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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저는 명령을 받고 찾아온 거예요."

"명령?"

구학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누구의 명령?"

강서준은 4대고족의 권력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형검을 쳐든 채 말했다.

"천하의 명령, 대하의 명령이요. 구천은 재직기간 셀 수 없을 정도의 악행을 저질렀어요. 어르신을 상대로 무기를 휘두르는 건 아니니 이쯤에서 물러나 주세요."

"내가 싫다면요?"

강서준이 명령을 내렸다.

"감히 우리 앞을 막아서는 자도 전부 잡아들여."

"하하하."

구학이 어두운 표정으로 웃음소리를 냈다.

이때 그의 뒤에 있던 네 명의 똑같게 생긴 여자가 걸어 나오더니 강서준 앞에 막아섰다.

강서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정녕 물러나지 않겠다는 건가요?"

"처리해."

구학이 명령을 내렸다.

"전부 잡아들여."

강서준은 뒤로 걸어가며 말했다.

앞으로 나온 흑룡군은 네 명의 미인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미인들은 가볍게 뛰어서 흑룡군 앞에 나타났다. 그러자 수십명의 흑룡군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쓰러져서 곡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미인들의 속도가 너무 빠른 나머지 강서준도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흑룡군을 때려눕히고 난 미인들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강서준은 묵묵히 그녀들을 바라봤다.

'고수야, 진짜 고수야...'

구씨 집안에 고수가 있는 것도 당연했기에, 강서준은 놀라움을 거두고 재빨리 형검을 뽑아 들었다.

"대하의 형검이 내 손에 있는데 언제까지 반항할 작정이지?"

한 여자가 덤덤하게 말했다.

"형검의 직무 범위는 평범한 사람에 한해요. 이곳 구씨 저택은 형법의 관속 범위에 속하지 않아요."

"대하에 태어났으면 무조건 형법을 지켜야지."

강서준은 형검을 쳐들고 앞으로 한 발짝 걸어갔다.

"죽여."

구학이 이렇게 말을 남기고는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상대는 강씨 집안의 죄인일 뿐이니 그는 별다른 생각 없이 죽여버리려고 했다. 그가 죽었다고 해도 구씨 집안에 책임을 물을 사람은 없으니 말이다.

"담도 크네요."

이때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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