르며 임건우에게 달려들었다."아야, 발이 너무 아파.""네?""아까 발을 삔 것 같아."임건우는 얼른 말했다. "제가 한번 볼게요."그는 몸을 웅크리고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그녀가 입은 검은색 스타킹은 허벅지까지 다달라서 발목의 상황은 전혀 볼 수 없었지만, 대충 보아도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기껏해야 연조직을 삔 상황이었다.임건우가 가볍게 발목을 쥐자,양홍미는 가볍게 소리 쳤다. "아파."바로 이때, 그녀는 문밖에서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그녀는 임건우의 등을 짚고 있었고, 임건우는 그녀의 작은 발을 잡고 있었다. 이런 광경을 다른 사람이 보게 된다면 이상한 소문이라도 돌게 될가봐 그녀는 손을 뻗어 빠르게 문을 닫았다."쉿!"그녀는 임건우에게 소리를 내지 말라고 제스처를 취했다.그렇게 임건우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도둑질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숨어야지?발자국 소리가 지나가고 나서야 양홍미는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 "건우야, 나를 부축해 줘."임건우가 그녀를 부축하려던 순간, 그녀는 하이힐을 신고 껑충껑충 뛰었다.그러자,비극이 발생하였다."철컥!"멀쩡했던 다른 한 쪽 발마저 심하게 꺾여버렸다.하마트면 하이힐의 굽까지 부러질 뻔했다.그녀의 발 뒤꿈치 반쪽은 아예 신발에서 비틀어져 나왔다.임건우가 부축을 안 했더라면 그녀는 더욱 크게 다쳤을 것이다. "아아......, 아파!"그녀는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심하게 다쳐서 두 발을 땅에 닿을 수가 없었다.임건우는 어이가 없었다.어쩔 수 없이 직접 그녀를 안고 소파로 향했다."너무 아파. 건우야, 나 골절된 거
다친 그녀의 두 발은 누가 봐도 심각했다.두 발목 모두 다 빨갛게 부어올랐고, 그 중에도 오른발의 상황은 비교적 엄중했는데 연조직이 크게 타박상을 입긴 했지만 다행히 뼈는 모두 멀쩡했다. 이 정도는 쉽게 치료할 수 있었다.그 순간, 임건우는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발톱에 홀리여 한참동안 쳐다보다가 인차 정신을 차렸다."제가 치료해 줄게요!""고마워!"이어서 임건우는 다친 그녀의 발을 잡고는 곧바로 치료성 진원으로 부상을 치료했다.따뜻한 온기가 임건우의 손바닥으로부터 그녀의 발로 흘러가는 것을 느낀 양홍미는 편안함을 느꼈다.그녀는 임건우를 쳐다보며 말했다. "건우야, 근데 저번에 우리 남편은 왜 찾은거야?” 남편에 관한 일이라 그녀는 더더욱 궁금했다.한편으로는 자신은 이미 남편 있는 유부녀라는 것을 임건우에게 간접적으로 강조한 것이다.의사로서 환자의 치료에 몰두하고 있던 임건우는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는 대충 말했다. "사실 건축 프로젝트가 하나 있는데 혹시 형님이 참여하실 생각이 있으신지 해서 물어본거예요. 참여하고 싶다고 하시면 따로 시공사를 찾을 필요가 없으니까요."양홍미는 뜻밖의 소식에 놀랐다. "무슨 프로젝트? 혹시 새로 집을 지으려고?”이런 일은 주성문에게 있어서 큰 일도 아니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집을 지을거예요."양홍미는 물었다. "지금 살고 있는 홍엽 산장이 어디 불편하기라도 한거야? 왜 굳이 밖에 따로 집을 짓는건데?""그런거 아니에요. 제가 만드려는건 중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스카이 캐슬이에요."“……”“……”양홍미는 크게 놀랐다.스카이 캐슬의 프로젝트에 대해서 사실 그녀는 이전에 주성문한테서 들은 적이 있었다. 그것은 중해에서의 큰 프로젝트라서 그 또한 참여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중해 쪽에서는 이미 생각해둔 건축 업체가 따로 있어서 주성문의 시공사가 참여하기에는 매우 어려웠고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리하여 그는 당시에 일찌감치 포기했었다."다 됐어요!"드디어 치료를 마친 임건우
하지만 다행히도 주성문은 이상함 낌새를 느끼지는 못했다.만약 정말 오해라도 생긴다면 분명 분위기가 싸해졌을게 뻔한 일이었다.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도록 임건우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이때 양홍미는 주성문에게 물 한 잔을 건네주며 물었다. "여보, 출장은 잘 갔다 왔지?안 그래도 건우가 좋은 소식을 들고 왔는데 여보가 들으면 엄청 좋아할걸.”주성문은 궁금했다. "어? 건우야, 좋은 소식이 뭔데?"그리고는 임건우의 착장을 보고는 당황해하였다. "옷이 왜 이래? 이 경비복, 네 와이프네 회사에서 본 것 같은데... 설마 너 거기서 경비원으로 일하는거야?” 임건우는 대답했다. "아니요. 그냥 옷이 더러워져서 급하게 찾아 입은 거예요."이때 양홍미가 끼어들었다. "아, 됐어. 얼른 본론이나 말하자고. 건우가 그러는데, 이번에 중해 스카이 캐슬 프로젝트가 있는데 여보가 참여할 생각 있냐고 물어보더라고.” "SKY 캐슬?"주성문은 듣자마자 표정이 변했다. "건우야, 이게 무슨 소리야. 스카이 캐슬은 전에 나도 알아 봤어. 그런데 요구가 꽤나 높더라고. 나도 마음 같아서는 당장 참여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는걸 어떡해.” 임건우는 물었다. "형님이 안될게 뭐가 있어요?” 하지만 주성문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자격 조건이야 완벽하지. 문제는, 스카이 캐슬 그 프로젝트가 듣자하니 중해 박 사장의 소유더라고. 그 사람은 이미 적지 않은 건축사들을 손에 쥐고 있어. 그 사이로 나같은 바깥 양반은 끼어 들어가기가 힘들다고.”그는 얘기를 꺼내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났다. "작년에 내가 아는 중해의 한 친구가 나한테 프로젝트를 하나 추천해줬어. 근데 어떻게 된 줄 알아? 난 바로 쫓겨났고 그 친구는 하마터면 패가망신할 뻔했어. 결국에는 다른 시공업체가 인수했고 가격도 꽤나 비싸게 썼는걸."임건우는 놀라서 말했다. "중해가 그런 곳이었어요?""응. 정말 무서운 도시야.”“근데 그 박 사장은 누구예요?”"강주에서는 마동재가 제일 강하단걸 너도 잘 알고있지. 박
그 금빛 광선은 마치 고목을 쳐내듯 바로 금용 허상에 부딪혔다.원래 허상에 불과한 것이었기에 그런 공격을 견뎌낼 리가 없었다.삼계지인술의 환상 특성은 공격을 거의 받지 않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그것은 비눗방울처럼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쉽게 부서지곤 했다.금용이 사라진 후 임건우와 당자현은 다시 공중에 떠 있었다.그때 한 인물이 빠르게 다가왔다.“사기꾼!”“여기서 백성들을 속이다니!”그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본 임건우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전소은, 너 지금 우리 집에 와서 뭐 하는 거야?”그렇게 나타난 사람은 바로 예전에 독수리 부대에서 활동하던 전소은이었다.전소은도 임건우와 당자현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어? 너희였어! 건우야, 이게 자연 신전에서 태어난 아이야? 한 번 보여줄래?”당자현은 전소은을 처음 봤기에 아이를 꼭 끌어안고 몸을 숨겼다.임건우는 짜증을 내며 말했다.“뭘 본다는 거야? 애들 좋아하면 남자 하나 골라서 결혼하고 네가 애를 낳아.”전소은은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임건우, 너 변했구나. 우리가 약속한 대로 네가 내 아이를 낳아줄 차례 아니었어?”“뭐라고?”“새로운 여자를 만나니까 예전 사람은 잊었구나?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어!”임건우는 머리가 두 개처럼 커졌다.이 여자는 일부러 시비를 걸려고 하는 거다.임건우는 급히 당자현에게 말했다.“자현아, 이 여자의 말은 믿지 마. 전소은은 오십이 넘었는데 아직도 남자가 없어. 아래쪽도 병이 있고 정상적인 여자가 아니야. 심리 상태도 이상해서 환각을 보고 있어.”윙!전소은의 분노가 폭발했다.임건우가 말한 것들은 전소은의 가장 큰 상처와 자존심에 대한 공격이었다.그것은 전소은이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자아의 굴욕이었고 임건우가 그 상처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었다.게다가 전소은은 최근 몇 가지 일로 기분이 나빴고 원래 산책을 하려고 나온 것이었는데 임건우의 가짜 용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전소은은 갑자기 앞쪽으로 몸을 던지며 임건우
그날 밤.임건우는 옥침대와 강아연을 데리고 무인도로 향했다.함께 온 이들은 사대 왕희였다.다음 날, 임건우와 당자현은 딸을 데리고 당문으로 돌아왔다.당씨 가문에 도착하자마자, 당문 사람들이 문 앞에 줄지어 서서 환영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 숫자가 무려 백 명이 넘었다.중해 지역은 이 때문에 작은 소란이 벌어졌다.“왕야가 직접 문 앞에서 기다린다는데 대체 어떤 대단한 인물이 오길래?”“모르겠는데? 혹시 상경에서 온 사람인가?”“이 정도 환대라니 보통 인물은 아닐 거야!”“설마 연호 제군을 기다리는 건가?”당문 주변의 이웃들은 이미 이 장면에 놀라 발걸음을 멈췄다.사람들은 저마다 눈을 반짝이며 이 신비로운 인물을 함께 기다렸다.그때였다.임건우와 당자현이 나란히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었다.공중에서 당문 대문 앞의 웅장한 광경을 본 임건우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게 뭐야? 대체 왜 이렇게 성대하게 준비한 거지?”당자현이 웃으며 말했다.“아마도 우리 할아버지가 사위의 명성을 빌려 당문의 위상을 높이려는 것 같아.”당자현은 딸을 안고 한숨을 쉬었다.“우리 할아버지는 체면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야. 과거에 당문이 팔대 왕족 중에서도 최하위였을 때 어떻게든 당문의 지위를 올리려고 애쓰셨거든. 이제 너처럼 유명한 사위를 얻었으니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지.”임건우는 이마를 툭 쳤다.‘아, 이거 어쩌지?’임건우는 늘 조용하고 겸손한 것을 선호했기에 이렇게 눈에 띄는 일을 좋아하지 않았다.당자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냥 몰래 들어가서 알리는 게 나을 것 같아.”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어르신께서 이렇게 고생하시는데 내가 후손으로서 소원을 들어 드리는 게 도리겠지.한 번쯤은 대놓고 나서 볼까?”“어떻게 대놓고 나서겠다는 건데?”“훌륭한 사위라는 말이 있잖아. 그럼... 한 번 진짜 용을 타볼까?”임건우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당자현은 미소를 지었다.“난 상관없어. 난 이제 닭이면 닭, 개면 개, 너
“사대 성지, 무슨 비밀이 있을까?”“지금 시대는 달라졌어. 지구의 영기가 희박해져서 예전처럼 강력한 사대 성지도 이제는 예전 같지 않아. 전 한 번 서산에 갔었는데 거기 영기가 정말 희박했어. 독수리 학원보다 나을 게 없더라고. 고대 결계 속의 영기랑은 비교도 안 돼.”“그래서 서산의 제자 중에 많은 사람이 독수리 학원에 들어와서, 심지어 우리 학원에서 스승을 찾고 있어!”황정은이 사대 성지에 관해 이야기할 때 표정에 약간의 불신이 묻어났다.아마도 황정은은 사대 성지가 이미 몰락해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심지어 이제는 독수리 학원에 아첨이라도 해야 할 판이었다.“이걸 봐요!”임건우는 손에 쥔 고대 팔찌를 황정은에게 던졌다.그때 이미 그 남자는 죽었고 옥팔찌에 있던 영혼의 흔적도 사라져 누구든지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황정은은 팔찌를 보더니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이렇게 많은 물건이?”황정은은 임건우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임건우는 말했다.“품질을 다시 한번 봐요.”황정은은 이번에 팔찌 안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무려 5분 정도 시간을 들여 검토했다.그리고 의식을 팔찌에서 뺐을 때 황정은의 표정은 꽤 복잡했다.“뭔가 이상해!”황정은은 즉시 이상함을 느꼈다.“이 저장 공간에 있는 물건 중 일부는 독수리 학원에도 없는 것들이야. 그 중 일부는 고대 결계 깊숙한 곳에서나 나올 법한 것들인데 그런 것들은 거래할 수 없는 자원들. 독수리 학원은 절대 팔지 않지. 심지어 독수리 부대가 그것들을 손에 넣었을 때 이미 나누어져 버린 거지. 그런데 서산은 어떻게 이런 것들을 가지게 된 거지?”임건우는 말했다.“방금 그 사람이 나에게 한 가지를 알려줬어. 서산은 독수리 학원에서 제자를 보낸 게 사실 연극에 불과했다고.”황정은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래서 사대 성지는 사실 가난하지 않다는 거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팔찌 하나의 주인, 그 사람의 조카만 해도 이렇게 많은
한 자루의 검이 임건우의 심장을 그대로 꿰뚫고 지나갔다.그 순간, 공격을 가했던 남자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이게 뭐야? 이렇게 간단하다고?”너무 약했다.‘이 정도로도 요존이라 불릴 수 있어? 쓰레기 같은 녀석 아닌가!’그러나 바로 그때.퍽!그는 자신의 몸에서 고통을 느꼈다.반쯤 부러진 뼈검이 그의 심장을 꿰뚫고 있었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뼈검 위로 핏방울이 또르르 떨어졌다.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임건우의 얼굴을 보았다.“어떻게... 이럴 수가?”그러나 그 순간, 자신이 검으로 꿰뚫었던 임건우의 몸이 변하기 시작했다.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이던 임건우의 몸은 순식간에 종이인형으로 변해 있었다.임건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옥침대는 아마 네 저장 반지 안에 있겠지?”임건우는 그가 끼고 있던 저장 반지를 손쉽게 빼내고 뼈검을 뽑아냈다.그렇지만 그 남자는 강자였다.심장이 꿰뚫렸음에도 곧바로 죽지는 않았다.강력한 영력이 심맥과 심장을 보호하며 그는 서둘러 단약을 꺼내 먹으며 심장을 회복하려 애썼다.“오? 저장 법보도 있었네?”임건우는 그의 손목에 끼워져 있던 고대 팔찌까지 빼냈다.그리고는 또 한 번 뼈검을 그의 심장에 깊숙이 꽂아 넣었다.그 남자의 두 눈이 붉게 물들며 분노와 절망이 가득 찼다.그는 도망치고 싶었다.그러나 생명력은 빠르게 소멸되고 있었다.‘억울해! 이런 식으로 죽다니!’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기습당해서 죽다니... 너무 비참하잖아.’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소리쳤다.“지금 나를 죽이면 우리 서산에서 널 찾아낼 거고 나의 복수를 해줄 거야!”임건우는 비웃으며 말했다.“서산? 서산은 네 삼촌의 것이 아니야. 강아연, 그녀가 서산을 되찾을 거야. 너희 같은 반역자들은 모두 죽을 운명이지.”그는 그 말에 크게 동요하며 외쳤다.“뭐? 네가 뭐라고 했어? 강아연? 강아연은 영근을 뽑히고... 이미 죽은 거 아니었어? 너 대체 누구야?”임건우가 태연하게 말
“서산파, 그렇게 대단한가?”그때 차가운 목소리가 옆에서 울려 퍼졌다.중년 남자는 놀라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한 청년이 느릿느릿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걸음은 더딘 것처럼 보였지만, 순식간에 그 청년은 바로 눈앞에 서 있었다.그 청년은 다름 아닌 임건우였다.강아연이 당한 일을 떠올릴 때마다 그의 마음속엔 울화가 치밀었다.이미 산산조각이 난 심정에 불이 붙은 격이었다.임건우는 이미 서산파의 새 장문인을 마음속 필살 목록에 올려두었다.감히 강아연의 영근을 파낸 데는 분명 그 장문인의 묵인이 있었을 것이다.어쩌면 영근을 직접 파낸 것이 그 자신일지도 몰랐다.그런데 지금 여기서 그 장문인의 조카를 만나게 될 줄이야.“건우야!”황정은은 임건우를 보자마자 눈이 번쩍 뜨이며 기쁨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중년 남자는 임건우를 훑어보더니 헛웃음을 터뜨렸다.“누군가 했더니 소문으로만 듣던 그 임건우군. 세상이 떠들썩하게 떠받드는 요존이란 놈이 바로 너로구나. 요수와 한통속이 돼서 인간의 적이 된 배신자가 말이지. 너 같은 주제에 감히 우리 서산파를 모독하다니. 기회를 줄게. 당장 무릎 꿇고 사죄하며 머리를 백 번 박아. 그리고 스스로 단전을 파괴해. 그렇지 않으면 너는 물론 네 가족들까지도 처참한 최후를 맞게 될 것이다.”임건우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임건우는 자신의 가족을 위협하는 자들을 가장 증오했다.이 서산 장문인의 조카란 놈도 예외가 아니었다.주변을 둘러보니 다행히 이쪽을 주목하는 이는 없었지만, 약 500미터 떨어진 곳에서 몇몇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여기서 싸움을 벌이면 분명 눈에 띌 것이다.임건우는 황정은에게 물었다.“옥침대, 이 멍청이가 가져간 거예요?”황정은은 고개를 끄덕였다.황정은 역시 옥침대가 보통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희귀한 보물급 법보인데 설령 상대가 서산파라고 해도 함부로 넘겨줄 수는 없었다.“나를 뭐라고 부른 거야?”중년 남자는 말뜻
“만약 이 일을 하려면 분명 네 개의 수련 성지보다 더 강력한 존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전화를 끊은 후, 임건우는 가족들에게 간단히 상황을 설명하고 혼자 독수리 학원으로 향했다.“형부!”유지연이 뒤에서 그를 불렀다.“무슨 일이야?”“아이들, 아직 주민등록도 안 돼 있고 출생증명서도 없잖아요. 이름도 빨리 지어야 해요.”“아... 이건 좀 골치 아프네.”임건우는 아이뿐 아니라 첫째 딸의 이름조차 아직 정하지 못했다.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내가 돌아오면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자. 그때 너희도 생각을 해보고 그냥... 추첨이라도 하자!”유지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럴 수가! 아이의 이름은 성격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그렇게 대충 지을 수 없죠!”임건우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알았어, 알았어. 정말 작은 가정사에까지 신경 쓰는 네가 마치 작은 가정부 같군.”임건우가 발을 내디디자 이미 수리 밖의 거리가 훨씬 멀어져 있었다.임건우는 일부러 강주의 번화가를 거닐며 예전에 일어난 요족의 침략 사건이 이 도시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사람들은 여전히 평범하게 일하고 있었고 거리엔 차량이 오가며 행인들이 북적였다.시간은 상처를 치유하는 최고의 약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한 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그 치명적인 전투와 대변혁은 마치 오래 전 일처럼 느껴졌다.하지만 사람들의 대화 중에 그 사건을 가끔 언급하는 모습도 있었다.그럼에도 대부분에게는 이미 먼 옛날의 이야기처럼 여겨졌다.슥.임건우는 한걸음에 농구장이 있는 학교 옆으로 나타났다.여러 명의 여학생이 농구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몇몇이 임건우를 발견했지만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그런데 그다음 순간, 임건우는 또 한 발짝 내디디자 땅에 도장이 번쩍이며 허공에 사라졌다.“어, 방금 여기 사람 하나 나타났던 거 아니야? 순간적으로 사라졌어.” 한 안경을 쓴 여학생이 소리쳤다.“잘못 본 거 아니야? 아무도 없었잖아.”“진짜야, 젊고 키 큰
강아연의 상태는 여전히 심각했다.현재 강아연의 영맥은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었고 몸은 마치 바닥이 새는 물통처럼 원기가 끊임없이 새어 나가고 있었다.임건우가 아무리 많은 진기를 강아연에게 주입해도 잠시 후면 전부 소멸해버렸다.“태운 별장으로 가자!”임건우는 단호하게 결정했다.예전에 임건우는 임씨 사람들로부터 아버지가 사들였던 임씨 저택을 되찾았고 이후 태운 별장에서 이곳 저택으로 이사했었다.하지만 지금 저택은 이미 폐허가 된 지 오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값나가는 물건은 거의 다 사라진 상태였다.결국 다시 태운 별장으로 돌아가 임시로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아연이의 몸은 지금 진기와 영력을 저장할 수 없지만, 손상된 영맥은 끊임없이 영기를 공급받아야 해. 그래서 내가 아연이를 위해 어떤 물건을 빌려올 필요가 있어.”임건우가 말했다.“어떤 물건인데요?”유화가 물었다.“침대 하나.”임건우가 말한 것은 바로 황정은이 쓰던 침대였다.그 침대는 고대 고수들이 남긴 취령진이 새겨져 있어 영기를 모아 비처럼 내리는 기능이 있었다.현재로선 가장 이상적인 물건이었다.임건우는 황정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결국 임건우는 백옥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백옥은 전화를 받자마자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드디어 네놈이 나타나는구나! 난 네가 스승은 필요 없다는 건 줄 알았어!”백옥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는 그녀가 이미 예순이 가까운 나이라는 사실을 도저히 믿기 어렵게 했다.만약 백옥이 연예계에 있었다면 분명 노익장을 자랑하는 괴물 같은 존재로 모두를 놀라게 했을 것이다.“스승님, 제가 누구를 잊어도 스승님만큼은 잊을 수 없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승님인데!”임건우는 조금 비위를 맞추며 말을 꺼냈다.“스승님, 하나 여쭤볼 게 있어요. 혹시 정은 선생님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쳇, 첫 마디부터 정은 선생님이 어디 있는지 묻다니 날 잊지 않았다는 말도 다 거짓말이네. 네 마음은 이미 정은 선생님한테 가 있구나.”“아니에요,
그래서 강아연이 서산의 장문인 딸이라는 소식을 들은 모든 이들의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당자현이 말했다.“서산... 기억이 좀 나...”임건우는 당자현을 보고, 그녀가 말하는 기억이 이번 생의 것이 아니라 전생, 혹은 그 전생의 기억임을 직감했다.당자현을 보면 자연스럽게 유가연이 떠오른다.두 사람 모두 환생한 존재들이라 당자현은 예전의 기억을 떠올릴 뿐인데 유가연은 전생의 영향으로 성격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유화가 물었다.“그럼 강아연의 아버지는 지금 어떻게 된 거지?”남자는 슬픈 목소리로 대답했다.“장문 부인께서는 이미 돌아가셨고 장문인은... 실종되었습니다.”모두의 마음이 한층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그때 임건우는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강아연의 몸에 진기를 흘려보냈다.임건우의 진기에는 혼돈의 원기, 고대 문자의 힘, 그리고 불교의 원력까지 더해져 회복력이 극도로 강했다.잠시 후, 강아연의 얼굴이 조금 붉어지기 시작했다.강아연이 눈을 떴다.“오빠...”“아가씨!”“아연아!”강아연은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임건우는 그녀를 손으로 눌렀다.“움직이지 마!”강아연은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자, 그동안 아무리 영혼을 뽑아갈 때에도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던 그녀가 지금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우나영은 임건우를 옆으로 데려가며 물었다.“건우야, 아연이는 괜찮을까? 회복될 수 있을까?”임건우는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조금 힘들어요. 영근이 꺼내진 것이 너무 큰 상처를 남겼어요. 그놈이 너무나 잔인하고 거칠어서 아연이의 내부의 영맥까지 손상을 입혔습니다. 이건 정말 다루기 어려운 일이에요.”“그게 힘든 일이라는 거겠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첫째, 아연이의 영맥을 회복시킬 수 있는 물건을 찾아야 합니다. 둘째, 꺼내진 영근을 찾아서 다시 심어줘야 해요.”이 일은 말은 쉬워도 실제로는 몹시 어려운 일이었다.서산의 장로의 손녀가 지금 그 장로의 자리를 차지하며 장문인이 되었고
임건우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자신이 이 남자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접니다. 나를 왜 찾은 거죠?”그러자 그 남자는 달려오더니 무릎을 꿇고 눈물을 펑펑 흘리며 외쳤다.“임 도련님! 우리 아가씨를 구해주세요!”임건우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아가씨가 누구죠?”남자가 대답했다.“우리 아가씨의 이름은 강아연입니다.”“뭐라고?”“아연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도대체 무슨 일인데요?”우나영을 비롯한 사람들도 깜짝 놀라며 물었다.강아연은 우나영을 의붓엄마처럼 따랐고 어리지만 말 잘 듣고 예의 바른 아이로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그랬기에 모두가 긴장한 눈빛으로 중년 남자를 바라보았다.남자는 침통한 얼굴로 말했다.“아가씨가 동문에게 해를 입었습니다. 지금은...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입니다.”임건우는 다급히 물었다.“지금 어디에 있죠?”“근처 민가에 있습니다.”임건우는 곧 강아연을 만날 수 있었다.임건우가 예전에 독수리 학원을 찾아갔던 주된 이유도 강아연 때문이었지만, 당시 학원은 이미 완전히 점령된 상태였고 단 한 명의 수강생도 찾을 수 없었다.그때 요수들에게 들은 바로는 독수리 학원을 점령할 때 이미 그곳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고 했다.그 말을 듣고 강아연은 무사하리라 믿었지만, 지금 그녀를 보니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강아연은 허름한 침대에 누워 있었다.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머리카락은 생기를 잃고 바싹 말라 있었다.피가 통하지 않는 듯 강아연의 얼굴은 완전히 쇠약해 보였고 몸의 기운은 이미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게다가 온몸은 피로 얼룩져 있었고 심각한 부상으로 고통받고 있었다.“이게 누가 한 짓이야?”“아연아, 아연아...”반하나는 강아연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반하나와 강아연은 중해에서 창업하던 시절부터 가까웠고 특히 강아연이 반하나의 몸에서 나는 은은한 체향이 특별한 효과를 지닌 것을 알고 난 뒤로는 늘 그녀와 같은 방에서 자곤 했다.남자가 입을 열었다.“그 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