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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소문에 따르면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남학생 중 절반이 그녀에게 연애 편지를 보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후,

다시 이렇게 만날 줄이야.

한때 초롱초롱했던 그 눈동자는 더이상 볼 수가 없었고,

이젠 세상 물정 모르는 멍청한 모습만 보였다.

그 시절, 순수하고 맑던 그 눈빛은 어디로 간걸가.

"아직도 날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네." 나혜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마치꽃처럼 아름다웠다.

얼굴에는 옅은 화장을 하였지만 성숙된 모습은 감추지 못했다.

두 경비원은 나혜의 말을 듣고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

눈앞의 이 거지가 뜻밖에도 나 사장의 동창이라니,

젠장!

이거 어떡하지?

설마 이 자식 때문에 나 사장이 우리를 해고하진 않겠지?

임건우는 웃으며 말했다. "여기서 너를 만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어. 너 여기서 일하는거야?"

나혜의 얼굴에는 순간 오만함이 드러났다. "맞아, 나 지금은 경성 클럽의 로비 매니저로 일하고 있어. 근데 임건우, 너는...... 혹시 우리 회사의 경비원으로 일하려고 지원한거? 그런데 어떡하지, 우리 클럽의 경비원 요구는 꽤 높아. 이미 전역한 군인이거나 보안 방면에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근데 너는...... 요구에 부합되진 않는 것 같아."

"어..."

임건우가 말을 꺼내려던 참,

나혜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도 우리 서로 오랜 동창인데 네 체면을 봐서라도 굳이하고 싶다면 널 도와줄게, 걱정 마. 자, 들어와서 앉아."

임건우를 등지고 문을 들어서는 그녀의 얼굴에는 경멸하는 듯한 미소가 나타났다.

임건우에 대해서는 그녀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사실 고등학교 때 그녀는 그를 좋아했었다.

당시의 임건우는 명문 집안의 아들로서, 빽도 든든하여 많은 소녀들이 그를 차지하려고 작업을 걸었었다.

그녀 또한 고백을 했었지만 거절을 당했었다.

그런데 지금,

그 수많은 세월이 흘러 어느새 세상도 많이 바뀌었다.

한때 날 거들떠보지도 않던 넌,

더이상 날 올려다 보기도 힘든 상황이 됐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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