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불필요하게 다른 문제를 일으킬 거 없어.” 제원화는 손을 흔들었다. “지금은 세화를 설득해 성을 바꾸게 해서 세화의 사업을 모두 빼앗는데 집중해야 돼. 항난그룹 쪽은 우리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조치를 취하겠지.” 연회장에서 동혁이 제원화에게 살벌한 위협을 날렸다. 그러나 제원화는 위협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쓸모없는 놈 주제에, 네 아무리 크게 소리쳐봐야 누가 신경을 쓰겠어?’ “한낱 매미도 감히 하늘을 향해 울지.” 제원화는 냉소를 금치 못했다. 와당탕! 바로 그때 바깥 거실에서 갖가지 물건들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놀라서 밖으로 나간 제원화는 물건을 던져 화를 풀고 있는 제설희를 보고서 눈살을 찌푸렸다. “설희야, 이동혁이 네 뺨을 때린 거 이 아빠가 이미 다 들었어. 아빠가 너 대신에 다 복수해 줄게.” 동혁에게 맞은 일을 제설희는 전혀 알리지 않았다. 제원화는 연회가 끝난 후 집사의 말을 통해 제설희에 대해 들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계속 울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참고 있었다. ‘세화의 그 쓸모없는 남편 놈.’ ‘연회장에서 내게 굴욕을 주고 감히 내 딸의 뺨까지 때렸어?’ 제원화는 동혁에게 본때를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아빠, 그 바보가 내 뺨만 때린 게 아니야. 아빠는 그놈이 내게 얼마나 더 심하게 굴었는지 몰라. 난 지금 그놈을 죽여버리고 싶다고!” 제설희는 태성쇼핑센터의 일을 제원화에게 말했다. 제원화는 음산한 표정과 함께 이마에 핏대를 세웠다. “그랬단 말이지? 그럼 그놈을 더더욱 가만둘 수 없지.” “아니야, 이 일은 일단 아빠까지 나서지 마.”제설희는 제원화를 제지했다. “내가 직접 그 쓸모없는 놈을 내 앞에 무릎 꿇게 못 만들면, 난 앞으로 평생 이런 난관을 극복할 수 없을 거 아니야.” “J시 제일의 미녀인 나를 무시했다 이거지? 그럼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직접 보여줘야지.” 제설희의 표정이 험하게 구겨졌다. “설마 널 좋아한다는 그 추종자들을 나서게 할 작정이야?” 제원
“그건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야.”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천화는 최근에 확실히 많이 변했다고 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싸움질도 못 해서 기생오라비에 팻남이라고 놀림을 받았었다. 그런데 요즘 온종일 군대에 가겠다고 아우성을 쳤다. 천화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국외 전장으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류혜진이 절대 승낙할리 없었다. 국외 전장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구사일생으로 살아남기 때문에 류혜진은 자신의 보물인 아들 천화를 어떤 위험한 곳에도 보내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천화야 밥 먹어.” 류혜진의 모습이 저택 입구에 나타났다. 그녀는 호숫가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설전룡을 보고 갑자기 눈을 부릅떴다. “당신이 왜 또 여기 있어요? 요즘 우리 천화가 하루 종일 군대에 가겠다고 조르는데, 그것도 당신이 부추긴 거 아니에요?” 류혜진은 설전룡에게 별로 호감이 없었다. 설전룡은 시도 때도 없이 몰래 들어와 천화와 함께 무술을 연마했다. 그 후로 예전에는 그렇게 착한 아들이었던 천화가 지난번에 사람을 때려서 사고까지 쳤다. 그녀는 저택을 지키는 호아병단 병사들에게 몇 차례 말을 해두기도 했었다. 류혜진은 병사들에게 설전룡을 저택으로 들여보내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도 설전룡이 매번 저택 안으로 몰래 들어왔고, 그때마다 류혜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모님, 국수 하셨어요? 이모가 만든 국수가 아주 맛있는데 저도 좀 주세요.” 설전룡이 낯을 붉히며 말했다. “코가 무슨 개코야? 이런 건 또 왜 잘 맡는데? 그래도 당신 거는 없어.” 류혜진은 고개를 돌려 저택 안으로 사라졌다. 곧 천화가 저택 안으로 뛰어들어가 국수 두 그릇을 가져 나왔다. 저택 안에서는 류혜진의 나무라는 소리가 들렸다. “사부님, 드세요.” “역시 제자가 의리가 있구나.” 설전룡은 국수를 받아 후루룩 먹기 시작했다. 천화도 그 옆에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같이 국수를 먹었다. 다른 사람 눈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한꺼번에 사무실로 들어왔다. 10여 명 정도였다 한 명 한 명이 모두 기품이 넘쳐흘렀다. 그들 뒤로 또 몇몇의 사람들이 따라 나타났다. 모두 경호원 아니면 비서, 혹은 서류가방을 들고 있는 비즈니스맨이었다. “천원용이 누구야? 우리가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하고 싶은데?” 선두에 선 젊은이가 사무실 안의 모든 사람들을 휙 둘러보았다. 사람을 깔보는 눈빛과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천원용은 소름이 돋으며 쳐들어온 젊은이들이 모두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가 앞으로 나와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가 바로 천원용입니다. 실례지만 누구신지요?” “Z시 육씨 가문, 육문재!” 방금 선두에 서서 말한 젊은이가 담담하게 말했다. 관리 사무실의 사람들은 모두 놀란 모습이었다. 그 이유는 Z시는 H시 남쪽에 있었고 두 도시는 바로 붙어있어서 모두 Z시 육씨 가문의 이름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Z시 육씨 가문도 역시 명문가였다. 유서가 깊고 뿌리가 튼튼해 J시의 제씨 가문 못지않았다. ‘지금 그 Z시 육씨 가문이 우리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하겠다고?’ 천원용은 감히 그의 말을 무시하지 못했고 그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문재 도련님 안녕하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태성쇼핑센터는 이미 항난그룹에 팔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항난그룹의 수 사장님과 계약을 쳬결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육문재는 수소야를 쳐다보았다. “도련님 안녕하세요. 맞아요. 저희 항난그룹이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수소야가 조용히 말했다. “아직 계약서를 쓰고 있는 거라면 아직 안 팔렸다는 거 아니야?” 육문재는 수소야를 무시하고 천원용만을 쳐다보았다.명문가의 도련님이 거만하게 서서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바라보자 천원용은 큰 부담을 느꼈다. 하지만 천원용은 동혁을 떠올리며 애써 입을 열었다. “문재 도련님, 정말 죄송해요...” “잠깐, 우리 Z시 육씨 가문으로는 아직 결정하기 어려운가 보네.” 육문재가 천원용의 말을 끊고
“그 입 좀 다물어 주시죠? 당신에게 물어본 거 아니니까.” 육문재는 수소야를 힐끗 쳐다보며 매우 거만하게 말했다. 그는 다시 천원용을 바라보았다. “내가 다시 한번 묻지. 우리에게 팔 거야?” “천 사장님, 겁낼 거 없어요. 저 사람들은 감히 사장님을 어쩌지 못할 거예요.” 수소야가 다급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천원용은 이미 결정을 내렸다. “팔겠습니다!” 어제 동혁 앞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는 앞으로 나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도련님들께서 이렇게 높이 평가해 주시니, 정말 저희 태성쇼핑센터와 저 천원용의 영광입니다.” 천원용의 말에 몇 명의 젊은이들이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외는 별 반응이 없었다. 마치 천원용의 태도가 당연하다는 것처럼 굴었다. 수소야는 천원용이 이렇게 망설임 없이 말을 바꿀 줄은 몰랐다. 그녀는 약간의 화가 치밀어 올랐다. “천 사장님, 이렇게 사업을 하시는 것이 어디 있습니까? 모든 얘기가 다 끝났고 그래서 계약까지 체결하려고 했는데, 지금 사장님이 그것을 번복해 쇼핑센터를 저들에게 팔겠다니요.” 수소야는 완전 속은 기분이 들었다. 전에는 천원용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사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수 사장님, 비즈니스에서 개인적인 감정은 섞지 않는 게 정상입니다.” “정식 계약을 아직 안 한 이상, 내가 태성쇼핑센터를 다른 사람에게 파는 게 뭐가 문제입니까?”천원용이 태연하게 말했다. “그럼 아까 사장님이 이 선생님께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해서 급한 불이 꺼졌다며 고맙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하신 건 다 거짓인가요? 이제 와서 입장을 바꾼다고요?” 수소야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그때는 3대 가문이 망해서 그런 거지요. 전 저를 조력해 주실 분을 찾고 있었는데 이 선생님이 괜찮은 것 같았고요.” 천원용은 냉소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많은 도련님들이 저를 찾지 않았습니까? 제가 당연히 도련님들의 체면을 생각해 드려야지요.”
수소야를 위협했던 젊은이의 안색이 변했다. 그는 콧방귀를 뀌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제설희를 차지하려는 경쟁자였기 때문에 서로의 관계가 당연히 좋을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단지 제설희가 맞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뿐이다. 그래서 이렇게 함께 쳐들와 동혁에게 화풀이를 하려 했다. 수소야는 돌아갔다. 그녀 뒤에서 육문재 등의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 사람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한꺼번에 몰려와서 너무 힘 빼는 거 아니야? 혼자서도 충분히 그 이동혁을 밟을 수 있잖아.” “설희보고 오라고 해. 그놈이 감히 우리 앞에서도 설희의 뺨을 때릴 수 있는지 한번 보자고.” “감히 그럴 수 없을 걸? 내가 그놈 정체를 알아봤는데, 이류 가문의 데릴사위야. 전에 신분을 위장하고 허세를 부려 항난그룹을 다시 재건했데. 뭐 그런 면에서는 인재라고도 할 수 있지. 하지만 우리와 비교하기는 쫌...” 천원용은 육문재 등이 하는 말을 들었다. 그는 옆에서 시중을 들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동혁이 진씨 가문의 그 데릴사위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놈은 속임수를 잘 쓰는 것으로 유명한데 뜻밖에도 최원우까지 속인 거였어.’ 천원용이 재빨리 말했다. “도련님들, 제 생각에는 이동혁은 그놈이 감히 여길 못 올 것 같은데요? 차라리 제가 도련님들의 말씀을 실어서 여론 공세로 몰아붙일까요?” 천원용은 어제 자신이 동혁 앞에서 굽실거리던 모습을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내가 이동혁, 네놈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주마.’ “아주 똑똑한데? 그럼 천 사장 말대로 해.” 육문재는 천원용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주 빠르게. 육문재 등의 말들이 천원용에 의해 H시의 여러 가문들로 보내졌다.어제 제설희가 동혁에게 뺨을 맞은 일. 금방 하룻밤사이에 더 이상 비밀이 아니었다.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그 일에 대해 알게 되었다. “명문가 도련님들뿐만 아니라 도지사 가문의 도련님도 오셨으니, 세화의 그 바보 남편은 이번에 끝장이군.” “제
“이동혁 씨, 다들 지금 H시에 와서 당신을 보겠다고 난리야. 이제 당신은 죽었다고!” 현수는 기쁜 듯이 말했다. 현소와 천화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하여 울상을 지었다. 현수의 말을 듣고 그 둘은 모두 깜짝 놀랐다. “형부, 이제 어떡해요? 하필 지금 세화 언니가 큰 이모부를 모시고 약을 바꾸러 병원에 갔는데. 제가 지금 연락해서 오라고 할게요. 함께 방법을 찾아보면 나을 거예요.” 현소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서 세화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언니까지 놀라게 할 필요 없어.” 동혁이 현소를 막았다. 사실 동혁은 이미 수소야의 전화를 받아서 상황을 다 알고 있었다. 그는 원래 육문재 등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들이 태성쇼핑센터를 사겠다면 그냥 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외부에서 이미 소문이 퍼졌다. ‘보아하니 내가 태성쇼핑센터에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지금 당장 내가 태성쇼핑센터로 가서 그 도련님들을 만나봐야겠어.” 동혁이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흥, 태연한 척 연기하기는. 세화 누나가 알까 봐 겁나겠지. 자기가 이렇게 큰 일을 저질렀다는 걸 누나가 알면 이혼하려고 할 테니까. 내가 보기에 분명 그 도련님들한테 가서 무릎 꿇고 사과라도 하려는 것이 틀림없어.” 현수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천화가 두 눈을 부릅뜨고 그를 노려보았다. “현수, 너 또 감히 그 싼 입을 놀리지? 아주 내가 너를 때려서 얼굴을 묵사발을 만들어 줄까?” “천화야, 나야말로 지금 너하고 따질 시간이 없어. 태성쇼핑센터로 가서 이동혁이 무릎을 꿇고 굽신거리며 사과하는 모습을 꼭 지켜볼 거야. 그리고 사진을 찍어서 세화 누나에게 보여줘야지!” 현수는 몸을 돌려 바로 도망갔다. “천화야, 우리도 태성쇼핑센터로 가보자.” 동혁이 걱정된 현소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그래, 정 안 되면 내 페라리 488을 그들에게 줘서 배상하면 되지.” 천화도 안심할 수 없어서 바로 쫓아갔다. 태성쇼핑센터 입구. 동혁이 도착하자마자 천원용이
“매형, 절대 말을 듣지 마세요. 그러다 죽을 거예요.” 천화의 말을 듣고 현소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싫다고요? 싫다면 여기 서서 뭐 하게요. 그냥 집에 가서 죽기를 기다리세요.” 천원용은 크게 비웃으며 말했다. “태성쇼핑센터 안으로 들어와서 안에 있는 여러 도련님들을 만나겠다면 3시간 동안 가만히 서서 아이스크림을 배 터질 때까지 먹으면 돼요.” 천화와 현소는 더욱 애가 타서 발을 동동 굴렀다. 둘은 동혁이 틀림없이 상대의 무리한 요구에 응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제설희의 십여 명의 추종자들.’ ‘한 명 한 명의 출신이 모두 명문가야.’ ‘매형도 분명 이번에 큰 소란을 피운 것을 알고 있어.’ ‘그렇다면 도련님들을 만나 순순히 굴복하고 사과하려 할 거야.’ “뭘 멍하니 있나요? 드세요. 여기 커다란 냉동고가 선생을 기다리고 있잖아요.” 천원용은 손수 아이스크림을 들고 동혁에게 건네주었다. “천원용 사장, 어젯밤에 내 앞에서 굽실거릴 때는 지금과 같은 태도가 아니었죠?” 동혁은 아이스크림을 받지 않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천원용을 쳐다보았다. 동혁의 말에 천원용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어젯밤의 장면을 떠올리자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뜻밖에도 쓸모없는 데릴사위라고 불리는 동혁 앞에서 아첨하며 굽신거렸다. 천원용은 자신이 속았다고 생각하고 동혁을 증오했다. “어젯밤은 어젯밤이고, 지금은 지금이죠.” 천원용은 동혁을 사납게 쏘아보았다. “안에 계신 십여 명의 도련님들이 이미 저의 조력자가 되기로 약속했어요. 그러니 앞으로 H시에서 누가 감히 저를 우습게 볼까요? 아무도 감히 나를 모욕할 수 없을 겁니다.” “이동혁, 당신! 항난그룹이 당신을 돕고, 아내인 진 회장이 당신 뒤에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내가 마음만 먹으면 당신 따위는 내 발로 손쉽게 밟아 죽일 수 있으니까.” 천원용은 지금 동혁을 깔보고 있었다.명문가 도련님 10여 명을 조력자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원용은 이 순간 전에 없
3대 가문이 몰락한 후. 3대 가문의 가주들은 예전에 발을 한 번만 굴러도 H시를 떨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자신들의 위치에서 내려와야 했다. 불과 며칠 못 본 그 사이에 그들은 열 살이나 더 먹은 것 같은 몰골이다. 기력도 예전 같지 않아 보였고 약간 위축되어 있었다. 동혁 앞에 선 그들은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왔다. 동혁이 가만히 그들을 바라보았다. “3대 가문의 가주 여러분, 일처리를 잘했던데? 당신들의 모든 재산을 공공 자산으로 헌납하라 했는데 아직 이렇게 남겨두다니.” 풀썩! 천정윤 등은 그대로 무릎을 꿇고 엎드려 벌벌 떨었다. 그 모습을 본 옆에 있는 천화 등 세 사람은 무슨 일인지 몰라 어안이 벙벙했다. ‘3대 가문이 왜 매형을 이렇게 무서워하지?’ “이 선생,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고의로 선생님을 속이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진성그룹과 항난그룹의 선례처럼 저희 3대 가문도 언젠가 패가망신하면 같은 결과를 맞게 될까 봐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이미 1년 전부터 태성쇼핑센터 주식을 저희가 위탁관리하도록 했습니다.” 진성그룹은 처음부터 전체적으로 모두 분할되었다. 항난그룹은 아예 해체됐다. 그 모든 일을 3대 가문이 관여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속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그 후 3대 가문 가주들은 일련의 자본을 따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통제 가능한 일부 사업을 전체에서 따로 떼어냈다. 그렇게 하면 어느 날 모든 사업이 해체되는 것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성쇼핑센터도 떼어낸 사업 중 하나였다. “당신들은 계획을 아주 잘 세웠다고 생각했겠어. 이전 진성그룹처럼 분할되더라도 암암리에 통제하고 있던 사업이 다시 부를 가져다줄 것이고, 심지어 재기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줄 거라고 믿으면서 말이야.”동혁이 냉소했다. “그래서 결과가 어때?” 천정윤 등의 마음은 씁쓸했다. 결국 주인이 죽자 기르던 개가 대신 주인이 되었다. 천원용은 원래 3대 가문이 키우던 개였다. 그런데 3대 가문 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