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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강서준은 군사구역에서 묵기로 했다.

강서준은 안주 몇 개가 놓여있는 테이블 앞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혁이 술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형님, 천자가 죽었으니 드디어 평화도 시작되겠네요."

강서준이 머리를 저었다.

"평화보다는 아마 혼란의 시작일 것 같네."

오늘 천자를 죽이는 과정에 약간의 비상 상황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큰 문제 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강서준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특히 천왕전 말이다. 그는 천왕전이 왜 자신을 도왔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혁이 멈칫하며 물었다.

"왜요?'

"됐어. 오늘은 일단 술이나 마시자고."

강서준은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같은 시각, 교토 호텔의 스위트 룸.

검은색 치마를 입은 여자와 노인이 함께 서 있었다.

김초현이 의아한 듯 물었다.

"할아버지, 가면은 왜 쓰신 거예요? 이러면 서준 씨가 저희가 누군지 모를 거 아니에요."

강천은 염주를 만지작대며 덤덤하게 말했다.

"가면은 다른 사람에게 천왕전이 누구인지 들켜서는 안 되니까 쓴거야."

김초현이 물었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앞으로 일은 네가 알아서 하도록 해. 그리고 절대 네 정체를 들켜서는 안 돼. 정체를 들킨다면 서준이 위험해질 뿐만 아니라 너 자신도 위험해질 거야."

짧게 경고한 강천은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

김초현은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강천의 뜻이 잘 이해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강서준을 도울 수만 있다면 어찌 됐든 좋았다.

사람들은 항상 김초현이 강서준의 앞길을 방해한다고 생각했다. 그 말도 물론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강서준을 도울 만한 힘이 생긴 지금, 그녀는 하루빨리 강서준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이것 또한 욕심이라 결국에는 참았지만...

밤은 그렇게 소리 없이 지나갔다.

이튿날 아침.

뉴스에서는 어젯밤 적염군의 동태를 보도되고 있었다. 도시는 봉쇄에서 풀려났지만 그래도 엄청난 화제를 일으켰다.

수도인 교토의 소식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젯밤 무조건 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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