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그녀의 두 발은 누가 봐도 심각했다.두 발목 모두 다 빨갛게 부어올랐고, 그 중에도 오른발의 상황은 비교적 엄중했는데 연조직이 크게 타박상을 입긴 했지만 다행히 뼈는 모두 멀쩡했다. 이 정도는 쉽게 치료할 수 있었다.그 순간, 임건우는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발톱에 홀리여 한참동안 쳐다보다가 인차 정신을 차렸다."제가 치료해 줄게요!""고마워!"이어서 임건우는 다친 그녀의 발을 잡고는 곧바로 치료성 진원으로 부상을 치료했다.따뜻한 온기가 임건우의 손바닥으로부터 그녀의 발로 흘러가는 것을 느낀 양홍미는 편안함을 느꼈다.그녀는 임건우를 쳐다보며 말했다. "건우야, 근데 저번에 우리 남편은 왜 찾은거야?” 남편에 관한 일이라 그녀는 더더욱 궁금했다.한편으로는 자신은 이미 남편 있는 유부녀라는 것을 임건우에게 간접적으로 강조한 것이다.의사로서 환자의 치료에 몰두하고 있던 임건우는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는 대충 말했다. "사실 건축 프로젝트가 하나 있는데 혹시 형님이 참여하실 생각이 있으신지 해서 물어본거예요. 참여하고 싶다고 하시면 따로 시공사를 찾을 필요가 없으니까요."양홍미는 뜻밖의 소식에 놀랐다. "무슨 프로젝트? 혹시 새로 집을 지으려고?”이런 일은 주성문에게 있어서 큰 일도 아니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집을 지을거예요."양홍미는 물었다. "지금 살고 있는 홍엽 산장이 어디 불편하기라도 한거야? 왜 굳이 밖에 따로 집을 짓는건데?""그런거 아니에요. 제가 만드려는건 중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스카이 캐슬이에요."“……”“……”양홍미는 크게 놀랐다.스카이 캐슬의 프로젝트에 대해서 사실 그녀는 이전에 주성문한테서 들은 적이 있었다. 그것은 중해에서의 큰 프로젝트라서 그 또한 참여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중해 쪽에서는 이미 생각해둔 건축 업체가 따로 있어서 주성문의 시공사가 참여하기에는 매우 어려웠고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리하여 그는 당시에 일찌감치 포기했었다."다 됐어요!"드디어 치료를 마친 임건우
하지만 다행히도 주성문은 이상함 낌새를 느끼지는 못했다.만약 정말 오해라도 생긴다면 분명 분위기가 싸해졌을게 뻔한 일이었다.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도록 임건우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이때 양홍미는 주성문에게 물 한 잔을 건네주며 물었다. "여보, 출장은 잘 갔다 왔지?안 그래도 건우가 좋은 소식을 들고 왔는데 여보가 들으면 엄청 좋아할걸.”주성문은 궁금했다. "어? 건우야, 좋은 소식이 뭔데?"그리고는 임건우의 착장을 보고는 당황해하였다. "옷이 왜 이래? 이 경비복, 네 와이프네 회사에서 본 것 같은데... 설마 너 거기서 경비원으로 일하는거야?” 임건우는 대답했다. "아니요. 그냥 옷이 더러워져서 급하게 찾아 입은 거예요."이때 양홍미가 끼어들었다. "아, 됐어. 얼른 본론이나 말하자고. 건우가 그러는데, 이번에 중해 스카이 캐슬 프로젝트가 있는데 여보가 참여할 생각 있냐고 물어보더라고.” "SKY 캐슬?"주성문은 듣자마자 표정이 변했다. "건우야, 이게 무슨 소리야. 스카이 캐슬은 전에 나도 알아 봤어. 그런데 요구가 꽤나 높더라고. 나도 마음 같아서는 당장 참여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는걸 어떡해.” 임건우는 물었다. "형님이 안될게 뭐가 있어요?” 하지만 주성문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자격 조건이야 완벽하지. 문제는, 스카이 캐슬 그 프로젝트가 듣자하니 중해 박 사장의 소유더라고. 그 사람은 이미 적지 않은 건축사들을 손에 쥐고 있어. 그 사이로 나같은 바깥 양반은 끼어 들어가기가 힘들다고.”그는 얘기를 꺼내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났다. "작년에 내가 아는 중해의 한 친구가 나한테 프로젝트를 하나 추천해줬어. 근데 어떻게 된 줄 알아? 난 바로 쫓겨났고 그 친구는 하마터면 패가망신할 뻔했어. 결국에는 다른 시공업체가 인수했고 가격도 꽤나 비싸게 썼는걸."임건우는 놀라서 말했다. "중해가 그런 곳이었어요?""응. 정말 무서운 도시야.”“근데 그 박 사장은 누구예요?”"강주에서는 마동재가 제일 강하단걸 너도 잘 알고있지. 박
"삼안 주혈과라니!""게다가 칠색월란이라니!"“……”임건우는 약재들을 확인하고는 싱글벙글 웃었다.역시나 상경 육씨 집안의 인맥과 능력은 정말로 대단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임건우가 요구한 모든 약재들을 다 모아냈다. 심지어 아주 신선한 약재들로. 하지만 이곳의 대부분의 약재가 다 육남수에게 쓰이는 것은 아니다.손에 아직 남아있는 화련지를 가지고도 배원단을 쉽게 만들 수 있었다. 손상된 육남수의 상단전도, 배원단 하나면 한 시간도 안 되어 완전히 회복할 수 있었다.하지만 임건우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자신의 아들과 손자를 모두 죽인 임건우를, 육남수가 과연 가만히 살려둘가 싶었다. 그리하여 임건우는 간단한 단약을 제련해 그의 단전에 있는 부상을 안정시키기로 했다. 육남수가 충분히 약해져서 자신을 기습하기 어려울 시점이 되어서야 다시 회복을 시켜주기로 마음 먹었다."오케이!""가져온 이 약재들, 정말 좋은 약재들이네. 내일 바로 단약을 제련해서 단전의 부상을 안정시켜줄게. 그러고 나면, 웬만한 무도를 발휘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거야. 이제 일주일 후에 나랑 같이 강남 상회 대회에 참가하자고. 우리가 쉽게 우승하게 될걸.” "아, 그리고 육씨 집안의 파금권이 원래도 허점이 좀 있어서 그 파워가 그렇게까진 강력하진 못할거야. 처음에는 맹렬하게 공격할 수 있어도 뒤로 갈 수록 힘들어질거야.” 육남수의 표정은 어두워졌다.그는 항상 파금권에 대해 매우 자신감이 있어서 믿지를 않았다. "임 선생님, 저희 육씨 집안의 파금권은 대대로 물려온 귀한 권법이에요. 한 방에 수많은 적을 물리칠 수있는 파급력을 갖고있다고요.” "만약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상대한테 당해서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쓰러질 수도 있다면 어떡할건데?”"아니...""육씨 집안 파금권이 왜 처음에는 강하다가 점점 약해지는지, 그 이유를 알아? 설령네 말대로 그렇게 강력하다고 해도 육씨 집안이 완전히 무적인거 아니야. 다른 집안이랑 별 다를 바가 없어.”"그럼 도
반 시간가량이나 샤워를 한 임건우의 피부는 어느새 하얗게 퉁퉁 부었다.그는 샤워를 하는 내내 마음이 복잡했다.유화가 던진 그 말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있었다.그건 대놓고 자신을 덮쳐달라는 유혹의 메시지였다.그런데 감히 어떻게 그러겠냐고?임건우는 생각할수록 머리만 아파났다.자신의 와이프인 유가연과도 아직 제대로 자보지 못한 유부남인데 참지 못하고 외간 여자랑 잠자리를 가지게 되면 유가연한테는 어떻게 해명하려고... 유화랑은 앞으로 어떻게 잘 지낼수 있겠냐고... 혹은 유화가 이혼을 해서 자신이랑 재혼이라도 하려고 한다면... 그야말로 정말 너무 복잡한 상황이었다.그리하여 그는 어쩌다보니 욕실에서 몸을 한참동안 담그게 되었다.씻는 동안 유화가 잠들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그녀는 침대에 기대어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었다.아예 피곤해보이지도 않았다.머리가 축축한 상태의 임건우가 걸어 나오는 것을 본 유화는 곧 핸드폰을 버리고 헤어 드라이기를 잡고는 신나서 말했다. "사부님, 제가 머리 말려드릴게요! 머리를 안 마르고 자면 자면서 머리가 아플 수도 있어요.""아니야, 내가 알아서 할게. 넌 얼른 가서 자!"임건우는 헤어 드라이기를 빼앗아 전원을 꽂고 스스로 머리를 말렸다.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 오늘 밤 대체 어떻게 해야되는거지? 차라리 밤새 공법이라도 수련할가? 유화를 재워놓고 나는 뜬 눈으로 밤을 새고.한창 깊은 고민에 빠진 사이, 뒤에서 유화가 애교 섞인 말투로 말했다. "사부님......"고개를 돌린 그는 순간 크게 당황했다.침대에 몸을 기대어 누워있던 유화는 입고있던 잠옷이 접혀져 보기에도 매우 민망한 옷차림이었다.그 덕에 깨끗하고 맑은 그녀의 매끈한 다리를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그녀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다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유혹했다.그 자태는,그야말로 매혹적이었고,그 표정은,그야말로 야릇했다.안돼, 정신 차려!이 광경을 본 임건우는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뭐...뭐하는거야?"유화는 웃으며 말
"사부님, 어디 가세요?""됐어. 너 혼자 자!"............그렇게 임건우는 지하실에서 하룻밤을 묵었다.남아도는 체력을 쓸 일이 없던 임건우는 밤을 새며 배원단을 만들었고, 육남수의 부상을 치료해줄 단약까지 제련했다.그리고는 기혈단까지 단숨에 만들어냈다.어느덧 아침 6시 반이 되었고,아직까지도 쿨쿨 자고 있던 유화를 발견한 임건우는 손바닥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두드렸다. "얼른 일어나, 이 게으른 놈아!"유화는 몽롱한 상태로 깨어났다. "아, 아파요! 몇 시인데요?"그러자 임건우가 말했다. "배원단 다 만들어냈어. 이젠 무공을 회복할 수 있을거야. 싫어? 싫으면 여윤아한테 갖다주고.”유화는 듣자마자 신나서 춤을 췄다. "아니에요. 제가 가질래요. 얼른 줘요!”놀란 그녀의 목소리는 아주 컸다.아래층에 있던 육남수마저 그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그는 평소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어서 그 날도 일찍이 일어나 방에서 명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유화의 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역시 젊은 애라 활력이 넘치네! 임 선생이 잘도 챙겨주나보네!사실 육남수 또한 젊은 시절에는 꽤나 멋있었다. 주위에는 흔히들 예쁜 여자들이 줄지어 따라다녔고 수많은 첩들을 두면서 자식들을 낳기도 했다. 그리하여 지금의 육씨 집안이 이렇게 커지게 된 것이다.그러다보니, 임건우가 그의 아들과 손자를 죽였다 하더라도 이 일은 그에게 있어서 큰 충격을 안기지는 않아 여전히 임건우를 공손하게 따랐던 것이다."자, 가져가!"이때 임건우가 병 하나를 그에게 던졌다.그 안에는 용안만큼 큰 하나의 단약이 하나 있었다.그것은 바로 배원단이었다.임건우는 말했다. "지금 얼른 먹어. 내가 호법을 이용해서 너가 쉽게 약 효과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거야. 너가 전에 수련했던 공법은 단전을 개척할 때 허점이 어느 정도 생겨서 완벽하게 개발되지는 못했어. 게다가 거기에는 잡질까지 섞여있어서 너가 만든 그 단전은 질이 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거야.” 그러자 유
심수옥 그녀는 만만치 않은 여자였다.겉모습만 보면 아릿따운 미모에 몸매도 섹시하고 목소리도 부드러운 완벽한 여자다. 하지만 임건우가 아는 그녀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심수옥은 그에게 있어서는 그저 천사의 얼굴을 지닌 악마와 다름 없었다. 틈만 나면 임건우를 괴롭히면서 남 탓하는 그녀였다. 그런데 이렇게 난데없이 물까지 얻어맞으니 그녀는 단단히 화가 났다."야!"하는 우렁찬 외침과 함께 그녀는 곧바로 유여정의 얼굴을 때렸다. 그 손은 또 어찌나 매운지,유여정의 얼굴을 때린 심수옥의 손톱은 큰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아예 구부러들었다."팍!"그 어마어마한 충격은 유여정의 얼굴에 큰 멍을 남겼다.유여정은 놀라 손에 들고 있던 세숫대야를 내려놓고는 곧바로 얼굴을 쓰다듬었다.천천히 만져보니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그 피를 확인한 순간,유여정은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 "이거 완전 미친 년인네. 감히 내 얼굴에 손을 대?”그러고는 순식간에 심수옥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 모습을 본 유가연과 유지연이 마침 나서서 도우려던 순간, 놀랍게도 심수옥은 힘차게 발을 들어 유여정을 짓밟아버렸다. 한참동안 발에 짓눌린 유지연은 고통을 호소하며 한동안 일어나지를 못했다. "어..."임건우와 유가연 두 자매는 모두 놀라서 멍해졌다.유지연은 언니를 바라보며 물었다. "엄마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 한편 심수옥은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내가 여태까지 좋게 얘기해주니까 정말 날 바보라고 생각한거야? 전에는 그래도 네 할머니가 널 지켜주기라도 했는데... 이젠 그 할머니도 죽어서 어떻게 할 수가 없네? 경고하는데 난 한번 시작하면 무조건 끝장을 보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두번 다시 나 건들지 마.” 임건우는 그제서야 알았다.심수옥이 그동안 당한 억울함이 꽤나 많았다는 것을.평생 며느리로 지내온 심수옥은 항상 유씨 할머니한테 잡혀 살아왔다. 그런데 이젠 자신을 괴롭혀온 시어머니가 죽었으니 그녀는 신나서 날뛰고 싶을 지경이었다.그러나 그 기쁨도 아주
하지만 다시 그들을 자세히 본 후,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몇 명이나 온거야?너무나도 빽빽해서 다 보이지도 않았다.조문객들도 깜짝 놀랐다."대체 어디서 온 손님들이길래 이렇게까지 기세가 대단한거야. 설마 유씨 집안보다 더 큰 대가족인건가?""유씨 집안만큼 큰 집이 또 어딨다고..."유여정은 여전히 아무 생각 없었다. 하지만 유홍민은 보자마자 얼굴이 파래졌다.우두머리에 있던 그 사람은 거의 매일 만나게 될 정도로 익숙한 사람이었다.바로 그를 도와 일상적으로 회사 업무를 관리한던 회사 부수였다."장도민, 너 뭐하는거야?""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을 끌고 와서 뭐하는거야? 출근 안 해?"유홍민은 밖으로 뛰쳐나가 곧바로 욕을 퍼부었다.그 순간, 모두들 놀라서 멍해졌다.장도민이 데리고 온 사람들은 뜻밖에도 모두 유씨 건자재의 직원들이었다. 적어도 몇백명은 왔는데 한눈에 다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이때 한 여성이 웃으며 말했다. "유씨 건자재 직원들이라니, 그래도 다들 마음씨가 좋네.”그러자 옆에 있던 대머리 남자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굳이 이렇게 많이 찾아온걸 봐서는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있는 것 같은데... 어제까지만 해도 유씨 건자재에서 파업 시위가 일어났다고 들었어.”"정말이야?""내가 너한테 거짓말을 왜 해. 나랑 자줄 것도 아니면서.""야, 대체 언제까지 여자만 쫓아다닐 생각 할거야. 아, 참. 마침 우리 남편 오늘 출장 갔는데...” 이때 한편에선 장도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유 사장님, 할머니의 은혜에 보답드리기 위해서 저희 회사 직원들이 다같이 나서서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온거예요.”그러자 유홍민이 말했다. "정말 가지가지하네. 알겠어. 너희들 마음 잘 알았으니까 얼른 데리고 다시 돌아가. 여기 이미 꽉 찼어.” 이때 장도민이 말했다. "저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뭔데?""애들이 할머니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대요."“뭐냐고?"그 순간, 장도민의 손짓 하나에,수백 명의 사람들이 잇달아 큰 소리로 외쳤
"언니, 이 사람들 누구야? 다들 똑같이 빨간 옷을 입었네. 혹시 방해하러 온거 아니야?" 시뻘건 옷과 함께, 이상한 헤어스타일로 꾸민 사람들을 발견한 유지연은 괜히 두려워서 뒤로 움츠러들었다.유가연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심상치 않은 놈들인 것 같네."심수옥은 차갑게 웃었다. "노인네가 생전에 나쁜 짓을 많이 했나보네. 이렇게나 많은손님들이 여기를 찾아오는걸 봐서는... 죄를 지었으니 벌을 받아야지. 죽더라도 밀린 빚은 갚아야지.”심수옥이 무심코 던진 그 한 마디는 현실로 되었다.붉은 옷을 입은 그 무리는 기세등등하게 걸어들어왔다.무릇 그들의 길을 막는 사람들은 모두 무자비하게 밀쳐냈다.어떤 이들은 그 힘에 못 이겨 땅에 넘어지기도 했다.그러나 빨간 무리의 기세는 꽤나 무서워서 그들 중 누구도 무리에게 화를 내지는 못했다. 그저 다시 천천히 일어나 상황을 살펴보기만 했다."너희들은 누구야?" 한켠에서 피를 토하고 있는 첫째 대신에, 노인네의 둘째 아들인 유창민이 나서서 물었다.바로 그 순간, 빨간 무리 중 한명이 갑자기 유창민의 얼굴을 때렸다. 그 따귀는 그야말로 흉악했다.아주 찰지고 깔끔한 한 방이었다.그 광경을 지켜보던 임건우는 단번에 그가 명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그저 지켜보기만 할 뿐 나설 수는 없었다.이때 유여정이 달려들어 아버지를 일으켜 세웠다. "아빠, 괜찮아? 너희들 누군데 감히 유씨 집안 사람을 때려. 대체 뭐하는거야 지금?” 그러자 손찌검을 날린 그 무자는 유여정마저 발로 차버렸다. "어차피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당장 꺼져, 이 못생긴 년아.”유여정은 단단히 화가 났다.패셔니스타 미녀로 소문난 그녀에게는 못생겼다는 말이 전혀 납득이 되지가 않았다. 이 자식, 눈이 단단히 잘못 된건가?그 순간, 빨간 무리의 가운데에 서있던 우두머리가 담담하게 한마디 했다. "야야, 그만해. 오늘 어르신 조문하러 온건데 이렇게까지는 하지 마. 때렸으면 된거지, 뭘 욕까지 하고 그래?”"알겠습니다, 형님. 때리기
“크앙!”당자현의 신념이 하늘을 찌를 듯한 파동을 일으킨 직후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울음소리가 멀리서 울려 퍼졌다.그 소리는 바로 금강마원의 울음이었다.그 뒤로 다시 세 번의 울음소리가 이어졌는데 길고 짧은 소리가 섞여 마치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했다.몇 초 후, 고대 결계의 깊은 곳에서 수많은 요족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쿵! 쿵!대지가 흔들리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그것은 마치 만 마리 요수들이 뛰쳐나가는 듯한 소리였다.“윙!”하늘을 가르는 높은 소리와 함께 한 마리 대붕이 하늘을 가로지르며 나타났다.그 날개를 펼친 채로 수 킬로미터를 커버할 정도로 거대한 천룡이었고, 바로 그 새의 왕 천붕이었다.그 천붕 위에는 금강마원 한 마리가 편안히 서 있었다.“크앙!”금강마원은 두 팔을 쳐들고 가슴을 쳐대며 천둥 같은 울음소리를 터뜨렸다.그 울음은 처절하고 분노에 찬 소리였다.그것은 바로 금강마원, 백호였다.백호는 당자현의 신념을 감지한 후, 그 안에 자신들의 딸이 납치된 정보를 읽어낸 것 같았다.쿵!백호는 수백 미터의 고공에서 몸을 수직으로 떨어뜨려 당자현 앞에 무릎을 꿇었다.그럼에도 여전히 백호의 키는 당자현보다 훨씬 컸다.그때 대지가 다시 흔들리며 수많은 요수가 우르르 몰려왔다.그중에서도 성주인 박철호가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백호야!”“내 딸이 나쁜 사람에게 납치당했어. 네가 도와줄 수 있겠어?”당자현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백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뒤로 물러나며 크게 외쳤다.“크앙!”모든 요족들이 일제히 움직여 임건우의 딸과 전소은을 찾아 나섰다.그 후, 백옥도 번개처럼 도착했다.바로 묻기 시작했다.“무슨 일이야?”임건우는 급하게 설명했다 “전소은에게 불사족이 붙었어요. 난 그들이 후지산 아래의 불사족과 관련 있다고 의심하고 있어요. 얼음 궁전에 들어갔던 사람들은 모두 위험할 수 있어요.”백옥은 얼굴을 굳히고는 물었다.“너희 둘의 피를 좀 줄 수 있겠어?”곧 임건우와 당자현의 혈액이 백
동시에 당자현이 강력한 영혼 공격을 날려 전소은을 강타했다.평소 같았다면 전소은은 머리를 움켜쥐고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의 전소은은 사악한 존재가 빙의된 상태로 당자현의 정신력 공격을 완전히 무효화했다.그 틈을 타 전소은은 순식간에 몸을 돌려 당자현에게 달려들었다.슉!전소은의 속도는 너무 빨라 당자현이 숨을 돌릴 새도 없이 다가왔다.그리고 당자현이 품에 안고 있던 아기가 전소은의 한 손에 휩쓸리며 떨어졌다.“아가!”당자현의 눈이 붉게 충혈되며 절규했고 황급히 손을 뻗어 아기를 붙잡으려 했다.그러나 전소은이 한발 빨랐다.전소은은 아기를 품에 안고 동쪽으로 날아가 버렸다.“아아!”당자현은 간절한 마음으로 소리쳤다.“내 아이를 돌려줘!”임건우는 분노로 온몸이 뒤틀릴 듯한 고통을 느끼며 이를 악물고 전력을 다해 뒤쫓았다.“전소은! 정신 차려!”“전소은! 사악한 존재의 조종에 휘둘리지 마!”임건우는 소리치며 끈질기게 전소은을 추격했지만, 전소은은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오히려 아이를 안은 채 도주하며 다양한 연막을 펼쳐 추적을 방해했다.해상에 이르자 전소은은 그대로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안 돼!”임건우는 결국 폭발하듯 분노를 터뜨렸다.임건우의 갓난 딸, 아직 기저귀를 차야 하는 작은 아기가 한 여자의 품에 안겨 바닷속으로 사라졌다니!“전소은, 제발 우리 딸에게 아무 일 없길 빌어라.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네놈을 반드시 없애버릴 거야!”임건우는 지체할 틈도 없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하지만 바다에 들어선 후, 전소은과 그의 딸은 마치 증발이라도 한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아아아!”임건우가 미칠 듯한 분노와 좌절에 몸부림치고 있을 때 당자현이 다급히 임건우를 찾아왔다.당자현은 불안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자기야, 딸은? 우리 딸은 어디 있어?”임건우는 붉어진 눈으로 바닷속을 가리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저... 저기 없어.”당자현은 입을 틀어막고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다.임건우
그 금빛 광선은 마치 고목을 쳐내듯 바로 금용 허상에 부딪혔다.원래 허상에 불과한 것이었기에 그런 공격을 견뎌낼 리가 없었다.삼계지인술의 환상 특성은 공격을 거의 받지 않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그것은 비눗방울처럼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쉽게 부서지곤 했다.금용이 사라진 후 임건우와 당자현은 다시 공중에 떠 있었다.그때 한 인물이 빠르게 다가왔다.“사기꾼!”“여기서 백성들을 속이다니!”그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본 임건우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전소은, 너 지금 우리 집에 와서 뭐 하는 거야?”그렇게 나타난 사람은 바로 예전에 독수리 부대에서 활동하던 전소은이었다.전소은도 임건우와 당자현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어? 너희였어! 건우야, 이게 자연 신전에서 태어난 아이야? 한 번 보여줄래?”당자현은 전소은을 처음 봤기에 아이를 꼭 끌어안고 몸을 숨겼다.임건우는 짜증을 내며 말했다.“뭘 본다는 거야? 애들 좋아하면 남자 하나 골라서 결혼하고 네가 애를 낳아.”전소은은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임건우, 너 변했구나. 우리가 약속한 대로 네가 내 아이를 낳아줄 차례 아니었어?”“뭐라고?”“새로운 여자를 만나니까 예전 사람은 잊었구나?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어!”임건우는 머리가 두 개처럼 커졌다.이 여자는 일부러 시비를 걸려고 하는 거다.임건우는 급히 당자현에게 말했다.“자현아, 이 여자의 말은 믿지 마. 전소은은 오십이 넘었는데 아직도 남자가 없어. 아래쪽도 병이 있고 정상적인 여자가 아니야. 심리 상태도 이상해서 환각을 보고 있어.”윙!전소은의 분노가 폭발했다.임건우가 말한 것들은 전소은의 가장 큰 상처와 자존심에 대한 공격이었다.그것은 전소은이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자아의 굴욕이었고 임건우가 그 상처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었다.게다가 전소은은 최근 몇 가지 일로 기분이 나빴고 원래 산책을 하려고 나온 것이었는데 임건우의 가짜 용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전소은은 갑자기 앞쪽으로 몸을 던지며 임건우
그날 밤.임건우는 옥침대와 강아연을 데리고 무인도로 향했다.함께 온 이들은 사대 왕희였다.다음 날, 임건우와 당자현은 딸을 데리고 당문으로 돌아왔다.당씨 가문에 도착하자마자, 당문 사람들이 문 앞에 줄지어 서서 환영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 숫자가 무려 백 명이 넘었다.중해 지역은 이 때문에 작은 소란이 벌어졌다.“왕야가 직접 문 앞에서 기다린다는데 대체 어떤 대단한 인물이 오길래?”“모르겠는데? 혹시 상경에서 온 사람인가?”“이 정도 환대라니 보통 인물은 아닐 거야!”“설마 연호 제군을 기다리는 건가?”당문 주변의 이웃들은 이미 이 장면에 놀라 발걸음을 멈췄다.사람들은 저마다 눈을 반짝이며 이 신비로운 인물을 함께 기다렸다.그때였다.임건우와 당자현이 나란히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었다.공중에서 당문 대문 앞의 웅장한 광경을 본 임건우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게 뭐야? 대체 왜 이렇게 성대하게 준비한 거지?”당자현이 웃으며 말했다.“아마도 우리 할아버지가 사위의 명성을 빌려 당문의 위상을 높이려는 것 같아.”당자현은 딸을 안고 한숨을 쉬었다.“우리 할아버지는 체면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야. 과거에 당문이 팔대 왕족 중에서도 최하위였을 때 어떻게든 당문의 지위를 올리려고 애쓰셨거든. 이제 너처럼 유명한 사위를 얻었으니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지.”임건우는 이마를 툭 쳤다.‘아, 이거 어쩌지?’임건우는 늘 조용하고 겸손한 것을 선호했기에 이렇게 눈에 띄는 일을 좋아하지 않았다.당자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냥 몰래 들어가서 알리는 게 나을 것 같아.”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어르신께서 이렇게 고생하시는데 내가 후손으로서 소원을 들어 드리는 게 도리겠지.한 번쯤은 대놓고 나서 볼까?”“어떻게 대놓고 나서겠다는 건데?”“훌륭한 사위라는 말이 있잖아. 그럼... 한 번 진짜 용을 타볼까?”임건우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당자현은 미소를 지었다.“난 상관없어. 난 이제 닭이면 닭, 개면 개, 너
“사대 성지, 무슨 비밀이 있을까?”“지금 시대는 달라졌어. 지구의 영기가 희박해져서 예전처럼 강력한 사대 성지도 이제는 예전 같지 않아. 전 한 번 서산에 갔었는데 거기 영기가 정말 희박했어. 독수리 학원보다 나을 게 없더라고. 고대 결계 속의 영기랑은 비교도 안 돼.”“그래서 서산의 제자 중에 많은 사람이 독수리 학원에 들어와서, 심지어 우리 학원에서 스승을 찾고 있어!”황정은이 사대 성지에 관해 이야기할 때 표정에 약간의 불신이 묻어났다.아마도 황정은은 사대 성지가 이미 몰락해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심지어 이제는 독수리 학원에 아첨이라도 해야 할 판이었다.“이걸 봐요!”임건우는 손에 쥔 고대 팔찌를 황정은에게 던졌다.그때 이미 그 남자는 죽었고 옥팔찌에 있던 영혼의 흔적도 사라져 누구든지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황정은은 팔찌를 보더니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이렇게 많은 물건이?”황정은은 임건우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임건우는 말했다.“품질을 다시 한번 봐요.”황정은은 이번에 팔찌 안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무려 5분 정도 시간을 들여 검토했다.그리고 의식을 팔찌에서 뺐을 때 황정은의 표정은 꽤 복잡했다.“뭔가 이상해!”황정은은 즉시 이상함을 느꼈다.“이 저장 공간에 있는 물건 중 일부는 독수리 학원에도 없는 것들이야. 그 중 일부는 고대 결계 깊숙한 곳에서나 나올 법한 것들인데 그런 것들은 거래할 수 없는 자원들. 독수리 학원은 절대 팔지 않지. 심지어 독수리 부대가 그것들을 손에 넣었을 때 이미 나누어져 버린 거지. 그런데 서산은 어떻게 이런 것들을 가지게 된 거지?”임건우는 말했다.“방금 그 사람이 나에게 한 가지를 알려줬어. 서산은 독수리 학원에서 제자를 보낸 게 사실 연극에 불과했다고.”황정은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래서 사대 성지는 사실 가난하지 않다는 거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팔찌 하나의 주인, 그 사람의 조카만 해도 이렇게 많은
한 자루의 검이 임건우의 심장을 그대로 꿰뚫고 지나갔다.그 순간, 공격을 가했던 남자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이게 뭐야? 이렇게 간단하다고?”너무 약했다.‘이 정도로도 요존이라 불릴 수 있어? 쓰레기 같은 녀석 아닌가!’그러나 바로 그때.퍽!그는 자신의 몸에서 고통을 느꼈다.반쯤 부러진 뼈검이 그의 심장을 꿰뚫고 있었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뼈검 위로 핏방울이 또르르 떨어졌다.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임건우의 얼굴을 보았다.“어떻게... 이럴 수가?”그러나 그 순간, 자신이 검으로 꿰뚫었던 임건우의 몸이 변하기 시작했다.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이던 임건우의 몸은 순식간에 종이인형으로 변해 있었다.임건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옥침대는 아마 네 저장 반지 안에 있겠지?”임건우는 그가 끼고 있던 저장 반지를 손쉽게 빼내고 뼈검을 뽑아냈다.그렇지만 그 남자는 강자였다.심장이 꿰뚫렸음에도 곧바로 죽지는 않았다.강력한 영력이 심맥과 심장을 보호하며 그는 서둘러 단약을 꺼내 먹으며 심장을 회복하려 애썼다.“오? 저장 법보도 있었네?”임건우는 그의 손목에 끼워져 있던 고대 팔찌까지 빼냈다.그리고는 또 한 번 뼈검을 그의 심장에 깊숙이 꽂아 넣었다.그 남자의 두 눈이 붉게 물들며 분노와 절망이 가득 찼다.그는 도망치고 싶었다.그러나 생명력은 빠르게 소멸되고 있었다.‘억울해! 이런 식으로 죽다니!’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기습당해서 죽다니... 너무 비참하잖아.’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소리쳤다.“지금 나를 죽이면 우리 서산에서 널 찾아낼 거고 나의 복수를 해줄 거야!”임건우는 비웃으며 말했다.“서산? 서산은 네 삼촌의 것이 아니야. 강아연, 그녀가 서산을 되찾을 거야. 너희 같은 반역자들은 모두 죽을 운명이지.”그는 그 말에 크게 동요하며 외쳤다.“뭐? 네가 뭐라고 했어? 강아연? 강아연은 영근을 뽑히고... 이미 죽은 거 아니었어? 너 대체 누구야?”임건우가 태연하게 말
“서산파, 그렇게 대단한가?”그때 차가운 목소리가 옆에서 울려 퍼졌다.중년 남자는 놀라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한 청년이 느릿느릿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걸음은 더딘 것처럼 보였지만, 순식간에 그 청년은 바로 눈앞에 서 있었다.그 청년은 다름 아닌 임건우였다.강아연이 당한 일을 떠올릴 때마다 그의 마음속엔 울화가 치밀었다.이미 산산조각이 난 심정에 불이 붙은 격이었다.임건우는 이미 서산파의 새 장문인을 마음속 필살 목록에 올려두었다.감히 강아연의 영근을 파낸 데는 분명 그 장문인의 묵인이 있었을 것이다.어쩌면 영근을 직접 파낸 것이 그 자신일지도 몰랐다.그런데 지금 여기서 그 장문인의 조카를 만나게 될 줄이야.“건우야!”황정은은 임건우를 보자마자 눈이 번쩍 뜨이며 기쁨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중년 남자는 임건우를 훑어보더니 헛웃음을 터뜨렸다.“누군가 했더니 소문으로만 듣던 그 임건우군. 세상이 떠들썩하게 떠받드는 요존이란 놈이 바로 너로구나. 요수와 한통속이 돼서 인간의 적이 된 배신자가 말이지. 너 같은 주제에 감히 우리 서산파를 모독하다니. 기회를 줄게. 당장 무릎 꿇고 사죄하며 머리를 백 번 박아. 그리고 스스로 단전을 파괴해. 그렇지 않으면 너는 물론 네 가족들까지도 처참한 최후를 맞게 될 것이다.”임건우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임건우는 자신의 가족을 위협하는 자들을 가장 증오했다.이 서산 장문인의 조카란 놈도 예외가 아니었다.주변을 둘러보니 다행히 이쪽을 주목하는 이는 없었지만, 약 500미터 떨어진 곳에서 몇몇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여기서 싸움을 벌이면 분명 눈에 띌 것이다.임건우는 황정은에게 물었다.“옥침대, 이 멍청이가 가져간 거예요?”황정은은 고개를 끄덕였다.황정은 역시 옥침대가 보통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희귀한 보물급 법보인데 설령 상대가 서산파라고 해도 함부로 넘겨줄 수는 없었다.“나를 뭐라고 부른 거야?”중년 남자는 말뜻
“만약 이 일을 하려면 분명 네 개의 수련 성지보다 더 강력한 존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전화를 끊은 후, 임건우는 가족들에게 간단히 상황을 설명하고 혼자 독수리 학원으로 향했다.“형부!”유지연이 뒤에서 그를 불렀다.“무슨 일이야?”“아이들, 아직 주민등록도 안 돼 있고 출생증명서도 없잖아요. 이름도 빨리 지어야 해요.”“아... 이건 좀 골치 아프네.”임건우는 아이뿐 아니라 첫째 딸의 이름조차 아직 정하지 못했다.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내가 돌아오면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자. 그때 너희도 생각을 해보고 그냥... 추첨이라도 하자!”유지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럴 수가! 아이의 이름은 성격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그렇게 대충 지을 수 없죠!”임건우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알았어, 알았어. 정말 작은 가정사에까지 신경 쓰는 네가 마치 작은 가정부 같군.”임건우가 발을 내디디자 이미 수리 밖의 거리가 훨씬 멀어져 있었다.임건우는 일부러 강주의 번화가를 거닐며 예전에 일어난 요족의 침략 사건이 이 도시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사람들은 여전히 평범하게 일하고 있었고 거리엔 차량이 오가며 행인들이 북적였다.시간은 상처를 치유하는 최고의 약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한 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그 치명적인 전투와 대변혁은 마치 오래 전 일처럼 느껴졌다.하지만 사람들의 대화 중에 그 사건을 가끔 언급하는 모습도 있었다.그럼에도 대부분에게는 이미 먼 옛날의 이야기처럼 여겨졌다.슥.임건우는 한걸음에 농구장이 있는 학교 옆으로 나타났다.여러 명의 여학생이 농구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몇몇이 임건우를 발견했지만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그런데 그다음 순간, 임건우는 또 한 발짝 내디디자 땅에 도장이 번쩍이며 허공에 사라졌다.“어, 방금 여기 사람 하나 나타났던 거 아니야? 순간적으로 사라졌어.” 한 안경을 쓴 여학생이 소리쳤다.“잘못 본 거 아니야? 아무도 없었잖아.”“진짜야, 젊고 키 큰
강아연의 상태는 여전히 심각했다.현재 강아연의 영맥은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었고 몸은 마치 바닥이 새는 물통처럼 원기가 끊임없이 새어 나가고 있었다.임건우가 아무리 많은 진기를 강아연에게 주입해도 잠시 후면 전부 소멸해버렸다.“태운 별장으로 가자!”임건우는 단호하게 결정했다.예전에 임건우는 임씨 사람들로부터 아버지가 사들였던 임씨 저택을 되찾았고 이후 태운 별장에서 이곳 저택으로 이사했었다.하지만 지금 저택은 이미 폐허가 된 지 오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값나가는 물건은 거의 다 사라진 상태였다.결국 다시 태운 별장으로 돌아가 임시로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아연이의 몸은 지금 진기와 영력을 저장할 수 없지만, 손상된 영맥은 끊임없이 영기를 공급받아야 해. 그래서 내가 아연이를 위해 어떤 물건을 빌려올 필요가 있어.”임건우가 말했다.“어떤 물건인데요?”유화가 물었다.“침대 하나.”임건우가 말한 것은 바로 황정은이 쓰던 침대였다.그 침대는 고대 고수들이 남긴 취령진이 새겨져 있어 영기를 모아 비처럼 내리는 기능이 있었다.현재로선 가장 이상적인 물건이었다.임건우는 황정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결국 임건우는 백옥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백옥은 전화를 받자마자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드디어 네놈이 나타나는구나! 난 네가 스승은 필요 없다는 건 줄 알았어!”백옥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는 그녀가 이미 예순이 가까운 나이라는 사실을 도저히 믿기 어렵게 했다.만약 백옥이 연예계에 있었다면 분명 노익장을 자랑하는 괴물 같은 존재로 모두를 놀라게 했을 것이다.“스승님, 제가 누구를 잊어도 스승님만큼은 잊을 수 없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승님인데!”임건우는 조금 비위를 맞추며 말을 꺼냈다.“스승님, 하나 여쭤볼 게 있어요. 혹시 정은 선생님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쳇, 첫 마디부터 정은 선생님이 어디 있는지 묻다니 날 잊지 않았다는 말도 다 거짓말이네. 네 마음은 이미 정은 선생님한테 가 있구나.”“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