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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천자가 구씨 저택으로 돌아갔다는 사실과 구씨 저택의 주소를 알고 난 강서준은 흑룡군을 데리고 직접 천자를 잡으러 떠났다.

강서준의 목적은 단 하나, 바로 형검으로 천자를 죽이는 것이었다.

죽인 다음 범죄 증거를 폭로하면 사람들도 천자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교토의 교외.

이곳에는 커다란 저택이 있었다. 약간 오래되기는 했지만 훌륭한 목재로 지어졌는지라 여전히 단단해 보였다. 저택은 3m쯤 되는 빨간 벽에 둘러싸여 있었고 곳곳엔 하얀 기와도 있었다.

저택의 어느 방안.

구씨 집안의 장로 구학이 빨간 의자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마른 담배가 타들어 가는 타닥 소리를 이어 연기가 피어올랐다.

천자는 잘못한 어린아이처럼 그의 곁에 앉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퍽!

구학은 큰 소리 나게 책상을 내리쳤다. 책상 위의 물병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 속에 담겨 있던 물도 사방으로 튀었다.

"바보 같은 놈."

구학이 말했다.

"네가 밖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봐보거라. 구씨 집안의 체면을 싹 다 구겨야만 만족할 작정이냐?"

천자는 변명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구씨 집안사람이 다른 사람 밑에서 일했다는 게 밝혀진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자, 장로님... 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구천은 이제야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하기 시작했다.

"제 아버지는 서자라 집안에서 권력이 없습니다. 저 또한 같은 처지라 밖에 나가서도 비웃음만 샀습니다. 그런 제가 어찌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네가 감히 변명을 해?"

구천을 바로 입을 다물고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장로님, 죄송합니다. 저 앞으로는 조용히 집안일만 돕겠습니다."

"가서 반성하고 있으려무나."

"네."

천자는 벌떡 일어나서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는 돌연 침울한 표정으로 멈춰 섰다.

어릴 적부터 갖은 무시를 당해온 천자는 드디어 얻은 권력을 이렇게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집안으로 돌아온 이상 보호를 받을 수 있을 테니 그는 조만간 집안의 보물을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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