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혁 씨, 다들 지금 H시에 와서 당신을 보겠다고 난리야. 이제 당신은 죽었다고!” 현수는 기쁜 듯이 말했다. 현소와 천화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하여 울상을 지었다. 현수의 말을 듣고 그 둘은 모두 깜짝 놀랐다. “형부, 이제 어떡해요? 하필 지금 세화 언니가 큰 이모부를 모시고 약을 바꾸러 병원에 갔는데. 제가 지금 연락해서 오라고 할게요. 함께 방법을 찾아보면 나을 거예요.” 현소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서 세화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언니까지 놀라게 할 필요 없어.” 동혁이 현소를 막았다. 사실 동혁은 이미 수소야의 전화를 받아서 상황을 다 알고 있었다. 그는 원래 육문재 등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들이 태성쇼핑센터를 사겠다면 그냥 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외부에서 이미 소문이 퍼졌다. ‘보아하니 내가 태성쇼핑센터에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지금 당장 내가 태성쇼핑센터로 가서 그 도련님들을 만나봐야겠어.” 동혁이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흥, 태연한 척 연기하기는. 세화 누나가 알까 봐 겁나겠지. 자기가 이렇게 큰 일을 저질렀다는 걸 누나가 알면 이혼하려고 할 테니까. 내가 보기에 분명 그 도련님들한테 가서 무릎 꿇고 사과라도 하려는 것이 틀림없어.” 현수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천화가 두 눈을 부릅뜨고 그를 노려보았다. “현수, 너 또 감히 그 싼 입을 놀리지? 아주 내가 너를 때려서 얼굴을 묵사발을 만들어 줄까?” “천화야, 나야말로 지금 너하고 따질 시간이 없어. 태성쇼핑센터로 가서 이동혁이 무릎을 꿇고 굽신거리며 사과하는 모습을 꼭 지켜볼 거야. 그리고 사진을 찍어서 세화 누나에게 보여줘야지!” 현수는 몸을 돌려 바로 도망갔다. “천화야, 우리도 태성쇼핑센터로 가보자.” 동혁이 걱정된 현소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그래, 정 안 되면 내 페라리 488을 그들에게 줘서 배상하면 되지.” 천화도 안심할 수 없어서 바로 쫓아갔다. 태성쇼핑센터 입구. 동혁이 도착하자마자 천원용이
“매형, 절대 말을 듣지 마세요. 그러다 죽을 거예요.” 천화의 말을 듣고 현소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싫다고요? 싫다면 여기 서서 뭐 하게요. 그냥 집에 가서 죽기를 기다리세요.” 천원용은 크게 비웃으며 말했다. “태성쇼핑센터 안으로 들어와서 안에 있는 여러 도련님들을 만나겠다면 3시간 동안 가만히 서서 아이스크림을 배 터질 때까지 먹으면 돼요.” 천화와 현소는 더욱 애가 타서 발을 동동 굴렀다. 둘은 동혁이 틀림없이 상대의 무리한 요구에 응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제설희의 십여 명의 추종자들.’ ‘한 명 한 명의 출신이 모두 명문가야.’ ‘매형도 분명 이번에 큰 소란을 피운 것을 알고 있어.’ ‘그렇다면 도련님들을 만나 순순히 굴복하고 사과하려 할 거야.’ “뭘 멍하니 있나요? 드세요. 여기 커다란 냉동고가 선생을 기다리고 있잖아요.” 천원용은 손수 아이스크림을 들고 동혁에게 건네주었다. “천원용 사장, 어젯밤에 내 앞에서 굽실거릴 때는 지금과 같은 태도가 아니었죠?” 동혁은 아이스크림을 받지 않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천원용을 쳐다보았다. 동혁의 말에 천원용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어젯밤의 장면을 떠올리자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뜻밖에도 쓸모없는 데릴사위라고 불리는 동혁 앞에서 아첨하며 굽신거렸다. 천원용은 자신이 속았다고 생각하고 동혁을 증오했다. “어젯밤은 어젯밤이고, 지금은 지금이죠.” 천원용은 동혁을 사납게 쏘아보았다. “안에 계신 십여 명의 도련님들이 이미 저의 조력자가 되기로 약속했어요. 그러니 앞으로 H시에서 누가 감히 저를 우습게 볼까요? 아무도 감히 나를 모욕할 수 없을 겁니다.” “이동혁, 당신! 항난그룹이 당신을 돕고, 아내인 진 회장이 당신 뒤에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내가 마음만 먹으면 당신 따위는 내 발로 손쉽게 밟아 죽일 수 있으니까.” 천원용은 지금 동혁을 깔보고 있었다.명문가 도련님 10여 명을 조력자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원용은 이 순간 전에 없
3대 가문이 몰락한 후. 3대 가문의 가주들은 예전에 발을 한 번만 굴러도 H시를 떨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자신들의 위치에서 내려와야 했다. 불과 며칠 못 본 그 사이에 그들은 열 살이나 더 먹은 것 같은 몰골이다. 기력도 예전 같지 않아 보였고 약간 위축되어 있었다. 동혁 앞에 선 그들은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왔다. 동혁이 가만히 그들을 바라보았다. “3대 가문의 가주 여러분, 일처리를 잘했던데? 당신들의 모든 재산을 공공 자산으로 헌납하라 했는데 아직 이렇게 남겨두다니.” 풀썩! 천정윤 등은 그대로 무릎을 꿇고 엎드려 벌벌 떨었다. 그 모습을 본 옆에 있는 천화 등 세 사람은 무슨 일인지 몰라 어안이 벙벙했다. ‘3대 가문이 왜 매형을 이렇게 무서워하지?’ “이 선생,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고의로 선생님을 속이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진성그룹과 항난그룹의 선례처럼 저희 3대 가문도 언젠가 패가망신하면 같은 결과를 맞게 될까 봐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이미 1년 전부터 태성쇼핑센터 주식을 저희가 위탁관리하도록 했습니다.” 진성그룹은 처음부터 전체적으로 모두 분할되었다. 항난그룹은 아예 해체됐다. 그 모든 일을 3대 가문이 관여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속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그 후 3대 가문 가주들은 일련의 자본을 따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통제 가능한 일부 사업을 전체에서 따로 떼어냈다. 그렇게 하면 어느 날 모든 사업이 해체되는 것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성쇼핑센터도 떼어낸 사업 중 하나였다. “당신들은 계획을 아주 잘 세웠다고 생각했겠어. 이전 진성그룹처럼 분할되더라도 암암리에 통제하고 있던 사업이 다시 부를 가져다줄 것이고, 심지어 재기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줄 거라고 믿으면서 말이야.”동혁이 냉소했다. “그래서 결과가 어때?” 천정윤 등의 마음은 씁쓸했다. 결국 주인이 죽자 기르던 개가 대신 주인이 되었다. 천원용은 원래 3대 가문이 키우던 개였다. 그런데 3대 가문 세력
“예전같이 너희들이 다른 사람들 위에 서는 일은 꿈도 꾸지 마.” 동혁이 말했다. “태성쇼핑센터 인수나 도와. 그러면 너희들이 평범한 삶은 살게 해 줄 테니. 일어나.” 3대 가문은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 이후에 다시 생활이 나아질지는 그들의 후손들이 스스로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이 선생님의 크나큰 은혜에 감사합니다. 저희가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천정윤 등은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도 지금의 그들에겐 지상낙원이나 마찬가지였다. ... “천 사장, 이동혁이 아이스크림을 먹던가요?” 천원용이 사무실에 들어서자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던 육문재가 웃으며 물었다. 뒤이어 도착한 제설희와 유준기 등 10여 명의 도련님들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에어컨 바람 쐬면서 시원하게 맛을 즐기고 있다. 반면 동혁은 뜨거운 태양빛 아래서 냉장고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다 먹어야 했다. 한쪽은 즐기면서 먹고 다른 한쪽은 고통스럽게 먹는 것이다. “아주 잘 먹고 있을 겁니다. 그놈이 여길 들어와서 여러 도련님들께 용서를 빌어야 하니 얌전히 잘 먹어야죠.” 천원용이 굽실거리며 말했다. 사무실 안의 모든 사람 중 그보다 신분이 낮은 사람은 없었다. “냉동고 전체 아이스크림을 막는 모습이라. 그 장면 정말 멋있지 않아?” 유준기는 악랄한 표정을 지었다. 동혁을 3시간 동안 햇볕아래 서있게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게 하는 것은 바로 그의 아이디어였다. 육문재가 웃으며 말했다. “됐어. 정말 냉동고 아이스크림을 다 먹게 할 필요는 없잖아. 죽지는 않아도 올라오기도 전에 망가지면 우리가 어떻게 계속 놀려주겠어?” “하하하, 그래 맞아. 그놈이 감히 설희를 때려서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지었으니, 그놈을 그냥 놔둘 수는 없어.” 다른 도련님들도 모두 찬성했다. “그럼 우리 나가서 구경하자. 그놈이 어떻게 그 많은 아이스크림을 다 먹는지 보자고.” 안아린이 팔짱을
사무실 안. 육문재를 비롯한 10여 명의 도련님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안아린과 유준기 등의 표정이 굳어졌다. 제설희의 미소도 굳어졌다. 천원용 역시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모두 함께 6,000억을 공동출자해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했다. 사실 이건 투자시장에서 보더라도 아주 화제가 될 만한 대량 인수 건이다. 그런데 지금. ‘누군데 감히 우리들의 공동출자를 비웃어?’ ‘그럼 네가 가서 공동출자를 한 번 해보던지!’ 한순간 사무실 안의 사람들은 폭발할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들은 두 눈에서 불을 뿜으며 동시에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았다. ‘도대체 누가 이렇게 간덩이가 부어서 감히 큰소리야?’ “이동혁!” 제설희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날카로워졌다. 추종자들 앞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지키려는 것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정말 달려들어 동혁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동혁, 감히 우리 앞에 얼굴을 내밀다니.” 안아린과 유준기는 분노하여 이를 악물었다. “이동혁이라고?” 육문재 등은 가라앉은 눈빛으로 천원용을 바라보았다. “천 사장, 당신 이동혁이 햇볕에 아래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고 하지 않았어?” “이동혁, 어떻게 여길 들어왔지? 누가 당신을 들여보낸 거야? 지금껏 좋게 대우해 줬더니 감히 내 말을 안 들어? 지금 날 무시하는 거야? ” 천원용은 당황한 표정으로 화를 내며 말했다. “응, 무시하는 거야.” “네놈이!”천원용이 두 눈에서 불을 뿜으며 손가락으로 동혁을 가리켰다. 동혁은 태연히 천원용을 힐끗 쳐다보았다. “넌 저리 꺼져. 난 네놈 주인들과 대화하는 거니까.” “이동혁, 이자식!” 천원용은 이마에 핏줄이 튀어나올 정도로 화를 냈다. ‘저 자식이 감히 나를 무시하다니!’ “천 사장, 물러나 있어.” 육문재는 동혁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나는 네가 어떻게 여길 들어왔든 관심 없어. 기왕 여기까지 온 이상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마. 그래, 한번 들어나 보자. 감히 우리 공동 출자를
그 외 여러 명문가의 도련님들. 동혁은 한 명 한 명을 가리키며 물었다. 모두 굳은 얼굴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보라고. 너희들 모두 다 못 꺼내잖아. 나는 꺼낼 수 있어. 그래서 너희들을 쓸모없다고 한 거야. ” 동혁이 말을 멈추었다. 모여 있는 육문재 등은 무시한 채 수소야에게 손짓을 했다. “수 사장님, 계약준비하세요.” “계약이라니? 누가 너희에게 판다고 했어?” 천원용이 마침내 말할 기회를 찾았고 동혁을 노려보며 냉소했다. “쇼핑센터의 지분이 내 손에 있어. 그걸 누구에게 팔지는 내가 결정하는 거야.” “이동혁, 그러니 일찌감치 단념해. 계약도 이미 끝나서 한발 늦었다고.” 안아린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래.” 천원용이 계약서를 가지고 와서 동혁 앞에 흔들어 보였다. “여기 설희 아가씨 서명. 방금 전에 직접 사인하셨어.” “봤지? 난 네놈한테 팔지 않을 거야. 약 오르겠어.” 천원용은 동혁을 보고 과장되게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보고 육문재 등도 모두 웃었다. ‘방금 이 개X식한테 조롱을 받아서 짜증이 났는데.’ ‘이제야 조금 풀리는 기분이네.’ “어디 한번 볼까?” 동혁이 손을 내밀었다. 천원용은 비웃으며 동혁에게 직접 계약서를 건넸다. “볼 것도 없어. 계약서에 서명하면 바로 효력이 발생하는 거야. 네가 확인해 봤자 아무 소용없다고.” 육문재 등이 냉소를 연발했다. “웃기고 있네.”동혁은 갑자기 계약서를 둘로 찢어 바닥에 던졌다. 천원용이 펄쩍펄쩍 뛰며 소리쳤다. “이동혁 너 이게 무슨 짓이야? 감히 내 계약서를 찢어버리다니. 그걸 찢으면 계약이 없어지는 줄 알아?” “멍청하긴.” 육문재 등도 웃음을 터뜨렸다. “천원용, 태성쇼핑센터의 주식은 줄곧 우리 3대 가문 손에 있었고 넌 단지 위탁관리를 맡았을 뿐이었어. 심지어 등록도 하지 않았으니 네가 체결한 계약은 처음부터 무효야.” 바로 이때 3대 가문의 가주들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천원용은 어리둥절해하더니 안색이
육문재 등이 두 눈을 부라리며 동혁을 노려보았다. 동혁 말을 듣고 분노하여 볼이 경련을 일으켰다. ‘우리가 인쇄비를 낭비했다고?’ ‘그깟 인쇄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든다고?’ ‘이동혁, 저 개X식이 지금 우리를 또 조롱하는 거야!’ 10여 명의 육문재 등이 각지에서 H시로 달려왔다. 그들은 제설희를 위해 신속하게 일처리를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헛수고로 끝났다.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해 항난그룹의 체면을 구기겠다는 것도 그저 우스갯소리가 되어 버렸다. “천원용, 네놈이 감히 남의 물건을 자기 것처럼 팔면서 우리를 속이다니. 두고 봐.” 육문재는 천원용에게 분노하여 소리쳤다. ‘우리가 여기서 이런 망신을 당할 줄이야. 모두 이 개X식 때문이야.’ “문재 도련님, 잠시만요. 제가 저 세 늙은이들을 싹 정리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제가 바로 암흑가 사람에게 가서 저 놈들 손 좀 봐주도록 조처할게요.” 천원용은 죽을 듯이 놀라더니 악랄한 눈으로 천정윤 등을 가리켰다. “너희 세 늙은이 딱 기다려.” 하지만. 천정윤 등은 냉소를 금치 못했다. ‘이 선생님이 우리 곁에 있는데 우가 감히 우리를 건드려?’ 동혁도 천원용의 말을 듣고 웃었다. “천원용. 난 네가 H시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있었는데, 그동안 뭘 하고 있었는지 정말 모르겠네.” “무슨 말이지?” 천원용은 동혁을 증오의 눈빛으로 노려보며 원망하고 있었다. 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심천미와 내 아내의 관계는 모든 사람들이 다 잘 알고 있어. 그런데 지금 네가 내 앞에서 암흑가 사람을 찾아서 일을 처리한다고?” 동혁은 천미가 자신의 지시를 듣는다고 말하지 않았다. 말을 해도 믿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화를 언급했다. 동혁의 말을 듣고 당황한 천원용의 안색이 변했다. 염동철은 도망갔고, 장해조는 은퇴했다. 그 후 천미는 현재 H시 암흑가의 최고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며칠 전 천미는 R시 암흑가의 최고 고수 이정산까지 접수했다. 천미의 현재 기세는 암
“먼저 스스로 뺨 10대를 때려서 설희의 마음을 풀어줘.” “네놈이 뭔데 우리 설희를 때린 건데? 감히 손을 함부로 놀려?” “뺨 10대는 그저 시작일 뿐이야. 오늘 네 버릇을 똑똑히 고쳐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게 모두 헛수고지.” “만약 감히 말을 듣지 않겠다면 그 결과는 네가 감당해야 할 거야. 여기 중 어느 한 사람의 가문이라도 너 하나쯤은 쉽게 짓밟을 수 있으니까.” 사무실 안에 다른 도련님들이 연이어 입을 열었다. ‘오늘 모처럼 제설희를 위해 나섰는데 그저 가만히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지.’ ‘한 친구가 말한 것처럼.’ ‘저놈 버릇을 똑똑히 고쳐주지 않으면 우리가 H시에 온 게 다 헛수고인 셈이니까.’ 천화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미 계약이 끝난 마당에 저 사람들이 매형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저렇게 살기등등하게 매형을 때려죽이겠다는 기세로 소리치다니.’ 천화는 너무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떴다. “당신들이 권세만 믿고 남을 괴롭히다니, 가문만 좋으면 뭘 해요?” 현소는 눈물을 훔치며 육문재 등을 향해 울부짖었다. “가문이 얼마나 좋은지를 떠나 우리 같은 사람들은 학벌, 능력면에서도 뛰어나, 우리와 비교하면 이동혁은 발끝에도 못 미쳐.” “그런데 누가 이런 우리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감히 손찌검이야?” “이동혁 같은 쓸모없는 인간들이나 감히 여자를 무시하고서 때리는 거야. 그러니 설희도 때렸겠지. 정말 남자로서 내가 다 창피해.” 육문재 등이 냉소했다. “당신들이 동혁 씨가 여자를 때린 것에 대해 지금 뭐라고 하는 건가요? 어젯밤 일에 대해 잘 알기나 해요?” 수소야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어젯밤 제설희와의 일을 이야기하려고 나섰다. 그러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육문재 등에게 물었다. “어린 여자 아이를 치고도 사과 한마디 없었어요. 거기다 아이스크림 조금 묻었다고 뺨을 때리겠다고 얼굴을 대라고 하는데 가만히 있어요?” “저와 제 딸도 여자예요. 동혁 씨가 우리를 보호하려고 나선 건데 뭐가 잘못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