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동혁은 김장훈의 말을 듣고 조금 놀랐다.의료 장비를 기부한 것은 그조차도 모르는 일이다.아마 예전에 황지강이 기부한 것일지도 모른다.어쨌든 간에 김장훈의 말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방금 동혁을 비꼬던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서둘러 도망가려 했다.수천억의 의료 설비를 기부했다는 건, 그의 자산이 엄청나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들은 이렇게 젊고 돈 많은 부자를 폐물 취급을 한 것이다.정말 웃긴 일이다.염동완조차도 다소 놀란 표정으로 동혁을 보았다.그가 동혁에게 잘 보이려는 것은 동혁 본인의 실력 때문이 아니라, 최씨 가문 때문이었다.그러나 김장훈의 말이 사실이라면 동혁은 엄청난 부자가 분명하다.이때 천대명은 뻔뻔스럽게 얼굴을 내밀어 동혁을 보았다.“이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모두 오해예요. 제가 사과드릴…….”“방금 저더러 꺼지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동혁은 차가운 표정으로 천대명을 쳐다보았다. 천대명의 사과가 전혀 효과 없었던 모양이다.천대명이 한 짓들은 사과 한 마디로 해결할 만한 일이 아니었다.“뭐? 천대명 네가 감히 이 선생님한테 꺼지라고 말한 거야?”김장훈은 화를 내며 천대명을 노려보았다.“꺼져야 할 사람은 너인 것 같네.”“네, 꺼져야 할 사람은 접니다. 꺼져야 할 사람은 접니다.”천대명은 허리를 굽혀 연신 사과를 했다.동혁은 차갑게 웃은 후 김장훈을 보며 말했다.“김 원장님. 방금까지만 해도 분부할 일이 없었지만 이제 생겼네요. 천대명 씨께서 꺼져야 할 사람이 자신이라고 하니, 이만 꺼지라고 하세요.”천대명과 김장훈은 모두 깜짝 놀라고 말았다.한 사람은 홧김에 한 말이고, 다른 한 사람은 이에 따른 것일 뿐이다.두 사람 모두 동혁이가 진짜로 받아들일 줄은 몰랐던 눈치다.“왜 그러세요? 김 원장님, 혹시 부하라고 봐주시려는 거예요?”동혁은 어두운 표정을 보이더니 말했다.“설마 김 원장님도 함께 꺼지실 생각인 가요?”동혁에게 있어선 매우 쉬운 일이다.김장훈은 깜짝 놀라더니 얼른 입을 열었다.
“가자.”염동완은 고개를 돌려 천대명 앞으로 걸어갔다.천대명은 놀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동완 도련님, 절 데리고 어디로 가시려고요?”“나랑 함께 돌아가 40억의 빚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야지 않겠어?”염동완이 콧방귀를 뀌었다.김장훈은 이 말을 못 들은 것처럼 고개를 돌려 떠났다.천대명은 순식간에 절망에 빠지게 되었다.방금 해직된 것도 모자라 염동완에게 끌려가다니.염동완의 흉악한 미소는 그에게, 이번에 가면 분명 엄청난 고문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말해주었다.이 모든 것은 그가 동혁의 미움을 샀기 때문이다.천대명은 동혁이가 염동완을 한쪽으로 데려가서 이야기를 나눈 것을 보았다.그리고 염동완은 동혁과 이야기를 마친 후 갑자기 자신을 데려가려고 했다.천대명은 동혁을 보며 무릎을 꿇었다.“이 선생님. 제발 용서해 주세요. 다신 이처럼 건방진 행동은 하지 않을 겁니다.”동혁은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채 그저 서있기만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염동완은 라세영과 천대명을 데리고 떠났다. 병실은 드디어 조용해졌다.복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는데, 모두 가기 전에 동혁을 주의 깊게 보았다.마치 동혁의 생김새를 마음속 깊이 새기려는 모습이었다.‘다음번에 만난다면 절대 건드려서는 안 돼!’“동혁아, 동완 도련님하고 얘기 제대로 나눴어? 세영이를 풀어주실 생각은 있으시대?”동혁이가 병실에 들어서자, 핸드폰을 들고 있던 류혜진이 급히 물었다.그녀는 방금 세화와 통화를 하고 있었기에, 복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동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합의하지 못했어요. 라세영은 이미 끌려갔어요.”“내가 이럴 줄 알았어!”류혜진은 동혁을 노려본 뒤 계속 통화를 했다.“세화야, 세영이가 결국 잡혀가고 말았어. 빨리 방법 좀 생각해 봐.”“엄마, 저 일하느라 바쁘다고 말했잖아요. 제가 그렇다고 하루 24시간 내내 세영 씨 집안의 일들을 도울 순 없잖아요.”전화 너머의 세화는 화를 내며 말했다.그러자 류혜진은
콰트로포르테가 갑자기 소리를 내자 장계금 세 사람은 모두 깜짝 놀라고 말았다.“차주가 돌아온 거야? 어디에 계신 거지?”소예은은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일어섰다.한참 기다렸더니 다리가 저린 모양이다.장계금은 사방을 둘러보더니 말했다.“차주가 안 보이는 데?”“이렇게 큰 사람을 보지 못하다니, 눈이 멀었나 봐요.”바로 이때, 동혁은 어리둥절한 류혜진을 데리고 다가왔다. 그가 손에 든 차 열쇠를 흔들자 콰트로포르테에 또다시 소리가 들려왔다.“네, 네가 차주인 거야?”장계금 세 사람은 놀란 듯한 표정으로 동혁을 보았다.‘진씨 가문 바보 사위가 정말 차주라니. 말도 안 돼!’그러나 그들은 눈앞에서 벌어진 일들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류혜진은 얼떨결에 물었다.“동혁아, 이 차는 얼마짜리야?”“아마 10억 정도일 거예요. 비싼 편은 아니에요.”동혁도 자세한 가격은 몰랐지만, 천화가 하는 말을 얼떨결에 들은 적은 있었다.그리고 진화란은 체인점에 개조를 요구하였기에, 스피커조차도 최고급으로 설치되어 있었다.진한영이 선물한 10억을 모두 이 차에 쏟아부은 거나 마찬가지다.‘10억이 비싸지 않다고?’장계금은 갑자기 민망한 마음이 들었다.방금 그녀는 하영수가 1억 주고 산 차를 한참 자랑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동혁은 10억이 넘는 차를 이렇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니.이렇게 비교하자 장계금은 몹시 창피했다.소예은은 동혁의 말 속의 허점을 잡고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10억이 안 된다고? 이 차는 기껏 해봤자 4억 정도야. 어느 정도 가격인지도 모르나 본데, 차 열쇠를 땅에서 주운 건 아니야?”“그럼 너도 하나 주워오지 그래?”동혁은 눈앞의 멍청한 여자를 흘긋 보았다.“너…….”소예은은 화가 난 마음에 이를 악물며 말했다.“난 이 스포츠카가 네 것이라는 건 절대 못 믿어! 널 팔아도 이 차를 사진 못할 거야.” “믿든 안 믿든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동혁은 더 이상 소예은을 상대하기 귀찮아서 류혜진에게 말했다.“어머니, 이만
“장계금, 네가 처음으로 나한테 좋은 말 한 것 같은데,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속이 시원하긴 하네!”류혜진은 장계금을 보며 말했다.이 순간, 그녀는 기분이 통쾌했다.장계금은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장계금은 마치 뺨을 세게 맞은 것처럼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녀는 방금 류혜진과 동혁을 무시하며, 그들 앞에서 하영수가 산 1억짜리 차를 자랑했었다.이 일을 떠올리자 그녀는 부끄러워 미칠 지경이었다.하영수와 소예은도 어색한 표정으로 동혁을 쳐다보았다.‘단번에 차 세대를 샀으니 합치면 20억이 넘겠지?’그들의 1억 짜리의 차는 아예 자랑할 자격조차 없다.“저기, 동혁 씨. 차 좀 옮겨 주실 래요?”하영수가 예의 바르게 말했다.줄곧 동혁을 무시해온 그는 마침내 고개를 숙이고 잘못을 인정하였다.동혁은 소예은을 힐끗 보며 말했다.“방금 네 남편이 전화했을 때, 이 차가 내 차라면 타이어를 먹겠다고 했었지?”이 말을 들은 소예은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그녀도 서둘러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동혁 씨, 오해예요. 그냥 농담 좀 한 것뿐이에요.”“타이어는 먹으라고 하지 않을 테니, 앞으로 저희 어머니 앞에서 더 이상 나대지 마세요.”동혁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물론 그녀가 정말 타이어를 먹게 할 수는 없다.장계금 세 사람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이번 일을 겪은 후, 그들도 더 이상 류혜진의 앞에 나타날 면목이 없었다.“천화야, 마침 잘 왔어. 넌 어머니 모시고 집으로 돌아가고, 난 너희 누나를 데리러 회사로 갈게.”동혁은 더 이상 세 사람을 상대하지 않았다. 그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류혜진을 천화의 차에 부축한 뒤 자신의 차를 타고 떠났다.진성그룹에 도착한 동혁은 곧바로 세화의 사무실로 들어갔다.이전에 그는 회사에 쉽게 들어가지 못했다.하지만 지금 진성그룹의 실세는 세화인 데다가, 모두 그가 세화의 남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무도 그를 막지 않았다.“동혁 씨, 회사에는 왜 온 거야? 병원 쪽 일은 다
세화가 새 슈퍼카를 운전하자, 라원문 부부는 화가 나다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차를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내 아들을 구해야지!’“어젯밤에 제가 이모 아들을 구하기 위해 빚을 한번 갚아드렸는데, 지금 또 저희더러 빚을 갚으라는 거예요? 제가 당신 집 ATM이라도 되는 줄 알아요?”세화가 퉁명스럽게 말했다.“그래, ATM라면 어쩔 건데? 너희 엄마가 내 딸을 죽였으니 이 정도 대가는 치러야지!”라원문이 당당하게 말했다.“진세화, 내가 너희 엄마더러 병원에서 내 아들을 돌보라고 시켰건만, 너희 엄마는 내 아들이 잡혀가는 걸 보고만 있었어! 당장 내 아들을 구해낼 방법을 생각해!”서수현도 달려들어 차창을 잡아당겼다.세화는 눈살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려 동혁에게 물었다.“임동완이 라세영을 데려가기 전에 돈만 가져가면 라세영을 놓아준다고 한 적도 없어.”동혁이는 절대로 같은 일을 반복할 사람이 아니다.“임동완 돈 대신에 세영이를 잡아가 막노동을 시키겠다고 했어. 기분이 풀리면 돌려보내주겠다고 했으니,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언젠간 아들이 돌아올 거야.”동혁의 말을 들은 라원민 부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 우리 세영이를 잡아가 막노동을 시키다니. 우리 세영이는 어릴 때부터 고생을 해 본 적이 없는데…….”서수현은 조급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다.그녀는 그동안 라세영을 워낙 곱게 키워 왔기에 걱정이 태산이었다.“바보야, 너 일부러 우리한테 거짓말 한 건 아니지?”라원문은 동혁을 노려보며 물었다.그는 동혁이가 자신의 아들을 구하는 데 돈을 쓰고 싶지 않아,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였다.“당신들한테 염동완의 연락처가 있잖아. 전화해서 물어보면 되겠네.”동혁은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서수현은 바로 염동완에게 전화를 걸었다. 동혁이가 말한 것과 같은 대답을 듣게 되자, 그녀는 염동완에게 아들을 돌려보내 달라고 애걸복걸하였다. 더불어, 돈을 얼마나 가져가야 자신의 아들을 놓아줄 것인지 물어보았다.하
“엄마, 또 왜 그래요?” 세화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류혜진을 쳐다봤다. ‘방금 천화가, 엄마가 계속 동혁 씨를 칭찬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어?’ 하지만 세화가 보기에 지금 류혜진의 태도는 이전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류혜진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네 큰어머니가 방금 전화해서 동혁이가 자기 아들 딸 차를 뺏아갔다고 나를 호되게 꾸짖었어.” “원래 그 두 대의 스포츠카는 태휘하고 화란이 각각 10억 원씩을 주고 주문했는데, 동혁이 가서 알고 있는 사장만 믿고, 금우자동차센터 사람들에게 차를 자기에게 주라고 했데!” 세화의 큰어머니 이름은 천미연이고, 역시 아주 억척스러운 여자였다. 예전부터 줄곧 세화 가족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었고, 류혜진은 요 몇 년 동안 천미연에게 많은 천대를 받았다. 천미연은 집에 돌아온 태휘와 화란이 동혁과의 일을 말하자 즉시 전화를 걸어 류혜진에게 옥을 퍼부었다. 세화는 자세한 상황을 듣고 나서야 이번에 집에 차가 세 대 생긴 것은 모두 동혁의 공로이며 천미와 무관하다는 것을 알았다. “엄마, 태휘하고 화란이 차를 예약한 돈은 예전에 우리 집을 몰래 판 돈이에요. 그러니 동혁 씨가 차를 가져오는 것은 당연한 거예요.” 세화가 동혁 대신 설명했다. 천화도 동혁을 두둔하며 말했다. “맞아요, 엄마. 엄마가 금우자동차센터에서 직접 못 보셔서 그래요. 태휘 형과 화란 누나가 얼마나 저희를 화나게 했는데요. 우리를 모욕하려고 나와 매형을 사람들 앞에서 창피하게 쫓아내려고 했다고요.” 류혜진의 얼굴에서 화가 약간 풀렸다. 류혜진은 바로 동혁을 노려보았다. “네 큰어머니가 그러는데, 동혁이가 명문가 최씨 가문의 사람을 구해서, 그 가문에서 2000억 원 주며 감사 인사를 했는데, 동혁이 거절했다는데? 정말 바보 아니냐?” 류혜진은 처음 이 일을 듣고 깜짝 놀랐다. ‘2000억 원이라고?’ ‘그걸 동혁이가 거절하다니, 이 놈이 진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세화도 어리둥절해하다가 웃으며 동혁의 손을 잡았다. “
천화는 동혁의 말에 깜짝 놀랐다. ‘맞아, 누나 성격으로 화가 나면 정말 내 차를 부술 수도 있어.’ 세화는 진성그룹의 사장이 되었고, 이제 카리스마까지 더해져 걸음만으로도 주변을 압도했다. 천화는 누나인 세화 앞에서 항상 주눅이 들었다. “졸업 후 무엇을 할지 잘 생각해 봐.” 동혁은 천화의 어깨를 툭 치며 나갔다. 천화는 스포츠카 앞에 혼자 쪼그리고 앉아 생각에 잠겼다. 저택 입구에 마이바흐 한 대가 서 있었다. 항남에게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누명을 씌운 하지혜가 그 차 앞에 서 있었다. 하지혜는 동혁이 여기에 산다는 것을 방금 전에야 알았다. 하지혜는 동혁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앞으로 다가갔다. “동혁아, 점심 먹었어?” “먹었어.” 동혁은 한 마디를 툭 던지며 하지혜를 지나쳤다. 하지혜는 한마디 말도 못 하고 얼른 앞으로 가서 동혁이 차에 타도록 문을 열었다. “금골 별장 C동으로 바로 가?” 하지혜는 운전석에 앉아 직접 운전을 하려고 안전벨트를 매며 동혁에게 물었다. 항남의 그 예전 단독주택이 금골 별장 구역에 있었다. 동혁이 말했다. “응! 그리고 선우설리가 그러는데 네가 이미 얘기 다 끝냈다며?” “맞아, 그곳을 책임지고 있는 상업은행의 김진우 부장을 내가 잘 알고 있거든. 이따가 단독주택을 보고 별 문제없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하고 주택을 매입하면 돼.” 동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전에 동혁은 선우설리에게 항남의 예전 단독주택의 위치를 조사하게 한 후, 그곳을 매입해 양딸인 마리 가족이 살게 하려고 계획했다.그리고 하지혜는 항남 가족에게 속죄하기 위해, 과거 항남에게 한 잘못을 되돌리고, 동혁에게도 용서를 빌기 위해 이 일을 도우려 했다. 하지혜는 선우설리에게 연락해서 이 일을 자기에게 맡겨 달라고 했다. 선우설리는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고 동혁의 의견을 물었다. 동혁은 하지혜가 요즘 일이 있든 없든, 구시가지 항남의 부모님 집에 가서 백문수
김진우의 말에 하지혜는 깜짝 놀랐다.하지혜는 감히 동혁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서둘러 해명했다. “김 부장님, 저희는 평범한 친구사이예요. 오늘은 동혁이를 도와 단독주택을 매입하려고 함께 온 것뿐이에요.”하지혜는 동혁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동혁이 성세그룹의 회장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그렇지 않았다면 김진우는 엄청 놀랐을 것이다.김진우는 그제야 안심하고 동혁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김진우는 행색이 평범한 동혁을 조금 무시했다.‘이 자식이 이 단독주택을 살 수 있겠어?’‘지금 누구 눈을 속이는 거야?’‘설마 하 사장이 키우는 펫남은 아니겠지?‘하 사장, 이 여자가 평소에는 그렇게 깨끗한 척하면서, 뒤로는 이렇게 잘 놀 줄 몰랐는데?’김진우는 하지혜를 차지할 자신이 생겼다.“자, 그럼 들어가 보실까요?”김진우는 동혁과 하지혜를 데리고 9호 단독주택으로 들어갔다.한 바퀴 돌자 동혁은 매우 만족했다.비록 2년 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지만, 단독주택은 정기적으로 유지 보수와 청소를 하여 여전히 깨끗한 상태였다.단독주택 안의 각종 가구 배치도 2년 전 항남의 가족들이 살던 그대로였다.동혁은 또 항남이 직접 마리를 위해 만들어준 연못을 보았지만, 그 안에서 키우던 금붕어와 거북이는 모두 사라졌다.‘이건 이사 올 때 좀 사와서 키우면 돼지.’“하 사장님, 어때요? 이 단독주택이 마음에 드시나요?”김진우의 시선은 하지혜의 몸매를 떠나지 않았고, 눈빛은 하지혜의 옷깃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했다.동혁을 보던 하지혜는 동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좋습니다. 그럼 김 부장님이 직접 가격을 제시하시지요.”“하 사장님, 그럼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김진우는 웃으며 말했다. “정확히 300억원입니다. 모든 수속은 저희 쪽에서 전부 도맡아 처리하니, 바로 입주 가능합니다. 다른 건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어요.”“300억원이요? 김 부장님, 어떻게 갑자기 가격이 140억원이나 더 늘었죠?”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