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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천자는 성급히 인사를 올리고 방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문 앞에 멈춰서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고 선생.”

“네.”

방 안에서 남자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

“들어오세요.”

천자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에 온돌 바닥이 있고 불구멍에서 석탄이 활활 타올랐다.

50대로 보이는 남자는 검정색 옷을 입고 불구덩이에 손을 갖다 대고 있었다.

아마 손을 쬐이면서 고구마가 구워지길 기다리를 것 같았다.

천자는 옆으로 다가가 예의 바른 태도로 불렀다.

“고 선생.”

고 선생은 천자를 쳐다보지 않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번엔 선을 넘었어요. 잘못을 했으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죠.”

“고 선생, 이건 모두 강서준이 농간을 부린 겁니다. 만약 그 자식만 아니었다면 이런 일도 발생하지 않았어요.”

고 선생이 손을 천천히 저었다.

“당신을 대신해 일 할 사람이 있으니 먼저 돌아가 있어요.”

“고 선생, 강서준이 복직해서 남황에 돌아갔어요. 지금 흑룡군 천 명을 데리고 교토로 갔을 거예요. 나를 죽이려는 게 틀림없어요. 왕이 내린 밀령이라고 하는데 고 선생, 왕이 내게 이런다는 건 고 선생께 선전 포고하는 거나 다름없어요.”

“돌아가세요.”

고 선생은 언성을 높이지 않고 조용히 말했다.

“알겠습니다.”

천자는 더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진정한 거물인 고 선생의 눈에 자신은 개보다 못한 신세였다.

고 선생의 태도를 보아 자신을 포기한 것이 확실해졌다.

왕이 죽이려고 하는데도 보호하지 않았다.

천자가 돌아서는 순간 눈에 차가운 빛이 감돌았다.

그동안 오랜 시간을 고 선생을 위해 일했는데 공도로 고생도 없이 결국 버려지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밖으로 나가려던 천자가 갑자기 돌아서더니 총을 꺼내 들었다.

“내가 죽는다면 너도 같이 죽어!”

펑!

총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고 선생은 아무렇지 않았다.

오히려 손을 들어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보여주면서 슬쩍 던졌다.

땡!

총알이 바닥에 떨어지며 맑은 소리를 냈다.

천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고 선생이 강하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래도 위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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