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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그 시각 임봉은 아침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가고 있었다.

사무실에 돌아온 그는 관을 들고 우나영의 집을 방문했을 아내와 아들을 떠올렸다.

그는 형수인 우나영을 극도로 증오했다.

임우진이 살아 있을 때, 우나영은 임씨 그룹 재무팀을 꽉 잡고 있었다. 임봉은 그녀의 밑에서 일했는데 어찌나 깐깐한지 회사 장부에 손대기조차 어려웠다.

매번 뒤에서 무슨 짓을 했다가 들키는 날에는 사람들 앞에서 온갖 꾸중을 들었다. 임봉은 그때마다 수치심을 느꼈고 언젠가는 저 여자를 납치해서 이 수모를 돌려주겠다고 이를 갈았다.

오늘 이사회 때문에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 그는 못내 아쉬웠다.

그래서 사무실에 돌아오자마자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아무도 받지 않았다.

“이 자식이 무슨 일인데 전화를 안 받아? 설마 우나영 그년을 괴롭히느라 전화벨 소리도 못 들은 건가?”

이때, 김수정이 안으로 들어왔다. 성숙미가 물씬 풍기는 세련된 검은색 정장에 굽 높은 하이힐을 신은 그녀는 요염한 몸짓으로 따뜻한 커피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대표님, 커피 드세요.”

임봉은 커피잔에 손을 가져가는 대신, 그녀를 와락 끌어안아 자신의 무릎에 앉혔다.

“호진이가 오늘 관을 제작해서 임건우 그놈 집에 가져갈 거야. 우나영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너무 궁금한데 같이 가볼까?”

그러자 김수정도 생긋 미소를 지었다.

“우나영이요? 좋죠!”

김수정 역시 과거 우나영 눈치를 보며 일하던 직원 중 하나였다. 그녀에게 심한 자격지심을 느꼈던 김수정이었기에 우나영의 처참한 꼴을 볼 거라 생각하니 당연히 기분이 좋았다.

두 사람이 기분 좋게 회사를 나서는데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너 지금 어디야? 당장 집으로 와! 큰일 났어!”

“형님, 무슨 일인데 그래요?”

“와보면 알아. 빨리 와!”

임국은 무슨 기분 안 좋은 일이 있는지 목소리에 기운이 없었다.

하지만 임봉은 전혀 개의치 않았고 괜찮냐고 묻지도 않았다. 그는 둘째 형인 임국을 무능하고 호들갑을 떤다고 속으로 무시했다. 그래서 임우진이 임씨 가문 핏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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