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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ATM

세화가 새 슈퍼카를 운전하자, 라원문 부부는 화가 나다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차를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내 아들을 구해야지!’

“어젯밤에 제가 이모 아들을 구하기 위해 빚을 한번 갚아드렸는데, 지금 또 저희더러 빚을 갚으라는 거예요? 제가 당신 집 ATM이라도 되는 줄 알아요?”

세화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래, ATM라면 어쩔 건데? 너희 엄마가 내 딸을 죽였으니 이 정도 대가는 치러야지!”

라원문이 당당하게 말했다.

“진세화, 내가 너희 엄마더러 병원에서 내 아들을 돌보라고 시켰건만, 너희 엄마는 내 아들이 잡혀가는 걸 보고만 있었어! 당장 내 아들을 구해낼 방법을 생각해!”

서수현도 달려들어 차창을 잡아당겼다.

세화는 눈살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려 동혁에게 물었다.

“임동완이 라세영을 데려가기 전에 돈만 가져가면 라세영을 놓아준다고 한 적도 없어.”

동혁이는 절대로 같은 일을 반복할 사람이 아니다.

“임동완 돈 대신에 세영이를 잡아가 막노동을 시키겠다고 했어. 기분이 풀리면 돌려보내주겠다고 했으니,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언젠간 아들이 돌아올 거야.”

동혁의 말을 들은 라원민 부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우리 세영이를 잡아가 막노동을 시키다니. 우리 세영이는 어릴 때부터 고생을 해 본 적이 없는데…….”

서수현은 조급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다.

그녀는 그동안 라세영을 워낙 곱게 키워 왔기에 걱정이 태산이었다.

“바보야, 너 일부러 우리한테 거짓말 한 건 아니지?”

라원문은 동혁을 노려보며 물었다.

그는 동혁이가 자신의 아들을 구하는 데 돈을 쓰고 싶지 않아,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였다.

“당신들한테 염동완의 연락처가 있잖아. 전화해서 물어보면 되겠네.”

동혁은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서수현은 바로 염동완에게 전화를 걸었다.

동혁이가 말한 것과 같은 대답을 듣게 되자, 그녀는 염동완에게 아들을 돌려보내 달라고 애걸복걸하였다.

더불어, 돈을 얼마나 가져가야 자신의 아들을 놓아줄 것인지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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