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향은 천우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오로지 무덤덤한 임건우만을 쳐다봤다.그녀는 임건우에게 전혀 호감따위는 없었다. 유부남이라는 사람이 여윤아에게 작업을 걸었고, 관건은 여윤아는 이런 쓰레기에게 당한 사실을 딱히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리하여 진향은 임건우에게 단단히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임건우, 너 나한테 제대로 설명해야 돼. 진짜 아무 이유 없이 우리 백위의 사람을 건드린거라면 난 너 절대 용서 못 해. 이 자리에 여윤아가 있다 하더라도.”천우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아무 말도 않고 임건우를 바라봤다.임건우는 뒷짐을 지면서 물었다. “진향, 너도 혹시 백위무관의 제자니?”진향은 분노를 추스리며 대답했다. “그래. 백위무관의 관주가 내 외삼촌이야.”임건우는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더니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좋아. 여윤아를 봐서라도 너 곤란하게 하지 않을게. 돌아가.”“뭐라고?”진향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임건우. 나도 여윤아를 봐서 너한테 기회를 주는 거야. 너 우리 백위무관이 어떤 곳인지 알아? 찻집으로 아는건 아니지? 니가 오고싶다고 해서 맘대로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너 착각하지마.”대화를 듣고있던 백위무관의 사람들은 드디어 눈치 챘다.진향과 이 놈은 서로 아는 사이라는 것을.이렇게 된 이상, 오히려 좋게 협상하여 해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진향의 눈빛은 차가웠고 언짢기도 했다. “나한테 제대로 설명 좀 해보라고. 지금,당장.”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 얘기해줄게. 이 뚱보, 누군가한테서 2억을 받고 5명을 끌고 날 죽이려고 했어. 내 손을 부러뜨리려고. 근데 그러던 와중에 나한테 당해서 보다싶이 저렇게 두 다리가 박살이 난거고. 됐냐?”“뭐? 뚱보가 그런 짓을 했다고?”진향의 시비를 따지는 사람이라 이 얘기를 듣고는 눈살을 찌푸렸다.무자로 사는 사람이 글쎄 남의 돈을 받고 사람을 때리려 하다니, 그야말로 파렴치한 놈이네.결국 두 다리가 부러진 것도 자업자득인거
"두둑-", 뼈뿌러진 소리다.천우가 한 방에 바로 그 사람 손목을 부러버렸다.손목뼈가 밖으로 튀어나와 피부를 뚫어 피가 줄줄 흘러나왔다."으아악, 으아악!"그 사람은 손목이 아프다 못해 숨을 쉴 수 없어 손을 쥔채 땅바닥에 뒹굴며 고함을 질렀다.이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본 사람들은 무서워 가슴이 벌렁거렸고 한기가 꼬리뼈로 부터 정수리로 치솟는것 같았다. 진향은 여대학생이다. 팔극권 도 잘하고, 링에 자주 올라 싸웠지만, 그런 싸움은 그저 맛보기에 불과했다. 지난번 강주대학교와 청룡사가 다툴때도 피 토하는 정도가 젤 치렬한 장면이였다.그녀는 지하세계의 싸움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때문에 자기눈으로 직접 동창이 이정도로 맞은 걸 보니 하마터면 토할 뻔했다."너, 너무했어!""정녕 우리 바이웨이 에 아무도 없는 줄 아는가?"한 중년인이 무리밖으로 나섰다.큰 소리로 외치자 천우한테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팔극권은 빠르고 독하여 내력이 무척 왕성하였다.그가 올라가자 동창들의 정신은 크게 진작되었다:"둘째 선배, 저인간 저쓰래기 패죽여줘요."이 둘째선배가 나서니 꽤 볼 만했다. 마치 파도가 겹쳐 일파만파로 이어지는 것 같았다.하지만 천우의 얼굴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눈을 두 번 껌뻑하고"헛 동작만 해대길뿐 정말 실속이 없네."라고 말했다. 진향은 예쁜얼굴을 굳은채 말했다: "우리 팔극권이 실속 없다고? 너 대체 권법을 알기나 하는거니?우리사람 두 명 좀 다쳤다고 잘난 척 하지마, 너희들 아직 고수를 만나지 못해서 이런거야."이 말은 사실 임건우를 들어라고 한 소리였다.하지만 임건우은 옆에 서기만 하고 꼼짝하지 않았고 눈빛이 허무했다.마치 이 싸움을 전혀 보지 못한 것 같았다.진향은 그걸보고 왠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자 했다."찌질아,허세 좀 그만부려, 이따 무릎 꿇고 내 신발을 먹게 해줄게." 진향은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근데 바로 이때, 천우는 세차게 발을 걷어차 둘째 선배의 팔극 권력 을 맞대했다."쾅-"폭죽
이런 꼴통 같은 놈이 모든 백위의 제자들을 물리칠 수 있는 고수라고?죽어도 못 믿지.임건우는 여윤아의 체면을 보고 천우를 향해 손짓 했다."이런 쪼무래기 땜에 화 낼 필요 없어!”천풍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소리쳤다." 나유세 어디 갔어? 나오라고 해. 안 그러면 내가 버드와이저 무관 전체를 다 때려 부술거야.”살기 넘치는 천우 앞에서 전 버드와이저 무관 사람들이 찍소리 하나 못하고 눈빛만 움츠러 들었다. 결국 진향이 입을 열었다. "우리 외삼촌 나갔어요.”임건우가 담담하게 답했다."그럼 전화해, 한 시간만 줄 테니.”진향이 이를 악물더니 결국 외삼촌에게 전화를 걸었다.“외삼촌...”방금 두 글자가 나오자 천우가 핸드폰을 낚아챘다.“나관주, 한 시간을 줄테니 버드와이저 무관으로 돌아와. 도착 못하면 이 무관 없어질거야.”“뭐라고?”밖에서 친구와 차를 마시고 있던 나유세는 차 한 모금을 뿜어내고 말았다."당신 누군데?”“만리의 천우.”“만리상맹, 천우?" “우리 버드와이저 무관은 만리상맹하고 우물물과 강물이나 다름이 없는데 무슨 소리 하는거야? ” 나유세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네가 건드리면 안되는 사람을 건드렸단 뜻이지. 기억해. 단 한 시간뿐이다.”말 마치자 마자 손아귀를 조이더니 멀쩡한 아이폰 한 대가 천우의 손에 꽈배기가 돼 부품이 산산조각이 났다.진향은 하마터면 숨이 멎을 뻔했다.너무 횡포스럽고 유세 떠는데, 그의 외삼촌이 나유세라고 해도 이처럼 유세 떨진 않았다.개중 누군가는 알아들었다.“만리상맹의 천우?”“천우장수?”“세상에!”“뚱보가 도대체 어떤 사람을 건드렸길래, 거장이라 불리는 천우장수까지……”이 순간 임건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졌다.비록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손 한번 쓰지 않고 두 손만 짊어진 채 삼대처럼 서 있었지만 마치 우뚝 솟은 큰 산처럼 우러러보아야 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진향의 얼굴에는 아직 손바닥자국이 남아 있어 화끈거리지만 임건우에 대해선 여전히 경멸과 분노만 남아
“언제 이렇게 닭살쟁이가 됐어?”유가연이 간드러지게 웃었지만 마음만은 달콤했다.“이 모두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야. 그리고 뭐야, 너희 엄마는 어때? 울고 불고 너랑 나랑 이혼 안 하면 목 매달아 죽겠다고 하지는 않았어?”유가연이 맘속으로 ‘당연하지!’라고 했다.하지만 입으로는 "상관마. 그저 우리 엄마 환자라고 생각하면 돼. 맞다. 내가 왜 전화했는지 알아? 오늘 우리 외할아버지의 66세 생신이야. 저녁에 생신 축하하러 같이 가야지.”“외할아버지 생신? 이제 와서 말해?”“원래 나 혼자 가려고 했었거든, 근데 생각이 바뀌었어,이따가 4시에 일찍 퇴근해서 우리 회사에 나 픽업하러 와줘.”“그래 좋아, 꼭 제시간에 갈게, 안녕, 쪽~!”전화 마치고 고개를 들었더니 모두들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아닌가.급격히 돌변하는 화풍에 모두 적응이 안 됐다.방금까지도 전쟁터에서 생사가 오가고 있었는데 글쎄 갑자기 시시콜콜 사랑 쟁탈전이나 하고 있으니. ......30분 후 나유세가 바로 달려왔다. 그리고 함께 온 두 사람이 또 있었다. 백발동안의 노인 한 분과 파란색 옷과 긴 바지를 입은 청년.자신의 무관 대문이 떨어져 나간 것을 보고 나유세는 벌컥 화를 냈다, 들어가 보니 뚱보와 다른 제자도 중상을 입은 게 아니겠는가,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천우를 향해 포효하듯 소리 질렀다. “만리 천우, 사람 너무 업신여기는데! 너희 만리상맹과 아무런 원한이 없는데, 어떻게 이리 악랄할 수가 있어?”“원한이 없다고? 너의 제자가 밖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물어보기나 했어? 내가 죽이지 않은 것만 해도 자비를 베풀었다고 생각해" 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나유세가 진향을 바라보자 진향이 작은 소리로 뚱보에 관해 얘기를 해주더니 임건우를 가리켰다.그러나 임건우의 눈빛은 방금 들어온 노인에게서 떠나지 않았다. 바로 그 백발동안의 노인이었다. 비록 아무 말 하지 않고, 얼굴에 한끝의 기쁨도 표정 변화가 없었지만, 여전히 나유세보다 한 수 위일 것이라
서도현이야말로 이번 행의 진정한 목적이다.“유영욱이 차로 우리 아버지를 치어 죽였고, 서도현이 감옥에서 또 유영욱을 죽였지, 서도현은 네가 맘에 들어하는 제자이자 제일 큰 제자인데,네가 서도현을 시켜 유영욱을 죽이고 흔적 또한 감쪽같이 지우려 했다는 거에 내가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게 아니야? 10개월 전, 유영욱이 차로 부모님의 차를 들이받았는데, 너 개입 안 했어?” 임건우의 안색은 평온하여 마치 혼잣말을 하는 것 같았다.나유세의 표정이 더욱 놀라웠다."임건우, 너 함부로 말하지 마라. 외삼촌 절대 서도현을 시켜서 유영욱인지 누군지 죽일 사람 아니야, 더욱이 너의 부모님의 교통사고 하고도 아무 연관이 없어.”진향이 노하며 말했다.“너는 왜 그렇게 확신하지?”진향은 나유세 한 번, 천우 한 번 쳐다 보고는 말을 이었다. “왜냐하면, 서도현은 진작에 우리 외삼촌 제자가 아니었거든. 털끝만큼의 양심도 없는 자식, 사촌누나에게 독물 넣어서...... 그 후 사촌누나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었다고. 외삼촌 그 자식 갈기갈기 찢어 놔도 모자랄 판에 걔 한테 무슨 일을 당부 한다고?”나유세가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더 이상 말하지 마.”임건우의 눈빛이 반짝였는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그는 나유세를 그윽이 쳐다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천우야, 가자!”천우도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나유세의 눈빛이 칼처럼 쏘아왔다."누가 가도 된돼?”눈빛이 임건우의 몸을 스쳐 지나가더니 걔 몸엔 내력이란 없어 겁 먹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천우라는 고수 덕에 백위무관에 올 용기가 있었지.그리하여 주의력은 모두 천우한테 가 있었다.“다른 건 둘째 치고, 진경의 일은 누구 잘못이야? 여기 와서 대문 부수고, 나 제자 다치게 하고, 나 나유세 나물이라고 맘대로 주무르는 거야?”“우리 백위무관의 위엄은 어디에 있고 나 나유세 체면을 어디다 두라는 거야?”“가도 되지, 한 사람 당 손 하나씩 남겨 두고 가.”눈빛에 살기가 등등
우리 삼촌을 밟아?임건우의 이 말을 듣자 진향은 진짜 화가 나 코가 비뚤어질 번 했다. 그리고 조롱조로 말했다.“당신이 누군데? 현급 고수, 지급 고수? 아니면 무도 종사? 우리 외삼촌은 반보 현급이야. 팔극권은 이미 화력을 수련했어. 너 같은 기생오라비가 감히 우리 외삼촌한테 달려들다니?”그녀의 목소리가 우렁찼다.모든 사람들이 다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유독 천우만 빼고는 온 객석 사람들이 임건우를 바라보는 눈빛이 풍자와 조소로 가득 찼다.그가 마음속으로 차갑게 웃었다.”임 대사의 능력 너희 같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지금이야 비웃지, 좀 있으면 쥐구멍 찾을 걸.”그는 이미 매우 기대하고 있었다.진향이 말을 마치자 나유세가 곁눈으로 흘겨보았다."보아하니, 스스로 부러뜨리고 싶지 않은 것 같은데 , 그렇다면 좋아, 너 같이 입만 살아 있는 애송이 같은 놈은 내가 도와줄게.”말을 마치자 돌연간 앞으로 손을 내밀었다.임건우의 팔을 덥석 잡아 세게 힘을 주어 휘둘러 부러뜨릴 작정이었다.그의 반보 현급 경지로 내력을 발산한다면 일반인의 팔 같은 건 싹뚝 끊어져 평생 불구가 될 것이다.그런데 한 번 털어도 임건우의 팔은 도무지 움직이지 않았고 들래야 들 수도 없었다.“응? 이게 어찌 된거야?”한 번 더 털었다,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는다.크게 놀라 임건우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온 몸에 여유만만했다.백위무관의 많은 사람들은 진향과 더불어 임건우가 나유세에게 팔을 잡혔으니 곧 재밌는 일이 벌어지리라 속으로 고소해 하고 있었다. 팔뚝이 두 동강 나는 것도 가벼운 일이지.현재 나유세가 얼마나 궁핍한 상황에 처했는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말이다.하! 한 번 더!결국 바로 이때 임건우가 세게 손을 내젓자 나유세는 한 줄기의 힘에 저 멀리 던져져 두바퀴 돌고서야 겨우 멈추었다.“아—"“이게 무슨 일이야?”“외삼촌 지금 뭐하는거야? 왜 손 잡고 있다가 갑자기 혼자 두 바퀴 돌아? 원숭이 놀이야 머야?”하지만 보아하니, 나유세
“쾅—"기력이 폭발했다.한 방 먹은 후 나유세는 뒤로 물러났는데 다행히 제자가 그를 부축해 쓰러지지 않았지만 주먹은 여전히 계속 떨렸다.이 놈이 이렇게 센 줄 몰라서 많은 사람들이 찬 숨을 들이쉬었다.백발동안 노인은 원래 나유세에게 권법을 도와주려 초청받았는데, 나유세가 쪼그라드는 것을 보고 "각하께 좋은 방법 가르침 받으러 왔습니다"라고 나섰다.임건우가 하하 웃으며 "너희들 다 같이 덤벼 봐!"라고 말했다.노인과 나유세가 눈을 마주치더니 "담대하군!"두 사람이 함께 임건우를 향해 진격했다. 서로 맞물려 협공까지 하는 게 아닌가.임건우가 하늘을 찌르는 호기로, 광포한 소리를 질렀다.“용상천봉!”“펑펑!” 두 번 크게 울렸다.백발 노인과 나유세는 모두 임건우한테 떠밀려 쿵쿵쿵 10여 미터나 물러난 후에야 걸음을 멈추었다.백발 노인은 청년에게 부축 받고 나유세는 피를 뿜어냈다."아--"진향이 놀라 외치며 손을 뻗어 자신의 입을 막았다.임건우가 1 대 2로 단번에 이길 줄이야.외삼촌의 반보현급은 말할 것도 없고, 백발 노인의 실력을 잘 알고 있어 그는 강주 고무세가이자 구양가의 대가이며, 무도 실력은 나유세보다 적잖이 높을 것이다.이래도 질 수 있다니, 임건우의 실력은 도대체 얼마나 되는 거야?이제서야 알았다. 왜 여윤아처럼 이리 고운 여자조차 세컨드 노릇하며 들어 붙는지.그런데 이렇게 젊은 현급 고수, 봉모인각, 풍운의 인물이 유씨 집에서 곰 분장을 하고 호랑이를 잡아먹다니, 이렇게 파렴치한 놈 또한 없다.“진가 용상권!”"진씨네 용상권을 쓴 걸 보아하니 각하는 진씨 가문 사람이네.”백발 노인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임건우가 "눈치가 좀 있으시군요. 이건 확실히 진씨네 용상권이지만 저는 진씨네 가족이 아닙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백발 노인이 들어보더니, 진씨 가족이 아니더라도, 진씨 집안과 깊은 관련이 있는 사람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임거우는 갑자기 진향을 바라보더니 "지금 어때? 아직도 너희 백위무관은 높
천우가 운전해서 임건우를 강주 제1인민병원으로 돌려보냈다.임건우의 차가 아직 이곳 지하 주차장에 있기 때문이다.차가 멈춘 후 천우가 임건우를 보더니 엉거주춤했다. 아까 누군가 오늘 일을 끝마치면 황급 정상으로 승진하는 걸 도와주겠다고 한 것 같은데."무슨 일 있어?"임건우은 그의 고구마 먹은 표정을 보고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어…괜찮아."천우는 끝내 쑥스러워 말을 잇지 못했다."아, 생각났어, 이거 줄게."임건우가 주머니에서 병 하나를 꺼내더니 어간유와 비슷한 붉은 알약 3개를 쏟아내 자동차 콘솔에 놓았다.”"이게 뭐야?"천우가 물었다.“기혈단.”"무슨 효능이야?""기혈을 보하는 거."“내 혈기, 나쁘지 않은데.”"너 신장 쇠약해보이는데."천우가 즉시 얼굴을 떨더니 눈이 툭 튀어나왔다.“나 성기능 괜찮거든.”"안 괜찮아.""나 아직 숯총각이란 말이야.""너 선천적으로 신장이 약해."비록 바람이 불지 않았지만 어쩐지 바람 속에 서 있는 이 느낌은 뭐람. 한참 뒤 그는 "어디 고칠 방법이 없어?"라고 물었다.임건우는 "당분간 없지"라며 고개를 저었다."그럼…나 여자 얻을 수 있는거야?"“있지, 하지만 잠자리는 안돼.”"너랑 똑같아?"임건우가 그를 쏘아보더니 기혈단 하나를 거둬들였다."두 개면 충분해!" 임건우가 문을 열고 내리며 한마디 던지고 병원으로 들어갔다.천우는 입을 크게 벌리고 급히 기혈단 두 개를 손에 잡았는데 마치 보물단지를 들고 있는것만 같았다. "퍽!"자기 뺨 한 대 때렸다, 입이 싸서 결국 한 알 잃었자나.......시간이 벌써 3시가 다 되어갔다.임건우는 서둘러 유화의 람보르기니를 운전하고 선물 준비를 위해 태운별장으로 돌아갔다.유가연의 외할아버지가 퇴직하기 전에 국어 선생님이셨기 때문에 도리만천하라 할 수 있고 66세 생신 선물은 당연히 너무 초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문득 전에 마동재에게서 가져온 그림이 생각났다.그것은 원나라 황공망의 진품으로, '강산람승도'라는 제
임건우는 마음속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거대한 연꽃이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연꽃이 아직 임건우를 덮기 전 임건우는 이미 그 강력한 자연 신력을 느낄 수 있었다.연꽃의 각 꽃잎에는 금빛의 문자가 흐르고 있었다.수많은 자연 신력이 별처럼 빛나며 빛줄기가 하늘을 가르며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그 거대한 금연이 내려올 때 임건우는 거의 무릎을 꿇을 뻔했다.임건우는 이 금연이 자신의 딸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칠까 봐 걱정되었다.급히 몸을 비틀어 피하려 했지만, 그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연꽃 아래서 강력한 힘이 자신을 끌어당기며 임건우의 딸을 그의 품에서 강제로 빼앗아 갔다.임건우는 아기를 다치게 할까 봐 너무 힘을 쓸 수 없었다.결국 아기는 금연 위에 놓였다.빛이 흐르고 연꽃의 에너지는 아기의 몸속으로 흡수되었다.그 장면은 정말로 경이로웠다.연꽃의 꽃잎에 흐르는 문자가 마치 강물처럼 아기에게 들어갔다.이 과정은 오래가지 않았다.결국 연꽃은 에너지로 변해 아기의 몸에 완전히 흡수되었다.모든 것이 조용히 가라앉았다.아기가 땅으로 떨어졌다.그때 임건우는 기민하게 다가가서 아기를 받아 안았다.그가 아기를 품에 안고 천천히 일으켰을 때 당자현이 급하게 계단을 내려오며 물었다.“자기야, 금색 연꽃을 본 적 있어? 하늘에서 내려왔던 그것 말이야.”“응...? 그게 뭐지?”“자연 신전의 전수야.”임건우는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임건우는 아기의 몸을 가리키며 말했다.“그것이...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갔어.”“뭐라고?”당자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어떻게 아기의 몸속으로 들어갔지? 그건 내 것이었는데!”임건우는 그 표정이 괴상하게 변하며 대답했다.“그렇다면 네가 그 전수를 받지 못한 거야?”당자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금연은 자연 여신의 신격이야. 신격을 얻어야만 자연에 친숙해지고 자연을 지배하며 자연의 규칙을 손에 넣을 수 있어.”당자현은 잠시 말을 멈추고 씁쓸하게 웃었다.“그러니까 앞으로 자연 여신은 우리
당자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자기야, 생각나지 않으면 그냥 둬. 과거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지금이야. 봐, 우리 딸이야. 코와 입이 너랑 똑같아.”임건우는 생각을 정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자현의 말이 맞았다.전생이라든지 그런 것은 지나간 일에 불과하다.마치 점술사가 넌 전생에 황제였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그냥 그런 이야기일 뿐 실제로 중요한 건 지금, 임건우가 얼마나 당자현을 아끼고 사랑할 것인가였다.“내가 안아도 될까?”임건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녀는 너의 딸이니까 당연히 안아도 돼.”임건우는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아기를 품에 안았다.그녀의 연약한 몸을 다칠까 걱정하며 아주 조심스럽게 다뤘다.그런데 아기를 안자마자, 임건우는 한 가지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바로 아기 몸속에서 엄청난 자연의 신력이 흘러나고 있다는 것이었다.“이게...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당황해하며 당자현을 바라봤다.“그녀의 몸속 자연의 신력이 이렇게 강하다니 이런 게 가능해? 계산을 해보니 넌 아직 두 달이나 더 있어야 할 예정이었잖아. 그런데 왜 지금 바로 태어난 거지? 혹시 조산아인가?”당자현은 고개를 저었다.“조산은 아니야. 이 자연 신전 안에는 시간 흐름이 다른 공간이 있어. 그것도 조절할 수 있지. 난 거기서 잠깐 있었을 뿐인데 그 사이에 아이가 태어난 거야. 자연의 신력도 그곳에 가득하니까 여기서 태어난 아이는 자연적으로 그런 힘을 갖는 거지. 그리 이상할 것도 없어.”임건우는 놀랐다.특히 당자현이 이 자연 신전에 대해 그렇게 잘 알고 있다는 점이 더 의아했다.“자현아, 너 이곳에 예전에 와본 적이 있지?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잘 알 수 없잖아?”당자현은 고개를 저으며 미소 지었다.“그래서 아까 내가 물어본 거야. 내가 누구인지 생각나지 않아?”“바로 1000년 전의 자연 여신이야.”“뭐... 뭐라고?”임건우는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 후, 이제 막 부모가 된 두 사람은 딸을 돌보기 시작했다.
“아이가 태어났다고?”임건우는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순간적으로 강하게 혈육의 연결을 느꼈다. 마음속에서 감동이 밀려왔다.이런 감정은 처음이었다.마치 새로운 자신이 태어난 것 같았고 생명이 이어지는 느낌이랄까.임건우는 자신이 겪고 있는 금단의 변화에 신경을 쓸 겨를도 없이 급히 앞을 향해 달려갔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약해 보이는 당자현을 발견했다.당자현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고 얼굴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당자현은 갓 태어난 새하얀 아기를 품에 안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울고 있었다.임건우는 발걸음을 멈추고 처음 아버지가 된 사람처럼 당황한 표정으로 서서히 한 발 한 발 다가갔다.불안한 마음으로 아기에게 시선을 두었다.손을 내밀었지만, 어떻게 안아야 할지 몰라 잠시 망설였다.그 손은 결국 당자현의 얼굴에 닿았고 그의 이마에 부드럽게 이마를 맞대며 애틋하게 키스한 후 가슴 깊이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왜 이렇게 빨리 낳았어? 너무 힘들었지?”당자현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조금 힘들긴 했지만, 그보다 더 기쁘고 행복해. 지난 생, 그 전생, 우리는 아이를 낳지 못했잖아. 지금 드디어 꿈을 이룬 거야.”“자기야, 이제 나를 기억할 수 있겠어?”임건우는 당자현을 바라보며 눈을 맞췄다.그 순간, 두 사람의 정신력은 공중에서 교차하며 강렬한 자기장을 형성했다.임건우의 정신력이 강하지만, 당자현의 정신력은 그보다 훨씬 강력했다.두 사람은 마치 텔레파시처럼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색색의 정신력이 교차해 아름다운 빛의 물결처럼 흐르며 거대한 정신의 거미줄을 만들어냈다. 그들은 그 속에서 둘이 아닌 셋이 함께 감싸져 있었다.그 순간, 임건우는 갑자기 하나의 장면을 보았다.산 중턱에 우뚝 솟은 궁전과 건물들이 선기가 흐르는 듯한 아름다움 속에 별들이 둘러싼 모습이 펼쳐졌다.그곳에서는 성대한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새 신부는 붉은 혼례복을 입고 화려하고 아름다웠으며 그 모습이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하객들은 모두
부영록은 강하게 튕겨져나가며 몸이 바닥에 떨어졌다.부영록은 움직이지 않았다.백옥은 무표정한 얼굴로 부영록을 살펴보며 다가갔다.몇 초 후, 부영록이 천천히 눈을 떴지만, 그 눈빛은 여전히 혼란스러워 보였다.그녀는 백옥과 그 앞에 있는 청동 고전, 그리고 펼쳐진 상황에 충격을 받으며 물었다.“백... 백 통령, 여기는 어디죠? 세상에, 이렇게 큰 청동 고전이 있다니 이건 상상도 못했어요!”백옥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세상에, 혹시 일체의 두 영혼을 가진 건가?’쿵!청동 거대한 문이 마침내 닫혔다.임건우는 여전히 자연의 힘을 흡수하고 있었다.수많은 규칙이 담긴 에너지가 임건우의 자복궁에 흘러들어 가 혼돈 나무에 의해 흡수되었고 동시에 혼돈 기운이 나무에서 퍼져 나와 자복궁 속 혼돈 기운의 농도가 열 배로 증가했다.그리고 혼돈 나무는 이제 50미터 높이로 자라났다.임건우 옆에 있던 금강마원은 그를 노려보며 이빨을 드러냈고 손을 들고는 마치 임건우를 쳐 죽일 듯이 보였다.당자현은 그것을 보고 급히 막아섰다.“그건 내 가장 중요한 사람, 우리 아이의 아버지야. 나를 존중하듯 건우를 존중해야 해.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함부로 해치면 안 돼. 알겠지? 그렇지 않으면 난 너를 두고 떠날 거야.”금강마원은 마치 이해한 듯 고개를 숙여 사죄하며 귀여운 소리를 내며 사정했다.하지만 이 모든 일은 임건우에겐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임건우는 마치 정신을 집중한 듯 눈을 감고 오랫동안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당자현은 조용히 말했다.“자연의 힘이 건우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그러니 건우가 여기서 조용히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두자.”당자현은 손을 뻗어 자연 신전에 깊숙이 있는 곳을 향해 손짓하며 입에서 고대하고 신비로운 음절을 발음했다.그 순간, 자연 신전 깊은 곳에서 더 많은 자연의 힘이 흘러나왔다.만약 임건우가 이 장면을 봤다면 분명 깜짝 놀랐을 것이다.당자현은 자연의 힘에 영향을 받는 대신, 마치 그 힘을 다루고 있는 듯 보였고
혼돈 나무, 정말 신령한 나무였다.단순히 다른 이들의 무기를 흡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외부에서 오는 부정적인 힘까지도 흡수할 수 있었다...아니, 혼돈 나무는 단순히 피해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힘을 대량으로 흡수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바꿔버렸다.임건우의 앞에 소용돌이가 형성되었다.수많은 자연의 힘이 그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갔고 혼돈 나무는 끊임없이 그것을 흡수하며 임건우는 투시를 통해 혼돈 나무가 대량의 자연 에너지를 흡수한 후 나무가 급격히 자라나는 것을 보았다.처음에는 겨우 5미터였던 작은 나무가 금세 6미터, 7미터, 10미터, 15미터로 자라기 시작했다!그리고 여전히 자라고 있었다!임건우는 그 광경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곳의 자연 에너지가 이렇게 강력하다니 혼돈 나무가 임건우의 자복궁 안에 들어온 지 오라지만 그동안 크게 자라지 않았었는데 지금처럼 기세 좋게 자라날 줄이야.혼돈 나무의 가지에 달려 있던 혼돈 구슬도 서서히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것도 마치 혼돈 나무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듯한 모습이었다.슛!엽지원은 귀왕의 몸이어서 육체가 없기에 상대적으로 더 강한 내성을 가졌지만, 시간이 흐르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급히 임건우의 항마추로 다시 들어갔다.그런데 당자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다.당자현은 임건우를 힐끗 보며 눈 속에서 애틋한 감정과 함께 약간의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밖으로 튕겨 나간 부영록은 이에 대해 불만이 가득했다.“이게 뭐야, 만 년 전에 존재했던 자연 신전이라고? 나도 들어가서 내 기회를 찾아야 하는데 이렇게 문도 못 들어가다니! 내가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잖아! 어떻게 이렇게까지 당해야 하는 거지? 나도 할 수 있잖아! 당자현보다 못할 리 없잖아!”부영록은 이를 악물고 다시 고전을 향해 돌진했다.하지만 그 순간 강력한 자연의 기운이 부영록을 압도하며 다시 밖으로 튕겨 나갔다.부영록은 공중에서 피를 토하며 땅에 떨어졌다.“어떻게... 가능하지?”부영록은 입을 떡 벌리고 자신이
그 중 한 자루의 검은 이미 녹슬어 버렸다.검에 새겨진 부적과 문양은 사라지고 검에서 뿜어져 나오던 영력이 모두 사라졌으며 재료마저 변질되어 더는 빛을 발하지 않았다.마치 평범한 쇠덩어리처럼 보였다.다른 하나는 혈색 긴 검이었다.상태는 조금 더 나았지만, 그 검의 영력과 에너지는 서서히 혼돈 나무로 흡수되고 있었다.두 자루의 검에서 나온 에너지는 혼돈 나무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혼돈 나무의 가지에 달린 열여섯 개의 잎은 번쩍이며 초록빛 광채를 내뿜었다.마치 그 자체로 생명을 얻은 것처럼 작은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었다.임건우는 손을 벌리며 한숨을 내쉬었다.“없어요.”부영록은 불만스러운 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칫, 아깝다고 생각해? 내가 네 거 뺏어가겠어?”임건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진짜 없어요.”“흥, 어차피 난 별로 관심 없으니까.”임건우는 말없이 웃어 보였다.그러곤 백옥에게 물었다.“스승님, 우리 연호에 신풍곡이라는 문파가 있나요?”백옥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들어본 적 없다.”“그럼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죠? 아, 그나저나 갑자기 생각났는데 비유궁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영혼이 하나 있어요. 혹시 들어본 적 있나요?”백옥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그때 부영록이 갑자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비유궁이라... 나는 알고 있어.”모두 부영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부영록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그건 삼국 시대부터 존재한 수련 문파로 당시엔 오대 선문 중 하나로 꼽히며 고수들이 넘쳐났어. 그런데 지금도 존재하는지는 모르겠네.”잠시 생각에 잠긴 부영록은 자연 신전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중요한 건 바로 이 자연 신전이야. 지금 우리가 눈앞에서 기회를 맞이했으니 이 신전이 사라지길 지켜볼 건지, 아니면 안으로 들어가 한 번 싸워볼 건지 선택해야 해.”모두가 그 절세의 노인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임건우는 입을 열었다.“저 노인은 때때로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고 행동도 이상해
임건우는 당연히 당자현을 탓하지 않았다.오히려 끝없는 마음의 아픔만이 느껴졌다.임건우는 천천히 다가가 당자현을 부드럽게 품에 안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넌 왜 이렇게 바보 같아? 임신한 걸 알면서도 이런 곳에 오다니... 많이 힘들었지? 다행히 지금은 무사하지만, 만약 네가 사라지면 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당자현은 임건우의 얼굴을 감싸며 손끝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졌다.당자현의 눈은 임건우를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가득 채우며 마치 세상에 그저 둘만 있는 것처럼 깊은 눈길을 보냈다.당자현은 감정을 담아 속삭였다.“난 이 삶이 이렇게 끝날 줄 알았어. 우리의 인연은 아마 다음 생에서야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네가 이렇게 찾아와주니까... 이제는 내가 죽어도 아쉬움이 없어.”임건우는 당자현의 엉덩이를 가볍게 쳤다.“그런 말 하지 마. 네가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우리 딸을 위해서라도 잘 살아야지.”“맞아, 네 말이 맞아! 자기야...”당자현은 망설임 없이 임건우에게 입맞춤했다.둘의 입술이 닿자 점점 숨이 가빠지고 감정이 고조되었다.백옥은 그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땅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부영록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임건우와 나지선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기에 이 상황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그 당시 자신도 그들과 함께 있었고 임건우가 그녀를 안을 때 그 어떤 감정을 느꼈든 기억이 떠올랐다.부영록은 잠시 그 장면을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런 감정은 이제 자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부영록은 잠시 후 고개를 돌려 다른 일을 했다.“이 무기들, 품질이 꽤 괜찮군.”백옥은 시체에 꽂혀 있던 여러 개의 비검을 뽑아들고 세심히 살펴보았다.각각의 검은 마치 정수를 담고 있는 듯한 기운을 발산하며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검 위에는 문자가 새겨져 있었고 그것이 마치 작은 진법처럼 보였다.그뿐만이 아니었다.모든 무기에는 천병각이라고 새겨진 세 글
푹!피가 하늘을 찌르며 쏟아지고 시체가 널브러졌다.신풍곡의 200명 넘는 고수들, 그중에서도 그 최고 지도자인 장문까지 한 방에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신풍곡 장문의 목에는 긴 칼이 꽂혀 있었다.그의 눈은 크게 뜨였고 고통스럽게 한마디를 남겼다.“어떻게... 이런 일이... 안에 있는 사람은 대체 누구냐?”하지만 그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순간적으로 생명의 기운이 사라지고 눈을 영원히 감았다.그때 임건우와 일행의 마음속에는 큰 충격이 일었다.자연 신전 안에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니 그리고 그 사람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심지어 부영록까지 눈이 휘둥그레져 말을 잇지 못했다.지금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그 안의 여자가 그들을 죽이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이렇게 한 번의 손짓으로 200명이 넘는 고수들을 순식간에 죽일 수 있다면 그들이 죽는 것은 단 한 번의 손동작으로 해결될 것이다.임건우가 당자현에게 물었다.“자현아, 그 안에 있는 사람, 대체 누구야?”당자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도 몰라. 난 이곳에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어. 백호가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지.”그들이 말하는 사이 청동 고전의 대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쿵!끽!금속이 마찰되는 소리가 들리며 그 소리만으로도 문이 얼마나 오랫동안 닫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청동문에 낀 청록색과 먼지들이 그 문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마치 이 문이 1만 년을 넘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던 것처럼 그 무게감과 고대의 느낌이 났다.딸각딸각...발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임건우 일행은 모두 뒤로 물러서며 긴장했다.그리고 그들 앞에 등장한 것은 백발에 깊은 주름이 새겨진 할머니였다.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녀의 머리는 엉망이었고 얼굴의 절반은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었다.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이 시대의 것이 아니었고 전혀 다른 시대의 옷처럼 보였다. 그녀의 전신에서
“흑흑흑, 흑흑흑.”울음소리가 청동 고전의 전당에서 퍼져 나왔다.그 울음소리는 간헐적이고 때로는 높은 음으로 때로는 낮은 음으로 이어졌지만, 강력한 정신적 영향을 주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마치 고대에서부터 이어져 온 울음처럼 세상 모든 것들이 함께 슬퍼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그 울음소리는 모든 생명에게 슬픔을 강하게 전파했다.그 울음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즉시 그 감정에 휘말려 깊은 슬픔에 빠져들었다.눈물이 멈추지 않고 흐르며 심지어 정신력이 약한 이들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울며 통곡하다가 마음속에서 뭔가가 터져 나오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고통스러웠다!엄청난 고통이었다!임건우는 자신의 정신력으로 고전의 전당에서 나오는 울음소리를 막으려 애썼다.임건우가 가진 정신력은 이미 엄청나게 강력했지만, 한때 취혼관에서 얻었던 힘 덕분에 한층 더 강해졌음에도 그 울음소리는 여전히 임건우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부영록은 그나마 괜찮았다.백옥은 오히려 더 힘들어 보였다.백옥은 육체적으로 강했지만, 정신력은 임건우보다 약했기에 울음소리에 즉시 영향을 받았다.눈물은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급기야 백옥은 소리 내어 울음을 터뜨렸다.현장에서는 울음소리가 가득했다.그때, 당자현이 손가락 하나를 내밀었다.그 손가락에서 하얀빛이 번쩍였고 그 빛 속에서 기이한 문양들이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그 하얀 빛은 실처럼 길게 퍼져 나가며 반구 형태의 보호막을 형성했다.그 보호막은 임건우와 백옥, 부영록을 감쌌다.이것은 정신력으로 만들어진 방어막이었다.울음소리가 그 방어막에 부딪히자, 보호막의 문양들이 떨며 황금빛 기운을 발산했고 그 울음소리의 대부분을 막아냈다.“저 울음소리는 대체 누구의 울음소리인가?”“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아파요... 흑흑흑... 못 참겠어요... 울고 싶어요...”문파 사람들은 무작정 울기 시작했다.그들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 울음소리에 휘말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때, 갑자기 울음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