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은 대부분 건성 정사당의 일부 대신들이 가져갔을 가능성이 높아.’진루안은 이때 성태윤에게 전화를 걸어 성태윤을 나서게 해야 한다고 느꼈다. ‘이 성의 규율대신도 힘을 발휘해야 해.’“진 선생님, 지금 하시겠습니까?” 진루안이 휴대전화를 꺼내는 걸 본 위일천이 바로 안색이 변해서 얼른 물었다.뭔가를 깨달은 듯해서 미리 물어본 것이다.진루안은 위일천을 보고 좋지 않은 표정을 하고서 소리를 질렀다.“당신들 스스로가 부하를 통제할 수 없으니, 나는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을 찾겠어요.”“진 선생님, 우선 전화하지 마세요. 우리 스스로 내부를 먼저 조사하겠습니다.”위일천은 얼른 말하면서 진루안을 만류했다. 만약 상부에 알린다면 동강시 전체가 얼굴을 들 수 없을 것이다. 선임대신인 위일천은 더더욱 낙담하게 될 것이다.“당신은 아직도 그 불쌍한 체면에 신경을 씁니까?” 진루안은 곱지 않은 눈빛으로 위일천을 쳐다보며 큰 소리로 물었다.멋쩍게 웃은 위일천이 코를 만지며 성실하게 대답했다.“진 선생님, 대신이 되는 사람이 체면을 차리지 않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습니까? 그리고 이 일은 너무 크게 연루가 되어 있습니다. 이 안에서 틀림없이 위에 있는 사람이 손을 내밀어서, 부정한 돈을 벌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잘 숨겨져 있지 않을 것입니다.”무릇 생각이 있는 사람은 이 안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연루되어 있고, 많이 파급되어 있다는 것을 울 수 있다.“음, 그럼 3일 동안 시간을 주겠어요. 먼저 동강시의 나쁜 놈을 잡아내세요. 3일 후에 내가 성태윤을 오라고 할 겁니다.” 진루안은 위일천의 체면을 세웠다. 특히 위일천의 이렇게 많은 동료들 앞에서 진루안은 체면을 충분히 세워준 것이다.그러므로 위일천이 실제 성적으로 보답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위일천의 잘못이다.위일천의 표정이 밝아지면서, 연거푸 허리를 굽히면서 진루안이 사정을 봐 준 것에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몸을 돌린 위일천의 표정은 예리하고 싸늘했다.“이천
“진 선생님, 제가 아직 묻지 않았습니다만, 여기에 볼 일이 있어서 오셨습니까?” 위일천은 타진하듯이 진루안을 향해 물었다.진루안은 대답하지 않고 주위의 사람들을 힐끗 보았다. 바로 진루안의 뜻을 알아차린 위일천이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여기서 구경하지 말고 청사에 가서 업무를 볼 사람들은 빨리 일 보러 가세요.”“어르신, 이 노인 분들을 모시고 양로원으로 돌아가세요. 저희가 반드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잠시 후에 제가 동강시 정사당을 대표해서 찾아 뵙겠습니다!”이곳이 여론의 폭풍의 중심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위일천은 이들 양로원의 노인들을 달래면서 먼저 돌아가도록 했다. 게다가 이 노인들도 오랫동안 서 있었기에 몸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애 많이 쓰셨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던 노인은 마침내 미소를 지었다.“공정하게 진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은 비록 젊지만, 나는 한눈에 당신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하늘이 당신을 굽어살피셔서 잘 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두 손을 모은 노인은 경건한 표정으로 진루안을 바라보며 축원의 말을 했다.진루안은 실소를 금치 못했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았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노인이 다른 노인들을 데리고 대형버스에 올라 떠나는 것을 지켜봤다.대형버스가 점점 더 멀어지면서 이 일도 잠시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수면에 돌을 던진 것과 같다. 물 위의 파문이 사라졌다고 해서 수면 아래의 움직임도 끝난 것은 아니다.오히려 이 일은 단지 도입부에 불과했다. 수면 아래의 병폐를 드러내는 것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진루안은 앞으로 며칠 동안은 동강시 정사당뿐만 아니라 건성 정사당을 포함해서 이 돈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시달리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마음속의 초조함은 그들 자신만이 알겠지.’하지만 진루안은 상대가 정체를 드러내기만 하면 반드시 잡을 수 있다는 말을 더욱 믿었다.“너희들도 먼저 돌아가.” 위일천은 다른 대신들을 보고 소리치면서 말했다.다른 대
고개를 끄덕인 진루안은 두 사람의 서류를 서경아의 가방에 넣은 뒤 민생국 청사를 나섰다“이 일은 당신이 잘 조사하세요. 반드시 어떤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특히 이천의는 절대 죽어선 안 됩니다.”뚜루루!진루안은 굳은 표정으로 위일천에게 부탁했지만, 말이 끝나자마자 위일천의 핸드폰 벨이 울리는 것을 보았다.이런 고비에 휴대전화가 울리자 진루안은 왠지 모르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마음이 좀 불안했다.위일천은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전화를 받고 웃으며 물었다.“황 대신, 무슨...”[위 대신님, 저는 황홍비 대신이 아닙니다. 저는 황 대신의 비서입니다. 황 대신이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다급하고 당황한 비서의 말투에 위일천의 안색이 순식간에 바로 변했다.옆에서 이런 보고를 듣고 있던 진루안의 안색도 무거웠다. 지금 전화가 온다면 절대 좋은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황홍비가 교통사고를 당했어?’‘방금 위일천은 황홍비에게 이 일을 책임지게 해서 이 일의 배후에 누가 관련되었는가를 밝혀내도록 했어. 그러나 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바로 교통사고가 났어. 이 안에는 틀림없이 음모가 있을 거야.’“진 선생님, 황 대신이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휴대전화를 든 채 진루안에게 보고하는 위일천의 표정은 아주 굳어 있었다.“황홍비는 그들의 주요 목표가 아닙니다. 그들은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이천의를 죽여서 입을 다물게 하려는 겁니다.”진루안은 냉정하게 핵심적인 부분을 분석하고 있었다. ‘황홍비가 이천의를 데리고 떠났을 때 두 사람이 한 차에 합승했어. 그렇다면 배후의 검은 손은 이천의를 죽이고 싶은 거야.’‘조사팀의 팀장인 황홍비에 관해서는 순리대로 할 수밖에 없어.’“이천의는 어떻게 되었어?”진루안의 분석을 들은 위일천은 재빨리 계속 황홍비의 비서에게 물었다.비서는 얼른 위일천에게 대답했다.[위 대신님, 이천의는 충돌로 그 자리에서 사망했습니다.]“역시, 역시.” 진루안은 미소
‘이번에 진 선생님이 화를 내셨는데, 누가 관련될지 어떻게 알겠어?’동강시의 분위기를 하루 만에 변하게 할 수 있는 건, 오직 진루안만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진루안의 전화를 받은 왕교문과 양서빈은 차를 몰고 시립병원으로 갔다.병원의 중환자실 입구에서, 진루안은 묵묵히 안쪽 병상에 누워 있는 황홍비를 바라보았다.황홍비는 온몸에 타박상을 입고 두 다리가 골절된 황홍비는, 뇌진탕도 겪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그러나 조수석에 앉아 있었던 이천의는 치료할 기회조차 없이 충돌로 그 자리에서 바로 사망했다. 황훙비의 차를 들이받은 건 택시였다.이 택시 기사는 이미 치안국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다치안국의 상하에서는 모두 이 일을 아주 중시했다. 왜냐하면 황홍비는 동강시 정사당의 서열 넘버2인 대신일 뿐만 아니라 전임 치안대신이기 때문이다.그래서 바로 직전의 대신이었던 황홍비에게 일이 생기자, 당연히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다. 물론 일반인에게 일이 생겼다면,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병실 복도에 온 왕교문과 양서빈은 침묵한 채 말이 없는 진루안의 모습을 보았다.“루안 형님...” 말을 하려던 왕교문은, 양서빈이 말하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했다.진루안이 왕교문을 매섭게 노려보자, 놀란 왕교문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안에 누워 있는 사람은 황홍비 대신이고, 죽은 사람은 이천의야.”가라앉은 목소리로 한 마디 한 진루안은 깊은 뜻을 품은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왕교문은 아직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양서빈은 이미 진루안의 뜻을 이해하고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루안 형님, 안심하세요. 우리가 조사하겠습니다!”“교문아, 가자!”“어, 어, 서빈이 형, 뭘 조사해요?”“이 바보야, 나가서 말할 테니까 빨리 나와.”양서빈은 진루안을 방해하지 않고 바로 왕교문을 데리고 나갔다.누구나 지금의 진루안이 기분이 유난히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진루안이 화를 낸다면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교문아, 이 일은 우리가 반드시 잘 해내야 해. 지금은 우리가 루안 형님 얼굴을 한 번 보는 것도 쉽지 않아.”“그래서 이런 좋은 기회를 잡았는데, 이 일을 망쳐서는 안 돼.”양서빈은 굳은 표정으로 왕교문을 바라보며 말했다.왕교문도 지금은 장난칠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았어. 먼저 카지노에 가서 물어본 다음에, 충돌한 택시 기사 주변을 개별적으로 접촉해서 단서를 찾아야겠네.”“가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 양서빈은 먼저 차에 올라 출발했다.왕교문도 바로 양서빈의 롤스로이스 뒤를 따랐다.아무도 두 부잣집 도련님들의 행동에 주의하지 않을 것이다. 설령 이 일의 배후, 즉 이 부정의 배후에 있는 가장 보호세력이라 할지라도 잠시 동안 알아차리기 어려울 것이다.이 가장 큰 보호세력은 시시각각 동강시 정사당을 주시하면서 진루안을 감시하고 있다.진루안은 당연히 이들이 제멋대로 나쁜 짓을 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자신을 감시한다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그는 임페리얼 정보 시스템에 두 통의 전화를 걸어 몇 마디 지시를 했다.30분도 안 돼 동강시 전역에 은폐되어 있던 밀정 셋이 모두 잡혔다.차를 몰고 병원을 떠난 진루안은, 병원 밖에서 멀지 않은 카페 입구에서 수상쩍은 이 세 명의 젊은 밀정 녀석들을 보았다.“궐주, 바로 저 자들입니다!”임페리얼의 요원이 침착한 표정으로 진루안에게 보고하면서, 뒤에 있는 세 젊은 녀석을 가리켰다.고개를 끄덕이며 이 세 젊은 녀석 앞에 온 진루안은, 이 세 사람의 옷차림을 살펴보았다. 아주 평범한 옷차림으로 아무런 특별한 점도 없었다.‘이 보호 세력에서 보낸 척후병이라 해도 가장 간단하고 평범한 척후병에 불과해.’임페리얼의 정보요원이 세 사람을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이전의 경험에 근거하여 그들을 잡은 것이지, 그들이 위장하는 능력이 얼마나 좋지 않다는 걸 나타내는 건 아니다. 이 세 사람에게는 위장 능력이라고 할 만한 위장의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너희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는 진루안은 권총을 수하에게 건네주고, 이 세 사람이 성실하게 진실을 말하기를 기다렸다.우두머리인 한 녀석이 숨을 크게 내쉬며 진루안을 향해 말했다.“우리는 단지 동강시에서 올바른 직업이 없는 양아치일 뿐입니다. 우리는 단지 한 중년 남자를 만났을 뿐입니다. 그가 우리 세 사람에게 2백만 원을 준 뒤, 여기서 몇 사람을 잘 감시하라고 했습니다!”“그리고 만약 이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다가, 일단 소식이 있으면 그에게 보고하라고요.”젊은 녀석은 성실하게 대답하면서, 이번에는 감히 교활한 짓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이 말한 것이 사실이고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주머니 안에서 사진 네 장을 꺼내 진루안에게 건네주었다.이 네 장의 사진을 받은 진루안은 얼굴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정말 재미있네. 보아하니 이 가장 큰 뒷배경의 실력이 괜찮은 것 같아.”이 네 장의 사진은 진루안이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다. 진루안 자신과 위일천, 황홍비, 그리고 서경아다.‘이 막후의 뒷배경은은 필연적으로 내 신변의 사람들을 잘 알고 있어. 위일천과 황홍비가 내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이런 사진을 꺼낼 수 있었지.’“궐주, 우리도 행동하는 거죠?” 옆에 있던 임페리얼의 정보원들은 지금 이미 격렬한 분노를 드러내고 있었다. 자신들의 궐주가 뜻밖에도 이런 개X놈들에게 감시당하고 있었다. 이는 모두 자신들의 직무상의 과실인 것이다.“응, 가서 행동해. 이 세 사람에게 사진을 준 중년 남자를 찾고 층층이 위로 조사해!”“나는 그 자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믿지 않아! 이렇게 큰 에너지가 있다고? 기껏해야 성의 대신일 뿐인데, 내가 이렇게 중시할 만한 가치가 없어!”진루안의 눈에는 경멸하고 하찮게 여기는 기색이 드러났다. ‘이 막후의 인물은 정말 자신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고, 나와 겨룰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만약 그가 이렇게 생각한다면 큰 실수일 수밖에 없어.’진루안은 그에게 무엇이 격
마침내 이 단계에 이르러서 마침내 두 사람은 혼인신고를 하고 용국의 법률로 보호받는 새로운 합법적인 부부가 되었다.‘이 모든 게 그 어떤 사랑의 말보다 나아. 이것이 바로 책임져야 할 남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야.’“내 일이 다 끝나면 친지들을 모아서 혼례를 올립시다.” 진루안은 전혀 얼버무리는 부분 없이 진지하게 말했다.서경아도 자연히 진루안의 이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자신은 진루안의 사람됨을 믿기로 했기 때문이다.“나는 당신이 바쁘다는 걸 알아요. 특히 오늘 일이 일어났는데, 당신은 아마 또 잠도 잘 자지 못하겠지요?” 서경아의 걱정은 모두 얼굴에 드러나 있었다. 진루안이 부딪친 스트레스와 방해 공작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양로원에 가야 할 돈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찾아보려고 하자, 결국 이 배후의 세력이 신속하게 손을 써서 감히 동강시의 대신까지도 살해한 것이다.‘비록 황홍비는 죽음을 피했지만, 실마리를 쥔 이천의가 그 자리에서 죽었어.’‘이천의가 입을 열어 말을 하지 못하는 한, 이 일을 조사하는 건 더욱 어려워지겠지.’이것들은 모두 진루안을 가로막는 장애물이고, 모두 진루안의 어깨 위에 있는 압력이다. 서경아는 이를 잘 알고 있다.‘영광스러운 젊은 전신이자 영광스러운 영예가 가득한 임페리얼왕. 뛰어난 수완을 지닌 궐주인 그는, 적군을 쓸어버리고 전쟁에서 승리해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지.’그러나 이런 진루안은 매일 밤 베란다에 외롭게 앉아서, 담배를 물고 멍하니 달빛을 바라보고 있었다.“만약 내 추측이 맞다면, 이건 돈보다 최종적으로 건성 정사당의 대신에 귀속되어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모르겠어.”“쥐도 새도 모르게 이런 일을 저지르고 또 여론의 압력을 억누를 수 있으니, 이 자의 능력은 대단해.”눈살을 찌푸린 진루안은 오늘 발생한 일을 자세히 분석하면서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밀었다.그러나 진루안도 이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만약 임페리얼도 찾아내지 못한다면, 이 배후의 세력이
이른 아침, 일어나서 옷을 입은 진루안은 아직 침대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서경아를 바라보았다. 밤새 지친 그녀는 아직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진루안도 그녀를 부르지 않고 계속 자게 했다.1층으로 가서 차 열쇠를 들고 별장을 나와서, 동강시 정사당 건물로 차를 몰았다.어젯밤 양서빈이 알려준 정보를 진루안은 이미 임페리얼의 정보 요원들에게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일단 정확하게 확인되면, 적어도 동강시의 경제대신 주병기, 복지대신 우효동은 도망칠 수 없을 것이다.그들이 소식을 알고 미리 도망치는 걸 막기 위해서, 진루안은 임페리얼 요원들에게 밤새 이 두 사람의 거처에서 감시하도록 했다.그러나 그들은 아직 진루안이 대량의 정보를 장악했다는 걸 모르는 듯, 여전히 젊은 정부를 껴안고 달콤하게 잠을 잤고 자연스럽게 계속 출근했다.오전 8시, 진루안의 차가 동강시 정사당 청사에 도착했는데 경비원은 전혀 막지 않았다. 죽음을 자초하지 않고서야, 누가 감히 진루안의 차를 막을 수 있겠는가?차에서 내린 진루안은 곧장 위일천의 사무실로 향했다.위일천은 아직 출근하지 않았고, 위일천의 비서가 미리 사무실 청소를 하고 있었다.“진 선생님?” 진루안이 사무실에 들어선 것을 보고 놀란 위일천의 비서는 하마터면 빗자루를 떨어뜨릴 뻔했다. 얼른 인사를 하고 진루안의 앞으로 다가왔다.진루안은 손사래를 치면서 소파에 앉았다.“나를 상관할 필요 없어, 네 일이나 하면 돼.”“아, 진 선생님 알겠습니다.” 비서는 의심스러운 표정이었지만, 더 이상 묻지 못하고 일을 계속했다.10분 뒤 문을 열고 사무실로 들어선 위일천은, 소파에 앉아 있는 진루안을 보고 표정이 굳어졌다.“진 선생님, 발견하셨습니까?” 위일천은 진루안에게 물으면서 직접 차를 끓였다.진루안의 이번 조치에 대해서 그는 여전히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발견하지 못했다면, 진루안은 자신의 사무실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앞당겨서 이곳에 나타났다.이는 진루안이 대량의 증거를 확보했다는 걸 말해주고
말없이 침묵이 한참동안 이어졌다.진루안은 맞은편 큰아버지의 숨소리를 들었지만, 먼저 말을 하지 않은 채 아주 자연스럽게 그대로 있었다.그리고 큰아버지 지수천도 침묵하고 있었다. 맞은편에 있는 사람이 제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추측하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추측한 듯했다.다만 침묵한 뒤에 누군가는 침묵을 깨야 했다.지수천은 진씨 가문 후손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진씨 가문의 후손과 연락이 닿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큰아버지, 저는 진루안이라고 합니다. 진봉교 할아버지의 장손입니다!”나지막한 목소리로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한 진루안은 또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원래 자기가 말을 하면 큰아버지가 전화를 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지수천도 침묵한 채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큰아버지가 어떤 이유를 대고 전화를 끊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지수천은 마음속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이 아이는 왜 말을 하지 않지?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내가 어떻게 침묵을 깨야 하나?’[험험, 신호가 약한가?] 지수천이 의아한듯이 물었다.그 말을 들은 진루안은 순간 마음속으로 한숨을 돌렸다. 큰아버지가 자신의 전화를 끊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계속 말할 수밖에 없었다.“큰아버지, 잘 지내세요?”진규직은 묵묵히 한쪽으로 물러섰다. 그는 스승과 진루안 사이의 친척 관계가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원인을 모르기에 더 물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진루안의 물음에 지수천은 미소를 지었다.그는 이 후손이 아주 진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거나 의례적인 말도 하지 않았고 긴장한 목소리로 자신이 잘 지내는지 물어본 것이다.진봉교는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 둘째 삼촌은 좋은 분이셨어. 다만 좀 보수적이라서 낡은 규칙을 고수했지.’‘진씨 가문은 그의 손에서 아마 평생 빛을 보지 못할 거야.’‘이 녀석이 둘째 삼촌의 장손이라면 진태사의 자식이겠지?’‘아쉽게도 제수씨가 복수 때문에 죽었지.’[속세에 있
‘그 분의 신분과 실력으로 용국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용국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거물이 되었을 거야.’‘R국에 갔다면 R국의 총리의 고위 참모로 존경을 받았겠지. 결국 큰아버지의 어머니는 R국 고위 귀족의 딸이었으니 말이야.’‘오늘날의 이 귀족 가문, 바로 나카무라 가문은 이미 R국 10대 귀족의 으뜸이 되었지.’‘예전에 언급했던 하타다 가문도 10대 가문의 말미에 머물렀을 뿐이야.’‘큰아버지는 본심을 굳건히 지키시고, 당초의 맹세를 굳건히 지키면서 오늘에 이르셨어.’‘이런 분이기에 사람을 탄복하게 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해.’“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월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큰아버지 때문이군요?”진루안은 그제서야 진규직이 월급을 언급할 때 눈에 비쳤던 열띤 기대감을 떠올렸다.‘만약 가난한 나날을 보내지 않았다면, 마치 생명의 근원처럼 그렇게 돈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을 거야.’“그래요, 월급이 들어오면 사부님께 반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진규직은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루안의 마음은 오히려 몹시 괴로웠다. ‘솔직히 말해서 내 옷 한 벌을 사는 돈도 진규직의 한 달 월급보다 비싸니, 큰아버지의 생활비는 말할 것도 없어...’“제가 큰아버지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갈망하면서 진규직에게 물었다.이 일은 진규직이 동의해야 한다. 결국 그전에는 진루안은 지수천과 만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진씨 가문에 대한 지수천의 태도는 보통이라서, 만약 거절당한다면 자신의 마음은 더욱 괴로울 것이다.진규직은 스승과 진씨 가문 사이의 문제를 몰랐기 때문에, 진루안의 이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다가 승낙했다.“그렇게 하세요!”진규직은 핸드폰을 꺼내 진루안에게 건네주었다.그의 핸드폰은 이미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으로, 기능이나 프로그램도 이미 한참 예전의 것이었다.그래서 이 핸드폰을 보자 스승과 제자가 평소 얼마나 청빈하게 생활했는지 가히 상상할 수 있었다.말
“당신 사부님 이름이 뭐라고요? 지수천이라고요?”진루안의 마음속은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만약 자신의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당초에 스승 백무소와 할아버지 진봉교가 말하길, 자신의 큰할아버지 진봉산과 R국의 여자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진태동이라고 했고 후에 나카무라 이치로라고 불렀다고 했다.결국 역사적 원인 때문에 발생한 참극 때문에, 그때부터 그는 이름을 쓰지 않고 지수천이라고만 했고 M국으로 간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지수천, 바로 진루안의 백부가 지금 쓰는 이름인 것이다.진루안은 의문이 가득한 눈빛으로 진규직을 바라보았다. ‘이 20대의 젊은 의사가 뜻밖에도 큰아버지의 제자였어?’‘땅이 하늘을 지킨다는 뜻의 이 이름은 아주 패기 있고 또 천도를 무시한다는 뜻도 있어.’‘그렇지 않고 하늘이 땅을 지킨다면 천수지라고 했을 거야. 지수천이라고 했을 리가 없어.’“왜 그러세요?” 진규직의 표정에는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 ‘스승의 이름을 말했더니 왜 진루안이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이렇게 반응이 큰 걸 보면, 설마 스승님과 아는 사이인가?’‘아니면 스승님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건가? 아니야, 스승님은 반평생 아무 명성도 없이 바로 산속에 집을 짓고 오랫동안 조용하게 수행하셨어.’‘명성이 있다 해도, 종종 일반인들을 진찰하기도 해서 단지 사방 수십 리 사이에만 명성이 있을 뿐이야.’‘하지만 만km가 넘는 바다를 가로질러서 명성이 용국에 전해진다는 건 전혀 불가능해.’“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당신의 스승님은 제 큰아버지일 겁니다!”복잡한 눈빛으로 한참동안 진규직을 보던 진루안은 그래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진루안의 말을 들은 진규직도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그렇게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어쩐지 그래서 스승님께서 해독해 주라고 하셨군요.”스승은 여태껏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규직은 앞서 스승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지금 진루안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스승과 진루안이 친척 관계
진루안은 표정에는 의아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나는 진규직의 스승을 전혀 알지 못하는데, 왜 진규직의 스승이 나를 해독하라고 지시했는지 정말 이상한 일이야.’‘설마 단지 의사로서의 자애로운 마음일 뿐인 건가?’‘이 시대에 순수한 의사의 자애로운 마음이 어디 있겠어. 단지 돈에 타락한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만 있을 뿐이지.’“제 스승님의 마음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승님이 제게 해독을 하라고 말씀하신 이상 다른 마음은 없습니다!”진루안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진규직은, 진루안이 뭘 생각하는지 짐작하고 바로 대답했다.진루안은 비록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의심이 들었지만, 진규직의 말을 믿기로 했다. 진규직의 스승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든 자신의 독은 반드시 해독해야 하기 때문이다.“당신은 어떻게 해독할 계획입니까?” 진루안은 웃으면서 해독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물었다.진루안 자신도 백무소로부터 간단한 의술을 배우긴 했지만, 따로 연구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그러나 진루안은 그 안의 현묘한 이치는 알아들을 수 있다. 만약 진규직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그 처방도 아주 뛰어날 것이다.진루안이 묻자 진규직은 진루안이 자신을 평가하려는 생각임을 알아차렸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묻지 않았을 것이다.‘지금도 여전히 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한 진규직은 마음속으로 좀 불만스러웠다.결국 혈기 왕성한 청년이기에 진루안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싶지 않아서 바로 말했다.“당연히 한약으로 해독할 겁니다. 그러나 한 달은 걸립니다.”“그래서 그동안 내가 당신을 따라가야 합니다.”진규직의 말은 간단하면서도 직설적이었고 자신의 목적을 숨기지도 않았다.앞서 주한영은 진루안에게 진규직이 진루안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고, 이 역시 진규직의 스승이 지시한 거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진규직이 어떤 수작을 부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방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지금 진규직은 당당하게 이를 제
주한영은 일어난 뒤 바로 떠났다.차분한 표정으로 멀어져 가는 주한영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진루안은 고개를 저었다.“밖에서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들어와서 차나 한 잔 하세요!”진루안은 계속 병실 문을 주시하면서, 이번에는 주한영이 아니라 문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진규직에게 말했다.그는 진규직의 체내에서 발산하는 아주 희미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기운은 실력이 아주 높은 고대무술 수련자만이 가질 수 있었다.앞서 진루안이 막 깨어났을 때는, 불패의 일 때문에 자세히 관찰할 수가 없었다.이제서야 진규직이 정말 간단하지 않고 정말 신비에 싸인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렇다면 그의 스승은 더욱 신비로운 인물이겠지.’‘이런 제자를 배출할 수 있다면, 그의 스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짐작할 수 있어.’“몸은 좀 나아졌습니까?”웃으면서 손에 과일바구니를 들고 병실에 들어선 진규직은, 과일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뒤 바로 진루안에게 물었다.그의 관심은 거짓이 아니었고 위선적인 인사치레도 아니다.진규직의 미소를 보면서,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예전과 다름없이 평온한 표정이었다.“이 테스트 보고서를 한번 보세요!”진루안은 바로 테스트 보고서를 진규직에게 건네주었다.주한영 때문에 진규직이 이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보고서를 본 진규직은 바로 눈살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말했다.“내 짐작이 맞았군요. 불패 안의 탄소독이 아주 강력합니다.”“만약 괜찮다면 제가 그걸 부수고 안의 구조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주먹을 불끈 쥔 진규직이 차갑게 불패를 쳐다보았다.그 말에 개의치 않고 진규직의 온몸에서 스며 나오는 기세를 주시하던 진루안은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연골3중의 경지라니.’‘나보다 한 단계가 더 높아.’진루안은 시종 자신이 경지를 돌파할 기회를 보류하면서,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한 뒤에 일거에 연골4중 경지를 돌파하려고 했다.‘그런데 이 진규직은 이렇
진루안은 앞서 주한영의 사무실에 있던 안선유를 떠올리고 화제를 돌렸다.‘그 안선유는 나를 조금도 존중하지 않았고, 심지어 주한영이 말을 했는데도 여전히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어.’‘그러나 주한영이 그 모든 걸 용납한 걸 보면 주한영과 안선유의 관계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그리고 안선유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없어.’‘교만하고 무례한 데다가 제멋대로 설치는 성격이지.’‘권문세가의 여자들만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있어.’‘일반 가정의 여자들은 기껏해야 순진한 척하면서 내숭을 떠는 정도지.’주한영은 순간 흠칫했다. 좀 전에 깨어난 진루안이 안선유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다.안선유에 대해서 진루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진루안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안선유는 안씨 가문의 장녀입니다!”“안씨 가문의 할아버지가 제 할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으셨습니다. 그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안선유를 돌봐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주한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진루안에게 대답했다. 대답은 아주 간결하고 간단했지만, 진루안은 오히려 얼버무리려는 느낌이 가득하다고 느꼈다.진루안은 화를 내는 대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안선유를 처음 만났을 때, 주한영은 마치 자신에게 이 안선유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처럼 대충 넘어갔어. 왜 그랬던 걸까?’‘게다가 안선유와 주한영의 관계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관계가 아닐 뿐만 아니라, 손윗사람의 부탁이라는 주한영의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당신이 그 아가씨와 어떤 관계든 나는 상관하지 않아.”“그 아가씨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문 출신인지도 나와는 상관이 없어.”“하지만 그 아가씨가 정보를 취급하게 해선 안 돼!”“당신의 다음 계승자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해!”진루안이 사실대로 말한 것은 주한영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그는 확실히 주한영에게 마음의 가책을 느꼈다. 자신 때문에 주한영의 언니 주경영은 희생을 치러야
불패가 든 주머니를 상자에 넣은 진루안은 일어나서 창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더없이 복잡한 눈빛으로 창밖의 경성 풍경을 바라보았다. 지금 경성은 이미 해질녘에 접어들었다. 붉게 타오르는 구름은 점차 어두워지면서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궐주님, 보고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한참 동안 불패를 바라보던 주한영이 계속 말했다.“뭘 보고하려는 거야? 말해 봐!” 고개를 끄덕인 진루안이 주한영을 바라보았다.주한영은 쓸데없는 말은 전혀 하지 않고, 아까 화장실에서 진규직이 그의 스승과 나누었던 통화 내용을 그대로 진루안에게 알려주었다.물론 이는 그녀가 들은 것뿐이며, 잘 듣지 못한 걸 사실처럼 보고할 수는 없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 젊은 의사는 분명히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주한영은 100% 확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젊은 의사가 이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비현실적이야. 진루안을 진찰한 두 노교수는 모두 50여 년 동안 의사로 일했다는 것을 알아야 해.’‘그들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는데, 20대에 불과한 이 진규직이 문제를 알아차렸다는 건 믿기 어려워.’‘다만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진규직이 진루안이 혼절한 증거를 찾았고 실증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야.’그래서 주한영은 진규직은 진씨 가문의 멸망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고, 설사 이와는 무관하다 하더라도 이 불패와 아주 큰 관계가 있을 거라고 의심했다.‘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불패는 바로 진규직의 스승 소행일 거야.’그녀는 추측한 내용을 모두 진루안에게 말했다. 오랫동안 멍하니 있던 진루안은 마지막에 주한영을 보고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당신은 그가 나쁜 사람이라고 이렇게 확신하는 거야?”“궐주님,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루안의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본 주한영이 얼른 권유했다.진루안이 이 일을 엄밀하게 대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느낀 것이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신 추측은 일리가 있어. 하지
그러나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고, 진루안에게도 알리지 않았다.하지만 진규직이 자신의 내막과 허실을 한눈에 알아차렸기에, 주한영은 더욱 꺼리면서 경계하게 되었다.‘어떤 계획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규직에게는 반드시 계획이 있어.’“내가 있는 한 궐주에게 접근할 생각은 버려요!”조용히 경고한 주한영은 진규직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나갔다.진규직은 자신에게 경고하고 돌아선 주한영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이 말뿐인 위협은 당연히 무의미했다.‘그렇다고 해도 이 위협은 나에 대한 주한영의 경각심을 말해 주고 있어. 스승님의 지시에 따르는 건 아마 쉽지 않을 거야.’‘하지만 내가 진루안의 신임을 얻기만 하면 돼.’‘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진루안의 해독을 돕는 거지, 진루안을 해치려는 게 아니야. 이건 스승님의 지시니 당연히 그대로 따라야 해.’고개를 저은 진규직은 주한영의 뒤를 따라 테스트 센터의 홀로 돌아왔다.지금 3번 창구의 간호사는 이미 보이지 않았고 센터장이 직접 지키고 있었다.언제 감정 결과가 나오든 주한영이 떠나야 센터장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그렇지 않고 이런 거물이 메디컬 테스트 센터에 계속 남아 있다면, 센터장은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한 시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센터장은 테스트 보고서를 직접 주한영에게 건네준 뒤 자루 안에 든 단목불패도 건넸다.주한영은 불패를 꽉 쥔 채 진규직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테스트 보고서를 대충 훑어본 뒤, 주한영은 진규직을 무시한 채 빠른 걸음으로 테스트 센터를 나섰다.진규직은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건물 밖으로 나와서는 이미 멀어진 아우디 차를 보면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주한영은 스승님과의 통화 내용을 듣고 이미 나를 의심하고 있어.’‘여자의 의심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야.’‘원래 여자의 마음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잖아.’진규직은 택시를 타고 경성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다시
“진루안이라는 청년은 체내의 탄소독이 아주 심각한 수준입니다.”“사부님, 이 일을 조사하라고 하셨는데, 이 일은 이미 잘 파악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보고를 마친 진규직은 계속 사부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사실 그가 용국에 온 것은 이 일 때문이다. 일을 마쳤으니 원래대로라면 이미 M국으로 돌아가도 되었다.그러나 사부의 구체적인 명령 없이는 제멋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전화기에서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스승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승이 말을 하지 않으니 그 역시 경솔하게 말을 할 수 없었다.한참 후에 전화기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가능하다면 진루안의 곁에 남아서 체내의 독소를 해결해 주도록 해라!]“예, 사부님!” 사부의 말을 들은 진규직은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그래, 다른 일이 없으면 끊는다. 국제전화는 비싸!]뚜뚜뚜!진규직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부님은 여전히 이렇게 고지식하시지. 고지식하면서도 빈틈이 없으셔서 여태까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고, 쓸데없는 얘기조차 하지 않으셨어.’이 사람이 바로 그를 십여 년 동안 이끌어 준 스승이다.애석하게도 그는 스승의 진짜 이름도 알지 못했고, 단지 자칭 세상을 자유롭게 다니는 분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사부님은 생계도 어렵고 궁핍하게 생활해기 때문에, 전화비가 비싸다고 말한 것도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돈을 아끼려는 거야.’‘그러나 스승님은 생활이 어려웠음에도 나를 십여 년 동안 길러 주셨어. 특히 내 생활비와 영약을 사는 돈은 거의 모두 스승님이 돈을 내셨지.’지금 그는 스승과 떨어져 있어서 만나고 싶어도 쉽지 않았다.원래는 M국으로 돌아가서 스승의 슬하에서 돌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승은 오히려 진루안과 함께 있을 기회를 찾으라고 지시했다,‘혹시 사부님과 진루안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그가 그런 관계를 알 수 없다고 해도 스승의 지시를 거역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