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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0화

“일어나요. 게으름뱅이 아가씨, 빨리 일어나요. 오늘 또 혼인신고를 하러 가야 돼.”

침대에 앉은 진루안은 이불을 덮어쓴 서경아를 보면서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 안 일어날래요, 피곤해...”

“어젯밤에 당신은 나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어.”

서경아는 진루안에게 원망하듯이 불평하지만 말투와 표정은 이전보다 몇 배나 부드러워졌다. 이전에는 여장부, 사나운 여자 대표였다. 지금의 서경아는 마치 진루안 앞에서 애교를 부리는 고양이와 같았다.

‘역시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육체적으로도 하나가 되어야 해.’

진루안은 서경아의 이불을 잡아당겼다.

“자, 혼인신고를 마치고 돌아와서 다시 자요.”

“오늘 내가 당신을 대신해서 회사에 가면 되겠지요?”

진루안은 서경아에게 옷을 입으라고 재촉했다. 서경아를 불쌍히 여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해가 중천에 떠서 이미 아침 9시였다.

서경아는 난생 처음 이렇게 늦게 일어났을 것이다.

“아아아, 귀찮아 죽겠어.”

서경아는 주먹을 쥔 채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지만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머리를 풀어헤친 모습이 어젯밤의 전쟁이 격렬했음을 보여주었다.

진루안은 서경아의 긴 머리를 세심하게 걷어 올리고 머리를 빗겨 주었다.

처음에는 하품을 하던 서경아도 점차 진루안이 이렇게 숙련되게 머리를 빗겨주는 모습을 보자 문득 마음속에 경계심이 들기 시작했다. 예리한 눈빛으로 진루안을 쳐다보며 물었다.

“당신은 어떻게 여자의 머리를 빗겨줄 줄 알아요?”

진루안은 등골이 서늘해졌고 서경아의 날카로운 눈빛은 더욱 무서웠다.

여태까지 없었던 이런 날카로운 눈빛은, 지금 결혼 후 호랑이처럼 매서워진 서경아의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사부님이 가르쳐 줬어!”

진루안은 사실대로 말했다. 이것은 확실히 예전에 백무소가 가르쳐준 기술이다. 궐주를 잘하기 위해선 반드시 더욱 많은 기술을 할 수 있어야 했다. 크게는 조정과 강호를 장악할 수 있고, 작게는 머리를 빗기고 심지어 바느질도 할 수 있어야 했다.

이것들을 모두 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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